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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벽한 부자의 조건 ㅣ 꿈터 어린이 52
박현숙 지음, 노은주 그림 / 꿈터 / 2025년 8월
평점 :
아이를 키우다 보면 돈에 대한 질문은 피할 수 없는 일이다. “돈이 많으면 왜 좋은 거야?” “우리 집은 부자야?” 같은 물음 속에는 단순한 궁금증을 넘어 세상을 이해하고자 하는 아이의 마음이 담겨 있다. 그런 아이에게 어떻게 ‘부자’의 개념을 설명해야 할지 부모로서 늘 고민하게 된다.
주인공 ‘호철이’는 꿈 발표 시간에 “지구에 사는 열 살 중 가장 부자가 되겠다”고 말한다. 친구들은 웃고, 선생님은 칭찬을 하지만 그 뒤에는 굶주린 아프리카 아기를 도와주고 싶다는 따뜻한 이유가 숨어 있다. 호철이는 집안일을 하며 용돈을 모으고, 중고 거래에도 도전하며 진짜 부자가 되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그러나 부자가 되는 길은 결코 단순하지 않다. 햄꼬치의 유혹, 친구 생일 선물 앞에서의 고민, 외식 대신 남은 반찬으로 끼니를 때우는 선택까지 이어진다. 이 책은 아이가 단순히 ‘돈을 어떻게 모으느냐’보다 ‘왜 쓰고, 어떻게 써야 하는가’를 배워가는 과정을 보여준다.
가장 인상 깊었던 장면은 호철이의 이모부가 해주는 조언이다.
“진짜 부자는 가진 것에서 나눌 줄 아는 사람이야.”
이 한마디에는 ‘가치 있는 소비와 나눔’을 배우는 모든 교육의 핵심이 담겨 있다. 꼭 ‘가장 많이 가진 사람’이 아니라, ‘가장 잘 쓰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점을 아이에게도 알려주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요즘 아이들은 너무 이른 나이에 소비의 세계에 노출된다. 그러나 정작 ‘돈의 의미’, ‘절제의 중요성’, ‘기다림의 가치’를 배울 기회는 부족하다. 이 책은 그러한 교육을 자연스럽고 흥미롭게, 아이가 스스로 고민하고 행동으로 옮기도록 도와준다. 읽는 동안 아이도 배우고, 부모인 나도 함께 성장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