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기할 자유
이재구 지음 / 아마존북스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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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협찬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 포기할 자유

📗 이재구

📙 아마존북스

 

 

가족이란 이름은 늘 따뜻해야만 할까? 하지만 때때로 가장 가까운 관계가 가장 차가운 칼이 되어 돌아온다. 어느 날은 "넌 가족이니까"라는 말이 도리어 족쇄처럼 느껴지고, 때로는 그 말이 모든 희생을 강요하는 명분이 되기도 한다. 정말, 가족이라는 건 믿어도 되는 걸까?

 

가족을 위해 참고 또 참는다. 사랑이니까, 의무니까, 어쩌면 나 자신이 그렇게 믿고 싶어서. 그런데 어느 순간 깨닫는다. 그 모든 인내의 끝에 남은 건 나 혼자라는 사실을. 이 책을 읽는 내내 그 감정에 깊이 공감했다.

 

포기할 자유는 단순한 가족 이야기가 아니다. 이 소설은 인간의 내면에 도사린 욕망이라는 괴물을 아주 솔직하게, 심지어 잔인하리만큼 현실적으로 해부해낸다. 오랜 시간에 걸쳐 축적된 갈등, 침묵, 희생, 그리고 돈. 이 모든 것이 한순간에 무너질 때, 인간은 얼마나 쉽게 짐승이 되는지를 보여준다.

 

책 속의 형제들은 피를 나눈 관계지만, 그보다 더 진한 건 돈이다. 가족이라는 이름 아래 벌어지는 계산, 이권, 분노, 복수. 작가는 이를 통해 현대사회가 어떻게 '가족'이라는 이름까지 자본의 논리로 끌고 가는지를 보여준다. 형구는 끝까지 가족을 지키려 했지만, 결국 그가 구하려던 '가족'은 이미 사라져 있었다.

 

책의 제목처럼, 진정한 자유는 포기에서 비롯된다. 하지만 우리는 쥐는 법만 배웠지, 놓는 법은 배우지 못했다. 형구가 보여준 마지막 선택은 비극이기도 했지만, 동시에 가장 인간적인 자유의 발현이었다. 내가 포기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과연 나를 살리는 걸까, 아니면 갉아먹는 걸까.

 

이 소설이 강렬한 이유는, 어디선가 봤을 법한 현실을 너무나 생생하게 보여주기 때문이다. 누구나 형구가 될 수 있고, 누구나 형남이 될 수도 있다. 그리고 그 경계는 생각보다 얇고 위험하다. 그래서 이 이야기가 허구 같지 않고, 오히려 나의 이야기처럼 느껴진다.

 

지금 우리는 관계가 점점 더 비용으로 환산되는 시대를 살아간다. 의리도, 희생도, 사랑도 손익 계산의 대상이 되고 있다. 이런 시대에 포기할 자유는 인간으로서 우리가 놓치고 있는 것을 말없이 일깨워준다. 고요하지만 묵직하게, 한 줄 한 줄이 가슴을 친다.

 

무엇을 버릴 수 있을 때, 진짜로 내가 될 수 있을까? 형구는 끝까지 참고, 사랑했고, 지키려 했다. 하지만 아무도 기억하지 않았다. 이제 우리는 묻지 않을 수 없다. ‘나는 지금 누구를 위해 살아가고 있는가?’ 그리고 그 선택이 나를 지키고 있는가?’

 

모든 걸 잃고 나서야 비로소 소중한 걸 안다는 말, 뻔하긴 해도 여전히 유효하다. 포기할 자유는 그런 진실을 너무나도 절절하게 보여준다. 당신이 지금 무언가를 쥐고 있다면, 이 책을 한번 읽어보길 바란다. 놓아야 비로소 보이는 것들이 있다는 걸, 이 책이 조용히 말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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