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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막한 독서 - 안나 카레니나에서 버지니아 울프까지, 문학의 빛나는 장면들
시로군 지음 / 북루덴스 / 2024년 11월
평점 :
#도서협찬
소중한 책을 보내주신 지음사이 출판사 @jiumwith_book 장미꽃향기님 @bagseonju534 신문섭 작가님 @kbtechpos7 께 감사드립니다.
한 번쯤은 고전 읽기를 결심했던 적이 있을 것이다. ‘죄와 벌’, ‘안나 카레니나’, ‘돈키호테’ 같은 제목만 들어도 어딘가 있어 보이는 책들. 하지만 막상 책장을 넘기기 시작하면 첫 장에서 머물다가 책을 덮어버리곤 한다. 도대체 이 고전들이 지금의 나와 어떤 연관이 있는 걸까? 책 앞에서 느끼는 막막함은 왜 이렇게 자주 찾아오는 걸까?
이 질문에 공감하는 사람이라면, 『막막한 독서』가 분명 답이 되어줄 것이다. 독서 모임을 15년 동안 이끌어온 저자 시로군(이시욱)은 고전 읽기에 관한 모든 막막함을 꿰뚫어 보며, 책과 독자가 자유롭게 만나는 방법을 제시한다. 책 읽기가 단지 지식을 쌓는 ‘해야만 하는 일’이 아니라, 우리의 감정과 일상을 풍요롭게 만들어줄 수 있다는 사실을 새삼 깨닫게 한다.
이 책에서 가장 인상적인 조언은 바로 ‘멍 때리는 독서’다. 펼쳐진 페이지 앞에서 조급해하지 않고, 천천히 머물며 나만의 감상을 키우라는 것이다. 이 방식은 저자가 릴케, 버지니아 울프 같은 작가들에게 배운 독서법이기도 하다. “빠르게 읽고 끝내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니다. 오래 바라보고 느끼는 것이 중요하다.”는 그의 말은 독서의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준다.
『막막한 독서』는 단순히 고전을 소개하는 책이 아니다. 저자는 각 작품 속에서 눈에 띄는 장면, 숨겨진 디테일을 포착해 우리의 관점을 넓혀준다. 예를 들어, 『안나 카레니나』 속 안나를 단역의 시선으로 바라보며 그녀의 진정한 모습을 탐구하거나, 『변신』의 벌레로 변한 주인공을 통해 권력에 맞서는 인간의 본성을 해석한다. 이 책은 ‘읽어야 한다’는 부담감을 내려놓고, ‘읽고 싶게’ 만드는 마법 같은 힘이 있다.
15년 동안 300여 권의 책을 함께 읽은 독서 모임의 경험이 이 책에 고스란히 녹아 있다. 같은 책을 읽고도 각기 다른 해석과 감상을 나누는 대화의 과정은, 독서를 단지 혼자만의 일이 아니라 소통의 장으로 바꾸어 준다. 독서는 책과 독자의 만남이기도 하지만, 나아가 사람과 사람 사이의 연결고리가 될 수도 있다는 걸 이 책은 보여준다.
『막막한 독서』를 읽으며, 나는 자연스레 몇 권의 고전을 다시 읽고 싶어졌다. ‘돈키호테’의 진실된 박치기, ‘안나 카레니나’의 단역을 통해 본 그녀의 모습, 그리고 ‘필경사 바틀비’의 “안 하는 편을 택하겠습니다”라는 문장이 마음에 새겨졌다. 읽었던 고전들이 새롭게 다가오는 경험은 독서의 또 다른 기쁨이었다.
이 책은 독서가 단지 빠르게 소비해야 하는 정보가 아님을 깨닫게 한다. 책 앞에서 천천히 멈추고, 그 안에서 자신만의 해석을 만들어가는 과정이야말로 진정한 독서의 본질이라는 것을. 『막막한 독서』는 고전 읽기의 즐거움과 그 과정에서 발견할 수 있는 다양한 풍경을 선물해준다.
『막막한 독서』를 덮고 나면 당신은 책 읽는 방법을 넘어, 책과 대화하는 법을 배우게 된다. 그 과정에서 자신만의 새로운 세계가 열릴 것이다. 이제 더 이상 고전 앞에서 주눅 들 필요가 없다. 그저 멍하니 책 앞에 앉아, 시로군이 알려주는 방식대로 한 페이지씩 천천히 머물러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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