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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깨비 치유사 ㅣ 웅진책마을 125
노수미 지음, 산사 그림 / 웅진주니어 / 2025년 3월
평점 :
[체크카페 서평단으로서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했습니다.]
📕 도깨비 치유사
📗 노수미 글/산사 그림
📙 웅진주니어

아이를 키우다 보면 종종 이런 생각을 하게 된다. 겉으로는 아무렇지 않아 보여도, 혹시 마음속 어딘가에 말하지 못한 감정이나 상처를 숨기고 있는 건 아닐까. 부모로서 그런 신호를 어떻게 알아차리고, 또 어떻게 다가가야 할지 막막할 때가 많다.

어른도 자신의 감정을 말로 표현하는 것이 쉽지 않은데, 아이들은 얼마나 더 어려울까 싶다. 감정이 뭔지도 잘 모르겠고, 표현하는 법도 익숙하지 않다 보니 말 대신 짜증이나 침묵으로 반응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 모습을 보면 부모는 속이 상하고, 동시에 무언가 놓치고 있다는 생각에 마음이 무거워진다.

『도깨비 치유사』는 바로 그런 부모의 마음을 어루만지는 책이다. 도깨비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 소녀 ‘가빈’이 상처받은 도깨비들의 마음을 공감하고, 치유해가는 과정을 통해, 아이의 내면에도 이런 아픈 목소리들이 있을 수 있다는 사실을 다시금 깨닫게 한다. 책을 함께 읽으며 아이와 감정에 대해 자연스럽게 이야기 나눌 수 있는 기회가 된다.

노수미 작가는 ‘마음에 상처를 입은 물건이 도깨비가 된다’는 상상력으로 이야기를 시작한다. 도깨비 치유사인 가빈은 말로 표현되지 못한 슬픔과 원한을 있는 그대로 들어주고, 억지로 용서하라고 하지 않는다. “용서는 네 마음이 편안해졌을 때 하는 거야”라는 말은, 감정의 치유는 느리고 섬세해야 한다는 점을 정확히 짚어낸다.

아이에게는 상상의 재미를 주고, 부모에게는 감정의 언어를 다시 배우게 하는 책이다. 특히 요즘처럼 바쁘고 감정에 무뎌지기 쉬운 일상 속에서, 아이와 눈을 맞추고 마음을 들여다보는 시간을 갖게 해주는 고마운 이야기이다.

『도깨비 치유사』는 할머니와 단둘이 살아가는 소녀 가빈이 도깨비의 목소리를 듣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이다. 상처받은 물건들이 도깨비가 되어 나타나고, 가빈은 그들의 아픔을 공감하며 하나씩 마음을 어루만져간다. 사라진 할머니를 찾아 나서는 여정 속에서 가빈은 진정한 ‘치유사’로 성장한다.

이 책은 말한다. 괜찮지 않은 감정도 괜찮다고. 억지로 용서하거나 빨리 괜찮아지려고 하지 않아도 된다고. 어른도 아이도, 아플 땐 충분히 아파할 자격이 있고, 그 감정을 인정받을 때 비로소 진짜 회복이 시작된다고. 그런 따뜻한 위로가 이 책 전반에 담겨 있다.

책을 덮고 나니 마음 한편이 따뜻해졌다. 아이의 작은 행동 하나에도 숨은 마음이 있다는 걸 다시 떠올리게 되었고, 부모로서 내가 먼저 아이의 감정에 귀 기울이고 기다려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도깨비 치유사』는 단순한 판타지가 아니라, 우리가 놓치고 있었던 ‘마음을 읽는 법’을 다시 배울 수 있게 해주는 이야기이다. 이 책을 아이와 함께 읽으며 나누는 대화는 분명 오래도록 마음에 남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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