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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의 말투는 아이의 감정이 된다
우치다 겐지 지음, 오현숙 옮김 / 퍼스트페이지 / 2025년 8월
평점 :
#도서협찬
럽북님(@lovebook.luvbuk) 서평단에 선정되어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 부모의 말투는 아이의 감정이 된다
📗 우치다 겐지
📙 퍼스트페이지

요즘 따라 아이가 이유 없이 짜증을 부린다거나, 툭 하면 “몰라!” 하고 돌아서버릴 때가 있다. 처음엔 사춘기인가 싶다가도 아직 초등학생인데, 내가 뭔가 놓친 건 아닐까 싶어 마음이 조급해진다. 매번 지시하고 훈계하면서 아이의 마음을 얻겠다는 건, 애초에 성립이 안 되는 대화 방식이었는지도 모르겠다.

말로 전하는 사랑이 오히려 상처가 되는 아이러니한 순간들이 있다. 분명 아이를 위해서 했던 말인데, 돌아오는 건 더 단단히 닫힌 표정뿐. “말 좀 알아들었으면 좋겠다”는 탄식이 점점 습관처럼 내뱉어질 즈음, 이 책을 만나게 되었다. 아이도 힘들고 나도 힘든, 그런 말의 미로에서 벗어날 실마리를 찾고 싶었다.

이 책은 부모의 말투가 단순한 전달 방식이 아니라 아이와의 ‘관계’를 규정짓는 가장 일상적이고도 강력한 수단임을 말한다. 명령형 말투가 아이의 반항을 부르고, 과도한 칭찬이 오히려 자립심을 갉아먹는다는 사실은 익숙한 말버릇이 얼마나 많은 영향을 끼치는지를 보여준다. 이 모든 내용을 1분이라는 짧은 시간 안에 전하라는 발상이 꽤 신선하게 다가왔다.

핵심은 간단하다. 아이의 집중력은 길지 않다. 그래서 대화도 짧고 명확해야 한다. 특히 ‘이미지화’된 표현과 아이 눈높이에 맞는 어휘 선택이 중요하다는 조언은 단순하지만 강력했다. 무엇보다 인상적이었던 건 ‘듣는 힘’의 중요성을 강조한 부분이었다. 좋은 대화는 ‘잘 말하는 법’이 아니라 ‘잘 들어주는 법’에서 시작된다는 점, 새삼스럽지만 마음에 오래 남았다.

부모가 무심코 던지는 말 한마디가 아이의 내면에서 어떤 반응을 일으키는지 구체적인 예시를 통해 보여준다. “너는 왜 항상 말을 안 들어?”가 아니라 “네 생각은 어때?”로 질문을 바꾸는 연습이 결국 아이의 자율성을 키우는 가장 빠른 길이라는 사실. 단순한 말투의 전환이 아이에게 자기결정권을 선물할 수 있다는 걸 깨달았다.

공원에서 아빠와 아이가 축구를 하다 충돌하는 장면, 아이가 실수를 반복할 때의 엄마의 말투 변화 등 일상 속 예시들이 실제 부모의 경험처럼 생생하게 다가온다. “왜 그렇게 행동했는지 들어보자”는 접근이, 아이의 감정을 훨씬 정교하게 들여다볼 수 있게 도와준다는 것을 책은 반복해서 강조한다.

방학 동안 아이와 보내는 시간이 많아질수록, 말이 갈등의 도구가 되기 쉬운 순간도 많아진다. 이럴 때일수록 아이에게 감정을 강요하지 않고 ‘함께 이해해 가는 대화’를 나누는 훈련이 필요하다. 단순히 말투를 고치라는 책이 아니다. 아이와 관계 맺는 방식, 감정 전달의 태도 자체를 되돌아보게 해주는 책이다.

말은 마음을 전달하는 그릇이다. 그런데 그릇이 얕거나 거칠면, 아무리 좋은 재료도 엎질러진다. 말투를 바꾼다는 건 곧 내 감정의 깊이와 방향을 조절한다는 뜻이기도 하다. 아이는 부모의 말 속에서 감정을 배우고, 관계를 배우고, 세상을 배운다. 그걸 새삼 깨닫게 해준 책이었다.

지금의 아이는, 지금의 내가 어떤 어른인지를 고스란히 담아내는 거울 같다. 결국 아이를 바꾸고 싶은 마음은 나부터 바뀌고 싶은 마음의 또 다른 표현일지도 모르겠다. 내 말이 닿는 곳에 따뜻한 온기를 남기고 싶다면, 오늘부터 나의 말투를 돌아보는 걸로 시작해보자. 다정한 말 한마디가 아이의 내면에서 얼마나 오래 머무는지, 언젠가 아이가 보여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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