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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지키는 용기 - 자책하는 나 무기력한 나를 위한 심리 코칭
설경인 지음 / 유노라이프 / 2024년 9월
평점 :
살다 보면 누구나 겪는 순간이 있다. 내가 나를 지키고 있는지, 아니면 스스로에게 상처를 내고 있는지 헷갈릴 때가 말이다. 그럴 때 『나를 지키는 용기』는 작은 빛이 되어 다가온다. 무기력감과 공허감에 빠진 날 일으켜 세우기 위해선 어떤 용기가 필요할까?

많은 이들이 그렇듯, 나 역시 무기력감에 빠져본 적이 있다. 그냥 아무것도 하기 싫고, 뭘 해도 무의미하다는 그 감정 말이다. 그런데 그게 단순히 나약함 때문일까? 이 책을 통해 알게 된 건, 무기력함은 우리를 보호하기 위한 하나의 반응이라는 점이다. 무기력은 그 자체로 몸과 마음이 보내는 신호라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책은 무력감, 무기력감, 그리고 공허감이라는 세 가지 감정을 조목조목 설명한다. 처음에는 이 감정들이 억압된 상태를 그대로 받아들이는 게 정말로 좋은 방법인지 의문이 들었다. 하지만 책을 읽을수록, 그 감정을 무조건적으로 부정하기보다는 자연스럽게 느끼고, 있는 그대로 직면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점을 점차 이해하게 되었다.

저자는 자신의 경험을 통해 무기력과 무력감의 본질에 대해 진솔하게 이야기한다. 정신과 의사이면서도 스스로가 무력감에서 자유롭지 않았다는 이야기는 공감을 이끌어냈다. 많은 책들이 무기력감에서 벗어나기 위한 강한 의지와 결심을 강조하지만, 이 책은 그런 방식이 아닌, 조금 더 다정하고 유연한 접근을 제안한다.

그렇다면 이 책이 제시하는 해결책은 무엇일까? 그것은 바로 나를 미워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의 나를 바라보며, 내가 느끼는 무기력함과 공허함조차도 나의 일부로 받아들이는 것. 이는 고통을 외면하거나 무작정 극복하려는 게 아니라, 오히려 그 감정을 이해하고 끌어안는 작은 용기에서 출발한다.

사실, '나를 사랑하라'는 다짐은 말로는 쉽지만 실제로 실행하기란 쉽지 않다. 이 책의 특별함은 그런 다짐을 요구하지 않는다는 데 있다. 억지로 긍정하려고 애쓰지 않아도 된다는 것. 내면의 나와 마주하고, 그 감정에 솔직해지는 것만으로도 우리는 이미 첫걸음을 내디딘 것이다.

읽는 내내 나 자신에게 던진 질문은 단 하나다. ‘나는 나에게 얼마나 따뜻한가?’ 감정을 억누르거나 미워하기보다, 나 자신에게 좀 더 부드럽고 온화하게 다가가는 연습이 필요하지 않을까? 이 책은 그런 연습의 시작을 알려준다.

내가 나를 지킬 수 있는 용기, 그것은 특별한 힘이나 결심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다. 지금 이 순간 내 앞에 놓인 감정들을 받아들이는 작은 용기. 이 책은 그 용기가 얼마나 중요한지 차분하게 일깨워준다.
우리는 모두 완벽하지 않다. 그 불완전함을 인정하고, 자신에게 따뜻하게 다가가는 법을 배운다면, 그 자체로 충분히 가치 있는 삶을 살아갈 수 있다. 『나를 지키는 용기』가 당신의 마음에 작은 용기를 심어주기를 바란다.
출판사(@uknowbooks)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