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레바퀴 아래서 (오리지널 초판본 고급 양장본) 코너스톤 착한 고전 양장본 2
헤르만 헤세 지음, 박지희 옮김, 김욱동 해설 / 코너스톤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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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리뷰는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 수레바퀴 아래서

📗 헤르만 헤세

📙 코너스톤

 

 


우리는 왜 여전히 남의 기대 속에 스스로를 가두며 살아가는 걸까? 잘해야 한다는 강박, 실망시키지 말아야 한다는 두려움, 그리고 그 안에서 점점 사라지는 라는 존재. 이 책을 덮고 나서도 마음속에 계속 맴도는 질문이다. 아마 한 번쯤은, 아니 어쩌면 매일 스스로에게 던지고 있는 질문일지도 모르겠다.

 

사실 이 문제는 누구나 겪어봤을 것이다. 학교에서, 집에서, 사회에서 착한 아이’, ‘똑똑한 사람이 되기 위해 애썼던 기억. 그리고 그 과정에서 나도 모르게 조금씩 부서지고 있었다는 걸 나중에야 깨달았던 순간들. 수레바퀴 아래서는 그 오래된 상처를 조용히 다시 들여다보게 한다. 그래서 읽는 내내 내 이야기 같고, 네 이야기 같고, 우리 모두의 이야기처럼 느껴진다.

 

이 소설은 단순히 19세기 독일 소년 한스의 불행한 이야기로 끝나지 않는다. 신학교라는 이름의 거대한 기계 속에서 기대와 명예라는 이름의 수레바퀴에 깔려 조금씩 숨이 막혀가는 한 아이의 모습이 너무도 생생하게 그려진다. 한스는 똑똑했고 성실했다. 하지만 그건 그를 구원하지 못했다. 오히려 그 성실함이 그를 파멸로 이끄는 올가미가 되었을 뿐이다.

 

책은 그저 한 소년의 몰락을 보여주는 데서 그치지 않는다. 독자에게 조용히 묻는다. “너는 지금 누구의 기대를 위해 살고 있니?”라고. 그리고 말한다. “멈추고 다시 네 숨소리를 들어보라. 그것이 이 책이 주는 가장 큰 울림이 아닐까 싶다. 그래서 읽는 내내 마음 한켠이 아리고, 눈앞이 흐려지곤 했다.

 

헤르만 헤세는 직접 그런 수레바퀴 아래 깔렸던 사람이기에 이 이야기를 쓸 수 있었던 것 같다. 소설 곳곳에 등장하는 한스의 외로움, 두통, 지친 영혼은 단순한 상상이 아니라 그가 살아낸 고통의 기록이라는 점에서 더욱 마음을 무겁게 한다. 그리고 그 진심이 있기에 독자는 책장을 덮고도 쉽게 그 여운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이 책은 지금 이 순간에도 성과, 스펙, 명예라는 바퀴 아래 깔려 신음을 내는 누군가에게 필요한 책이다. 단순한 옛날이야기가 아니라 지금 우리의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 책은 오래전 작품임에도 지금 이 시대 청소년, 부모, 교사, 그리고 어른 모두에게 여전히 유효하다. 한 번쯤 멈춰 서서 자신의 수레바퀴를 돌아보게 만드는 책이다.

 

수레바퀴 아래서가 전하는 메시지는 간단하다. 너무 늦기 전에 나를 돌아보고, 나를 위해 살라는 것. 남의 기준이 아닌 나의 삶을 찾아가라는 것. 하지만 그 간단한 메시지가 실천되기 어려우니, 이렇게 한 소년의 비극이 여전히 읽히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결국 책이 우리에게 전하는 건, 나를 지키기 위한 작은 용기의 필요성이다.

 

혹시 이 글을 읽는 당신도 그 수레바퀴 아래 깔려 있는 건 아닐까? 그렇다면 이 책은 당신에게 작은 쉼표가 될지도 모른다. 힘들면 잠시 멈춰도 된다고, 그저 조금만 숨을 고르라고. 이 책은 마치 그렇게 우리에게 조용히 손을 내미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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