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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실격 (오리지널 초판본 고급 양장본) ㅣ 코너스톤 착한 고전 양장본 6
다자이 오사무 지음, 장하나 옮김 / 코너스톤 / 2025년 4월
평점 :
< 이 리뷰는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 인간실격
📗 고구레 다이치
📙 코너스톤
요즘도 사람들 앞에서 웃고 떠드는 나를 보며 문득, “나는 진짜 나로 살고 있을까?” 하는 생각이 스멀스멀 올라온다. 우리 모두 괜찮은 척, 웃는 척하며 살아가고 있진 않은가. 《인간 실격》은 바로 그 질문을 들이미는 책이다. 인간이란 대체 뭘까, 인간답게 산다는 건 뭘까. 책을 덮은 뒤에도 머릿속을 맴도는 이 물음에서 쉽게 벗어날 수 없게 된다.

“행복해 보이려고 괜히 애쓰고 있는 건 아닐까?” 누구나 한 번쯤 고민한다. 남들 눈에 좋은 사람, 괜찮은 사람으로 보이고 싶어서 꾸며낸 표정, 어색한 웃음, 맞지 않는 옷을 걸친 듯한 하루하루. 《인간 실격》은 그 어색함을 벗겨내고, 맨 얼굴의 두려움과 상처를 들춰낸다. 내 안에 숨겨둔 불안함을 들킨 기분이 드는 순간, 이 책에 완전히 빨려들게 된다.

사람 사이에 낀 채로 애써 적응하려 발버둥치는 요조의 모습은 낯설지 않다. 나도 사람들 속에 섞이려 괜히 웃거나 필요 이상으로 밝은 척한 적이 많다. 책 속에서 요조가 선택한 ‘광대’라는 가면은, 현실에서도 종종 우리가 쓰는 가면과 닮아 있다. 그래서 이 이야기가 더욱 마음 깊이 파고든다.

《인간 실격》은 주인공 요조가 어린 시절부터 자신을 숨기고 사람들에게 적응하려 애쓰다가 끝내 인간으로서의 자격을 잃어가는 과정을 따라간다. 요조는 마음속에 늘 공포를 품고 있고, 그걸 감추기 위해 장난스럽게 행동한다. 하지만 그 장난 뒤엔 상처가 쌓이고, 끝내 스스로를 잃어간다. 이 과정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며, 인간 내면의 부끄럽고 아픈 면을 가차 없이 드러낸다.

책은 인간으로서 무너져가는 과정을 냉정히 그리지만, 그 안에는 ‘인간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집요한 질문이 깔려 있다. 요조는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인간으로 살고자 애쓰지만, 번번이 실패한다. 이 모습은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라는 질문을 독자에게 던지고, 각자가 스스로의 답을 찾도록 한다.

다자이 오사무는 실제 자신의 삶과 뼈아픈 감정을 소설에 녹였다. 그의 글은 소설이면서도 자서전 같고, 허구 같으면서도 진심이 스며 있다. 술과 자살, 인간관계의 실패를 반복한 다자이의 삶이 작품의 무게감을 더한다. 그래서 이 책의 무거움이 단순한 소설적 장치가 아니라, 작가의 진심 어린 고백처럼 다가온다.

《인간 실격》은 우리 안의 연약함을 마주하게 하고, 스스로의 상처를 돌아보게 만든다. 무겁고 우울한 이야기임에도 불구하고, 인간으로서의 본질과 내면을 들여다보는 귀중한 기회를 제공한다. 그래서 지금 이 책을 읽는 것은, 세상과 관계를 맺는 내 모습과 솔직히 대화해보는 시간이 된다.

이 책이 전하는 메시지는 명확하다. 인간은 불완전한 존재이고, 그 불완전함을 마주할 때 비로소 나답게 살아갈 수 있다는 것. 누군가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고, 내 내면의 상처와 약함까지 포용할 때 진짜 행복에 가까워질 수 있다는 이야기를 하고 있다.

책장을 덮은 뒤, 내 안의 부끄러움과 두려움까지 껴안아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인간 실격이라는 단어가 나를 향한 낙인이 아니라, 있는 그대로의 나를 이해하고자 하는 시작점이 될 수도 있다는 걸 배웠다. “나도 괜찮아”라는 위로가 절실한 순간이라면, 이 책은 누구보다 든든한 친구가 되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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