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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랑말랑한 머리를 만들기 위한 사고 훈련 - 눈에 보이지 않는 구조를 풀어내다
호소야 이사오 지음, 요시타케 신스케 그림, 이정환 옮김 / 나무생각 / 2025년 7월
평점 :
< 이 리뷰는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 말랑말랑한 머리를 만들기 위한 사고 훈련
📗 호소야 이사오 저/요시타케 신스케 그림
📙 나무생각

시간이 흐를수록 우리는 새로운 관점보다 익숙한 방식에 안주하게 된다. 일상은 반복되고, 판단은 자동화된다. 문제는 이 익숙함이 ‘사고의 관성’을 낳는다는 점이다. 기민한 발상이 필요한 시대, 우리는 왜 더 이상 유연하게 생각하지 못하는가?

많은 이들이 자신의 경험을 ‘축적된 자산’이라 여기지만, 그것이 새로운 해석과 접근을 방해하는 ‘사고의 고정 장치’로 작용하는 순간이 있다. 필자 역시 기획 업무에서 쌓은 연륜이 오히려 발상의 반경을 좁히고 있었음을 이 책을 통해 자각하게 되었다.

《말랑말랑한 머리를 만들기 위한 사고 훈련》은 단순한 발상의 팁을 제시하는 책이 아니다. 이 책은 사고의 구조, 즉 ‘보이지 않는 회로’를 먼저 인식하라고 말한다. ‘어떻게’가 아닌 ‘왜 그런 생각을 하게 되었는가’를 묻는 방식으로, 사고의 출발점을 재구성하는 데 중점을 둔다.

책은 ‘당연함’을 낯설게 보는 훈련, ‘시작이 끝을 결정한다’는 프레임, ‘비상식의 가능성’과 같은 발상 실험을 통해 사고의 경직성을 풀어내고자 한다. 특히 상식과 비상식, 결정론과 확률론, 성공과 실패의 이분법을 새롭게 재편성하는 사고 실험은 설득력 있게 다가온다.

저자는 물리 법칙―작용과 반작용, 도플러효과, 프랙털 구조―을 정신 구조의 은유로 끌어와 사고의 흐름과 굳어짐을 설명한다. 이는 추상적 개념에 논리적 질서를 부여하고, 독자가 스스로의 인지적 패턴을 점검하게 만든다.

AI와 데이터가 인간의 결정을 대체하는 오늘날, 단순한 ‘정보 소유’보다 ‘정보 해석의 방식’이 관건이 된다. 이 책은 프롬프트 엔지니어링 시대에 필요한 ‘뺄셈의 사고’, 즉 ‘무엇을 제거함으로써 새로운 질서를 도출할 것인가’를 고민하게 만든다.

사고 회로는 하루아침에 바뀌지 않는다. 그러나 회로가 한 번 재편되면 ‘모든 판단의 방향’이 바뀐다. 이 책이 반복적으로 강조하는 점은 “유연한 사고를 위해선, 우선 내가 경직되어 있음을 인정해야 한다”는 고통스러운 진실이다.

혹시 당신은 스스로 ‘유연한 사람’이라 믿고 있지 않은가? 그렇다면 이 책이 제시하는 사고 실험 몇 가지를 스스로에게 던져보자. 이 책은 독자에게 일방적인 정답을 제시하지 않는다. 오히려 새로운 물음을 제기하며, 사고의 지형도를 다시 그려보라고 말한다.

『말랑말랑한 머리를 만들기 위한 사고 훈련』은 단지 창의력을 키우는 책이 아니다. 이 책은 우리가 의식하지 못했던 ‘사고의 한계선’을 보여주고, 그 경계를 넘는 여정을 안내한다. 한 꼭지씩 천천히 음미하며 읽는다면, 사고가 다시 유연해지는 경험을 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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