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도시의 마음 - 도시는 어떻게 시민을 환대할 수 있는가
김승수 지음 / 다산북스 / 2025년 5월
평점 :
#도서협찬
다산북스 출판사 @dasanbooks 💕 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 도시의 마음
📗 김승수
📙 다산북스

언제부턴가 도시라는 말이 익숙해졌지만, 정작 내가 사는 도시가 나에게 어떤 감정을 주는지 생각해본 적은 거의 없었다. 그냥 출근하고 퇴근하는 곳, 집값이 오르길 바라는 곳, 혹은 길이 막히는 짜증의 공간일 뿐이다. 그런데 도시가 사람에게 기쁨을 줄 수 있다면? 도시가 나를 ‘환대’한다면 어떨까?

출근길에 스치는 사람들, 말없이 세워진 건물들, 너무 많은 간판들. 어디에도 나를 위한 자리는 없어 보인다. 사람은 많은데 정작 누구와도 연결되지 않은 느낌. 바쁜 하루가 끝나고 집으로 돌아와도 마음이 차갑다. 도시 안에서 사는 건 맞지만, 도시와 함께 살아가는 건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김승수 전 전주시장은 도시를 단순한 행정 구역이나 기능적 공간으로 보지 않았다. 그는 도시를 ‘기억’과 ‘관계’와 ‘환대’의 공간으로 다시 정의하고, 그 안에서 책과 도서관을 통해 시민들의 삶을 회복시키고자 했다. 『도시의 마음』은 그가 8년 동안 전주 곳곳에 남긴 공간의 흔적과 그 안에 담은 마음을 기록한 책이다.

연화정도서관, 책기둥도서관, 첫마중길 여행자도서관, 그리고 책놀이터까지. 전주의 도서관은 그 자체가 단순한 책 보관소가 아니다. 누군가는 그곳에서 쉼을 얻고, 누군가는 길을 찾으며, 누군가는 아이와 삶의 이야기를 나눈다. 공간은 기능보다 ‘마음’을 먼저 담았고, 그 마음이 사람들을 머물게 한다.

도시 속 공공장소는 더 이상 ‘소수만의 공간’이어서는 안 된다. 누구나 조건 없이 들어갈 수 있고, 누구도 배제되지 않는 공간이어야 한다. 책 속에서 저자는 이를 ‘무중력 지대’라 표현한다. 경쟁과 자본 중심의 세상에서 그런 공간은 마음이 쉴 수 있는 유일한 피난처가 된다.

우리는 점점 더 무심한 도시를 살아가고 있다. 하지만 이 책은 무심함을 거부한다. 우리가 놓치고 있는 ‘도시의 진심’을 일깨워준다. 도시의 본질을 다시 묻고, 다시 사유하게 만든다. 철학이 정책이 되고, 디자인이 환대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실제 사례를 통해 보여준다.

이 책은 우리에게 묻는다. 당신의 도시는 어떤 기억을 품고 있느냐고. 그리고 그 도시의 기억에 당신은 포함되어 있느냐고. 도시는 거대한 설계가 아닌 작은 관계의 누적으로 만들어지는 것. 결국 도시를 바꾸는 건 정책이 아니라 사람이며, 마음이다.

가끔은 내가 사는 동네를 천천히 걸어보자. 도서관 앞의 벤치에 앉아 책을 읽고, 오래된 나무 아래에서 바람을 맞아보자. 내가 이 도시에 속해 있다는 걸 느끼게 해주는 장소가 있다면, 그곳이 바로 도시의 마음이다. 그리고 이 책은 그런 장소들을 만나게 해준다.
#도시의마음 #김승수 #다산북스 #책의도시전주 #도서관큐레이션 #공공디자인 #도시인문학 #공공장소의힘 #전주도서관투어 #시민의삶 #마음을담은도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