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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시작하는 어반 스케치 - 한 권으로 배우는 드로잉 준비부터 완성까지
리모 김현길 지음 / 상상출판 / 2025년 2월
평점 :
#도서협찬
상상출판(@sangsang.publishing) 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연필을 잡고 선을 그려본 게 언제였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 어린 시절 낙서하듯 그리던 즐거움은 어디로 갔을까? 어른이 된 지금, 그림을 그리고 싶지만 ‘나는 손재주가 없어’,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모르겠어’ 같은 생각이 나를 막는다. 이런 고민을 한 번이라도 해봤다면, 『오늘 시작하는 어반 스케치』가 딱 맞는 책이다.

이 책이 가장 먼저 강조하는 것은 ‘잘 그리려 하지 말고, 그리는 즐거움을 느껴라’는 점이다. 어반 스케치는 정교한 그림이 아니라, 순간의 느낌을 기록하는 것이다. 건물을 삐뚤빼뚤하게 그려도 좋고, 색을 덜 입혀도 괜찮다. 중요한 건 나만의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그것을 펜으로 옮기는 과정이다.

책을 읽다 보면 문득 이런 생각이 든다. "어반 스케치를 하면 세상을 다르게 바라보게 되겠구나!" 바쁜 일상 속에서 그냥 지나치던 풍경을 더 깊이 관찰하게 되고, 무심코 스쳐 갔던 거리의 색감과 구조를 새롭게 인식하게 된다. 그림을 통해 ‘보는 눈’이 달라지는 것이다.

『오늘 시작하는 어반 스케치』는 도구 선택부터 시작해 기본 선 긋기, 형태 잡기, 채색하는 방법까지 하나하나 차근차근 알려준다. 연필이 좋을지, 만년필이 좋을지, 수채 물감을 꼭 써야 하는지… 도구 선택도 막막했던 나에게 딱 맞는 가이드가 되어 주었다. 초보자가 가장 어려워하는 ‘첫 선 긋기’에 대한 친절한 설명도 인상적이다.

가장 좋은 점은 책을 읽는 것만으로 끝나지 않는다는 점이다. 실습 페이지가 따로 마련되어 있어서 직접 선을 따라 그리면서 연습할 수 있다. 게다가 저자의 유튜브 강의까지 제공되니, 혼자 해보다 막히는 부분이 있으면 영상을 참고하면 된다. 실전 감각을 익히기 딱 좋은 구성이다.

어반 스케치는 꼭 색을 입혀야 하는 게 아니다. 선만으로도 충분히 분위기를 표현할 수 있다. 물론 색을 더하면 그림에 생동감이 더해지지만, 채색이 부담스럽다면 과감히 생략하는 것도 방법이다. 이 부분에서 ‘완벽하지 않아도 된다’는 책의 철학이 다시 한번 느껴졌다.

책을 덮고 나서 가장 먼저 든 생각은 “나도 한번 해볼까?”였다. 거창한 준비물이 필요하지도 않고, 특별한 장소에 갈 필요도 없다. 집 앞 카페, 골목길, 공원… 익숙한 공간도 어반 스케치를 하면 전혀 다른 모습으로 다가온다. 우리는 스마트폰으로 세상을 담는 데 익숙하지만, 가끔은 손으로 기록하는 것도 색다른 경험이 될 것이다.

우리는 매일 같은 길을 걷고, 같은 카페에서 커피를 마시고, 같은 창밖 풍경을 본다. 하지만 같은 공간도 시선이 달라지면 전혀 다른 모습으로 다가온다. 어반 스케치는 그런 일상의 순간을 특별하게 만드는 방법이다. 중요한 건 그림을 ‘잘’ 그리는 것이 아니라, 내 시선으로 기록하는 즐거움을 느끼는 것. 그리고 익숙한 풍경 속에서 작은 설렘을 발견하는 것이다. 『오늘 시작하는 어반 스케치』를 읽고 나면, 책 제목처럼 ‘오늘’부터 당장 펜을 들고 어반 스케치를 시작하고 싶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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