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학과 이야기의 절묘한 결합

더 무서운 수학 - 문제를 풀면 소름 돋는 ㅣ 무서운 수학
고바야시 마루마루 지음, 아키 아라타 그림, 송지현 옮김 / 다산어린이 / 2025년 7월

#도서협찬

럽북님(@lovebook.luvbuk) 서평단에 선정되어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 더 무서운 수학

📗 고바야시 마루마루 글/아키 아라타 그림

📙 다산어린이

초등 3~4학년 즈음부터 아이들은 수학을 '재미있는 놀이'가 아닌 '해결해야 할 과제'로 인식하기 시작한다. 문제의 길이가 길어지고, 단순 계산이 아닌 추론과 해석이 요구되며, 서술형 문항의 비중이 커지는 시점이다. 부모로서 이 시기를 어떻게 통과하느냐는 아이의 수학적 자존감과도 깊은 관련이 있다.

아이들은 수학 그 자체보다 ‘공부’라는 형식과 분위기에 먼저 거부감을 갖는다. 하지만 이야기는 다르다. 그 안에 몰입할 수 있는 서사와 감정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더 무서운 수학》은 그 이야기 속에 수학을 은밀하게 숨겨놓고, 아이가 자발적으로 그 퍼즐을 풀도록 유도한다.

이 책은 2~3쪽 분량의 짧은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으며, 각 이야기 말미에는 수학적 사고를 요구하는 문제가 제시된다. 이야기 속 상황과 정보가 문제 해결의 실마리가 되며, 문장 속 수치를 식으로 옮기는 훈련이 자연스럽게 이루어진다. 이는 곧 서술형 평가에서 필요한 ‘독해 기반 수학 사고’로 이어진다.

책을 읽으며 아이는 '수학 문제를 푼다'는 인식보다 ‘이야기를 더 깊이 이해하려는’ 움직임을 먼저 보인다. 무서운 이야기에 집중하다 보면 어느새 수학적 사고가 개입되어 있고, 거부감 없이 문제에 다가선다. 이는 정서적 방어 없이 수학 개념에 접근할 수 있는 유효한 방식이다.

《더 무서운 수학》의 수학 문제들은 단순 연산이 아니라 ‘조건 해석’과 ‘문맥 이해’를 필요로 한다. 예컨대 평균, 도형, 시간 계산, 규칙 찾기와 같은 문제들이 이야기에 녹아 있다. 이는 수학의 ‘적용’ 능력을 높이며, 실생활형 문제에 대한 적응력을 키우는 데 도움이 된다.

문제를 풀고 난 뒤에는 간단한 해설이 곧바로 이어지기 때문에, 아이가 스스로 문제 해결 과정을 확인하고 정리할 수 있다. 부모나 교사의 개입 없이도 책 한 권 안에서 ‘읽기 → 추론 → 풀이 → 확인’이라는 자기 주도적 학습 흐름이 완성된다.

이 책을 통해 자녀는 단순히 수학 실력만이 아닌, 이야기 전체를 읽고 맥락을 파악하는 집중력, 논리적 추론력, 관찰력까지 함께 기르게 된다. 특히 “왜 이런 결말이 나왔을까?”를 고민하며 이야기를 재구성하는 능력은 사고의 깊이를 더한다.

가장 인상적이었던 건, 책장을 꺼내 펼친 사람이 부모가 아니라 아이였다는 점이다. 아이는 “재밌다”는 감정을 기반으로 책을 받아들이고, 무서운 이야기의 호기심을 발판으로 수학과 다시 관계를 맺는다. 이 책이 단순한 ‘학습서’가 아니라 ‘수학과의 관계 회복서’처럼 느껴졌던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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