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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금지어 사전 - 보기만 해도 상식이 채워지는 시사 개념어 수업
김봉중 지음 / 베르단디 / 2025년 8월
평점 :
#도서협찬
베르단디 출판사(@verdandi_books, @bluemoose_books) 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 트럼프 금지어 사전
📗 김봉중
📙 베르단디

요즘 우리는 ‘표현의 자유’를 말하지만, 동시에 ‘하면 안 되는 말’도 늘고 있다는 걸 실감한다. 인터넷 댓글을 쓸 때도, 뉴스에 반응할 때도, 어떤 단어가 불편함을 줄 수 있을지 먼저 눈치를 보게 된다. 그런데, 과연 단어 하나가 그토록 위협적인 것일까? 왜 어떤 단어들은 금지되거나 통제되는 걸까?

우리 모두는 한번쯤 이런 고민을 해봤을 것이다. ‘그 말은 왜 쓰면 안 되는 걸까?’ 혹은 ‘요즘은 너무 쉽게 ‘불편하다’고 말하는 거 아냐?’ 특히 정치적, 사회적 이슈가 걸린 단어들은 말하는 순간부터 논란의 중심에 놓이곤 한다. 그러다 보면 점점 말하기를 주저하게 된다. 말이 사라지면 생각도 흐려진다. 그게 더 무섭다.

『트럼프 금지어 사전』은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공공기관에서 사용을 금지한 단어 170개를 중심으로, 왜 그 단어들이 문제가 되었는지, 그리고 그것이 어떤 사회적 의미를 갖는지를 풀어낸 책이다. 단어 하나하나의 배경과 역사, 그리고 그 단어에 담긴 가치들을 찬찬히 짚어주며, 단어를 금지하는 것이 단순한 언어 문제가 아닌 정치적 행위임을 드러낸다.

책은 언어를 안다는 건 곧 세계를 이해하는 첫걸음이라고 말한다. 단어 하나를 제대로 이해하고, 그것이 어떻게 사용되며 어떤 맥락에서 금지되었는지를 아는 것은, 그 사회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는지를 읽는 방법이다. 이 책은 하루 한 단어씩, 우리가 미처 몰랐던 ‘깨어 있는 단어들’을 다시 만나는 경험을 제안한다.

저자는 단순히 ‘이 단어는 트럼프가 싫어했다’는 식으로 설명하지 않는다. 각 단어의 역사, 사용 사례, 그리고 어떤 정치적 흐름 속에서 그것이 ‘위험하다’고 간주되었는지를 세밀하게 짚는다. 그 과정을 따라가다 보면, 단어가 금지된 것이 아니라, 그 단어가 대표하는 ‘가치’가 공격받고 있다는 걸 알게 된다.

정치에 관심이 없어도, 언어를 쓰고 사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이 책에서 얻어갈 게 많다. 요즘처럼 표현이 힘을 가지는 시대에, 단어가 가진 함의와 무게를 다시 생각하게 만드는 책이다. 특히 SNS, 뉴스, 학교, 직장에서 쓰이는 단어들이 실제로 어떤 맥락을 갖는지 궁금했던 사람이라면 이 책이 그 해답의 실마리가 될 수 있다.

이 책은 말한다. 단어 하나를 안다는 건 그 단어가 던지는 질문과 불편함까지 감내하는 일이라고. 불편함을 회피하지 않고 마주보는 용기가 결국 우리 사회를 한걸음 앞으로 나아가게 할 것이라고. ‘사전’이라는 형식을 빌렸지만, 이 책은 명백히 우리 사회를 향한 통찰이다.

읽고 나면 나도 모르게 뉴스에 나오는 단어들을 곱씹게 된다. ‘이 말, 왜 갑자기 안 쓰이게 됐지?’ ‘그 단어엔 어떤 배경이 있을까?’ 단어 하나에도 권력이 개입할 수 있다는 사실, 그 권력이 때로는 혐오나 배제를 정당화한다는 것. 우리 모두는 그런 흐름을 읽어낼 줄 아는 힘이 필요하다. 그 시작으로 이 책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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