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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흔에 읽는 우화 - 일이 힘들고 삶이 고민될 때 힘이 되는 인생 지혜
도다 도모히로 지음, 오시연 옮김 / 문예춘추사 / 2025년 2월
평점 :
#도서협찬
문예춘추사 출판사(@moonchusa) 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마흔이 넘어가면, 삶이 묘하게 복잡해진다. 어느 정도 자리를 잡았다고 생각하면 또 다른 고민이 생기고, 과거엔 명확했던 것들이 흐려진다. 어릴 때 들었던 우화처럼 세상이 흑과 백으로 나뉘는 게 아니라는 걸 깨닫고 나면, ‘옳은 길’이 무엇인지조차 헷갈릴 때가 많다. 그럴 때 필요한 건 화려한 자기계발서도, 장황한 철학서도 아니다. 오히려 짧고 간결한 이야기 한 편이 마음을 울릴 수도 있다. 『마흔에 읽는 우화』가 바로 그런 책이다.

책 속에 등장하는 색실공 이야기가 떠올랐다. 시간이 빨리 가길 원할 때마다 실을 당길 수 있는 공을 받은 아이. 처음엔 어른이 되고 싶어서 실을 당겼고, 힘든 순간들이 닥칠 때마다 계속 당겼다. 그러다 보니 어느새 그의 삶은 끝자락에 다다랐다. 현재의 힘든 순간을 빨리 지나가고 싶어하지만, 그 순간들이 쌓여 결국 인생을 이루는 것이다. 우리도 지금의 어려움을 피하고 싶어하지만, 그것이 결국 삶의 본질적인 일부라는 걸 깨닫는 순간이 온다.

이 책이 단순한 우화 모음집이 아니라는 점이 좋았다. 우화 하나하나에 대한 해설이 있어 ‘이 이야기가 내 삶과 어떻게 연결될까?’라는 질문에 대한 답을 준다. 우화는 짧지만, 함축된 메시지는 깊다. 예를 들면, ‘두 굴뚝 청소부’ 이야기는 우리가 종종 겉모습만 보고 판단하는 실수를 지적한다. 깨끗한 사람을 더럽게 여길 수도 있고, 오히려 더러운 사람이 맑은 마음을 가질 수도 있다. 결국, 중요한 건 우리가 얼마나 넓은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볼 수 있느냐는 점이다.

이 책을 읽으며 ‘시간’이라는 개념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됐다. 우리는 종종 미래를 위해 현재를 희생한다고 믿지만, 사실 그렇게 미래를 쫓다 보면 ‘현재’는 늘 부족한 상태로 남는다. 책에서 다루는 다양한 우화들은 우리가 당연하게 생각했던 가치관에 물음표를 던진다. 행복은 목적지가 아니라 과정이라는 점, 그리고 우리가 지금 이 순간을 충분히 누릴 줄 알아야 한다는 점을 다시금 깨닫게 한다.

이 책이 ‘마흔’을 강조하는 이유가 있다. 우화 자체는 나이에 상관없이 누구나 읽을 수 있지만, 마흔 즈음에 이르면 삶에 대한 이해도가 깊어지고, 단순한 교훈을 넘어 ‘이제부터 나는 어떻게 살아야 할까?’라는 질문을 스스로 던지게 된다. 단순한 동화 같지만, 그 안에 담긴 메시지는 철저히 현실적이다.

이 책을 읽다 보면 마치 어릴 때 들었던 이솝 우화가 떠오르지만, 그보다 훨씬 현실적인 느낌을 준다. ‘교훈’보다는 ‘성찰’을 이끄는 이야기들이 많다. 한편으로는 잊고 있던 가치들을 되새기게 해주고, 또 한편으로는 너무 당연하게 여기던 것들을 다시 생각하게 만든다. 짧은 이야기 한 편이 머릿속에서 계속 맴도는 경험을 할 수도 있다.

책을 덮으며 한 가지 확신이 들었다. 삶을 너무 서두를 필요도 없고, 너무 조급해할 필요도 없다는 것. 우리의 시간은 한정되어 있고, 결국 중요한 건 그 시간을 어떻게 살아가느냐는 점이다. 이 책은 우리가 매일 놓치고 있는 것들, 혹은 너무 익숙해서 소중함을 잊고 있던 것들을 되찾게 해준다. 우화가 지닌 힘을 새삼 깨닫게 하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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