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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네카의 오늘 수업 - 읽고 쓰고 마음에 새기는 스토아 철학의 지혜
다리우스 포루 지음, 김지연 옮김 / 미래의창 / 2025년 4월
평점 :
#도서협찬
미래의창 출판사(@miraebook) 💕 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 세네카의 오늘 수업
📗 다리우스 포루
📙 미래의창

문득 그런 날이 있다. 하루를 분명히 살았는데 남는 건 후회나 걱정뿐이다. 잘 살아야 한다는 압박감, 더 나은 미래를 만들어야 한다는 강박에 시달리다 보면 정작 ‘지금’은 비어버린다. 더 웃긴 건, 오늘을 불안과 자책으로 보낸 뒤에도 내일은 또 같은 패턴으로 시작된다는 사실. 도대체 우리는 언제쯤 ‘지금’을 살게 될까?

사실 이 질문은 꽤 많은 사람들이 품고 있다. 나만 그런 게 아니라는 게 조금은 위안이 된다. 모두가 어느 정도는 ‘잘 살아야 한다’는 강박 속에 허우적거리고 있는 것 같으니까. 나도 그렇다. 어떤 날은 그게 ‘돈’이고, 어떤 날은 ‘관계’고, 어떤 날은 ‘성공’이다. 그 무게에 짓눌려 잠 못 이루는 밤, 우리에게 필요한 건 더 많은 정보도, 긍정적인 마인드도 아닌... ‘지혜’ 아닐까?

『세네카의 오늘 수업』은 2천 년 전 스토아 철학자 세네카의 사유를 오늘의 언어로 풀어낸 책이다. ‘마음을 다스리는 법’부터 ‘돈과 성공’, ‘인간관계’, ‘고난과 역경에 대처하는 자세’까지, 삶의 거의 모든 주제에 대해 균형 잡힌 시선을 제시한다. 이 책은 단순한 철학서도 아니고, 흔한 자기계발서도 아니다. 내가 보기엔 오히려 마음을 다독이는 따뜻한 편지에 가깝다.

책이 제안하는 방법은 단순하다. 감정을 컨트롤하라, 내면을 들여다보라, 타인의 시선을 내려놓고 오늘에 집중하라. 하지만 이 단순한 말들이 힘을 갖는 건, 수천 년 동안 검증된 지혜이기 때문이다. 예컨대 “통제할 수 없는 것에 에너지를 쓰지 말라”는 조언은 하루에도 열두 번씩 나를 괴롭히는 SNS나 비교심에서 벗어날 수 있는 힌트가 된다.

스토아 철학은 감정을 억누르는 것이 아니라 ‘정돈’하는 것에 가깝다. 세네카는 ‘평온한 마음’을 핵심으로 삼았고, 책은 이것이 곧 ‘진정한 자유’라고 말한다. 불확실한 시대일수록 사람은 더 통제할 수 없는 것에 집착하게 되는데, 그럴수록 더 불행해진다. 저자는 이를 ‘지금 이 순간을 허비하는 것’이라 지적한다. 맞다. 나도 매일같이 그러고 있었더라.

바쁜 일상 속에서 마음 챙김이라는 말조차 부담스럽게 들리는 요즘, 이 책은 그저 ‘숨 고르기’가 되어준다. 고전이 주는 묵직한 힘과 현대적 해석이 잘 어우러져 있어, 지친 사람의 마음에 자연스럽게 스며든다. 딱딱한 논리보다 부드러운 말, 가벼운 유머보다 깊은 성찰이 필요한 순간이라면 이 책이 아주 좋은 친구가 되어줄 것이다.

세네카는 말했다. “지금 이 순간을 사랑하라.”
이 책은 ‘무언가를 더 하라’고 말하지 않는다. 오히려 ‘덜 하라’고 말한다. 덜 불안해하고, 덜 집착하고, 덜 기대하면서도 풍요롭게 살 수 있다고 말이다. 내일이 아니라 오늘이 중요하다는 사실. 그걸 기억하는 것만으로도 삶은 조금 더 단단해질 수 있다.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이 혹시 오늘도 지쳐 있다면, 잠시라도 『세네카의 오늘 수업』을 펼쳐보길 바란다. 나처럼, 페이지를 넘기며 마음이 조금씩 가라앉는 경험을 하게 될지도 모른다. 내일을 바꾸기 위한 조급함보다, 오늘을 단단히 살아내는 지혜가 이 책 안에 있다. 우리, 오늘을 잘 살아보자. 아주 조금씩, 차분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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