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 루이스 레이의 다리
손턴 와일더 지음, 정해영 옮김, 신형철 해제 / 클레이하우스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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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협찬

원모어페이지(@1morepage_books)를 통해 클레이하우스 출판사(@clayhouse.inc)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 산 루이스 레이의 다리

📗 손턴 와일더

📙 클레이하우스

 

 


요즘 이상할 정도로 자주 이런 생각을 하게 된다. "이 모든 일이 정말 우연일까?" 어느 날 갑자기 뚝 끊겨버리는 인연예고 없이 다가오는 사고나 재난그리고 남겨진 사람들의 물음표손턴 와일더의 산 루이스 레이의 다리는 이 말문 막히는 질문 앞에 조용히 다가와 내 어깨에 손을 얹는 책이었다사랑이라는인간이 가진 가장 위대한 감정 하나로 말이다.

 


한 치 앞도 알 수 없는 세상에서 우리는 왜 늘 이유를 찾고 싶어할까사고가 나면 왜 하필 그 사람이었을까 묻고상실을 겪으면 무슨 잘못이 있었던 건지 되묻는다나도 그렇다누군가 갑작스럽게 내 곁을 떠나면그 공백을 설명할 문장을 필사적으로 찾게 된다이해받지 못한 감정채 말하지 못한 사랑이 가슴속에서 버둥댄다.

 


그래서 이 책이 다르게 다가왔다위대한 플롯이나 눈물 나는 드라마가 아니라그저 사람 이야기였다길지 않은 분량 안에 담긴 다섯 명의 평범한 인물들그들이 건너던 다리그리고 무너진 다리누군가는 사랑이 모자랐고누군가는 너무 늦게 알아차렸다어쩌면 우리 모두는 그런 불완전함을 안고 살아가는 존재인지도 모른다.

 


주니퍼 수사는 그 다섯 명이 왜 그날그 시간그 다리를 건너고 있었는지를 궁금해한다신의 의도였는지그저 불운한 우연인지 밝히고 싶어한다그는 마치 우리처럼 답을 원했다하지만 책은 정답을 주지 않는다대신 각 인물의 삶을 조용히 따라가게 만든다읽다 보면나도 모르게 내 삶의 어떤 장면들이 겹쳐지고 만다.

 


이 책이 건네는 위로는 단순한 희망이 아니다. “지금 이 순간을 사랑하라는 진부한 말도 아니다다만 이렇게 말한다. “사랑한 기억이 있다면그건 충분하다.” 모든 사랑은 결국 그것을 만들어낸 사랑으로 돌아간다고나는 그 문장을 반복해서 읽었다누군가를 마음 깊이 사랑했던 그 시간들이 다시 나에게 돌아온다고 믿고 싶었다.

 


이 말이 강하게 와닿았던 건아마 나도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보다 왜 이런 일이 일어났는가를 곱씹고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그런데 이 책은 방향을 툭 틀어준다살아가면서 설명할 수 없는 일들에 의미를 붙이려 하지 말라고대신 사랑했던 순간을 붙들라고세상이 던지는 불합리함 속에서 인간이 할 수 있는 최선은 결국 사랑이라는 것이다.

 


지금 이 순간에도 ?’라는 질문 앞에 머뭇거리는 이들이 있다면이 책은 함께 멈춰서준다더 이상 설명하려 애쓰지 않아도 된다고 말해준다그리고 아무리 미약해 보이는 사랑의 흔적이라도그게 인생을 의미 있게 만들어주는 유일한 실체라는 걸 일깨워준다.

 


나는 이 책을 덮고 나서 누군가를 생각했다그리운 얼굴들아직 용기 내 전하지 못한 말들뒤늦게야 알게 된 감정들그래서 조금 더 조심스러워졌고조금 더 다정해지기로 마음먹었다산 루이스 레이의 다리는 그런 변화를 조용히 유도하는 책이다큰 소리로 이야기하지 않지만삶을 바라보는 눈빛을 바꿔준다.

 


당신도 누군가를 떠올렸을까아직 사랑한다고 말하지 못한 사람이 있다면오늘 그 말을 해보자혹은 이미 떠나보낸 사람에게라도 속으로 조용히 이야기해보자. "그 정도 사랑이면 충분하다." 삶과 죽음의 다리 사이에서결국 우리를 연결해주는 건 다름 아닌 그 말뿐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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