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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의 쓸모 - 슬기로운 언어생활자를 위한 한자 교양 사전
박수밀 지음 / 여름의서재 / 2024년 12월
평점 :
<도서협찬>
책읽는 쥬리님(@happiness_jury) 서평단에 선정되어 여름의서재 출판사(@summerbooks_pub) 💕 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우리는 매일 무심코 단어를 쓴다. 하지만 그 단어의 뜻이나 유래를 진지하게 고민해본 적이 몇 번이나 있을까? ‘흐지부지’, ‘젬병’, ‘도무지’처럼 익숙한 말들조차 그 뿌리를 물으면 대답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언어는 생각의 틀이자 세계를 보는 창이라는 비트겐슈타인의 말처럼, 어휘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면 우리의 사고와 표현에도 한계가 생길 수밖에 없다.
한자는 단순히 과거의 유물이 아니라 지금도 우리가 쓰는 말의 뿌리다. 『한자의 쓸모』는 이 점을 유쾌하고도 깊이 있게 보여준다. 한자의 기원과 쓰임새를 통해 우리가 얼마나 풍성한 언어적 배경을 가지고 있는지를 알게 해주는 책이다. 한자를 배워야 한다는 막연한 당위에서 벗어나, 이 책은 한자가 얼마나 실용적이고 매력적인지 알려준다.
책을 읽으며 가장 인상 깊었던 점은 단어 하나의 차이가 얼마나 큰 차이를 만드는지 알게 된 순간이었다. 예를 들어, ‘의사’와 ‘열사’의 차이는 단순한 어휘적 구분이 아니라 역사적 맥락과 인물의 역할을 구체적으로 드러낸다. 의사 안중근과 열사 유관순. 이 두 호칭의 차이를 이해하는 순간, 우리가 사용하는 언어가 단순한 표현을 넘어 세상을 해석하는 도구라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저자는 단순히 한자를 배우는 법을 가르치지 않는다. 한자가 가진 스토리를 소개하며, 독자가 자연스럽게 어휘의 뿌리를 이해하도록 돕는다. '흐지부지' 같은 익숙한 단어가 사실 한자에서 유래했음을 알고 나면, 우리는 더 이상 단어를 피상적으로만 사용할 수 없게 된다. 언어에 담긴 맥락과 이야기가 우리의 사고를 깊게 만들어준다.
문해력 문제는 단지 단어의 뜻을 모르는 데서 끝나지 않는다. 우리가 사용하는 단어를 깊이 이해하지 못하면, 사고의 깊이도 얕아진다. 『한자의 쓸모』는 한자라는 도구를 통해 우리의 언어를 풍부하게 하고, 나아가 우리 삶의 지혜를 키울 수 있다고 강조한다. 요즘처럼 짧고 빠르게 소비되는 정보의 시대에 오히려 이런 책이 꼭 필요하다.
이 책은 한자가 가진 이야기로 가득 차 있다. 상상의 동물에서 비롯된 단어 '유예', '낭패'를 설명하는 부분은 특히 흥미로웠다. 단어 속 이야기를 알고 나니 단순한 어휘 학습이 아니라 역사를 배운 느낌이었다. 또한, '김치'가 한자에서 유래한 '침채'에서 비롯되었다는 설명은 우리의 전통 음식조차 언어의 역사를 품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 책은 단순히 한자와 관련된 지식을 쌓는 책이 아니다. 언어의 뿌리를 이해하면서, 자신을 돌아보고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준다. 글자를 넘어, 그 안에 담긴 인간의 마음과 역사를 들여다보며 독자는 더 넓은 시야를 얻게 된다.
『한자의 쓸모』를 통해 한자가 더 이상 어렵고 멀게 느껴지지 않는다. 단어 하나하나를 통해 우리는 과거와 현재를 잇고, 말과 문화의 세계를 넓혀간다. 이 책을 다 읽고 나면, 세상을 보는 눈이 확실히 달라질 것이다. 말은 곧 세상이다. 당신의 세상을 더 넓히고 싶다면, 이 책으로 시작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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