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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아웃의 종말 - 우리는 왜 일에 지치고 쓸모없다고 버려지는가
조나단 말레식 지음, 송섬별 옮김 / 메디치미디어 / 2023년 2월
평점 :
🔖 "일을 좋아할 필요는 없어, 그러니까 일인 거지."
- 조지 말레식
🖋️많은 사람들이 일과 직업을 자신과 동일하게 봅니다. 그래서 일에 몰두하고 야근과 휴일 근무 등을 통해 헌신하는 것을 모범적인 직장인의 모습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열심히 일했던 사람 중 일부는 무기력, 피로감, 우울증, 좌절감 등을 호소하는 '번아웃 증후군'에 걸리기도 합니다. 이로 인해 삶에서 실패했다고 느끼기도 합니다. 과연 번아웃이란 무엇일까요? 우리는 왜 일에 지쳐가야만 하는 것일까요? <번아웃의 종말>은 바로 이런 의문으로부터 시작합니다.
📖<번아웃의 종말>의 저자 조나단 말레식은 전직 대학교수이자 작가입니다. 종신교수로 안정된 급여와 여유로운 일상을 보내던 그에게 어느 날 갑자기 삶이 무기력하게 변해버리는 번아웃이 찾아왔습니다. 학생들이 자신에게 배워가는 게 아무것도 없는 것 같았고, 그는 수업 준비라고는 거의 하지도 않은 채 간신히 수업 직전에 강의실에 들어갔습니다. 비참함이 느껴졌던 저자는 결국 교수직을 그만둡니다. 그리고 자신을 괴롭혔던 번아웃에 대해 연구하기 시작합니다.
🔖넓이(모든 사람이 약간은 번아웃을 겪는다고 느낀다)와 깊이(어떤 사람들은 심각한 번아웃 때문에 더는 일을 할 수 없다)의 필요성 사이의 균형을 잡으려면, 번아웃이 상태가 아니라 스펙트럼이라고 생각해야 한다.
📖우리는 일반적으로 번아웃을 겪고 있는 사람과 번아웃이 아닌 사람으로 나누려고 합니다. 하지만 저자는 번아웃과 아닌 것 사이에 명확한 구분선이 없다고 이야기합니다. 서로 관련된 다양한 강도로 나눌 수 있는 스펙트럼으로 봐야 한다는 것입니다. 우리는 우리가 실제로 하는 일이 우리가 하고 싶었던 일에 못 미칠 때 번아웃을 겪게 됩니다.
📖저자는 이를 서로 반대쪽으로 쓰러지려는 두 개의 죽마로 이야기합니다. 각각의 죽마는 우리가 하는 일의 이상과 현실을 상징합니다. 두 개의 죽마는 서서히 멀어지며 V자로 벌어지게 됩니다. 처음에는 낮은 정도의 번아웃 또는 일시적인 형태의 번아웃이 발생하는 것입니다. 그러다가 새로운 과제가 생기고, V자가 또다시 크게 벌어져 아주 오랫동안 제자리로 돌아오지 못하면 결국 부러지고 말 것입니다. 이는 심각한 번아웃 상태에 빠지게 되는 것을 의미합니다.
🔖"번아웃은 노동자의 인간성을 존중하지 못한 윤리적 실패의 결과물이다."
📖저자는 <번아웃의 종말>을 통해 번아웃이 지난 50년간 증가한 문화적 현상이라고 말합니다. 그리고 그 밑바탕을 이루는 것은 일을 신성시하는 문화라고 주장합니다. 특히 1970년 이래 계약직 노동자들이 늘어나고 서비스 업종에 종사하는 근로자들에게 시간과 감정에 대한 요구가 높아졌다고 지적합니다. 지치고 무력해진 사람들에게 오히려 일에 몰두하라고 그 책임을 개인으로 돌리는 것입니다.
🔖번아웃은 궁극적으로 상대방의 인간적 존엄성을 존중하지 않은 결과물이다.
그러므로 우리의 질문은 단순히 "내가 나의 번아웃을 어떻게 막을 것인가?"가 아니라
"내가 당신의 번아웃을 어떻게 막을 것인가?"가 되어야 한다.
📖번아웃 문화에서 벗어나 우리가 서로의 가치를 존중하고 일의 방향성을 재정립하기 위해서는 어떤 노력이 필요할까요? 저자는 번아웃 문화가 남긴 상처를 치유하는 방법은 우리와 마찬가지로 번아웃을 향해 가는 타인과 공감하고 연대하는 것이라고 이야기합니다. 그리고 그 연대라는 것은 나의 고통과 기쁨이 타인의 것과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을 아는 것임을 의미합니다.
🖋️이제는 우리 스스로 질문을 던져야 할 때입니다. 일을 할 수 있는지, 수행의 정도와 관계없이 인간으로서 지니는 존엄성을 최우선에 두는 문화를 조성할 준비가 되어 있는지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