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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자, 인간의 과학사 - 과학자는 누구인가? 사람과 사람이 맞닿는 과학사의 순간들 ㅣ 한 컷 교양 과학 시리즈 3
최성우 지음 / 지노 / 2024년 12월
평점 :
<도서협찬>
소중한 책을 보내주신 지노 출판사(@jinopress) 에 감사드립니다.

과학자라고 하면 어떤 이미지가 떠오를까? 아인슈타인의 헝클어진 머리? 실험실에서 흰 가운을 입고 복잡한 실험을 하는 모습? 아니면 비범한 천재성으로 세상을 바꾼 사람들? 하지만 과학자도 결국 우리와 같은 ‘사람’이다. 실수를 하고, 좌절하며, 때로는 억울한 일을 당하기도 한다. 『과학자, 인간의 과학사』는 우리가 몰랐던 과학자들의 인간적인 면모와 그들이 겪은 흥미진진한 사건들을 풀어놓는다.

이 책에서 가장 흥미로웠던 점은 ‘불운한 과학자’들의 이야기였다. 수학의 천재였지만 젊은 나이에 요절한 갈루아, 프랑스 혁명 속에서 단두대의 이슬로 사라진 라부아지에, 그리고 천재적인 발견을 했음에도 상업적 성공을 거두지 못한 암스트롱까지. 뛰어난 업적을 남기고도 시대를 잘못 만나 인정받지 못한 이들의 이야기는 묘한 씁쓸함을 남긴다. 지금 우리가 당연하게 사용하는 과학적 지식과 기술 뒤에는, 이렇게 잊힌 과학자들의 희생과 좌절이 있었다는 사실이 새삼 와닿았다.

책을 읽다 보면 ‘과학자의 삶은 생각보다 고달프구나’라는 생각이 든다. 르블랑은 혁명으로 인해 발명품을 빼앗기고 극빈자로 생을 마감했고, 캐러더스는 나일론이라는 혁신적인 소재를 개발하고도 우울증에 시달리다 스스로 생을 마감했다. 심지어 일본판 ‘황우석 사건’으로 불리는 오보카타 하루코의 이야기는 최근의 사건이라 더욱 충격적이었다. 과학적 진실을 추구하는 과정이 때때로 얼마나 가혹한지, 그리고 과학자 개인이 얼마나 큰 부담을 지고 살아가는지를 다시금 생각하게 만든다.

과학자의 이미지라고 하면 흔히 ‘혼자 연구실에 틀어박혀 연구하는 천재’를 떠올리지만, 이 책은 그것이 편견임을 깨닫게 해준다. 실제로 과학은 혼자만의 작업이 아니라 다양한 관계 속에서 이루어진다. 형제 과학자, 부모와 자녀가 함께 연구한 사례, 심지어 과학자의 아내들이 연구에 끼친 영향까지. ‘과학도 결국 사람이 하는 일’이라는 당연하지만 쉽게 잊히는 사실을 일깨운다.

가장 흥미로웠던 부분 중 하나는 과학자의 윤리적 딜레마에 대한 이야기였다. 하버는 독가스를 개발해 많은 목숨을 앗아갔고, 하이젠베르크는 나치 독일에서 핵무기 개발을 맡았지만 일부러 연구 속도를 늦췄다는 의혹을 받는다. 과학은 순수한 학문처럼 보이지만, 결국 사회와 역사 속에서 그 역할이 결정된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과학자 개인이 어떤 선택을 하는지는 결코 단순한 문제가 아니다.

『과학자, 인간의 과학사』는 과학의 역사 속에서 묻혀 있던 인간적인 이야기들을 들려준다. 이 책이 특별한 이유는, 과학을 ‘지식’이 아니라 ‘사람’의 이야기로 풀어내기 때문이다. 단순한 업적을 나열하는 것이 아니라, 과학자의 삶과 감정, 선택이 어떻게 과학기술의 발전에 영향을 미쳤는지를 보여준다. 덕분에 과학에 대한 거리감이 줄어들고, 마치 한 편의 드라마처럼 흥미롭게 읽힌다.

책을 덮고 나면 ‘과학자도 우리와 똑같은 사람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이 특별한 이유는 과학의 역사 속에서 인간적인 순간들을 포착했다는 점이다. 연구 성과 뒤에 숨겨진 실패와 좌절, 과학자들의 사랑과 가족 이야기, 그리고 역사적 사건 속에서 그들이 내린 선택들. 우리는 그들의 성공뿐만 아니라, 실패와 고민까지도 배울 수 있다. 과학은 차가운 학문이 아니라, 사람의 감정과 욕망, 환경 속에서 성장해온 살아 있는 이야기라는 것을 새삼 깨닫게 된다.

『과학자, 인간의 과학사』는 과학을 공부하는 학생들에게도, 단순히 과학사를 알고 싶은 사람들에게도 추천할 만한 책이다. 과학자가 되는 길이 무조건 영광스럽고 화려한 것은 아니다. 하지만 그들의 이야기를 들여다보면, 어떤 길이든 인간적인 고민과 선택의 연속임을 알게 된다. 앞으로 과학이 발전하는 과정에서 어떤 선택을 해야 할지 고민하는 사람들에게 이 책은 큰 통찰을 줄 것이다. 과학은 결국, 사람을 이해하는 일에서 시작되는 것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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