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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걸음에는 이유가 있다
김아영 지음 / 북플레저 / 2025년 3월
평점 :
< 이 리뷰는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 모든 걸음에는 이유가 있다
📗 김아영
📙 북플레저

오늘도 앞만 보고 달리는 삶 속에서 문득 멈춰 설 때가 있다. 내가 걷는 이 길이 맞는 길인지, 너무 늦은 건 아닌지, 이대로 살아도 괜찮은 건지 스스로에게 끝없이 묻곤 한다. 그러나 명확한 답은 쉽게 오지 않는다. 바쁘게 사는 일상 속에서 “삶의 속도와 방향”이라는 본질적인 질문은 점점 흐릿해지고 있다.

이러한 혼란과 방황은 비단 개인만의 문제가 아니다. 빠른 속도에 익숙한 사회는 멈춤을 실패로 간주하고, 느림을 무능으로 오해한다. 누구나 경험하지만 쉽게 드러내지 못하는 감정의 파편들 속에서 우리는 매일 ‘충분하지 않음’의 압박 속에 살아간다. 삶의 속도는 곧 능력이라는 환상 속에서 자신을 자꾸만 깎아내리는 것이다.

김아영 작가는 이 책에서 '삶의 속도를 나에게 맞추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지 말한다. 저자는 승무원, 기자, 작가로 살아온 삶의 굴곡 속에서 끊임없이 자신에게 질문을 던졌고, 결국 ‘멈추는 것’이 걸음의 일부임을 깨닫는다. 그녀는 대만, 일본, 베트남 등지를 여행하며 자신을 마주하고, 익숙한 불행에서 벗어나기 위한 ‘다시 걷기’의 의미를 체화한다.

저자는 삶에서 가장 중요한 순간은 위대한 성취가 아닌, 소소한 일상의 기억이라고 말한다. 드라마 한 편, 아이스크림 한 스푼, 사랑하는 사람과의 조용한 산책 같은 사소한 것들이 오히려 인생의 근육이 되어준다는 점을 여러 장면 속 경험과 함께 전달한다. 특히 “행복은 정답이 아니라 지도”라는 문장은 독자에게 깊은 사유의 여지를 남긴다.

『모든 걸음에는 이유가 있다』는 단순한 휴식이 아닌, 내 삶의 맥락을 재정비할 수 있는 내적 여행의 출발점이 된다. 누구나 살면서 겪게 되는 혼란과 정체의 시간을 저자는 깊은 사유와 따뜻한 시선으로 다뤄낸다. 이 책은 당신의 불안에 조용히 귀 기울이며, 무너지지 않도록 단단한 언어로 삶을 감싸준다.

책은 총 4부로 구성되어 있으며, 저자가 ‘행복’을 되찾기 위해 떠난 여정의 기록이다. 첫 번째 걸음에서는 잃어버린 감정과 시간을 복원하며, 두 번째 걸음에서는 일상의 가치와 사람의 온기를 되새긴다. 세 번째 걸음은 자신을 살게 하는 것들을 탐색하는 여정이고, 마지막 걸음에서는 가족, 연인과 같은 존재를 통해 ‘지켜주는 것’의 의미를 되묻는다.

이 책은 지금 당장 무엇을 하지 않아도 괜찮다고, 느리게 걸어도 결국 닿는다고 말한다. 자신을 믿고 걸어가는 그 모든 걸음에는 의미가 있으며, 때로는 돌아가는 길이 더 따뜻한 풍경을 보여줄 수 있다고 한다. 삶은 직선이 아니라 곡선이며, 모든 사람에게는 저마다의 계절이 있다는 사실을 상기시켜준다.

만약 지금의 내가 방향을 잃었다고 느낀다면, 그것은 잘못된 것이 아니라 오히려 ‘다시 찾기 위한 준비’일 수 있다. 김아영 작가의 진심 어린 기록은 독자에게 “당신의 걸음은 아름답다”는 메시지를 건넨다. 책을 덮고 나면 나도 모르게 나의 하루를, 나의 속도를, 나의 방향을 조심스레 쓰다듬고 싶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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