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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을 위한 고전의 숲 - 삶이 풍요로워지는 여덟 번의 동양 고전 수업
강경희 지음 / 포레스트북스 / 2025년 3월
평점 :
< 이 리뷰는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 어른을 위한 고전의 숲
📗 강경희
📙 포레스트북스

우리는 살면서 수많은 갈림길 앞에 선다. 일과 관계, 돈과 미래에 대한 걱정은 끊임없이 쏟아지고, 나이를 먹는다고 해서 이런 불안이 사라지지는 않는다. 오히려 책임만 더 커지고, 선택의 부담도 커져간다. 그러다 보면 문득 "나는 왜 이렇게 흔들릴까?"라는 생각이 들곤 한다. 이럴 때 필요한 건 당장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보다, 삶을 대하는 근본적인 태도를 다시 바라보게 하는 질문들이다.

『어른을 위한 고전의 숲』은 이런 질문에 대한 답을 고전 속에서 찾아보자고 말한다. 공자, 장자, 사마천, 소동파 같은 이들의 삶은 그 자체로 매뉴얼이 아니라 살아 있는 이야기다. 그들의 고난, 실패, 성찰의 과정을 따라가다 보면, 나도 모르게 고개가 끄덕여지고, 위로받고 있다는 감정이 생겨난다. 우리는 정답을 찾기보다 공감할 이야기가 필요한 시대에 살고 있는 것이다.

저자는 책을 통해 ‘쓸모’라는 사회의 잣대에서 벗어나 삶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는 법을 알려준다. 장자는 목재로 쓰이지 않는 큰 나무도 다른 방식으로 가치 있을 수 있다고 말한다. 공자는 바꿀 수 없는 것에 매달리기보다 바꿀 수 있는 일에 힘쓰는 것이 진짜 지혜라고 한다. 관중은 실패의 원인을 온전히 자기 탓으로 돌리지 않고, 실패를 성찰의 기회로 삼는다. 고전은 모든 것을 바꿀 수 없다는 사실을 인정한 후에야 삶이 제대로 시작된다고 말한다.

고전에서 제시하는 해결책은 단순한 조언이 아니다. 그들은 자기 삶을 온전히 살아낸 사람들이었고, 그 과정을 통해 얻은 통찰을 글로 남겼다. 사마천은 죽음을 앞둔 순간에도 기록을 멈추지 않았고, 소동파는 유배지에서도 삶을 춤추듯 받아들였다. 실패의 책임을 받아들이되 그것에 휘둘리지 않고, 세상이 나에게 주는 시련 속에서 나만의 의미를 찾아가는 태도야말로 고전이 말하는 지혜다.
이 시대는 너무 많은 정보가 넘쳐나고, 너무 많은 해답이 쏟아지는 시대다. 하지만 정작 그 해답들이 내 삶에 들어맞지 않을 때가 많다. 『어른을 위한 고전의 숲』은 “그런 해답 없어도 괜찮다, 네 안에 길이 있다”고 말해준다. 마음이 조급할 때, 삶이 막막할 때, 조용히 들여다볼 수 있는 책이 되어줄 것이다.

이 책은 여덟 개의 고전으로 구성되어 있다. 장자는 쓸모없는 것이 진짜 쓸모 있음을 이야기하고, 논어는 배움을 통해 자신을 바로 세우는 태도를 강조한다. 소동파는 고통을 피해가지 말고 받아들이라고 말하며, 사마천은 역경 속에서도 기록을 멈추지 않은 집념을 보여준다. 관중은 실패를 인정하는 용기를 통해 큰 성취를 이뤘고, 시경과 송사는 이별과 상실을 감정 그대로 마주할 수 있게 도와준다. 마지막으로 주역은 세상의 모든 일은 결국 흘러간다는 진리를 가르쳐준다.

우리는 이 책을 통해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자기 자신에게 너무 엄격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을 배운다. 실패해도 괜찮고, 슬퍼해도 괜찮으며, 남들과 다른 길을 가도 된다는 안도감을 얻는다. 모든 일이 잘 풀릴 수 없고, 모든 관계가 순조로울 수 없는 삶에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앞으로 걸어가는 힘을 얻는다. 고전은 정답을 주지는 않지만, 방향은 제시해준다.

이 책은 지친 독자에게 다정한 목소리로 말을 건다. “네가 틀린 게 아니야, 삶이 원래 그런 거야.”라고. 그래서 더욱 마음을 열게 만든다. 불안한 마음을 다독이고 싶은 사람, 자기 삶의 균형을 다시 잡고 싶은 사람, 조금 더 단단한 어른이 되고 싶은 사람이라면, 이 책 속 문장들이 가슴 깊이 들어올 것이다. 그 순간, 고전은 낡은 텍스트가 아니라 따뜻한 사람이 되어 곁에 앉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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