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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나를 마주할 결심
스즈키 유스케 지음, 명다인 옮김 / 밀리언서재 / 2025년 4월
평점 :
< 이 리뷰는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 또 다른 나를 마주할 결심
📗 스즈키 유스케
📙 밀리언서재

현대인은 타인의 기대에 부응하는 삶에 익숙해져 있다. 성실하게, 착하게, 효율적으로 살아가는 것이 미덕처럼 여겨지는 사회 속에서 우리는 ‘나는 누구인가’라는 질문 앞에서 막막함을 느끼게 된다. 해야 하니까 한다, 멈추면 안 될 것 같아서 계속한다는 마음이 반복되면서 어느 순간 자기 자신과의 연결이 끊기고 만다. 『또 다른 나를 마주할 결심』은 바로 그 단절된 내면과 다시 연결되기 위한 첫 질문을 던진다.

지속적인 애씀과 불안, 그리고 이유를 알 수 없는 자기 비난은 나만의 문제가 아니었다. 저자는 그 불안의 뿌리를 트라우마라는 심리적 구조 속에서 해석하며, 수많은 사람들이 겪는 내면의 고통을 함께 짚어준다. 이 책은 나만 특별히 약하거나 모자라서 그런 것이 아님을 깨닫게 하며, 공감을 통해 치유의 서막을 연다.

또 다른 나를 마주하는 일은 단순히 ‘마음을 편하게 가지라’는 조언이 아니다. 그보다는 무의식 속에 감춰진 상처와 감정을 의식 위로 끌어올리는 고통스러운 작업이다. 이 책은 그 과정을 도망치지 말고 천천히 감내하라고 조언하며, 감정에 이름을 붙이고, 패턴을 관찰하고, 스스로에게 집중하는 구체적인 실천 방안을 제시한다.

융의 이론을 바탕으로 저자는 우리가 외면하고 억눌러온 감정이 ‘그림자’로 작용하며 삶의 방향을 결정지을 수 있음을 설명한다. 또 다른 나는 실패와 거절, 상처를 피하기 위한 방어기제이며, 이는 오히려 생존의 증거라는 점을 강조한다. 나를 지배해온 불안과 회피는 나약함의 상징이 아니라 살아남기 위해 선택한 방식이었다는 해석은 독자에게 강한 인식의 전환을 제공한다.

우리는 과도한 자기비판과 무의식적인 자기부정 속에서 진짜 나를 잃어가고 있다. 이 책은 단순한 위로나 공감 이상의 통찰을 제공하며, 내면의 소리에 귀 기울이는 연습을 제안한다. 감정을 억누르지 않고 흘려보내는 법, 타인의 기대와 거리 두는 법, 나를 위한 선택을 하는 법을 차근차근 짚어주며 지금 이 순간, 나를 돌보는 일이 왜 중요한지를 설득력 있게 전개한다.

『또 다른 나를 마주할 결심』은 총 4장에 걸쳐 ‘또 다른 나’라는 개념을 중심으로 내면의 상처를 치유하는 구체적인 단계를 보여준다. 과거의 상처를 인식하고, 억눌렀던 감정을 드러내며, 애쓰지 않아도 괜찮다는 자기 수용의 단계를 지나, 마침내는 본래의 나로 살아가는 실천을 제안한다. 단순한 이론에 그치지 않고, 현실에 적용 가능한 구체적 언어로 치유의 여정을 안내한다.

감정을 부정하지 않고 인정하는 것, 또 다른 나의 존재를 수용하는 것, 그것이 곧 회복의 시작이라는 메시지가 중심을 이룬다. 삶에 치이고 지쳐도 나를 다그치기보다 보듬는 태도야말로 지속가능한 변화의 조건이라는 점에서 이 책은 일상의 회복력 훈련서이자 자기 성찰의 안내서라 할 수 있다. 자신과의 진정한 만남이야말로 관계와 인생의 본질을 바꾸는 첫걸음이 된다.

이 책을 덮고 나면 누군가 내 이야기를 오래 들어준 것 같은 느낌이 든다. 더 이상 애쓰지 않아도 괜찮다는 말이 비로소 마음속에 닿는다. 진심으로 독자의 아픔을 이해하고, 그 고통을 판단 없이 바라봐주는 이 책의 태도는 오히려 독자 스스로의 마음을 여는 계기가 된다. 스스로를 낮게 평가하고 있던 마음에도, 책은 말없이 손을 내민다.

삶이 뜻대로 되지 않아 자책하고 있다면, 관계에서 지쳐가고 있다면, 혹은 그저 자신을 알고 싶은 이들에게 이 책은 가장 적절한 동반자가 된다. 『또 다른 나를 마주할 결심』은 감정의 해석을 넘어 자아의 재발견으로 향하는 여정을 제시하며, 독자에게 지적·정서적 울림을 동시에 전한다. 단단해지기보다는 유연해지고 싶은 이들에게 이 책은 반드시 읽어야 할 필독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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