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과 미래를 다시 생각하다

하나의 세포로부터 - 우리 안의 우주를 탐험하는 생명과학 오디세이
벤 스탠거 지음, 양병찬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24년 9월

살다 보면 문득 스스로의 존재에 대해 생각하게 되는 순간이 온다. "나는 어디에서 왔을까?"라는 질문 말이다. 우리 모두 하나의 세포에서 시작했지만, 그 과정이 얼마나 경이롭고 복잡한지에 대해서는 쉽게 잊고 살아간다. 벤 스탠거의 『하나의 세포로부터』는 바로 이 질문에 대한 답을 과학적, 생물학적으로 탐구하며 그 길을 따라가는 책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가장 큰 깨달음을 얻은 부분은 우리가 너무도 당연하게 여겼던 ‘세포 분화’라는 과정이 얼마나 복잡하고 경이로운지 다시 한 번 깨닫게 되었다는 점이다. 하나의 세포가 수조 개로 나뉘어 우리가 눈으로 보는 인간이 되기까지, 그 세포들은 어떻게 스스로의 역할을 알고 움직일까? 이 과정은 우리가 살면서 직면하는 수많은 문제와 닮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가끔은 목표가 없어진 듯 느껴질 때, 나도 그저 무작정 살아가는 것처럼 보일 때가 있는데, 이 책을 읽고 나면 세포처럼 나의 역할을 찾아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암세포의 발생과 건강한 세포 사이의 경계를 설명하는 부분은 굉장히 인상적이었다. 왜 어떤 세포는 건강하게 자라면서, 또 다른 세포는 암으로 변질되는지에 대해 깊이 있게 탐구한다. 단일세포의 오작동이 어떻게 암으로 이어지는지를 설명하면서, 이 과정을 통해 우리가 현재 겪고 있는 여러 질병을 더 잘 이해할 수 있게 해준다.

 

책의 후반부에서는 줄기세포와 재생의학에 대한 설명이 이어지는데, 이 부분을 읽으면서 의학의 미래에 대해 새로운 시각을 갖게 되었다. 우리는 지금 기술이 점점 발전하고 있지만, 그 속도에 맞춰 우리의 윤리적 고민이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현실을 느낄 수 있었다. 재생의학이 정말 질병을 완전히 없앨 수 있을까? 그렇다면 그 과정에서 발생할 윤리적 문제는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

 

벤 스탠거는 과학적 탐구와 함께, 생명의 신비와 그것이 인간에게 주는 의미를 깊이 있게 풀어내고 있다. 이 책을 통해 우리 스스로가 얼마나 놀라운 존재인지 깨닫게 된다. 세포가 어떻게 소통하고 협력해 하나의 유기체를 만드는지에 대한 설명은 마치 하나의 연극을 보는 듯했다. 세포들이 각자 자신의 역할을 완벽히 수행하는 모습을 읽다 보면, 우리 사회의 모습과도 비교하게 된다.

 

이 책을 읽고 나서 가장 큰 교훈은 우리가 "단순한 존재가 아니라는 것"이다. 세포는 그 자체로 작은 우주이며, 그 안에서 벌어지는 일들은 끊임없는 협력과 소통의 결과물이다. 나 자신도 하나의 세포에서 시작해 지금의 나로 성장했다는 사실이 새삼 경이롭게 느껴진다.

 

과학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이 책은 반드시 읽어야 한다. 벤 스탠거는 과학적 사실을 바탕으로 생명에 대한 철학적 성찰까지 이끌어낸다. 읽다 보면 내가 얼마나 복잡하고 경이로운 존재인지 알게 될 것이다. 생명의 기원에 대한 의문과 그에 대한 답을 찾는 여정을 이 책과 함께 시작해보길 권한다.

웅진지식하우스(@woongjin_readers) 💕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