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살 만한 세상을 만들 것인가 : 흔들리는 세계의 질서 편 - 시대의 지성, 노엄 촘스키에게 묻다
노암 촘스키.C. J. 폴리크로니우 지음, 최유경 옮김 / 알토북스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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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협찬

럽북님(@lovebook.luvbuk) 서평단에 선정되어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 어떻게 살 만한 세상을 만들 것인가

📗 노암 촘스키, C. J. 폴리크로니우

📙 알토북스

 

 

기술은 진보하고, 정보는 넘쳐나지만 세상은 납득할 수 없을 만큼 불안정하다. 기후 재앙과 전쟁, 경제 불평등과 민주주의의 후퇴, 인간 존엄의 훼손. 이 질문을 외면하고 사는 일이 더는 가능하지 않다. 그래서 다시 묻게 된다. 우리는 지금 어디로 향하고 있는가? 그리고 그 길은 살 만한가?

 

책장을 넘기며 가장 먼저 안도감을 느낀 것은, 나의 불안이 개인적인 감상에 머물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촘스키는 명료한 언어로 전 세계 시스템의 균열을 짚어낸다. 그것은 단지 뉴스 헤드라인의 집합이 아니라, 문명 전환기의 본질을 향한 해부학적 탐구에 가깝다. 지성의 언어로 드러난 위기의 본모습은 생각보다 더 구조적이고, 더 오래된 것이었다.

 

이 책은 C. J. 폴리크로니우와의 심층 대담 형식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2부로 나뉜다. 1부는 인류가 직면한 복합 위기를 진단한다. 핵무기, 기후, 불평등은 별개의 문제가 아니라 서로를 강화하는 시스템 위기로 읽힌다. 2부는 우크라이나 전쟁을 통해 세계 질서의 변화를 탐색한다. 전쟁은 패권의 게임이고, 그 중심에는 미국이라는 단극 체제가 있다. 촘스키는 이 일련의 논의를 통해 지금이 인류 역사상 가장 위험한 시기라는 경고를 거듭한다.

 

흥미로운 점은, 촘스키가 절망을 말하면서도 희망을 포기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그는 기술적 해법은 이미 충분히 존재한다고 본다. 문제는 정치적 결단과 시민사회의 조직된 행동이다. 탄소세, 배출권 상한제, 재생에너지 투자 등은 실행 가능한 해법이며, GDP2.5%라는 수치로 구체화된다. 다만 그것을 가로막는 것은 기득권과 무관심이다.

 

핵무기를 병 속에 다시 가두는 일은 불가능하다. 그러나 확산을 억제하고 군비 통제를 재건하는 일은 가능하다. 기후 변화 역시 돌이킬 수 없는 임계점에 가까워지고 있지만, 전환을 위한 시간은 아직 존재한다. 그 시간은 단순히 기술이 아닌 정치의 시간이다. 그리고 정치란, 시민의 의지 없이는 결코 작동하지 않는다.

 

촘스키의 주장은 단지 의견이 아니다. 그는 수십 년간 세계 질서, 언론, 권력 구조를 분석해온 언어학자이자 사상가다. 이번 대담에서 그는 정치경제학자 로버트 폴린의 기후 정책 제안을 함께 소개하며 현실 기반의 정책 제언을 강화한다. 이 책이 이론과 현실 사이에서 유의미한 가교 역할을 할 수 있는 이유다.

 

우리는 지금 전 지구적 재난과 불평등, 무관심이라는 삼중 위기에 직면해 있다. 단지 정보를 얻기 위해서가 아니라, 지금 우리가 어디에 서 있으며, 어디로 나아가야 하는지를 스스로 자문하기 위해 이 책은 반드시 필요한 텍스트다. 촘스키는 방향을 제시하고, 독자는 그 방향을 내면화할 기회를 얻게 된다.

 

이 책은 단순히 무엇이 옳고 그른지를 가르치려 들지 않는다. 오히려 질문한다. 당신은 지금 어떤 선택을 하고 있는가? 침묵할 것인가, 말할 것인가? 무관심할 것인가, 행동할 것인가? 이 책이 건네는 질문은 결국 독자의 삶에 대한 성찰로 이어진다.

 

책을 덮고 나면, 모든 답을 얻은 기분은 아니다. 오히려 질문이 더 정교해졌고, 시야가 넓어졌다는 느낌에 가깝다. 누군가는 말한다.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너무 작다고. 하지만 촘스키는 말한다. ‘작은 행동이 세계를 바꾼다. 그러니 이 책을 읽은 당신이라면, 이제 질문을 멈추지 말자. 그리고 아주 작은 실천부터 다시 시작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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