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휘슬링
이상권 지음 / 특별한서재 / 2025년 3월
평점 :
#도서협찬
특별한서재 출판사(@specialbooks1)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 휘슬링
📗 이상권
📙 특별한서재

『휘슬링』은 학교폭력, 딥페이크 범죄, 부모의 강요, 반려동물과의 교감 등 오늘날 청소년이 마주하는 현실적인 문제를 예리하게 짚어낸 성장소설이다. 단순한 피해자-가해자 구조가 아니라, 상처받은 마음이 어떻게 성장해가는지를 섬세하게 그려내며, 10대의 복잡한 내면을 깊이 있게 조망한다.

작가는 주인공 수채가 겪는 일련의 사건들을 통해, 우리가 ‘사춘기’라는 말로 쉽게 치부해버리는 감정들이 얼마나 깊고 무거운지를 보여준다. 그저 예민하거나 감정기복이 심하다는 말로 설명할 수 없는 10대의 고통이, 문장마다 생생히 살아 숨 쉰다.

소설 속 휘파람은 단순한 소리가 아닌, 수채가 세상과 소통하는 유일한 언어로 기능한다. 휘파람은 말로 표현하지 못하는 감정의 파편들을 바람에 실어 보낼 수 있게 하는 수단이며, 이는 곧 현대 사회에서 감정 해소의 언로가 차단된 청소년의 내면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반려견 덤덤이와의 관계는 이 작품의 또 다른 축이다. 덤덤이는 수채가 자신의 감정을 숨김없이 드러낼 수 있는 유일한 존재이며, 인간과 동물 사이의 무언의 연대는 이 소설의 중요한 정서적 기반이 된다. 덤덤이와의 관계를 통해 수채는 언어를 초월한 위로를 경험하게 된다.

이 작품은 부모의 과잉된 개입과 잘못된 확신이 오히려 아이를 얼마나 외롭게 만들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수채의 엄마는 딸을 위해서라는 명목으로 개입하지만, 정작 수채의 말을 듣지 않음으로써 딸을 더 깊은 고립감 속으로 몰아넣는다. 이는 어른들의 일방적인 '선의'가 때로는 폭력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학교라는 공간 역시 작품 속에서 중요한 배경으로 기능한다. 소속되어야만 존재가 인정되는 곳, 그러나 조금만 다르면 무서운 배제의 논리가 작동하는 곳으로 묘사된다. 수채는 이 불편한 공간에서 투명인간처럼 지내지만, 결국 그 안에서도 자신의 존재를 지켜내려 한다는 점에서 소설은 희망을 암시한다.

『휘슬링』은 단지 청소년만을 위한 책이 아니다. 오히려 이 책은 자녀를 둔 부모, 청소년을 가르치는 교사, 혹은 과거 그 시절을 지나온 모든 성인에게 읽혀야 할 작품이다. 우리는 어른이 되면서 ‘그 시절의 감정’을 잊어버리기 때문에, 이 책은 잊힌 감정에 대한 환기이자 반성의 기회를 제공한다.

결국 『휘슬링』은 휘파람처럼 작지만 진동하는 울림을 지닌 이야기다. 고요하지만 깊은 그 울림은 책을 덮은 후에도 한동안 마음에 머문다. 이 책은 우리가 잊고 있었던 소중한 감정들, 들리지 않던 휘파람의 언어를 다시금 되새기게 만든다. 청소년기의 혼란과 방황을 함께 이해하고 공감하려는 모든 분에게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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