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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이라는 착각 -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한 이정표
안호기 지음 / 들녘 / 2025년 5월
평점 :
#도서협찬
들녘 출판사(@dulnyouk_pub)로부터 도서와 소정의 원고료를 지원받아 작성했습니다.
📕 성장이라는 착각
📗 안호기
📙 들녘

하루가 어떻게 가는지 모르겠다. 아침에 눈뜨고 출근해서 일하고 퇴근하면 이미 밤. 그 와중에도 조금 더 벌어야지, 조금 더 성공해야지라는 압박이 늘 마음을 짓누른다. 그런데 문득 이런 생각이 든다. ‘나는 지금 어디로 달려가고 있지?’ 어쩌면 우리가 너무 당연하게 믿어온 성장이라는 말 자체를 다시 들여다봐야 할 때인지도 모르겠다.

주변을 둘러보면 나만 그런 게 아니었다. 친구도, 동료도, 가족도 각자의 자리에서 더 나은 미래를 위해 무던히 애쓴다. 그런데도 왜 모두가 점점 지쳐가는 걸까? 『성장이라는 착각』을 읽으며 마음 깊은 곳에서 그 답을 찾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성장이라는 말이 우리를 자유롭게 하는 대신 오히려 올가미처럼 조여왔다는 사실에 고개가 끄덕여졌다.

책은 우리가 익숙하게 들어온 성장 신화 뒤에 숨은 그림자를 보여준다. GDP 수치가 오르면 행복도 덩달아 오를 것처럼 말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불평등은 심화되고, 기후는 위협받고, 돌봄은 무너지고 있다. 이제는 ‘얼마나 더 성장할 수 있는가’가 아니라, ‘어떻게 지속가능하게 살아갈 수 있는가’를 고민해야 할 때라는 메시지가 책 전반을 관통한다.

책이 제안하는 해결책은 의외로 단순하다. 덜 쓰고, 덜 일하고, 더 함께 사는 사회로의 전환이다. 노동시간을 줄이고, 지역에서 자급할 수 있는 구조를 마련하며, 돌봄과 공공성을 강화하자고 말한다. 그동안 경제성장을 통해서만 해법을 찾으려던 관점을 뒤집는 사고방식이다. 처음엔 낯설지만 곱씹을수록 고개가 끄덕여진다.

왜 이렇게까지 성장을 멈추자고 주장할까? 저자는 우리가 지속적으로 성장할수록 자본의 논리와 탐욕이 우리의 삶과 공동체를 잠식해왔다고 지적한다. ESG, 그린 뉴딜조차 자본의 포장에 불과하다고 꼬집는다. 대신 진짜 행복은 관계 속에서, 돌봄과 연대 속에서 되찾을 수 있다고 강조한다. 이 부분에서 책이 단순한 비판서가 아니라, 대안을 품은 책이라는 점이 확연히 드러난다.

지금은 누구도 쉽게 미래를 낙관할 수 없는 시대다. 경기 불황, 기후 위기, 불안정한 고용 구조까지—성장의 한계가 곳곳에서 보인다. 이 책은 그런 흐름 속에서 더 이상 무작정 달리지 않아도 된다는 용기를 준다. 지금 우리의 삶과 사회에 필요한 방향 전환의 나침반 같은 책이다.

책을 덮으며 이런 생각이 들었다. 성장 그 자체가 목적이 될 필요는 없다. 나는 얼마나 더 높은 곳으로 올라가는지가 아니라 어떤 삶을 원하는지를 먼저 고민해야 한다. ‘그만 자랄 용기’라는 말이 참 오래 남는다. 남들과 비교하며 불안해하지 않고, 내가 원하는 속도로 살아가도 괜찮다고 스스로에게 말해주고 싶어진다.

혹시 지금 너무 빠르게 달리고 있지는 않은가? 혹은 속도가 느려진 스스로를 자책하고 있지는 않은가? 『성장이라는 착각』은 그런 우리에게 말한다. 지금 여기서도 충분히 괜찮다. 성장보다 더 중요한 것들이 있다는 걸 기억하라고. 오늘 하루만큼은 삶의 방향을 잠시 돌아보는 시간을 가져보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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