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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소진하지 않는 관계의 말들
강은하 지음 / 테라코타 / 2024년 10월
평점 :
우리는 매일 수많은 대화를 주고받는다. 그런데 가끔은 아무리 열심히 설명해도 상대방이 내 진심을 이해하지 못하거나, 한마디 실수로 분위기가 어색해질 때가 있다. 중요한 회의나 발표 자리에서는 긴장 때문에 실수를 반복하기도 한다. 말로 인해 생기는 갈등과 오해, 이를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
『나를 소진하지 않는 관계의 말들』을 읽으며 가장 먼저 느낀 건, 말하기가 어렵다고 느끼는 건 나 혼자만의 고민이 아니었다는 것이다. 저자인 강은하 작가는 10만 명이 넘는 사람들과 만나며 그들의 말하기 습관을 관찰했다고 한다. 놀랍게도, 이들 대부분이 ‘완벽한 말하기’를 꿈꾸면서도 하나 이상의 말 습관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책을 읽는 내내 공감과 위로를 받을 수 있었다.
책은 우리에게 말하기의 기술을 알려준다. 특히 “음성 잉여 표현”에 대한 이야기가 기억에 남는다. 어색한 침묵을 메우기 위해 내뱉는 “음…”, “어…” 같은 말들. 나도 발표를 할 때마다 자주 이런 소리를 냈던 것 같다. 저자는 “침묵조차 전략”이라고 말하며, 음성 잉여 표현을 줄이는 연습 방법을 소개한다. 발표를 앞둔 이들에게는 바로 적용 가능한 팁이 많았다.
책을 읽으며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은, 말을 잘한다는 것이 단순히 유창하게 말하는 게 아니라는 점이었다. 저자는 “다정함이 말의 힘을 배가시킨다”라고 강조한다. 상대방을 배려하는 말투와 태도가 관계의 품격을 높이고, 결과적으로 나의 이미지를 더 긍정적으로 만들어준다는 것이다. 특히, 상대를 부드럽게 리드하는 “호칭 사용”과 “2초의 여유”는 지금부터라도 당장 실천해 보고 싶었다.
책에서는 복식호흡의 중요성도 다룬다. 복식호흡은 단순히 목소리를 크고 선명하게 만드는 것뿐 아니라, 긴장을 완화하고 말의 흐름을 부드럽게 만들어준다. 저자의 조언대로 짧게라도 매일 연습을 한다면, 말하기가 조금 더 편해질 것 같다. 발표 때 목소리가 떨리거나 말이 빨라지는 사람들이라면 꼭 시도해 보길 추천한다.
말하기는 단순한 기술 이상의 것이다. 상대와의 관계를 더 깊고 건강하게 만들어주는 도구이기도 하다. 『나를 소진하지 않는 관계의 말들』은 단순히 말을 잘하는 방법을 넘어, 나와 상대를 모두 배려하는 대화법을 제안한다. 저자가 실제 강의와 코칭을 통해 얻은 생생한 사례들이 책에 녹아 있어 실용적이고 흥미롭게 읽을 수 있다.
단어 하나를 바꾸는 작은 노력, 말을 시작하기 전 3초만 생각하는 여유. 이런 사소한 변화가 내 말하기의 이미지를 완전히 바꿀 수 있다. 특히, “쉼이 주는 여유”를 배운 것은 큰 수확이었다. 가끔은 침묵이, 군더더기 많은 말보다 훨씬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이 책은 완벽한 말을 요구하지 않는다. 오히려 실수를 인정하고 연습을 통해 조금씩 나아지는 과정을 존중한다. 말하기에 대한 부담감을 줄이고 싶다면, 이 책을 한 번 펼쳐보는 건 어떨까? 아마도 당신의 말투와 태도, 그리고 자신감까지 바뀌게 될 것이다.
소중한 책을 보내주신 테라코타 출판사 (@terracotta_book)💕 에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