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능은 어떻게 단련되는가?
제프 콜빈 지음, 김정희 옮김 / 부키 / 201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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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반 부분은 간단한 주장을 말하기 위해 많은 양의 근거를 제시한다. 그래서 충분하다는 느낌도 있었지만 지루하다는 느낌이 강했다. 고로 이 책의 실질적인 내용은 5장부터 시작된다고 봐도 무방할 것 같다.
5장은 신중하게 계획된 연습에 대하여 서술된다. 특별히 개선할 필요가 있는 부분을 예리하게 찾아내어 그 부분만 집중적으로 훈련하는 것. 노력하면 이루어진다는 것이지만 중요한 것은 어떻게 노력했는가에 달려있다고 말한다.

위인들의 사례를 열거하는 마지막 부분은 살짝 루트번스타인의 <생각의 탄생>을 읽는 느낌이 들었다.

책이 전반적으로 시사하고 있는 바는 결국 재능은 타고 나는 것이 아니고 우리의 노력 여부에 따라, 방식에 따라 달려있다고 말한다. 아주 체계적인 연구들을 통하여 무척 신빙성있게 다가온다. 사실이든 아니든 나 또한 믿음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며 이 방식을 믿는 사람들, 그리고 이 책을 보는 사람들이 긍정적인 방식으로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재능을 갈고 닦을 수 있도록 노력할 수 있게 열정을 심어주었으면 한다.


나도 이 책을 통해 나의 공부계획에 적합한 방식을 찾아볼 수 있을 것 같다. 생각해보면 공부란 것은 끊임없이 계속되어야 하는 것이며 그 방식은 사람마다 전부 다르다. 부족한 것도 다르고 추구하는 것도 다르기 때문에. 그래서 각자가 생각한 키우고 싶은 능력치를 정하고 계획해서 공부를 해나가야지 성공한 사람들의 공부방법만을 무작정 좇는 것은 어리석은 짓이다. 신영준 박사의 저서 <완벽한 공부법>에서도 같은 내용이 나온다. 내가 부족한게 무엇인지 스스로 파악하는 메타인지를 가져야만 제대로 된 성장이 가능하다고 한다. 다시 한번 그것을 되새기고 나의 능력치를 끌어올릴수 있을 공부방식을 계획해야겠다. !


p 94
학생들은 혼자 하는 연습의 중요성을 확신하는 만큼 그것이 힘들고 지루한 과정이라는 사실도 순순히 인정했다. 각각의 활동에 필요한 노력의 양으로 평가했을 때, 혼자 하는 연습은 재미 삼아 연주하거나 다른 사람들과 함께하는 합주보다 더 많은 노력이 들었다...
혼자 하는 연습이 실력 향상의 핵심이라는 점은 모든 학생들이 이해하고 있었다. 그것이 쉽거나 재미있다고 생각하지는 않았지만, 그렇게 할 수 있는 시간은 얼마든지 있었다. 이런 점에서 세 집단 학생들은 모두 같았다. 차이가 있다면 일부 학생들이 그 연습을 더 하기로 결정했다는 점이다. 그리고 그런 학생들의 실력이 훨씬 좋았다.

p 109
신중하게 계획된 연습은 성과 중에서 특별히 개선해야 할 필요가 있는 특정 부분을 예리하게 찾아내 그 부분만 집중적으로 훈련하는 것이다. 그런 예는 얼마든지 있다.... 위대한 성과자들은 자기가 하는 활동의 전 과정에서 특정 부분만 따로 데어 그 연습에만 집중한다. 그 부분의 실력이 향상되면 다음으로 넘어간다.
(수없이 반복할 수 있다 / 끊임없이 결과에 피드백을 받을 수 있다 / 정신적으로 상당히 힘들다 / 별로 재미는 없다)

p 164 (프랭클린 훈련법)
먼저 프랭클린은 자신이 고른 글을 읽고 각 문장의 의미를 자기가 이해한 대로 기록했다. 그러곤 며칠 뒤에 그 기록을 보고 각 문장의 의미를 자기 문장으로 바꿔서 표현했다. 한 편의 글이 완성되면 자기가 쓴 글을 원래 글과 비교해 가며 "실수를 찾아내 고쳐 쓰기를 반복"했다.

프랭클린은 훌륭한 글의 핵심이 글의 구성임을 깨닫고 구성 능력을 향상시킬 방법을 생각해 냈다. 우선 그는 앞서처럼 각 문장의 의미를 간단히 기록했는데, 이번에는 낱장의 종이에 따로 작성했다. 그런 다음 그 종이들을 아무렇게나 섞어 글의 내용이 생각나지 않을 때까지 몇 주 동안 한쪽에 밀쳐놓았다. 때가 됐다 싶으면 새로운 글을 쓴다는 기분으로 그 종이들을 원래대로 배열했다. 여기서도 이 작업이 끝나면 원래 글과 비교하여 "많은 실수를 찾아내 바로잡았다."

p 167
가장 먼저 할 일은 자기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분명히 깨닫는 일이다. 여기서 핵심은 ‘무엇‘이 아니라 ‘깨닫기‘이다. 뛰어난 성과를 달성하기까지는 아주 오랜 시간이 걸리고 많은 희생이 따른다. 따라서 거기에 전념하지 않고 무언가 이루어지기를 바랄 수는 없다. 당신이 무엇을 원하는지 분명하게 파악하라.

p 230
청소년이나 이제 막 성인이 되는 시점에 "모범 창조자는 해당 분야의 전문 지식을 쌓느라 이미 10년을 투자했고 거의 최고가 되기 직전의 수준에 이르렀다. 가족이나 지역 전문가들에게는 더 이상 배울 것이 없었으며, 같은 길을 걷는 뛰어난 인재들 사이에서 자신을 검증해 보고 싶은 강한 충동을 느낀다."

p 233
가장 탁월한 창조자들은 시종일관 자기가 선택한 분야에 완전히 몰두하고, 그 분야에 관한 방대한 지식을 쌓으며, 끊임없이 자신을 한 방향으로 내몰면서 그 일에 평생을 바친다.

p 260
즉 ‘격려하는‘ 및 ‘지원하는‘환경에 속하는 학생들은 자기 공부에 훨씬 더 집중하고 관심을 기울였으며, 열의도 많았다.
블룸이 조사했던 가정들은 아이들을 격려하는 분위기였고, (부모들은 아주 어릴 때부터 아이들의 호기심을 키워 주고 아이들의 질문에 성심껏 대답했다.) 안정된 환경에서 아이들에게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또한 부모들은 아이들의 연습을 돕는 데 일정 시간을 할애했다.

p 296
"모든 분야에서 이들 대다수는 자신들이 만난 첫 번째 교사로부터 무엇이든 빨리 배우는 아이라고 인정받았다. 그들이 정말 그런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최초의 교사로부터 들은 ‘무엇이든 빨리 배우는 아이‘라는 속성은 주요한 동기부여의 원천이 되었다. 교사는 곧 그 학생을 ‘특별한 학생‘으로 대했고, 그런 대접을 받는 학생은 이를 매우 소중한 경험으로 여겼다."

p 302
당신이 하려는 것을 진정 마음 깊은 곳에서부터 원해야 한다. 신중하게 계획된 연습은 엄청난 투자이기 때문이다. 위대한 성과를 이루려면 일생을 건 가장 큰 투자를 감행해야 한다. 즉 당신 삶의 상당 부분을 그 목적 달성을 위해 전적으로 헌신해야 한다는 말이다.

당신은 진정 무엇을 믿는가? 이 문제에 관하여 당신에게 선택권이 있다고 믿는가? 만일 당신이 하루 몇 시간씩 몇 년 동안 지속적으로 강도 높은 집중력을 발휘해 적절하게 설계된 연습을 한다면, 성과가 점점 향상되다가 결국 최고 수준에 이르게 될까? 그렇다고 믿는다면 적어도 당신에게는 연습을 통해 뛰어난 성과를 달성할 기회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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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은 책 어디에 밑줄을 긋는가 - 고수들의 미니멀 독서법
도이 에이지 지음, 이자영 옮김 / 비즈니스북스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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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담에 대한 시시한 이야기를 늘어놓는 것 같아서 뻔하지 않나라는 생각을 했다.

경제 경영에 별 관심은 없으니 다른 책에 응용하면 되겠지만...

책에 밑줄을 그을 때 자신에게 거부감이 드는 글에 밑줄을 그으라 했던 것이 인상적이었다.


p 016
만약 누군가가 책을 읽고 난 후 감상을 물었을 때 재미있다, 재미없다로 답을 하고 있다면 주의가 필요하다. 책의 감상을 말할 때에는 책에서 무엇을 느꼈는지, 자신의 세계를 넓히는 데 어떤 도움을 받을 수 있을지에 대해 이야기해야 한다.

p 023
‘맞아, 내가 생각한 그대로야‘라는 느낌이 드는 부분에 줄을 그어서는 안 된다. 왜 안되는지 의문이 생길 것이다. 내 생각이나 신념을 뒷받침해주는 문장을 읽으면 기분이 좋아지고, 신나게 밑줄을 긋고 싶어진다. 하지만 그런 마음과 행위는 그저 단순한 ‘자아도취‘일 뿐이다.
내가 ‘옳다‘는 사실을 확인해 봤자 힘을 키울 수 있는 양식이 되지는 않는다. 오히려 새로운 생각이나 노하우를 받아들이지 못하는 편협함에 자신을 가둘 위험이 있다. 반대로 읽었을 때는 다소 거부감이 들지만 어딘지 모르게 신경 쓰이는 문장이 있다. 이런 문장과 만났을 때에는 두 눈 딱 감고 밑줄을 그어 보기 바란다.

p 052
해야 할 과제와 주제가 확실하다면, 관련이 있는 부분을 찾아서 그 부분을 중심으로 읽으면 된다. 다시 말해, ‘명확한 목적‘이 있느냐 없느냐에 따라 독서의 질과 읽는 시간이 달라진다. 목적과 관계가 있는 정보만을 읽으면 되기 때문에 읽는 속도가 저절로 빨라진다.

p 162
나는 다 알고 있다고 자랑해 봤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거기서 어느 수준으로 설정을 하면 베스트셀러가 되는가를 배우는 것이 능력 있는 비즈니스맨이다. 결국 배움이란 유추하는 것이다. 다른 세계의 것을 받아들여 나의 세계에 적용해 어떤 성과를 내려고 하는 것. 그렇기 때문에 유추로 아무것도 볼 수 없다면 독자로서 무능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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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택적 필사의 힘 - 작가의 생각지도를 훔쳐라!
이세훈 지음 / 북포스 / 201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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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글을 쓰기 위해서는 좋은 글들을 따라 써보는 노력이 필요하다. 물론 아무런 생각없이 쓰는 게 아니라 작가가 어떤 식으로 생각하며 썼는지. 구성방식에 대해 의식하며 필사하라한다.
보여지는 글들의 더 높은 층계를 바라보고 그 창조의 과정을 의식하며 나의 생각들로 재탄생하는 방식은 나의 작업에 있어서도 필요한 행위이다. 이런 것을 표현하기 위해 무엇을 생각하고 이런 방식으로 표현했을까. 그 효과는 어떠했는가.

나도 내가 닮고 싶은 작가들을 추려 그들의 생각지도를 들춰보는 노력을 해보아야겠다.


p 6
작가의 생각이 담긴 글의 구조를 파악한 후에 핵심 문장을 ‘선택적‘으로 필사하면 그 효과가 배가 된다. 작가의 생각 패턴을 반영한 명문장이나 논리적으로 구성된 문단의 고유한 구조를 파악하고 자신의 것으로 체화해야 한다. 명문장에 담긴 삶의 통찰을 돋보이게 하는 것은 그 문장이 갖고 있는 고유한 구조다. 그러므로 구조를 먼저 철저하게 파악하고 필사함으로써 그 구조와 핵심 내용을 체화하는 것이 글쓰기로 가는 지름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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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문장의 구조를 먼저 파악한 이후에 베껴 쓰는 또 다른 이유는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는 데 적합한 단어를 선택하기 위해 어휘력을 늘리는 데 있다. 감동적인 시와 소설 속에 담긴 아름다운 표현과 어휘들을 베껴쓰면서 자신의 것으로 만드는 연습이 필요하다..
정리하자면 명문장의 구조를 먼저 파악하고, 핵심 문장을 필사한 후에, 바꿔 쓰고 고쳐 쓰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 이후에 자신만의 문장 구조를 바탕으로 시나 실용문을 써보는 과정을 통해 작가로 거듭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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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꿈을 가진 사람이나 인세를 물려받기 위한 수단 외에도 필사의 목적을 분명히 할 필요가 있다. 필사는 본문을 처음부터 끝까지 무작정 베껴 쓰는 게 아니라, 마음에 와닿는 구절을 옮겨 적는 것이어야 한다. 중요 구절을 찾기 위해서는 책 읽는 시간을 투자하고, 맥락에 맞게 중요한 단어나 구절을 뽑아내는 과정이 전제되어야 한다.

p 36
단도직입적으로, 본인이 쓰고 싶은 분야의 전문 작가가 쓴 책을 선택적으로 필사하기 바란다. 단순하게 베껴 쓰는 기계적인 필사를 말함이 아니다. 우선 한 꼭지를 이루고 있는 문단의 틀이 어떻게 구성되어 있는지 체크하면서 꼼곰하게 옮겨 써보라. 보통 문단의 제일 처음과 끝에 중심 문장이 배치되니, 그 사실을 의식하면서 옮겨 쓰기를 시도하라.

다음으로 저자가 주장하는 중심 문장과 중심 준장의 메시지에 대해 근거를 제시하거나 부연 설명을 하는 뒷받침 문장이 무엇인지 구분하며 필사를 진행하라. 필자가 열거한 관점만 가지고 꾸준하게 필사해도 문단의 구조가 눈앞에 드러나게 된다. 문단의 구조가 어느 정도 눈에 보이거든 한 문장을 표현하는 수식어나 어휘들의 사용법과 표현법을 의식하면서 차근차근 필사하라. 꾸준하게 필사하다보면 문장을 쓰는 방식에도 익숙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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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생각지도 훔치기 3단계
1
1. 작가의 생각지도를 예상하며, 문단별 중심 문장 찾기(밑줄 긋기)
2. 제목을 염두에 두고,, 문단의 처음이나 끝을 중심으로 핵심 문장 찾기

2
1. 생각의 흐름을 의식하며, 중심 문장을 선택적으로 필사하기 (요약하며 내용 파악)
2. 글의 흐름을 느끼면서 어색하거나 핵심에서 빠진 문장이 있는지 점검하기
3. 핵심 3~5문장 찾기 : 앞서 필사한 중심 문장 중에서 선택
4. 중심 문장을 직접 필사

3
1. 핵심 문장을 근거로 문단 구조 분석하기
2. 문단의 구조를 파고들며, 작가의 생각지도 파악하기
3. 작가의 생각지도에 살을 붙여 간단한 글을 써보면서 생각지도 훔치기

p 135
시인의 생각과 감정을 최소한의 단어로 압축하여 다양한 의미와 해석을 불러일으켜야 하므로 일반 글들보다 탄탄한 구조가 필요하다.
베껴 쓰기에서 창작의 세계로 입문하기 위해서는 필사하되, 의식적으로 유명한 시인이 창의적으로 구축해놓은 시의 구조와 틀을 파악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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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는 의미 부여의 미학이다.당신 주변에 너무 평범해서 주목받지 못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의 이름을 살짝 불러주기 바란다. 평범한 일상에도 의미를 부여하여 행복을 건져 올리려는 소망으로 시를 꾸준하게 필사해보기 바란다.

p 210
<태백산맥>의 조정래 작가는 필사가 ‘글의 내용을 되새김질하는 과정‘이라고 했다. 글의 내용을 곱씹어보면서 행간의 의미를 읽어낼 수 있는 생각의 힘을 키워준다는 의미다.

중요한 구절을 따라 쓰면서 문장의 깊은 뜻을 이해하고, 베껴 쓰면서 그 상황을 떠올려 감정을 이입하고 공감할 수 있다. 그 구절을 깊게 이해하면 자신의 생각을 덧붙여 다른 스토리로 확장할 수 있는 장점도 있다.

하지만 단순하게 베껴 쓰기만 한다고 해서 글쓰기가 완성되는 것은 아니다. 훌륭한 문장을 필사하되 표현의 일부를 바꿔 쓰기 하면서 응용하는 능력도 길러야 한다. 작가의 생각지도가 담긴 문장의 기본적인 구조를 유지하되 자신만의 언어로 고쳐쓰면서 수정하는 능력도 갖추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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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식의 인간 vs 기계 - 인공지능이란 무엇인가
김대식 지음 / 동아시아 / 201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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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인공지능의 발달 역사와 함께 머지않은 미래에 도래하게 될 인공지능의 시대에 대해, 그리고 그 위험성에 대해 말하는 책이다. 뇌과학으로 유명하고 활발히 활동을 하고 있는 김대식 교수의 책이라 예전부터 관심이 갔던 책이었다.


하지만 사실 앞부분이 내게 그렇게 흥미 있게 다가오진 않았다. 컴퓨터와 뇌의 차이점을 분석하며 어떻게 다른가를 서술하는데 인공지능이 탄생하기까지의 역사를 소개하는 과정이 생각보다 지루했다. 물론 내 주관이다. 그리고 그렇게 해서 탄생되어진 인공지능의 학습기술 '딥러닝'에 대해서도 상세히 밝혀낸다. 인공지능에 대해 현재 알려진 모든 것을 알려준다. 물론 상세한 정보는 아니라서 우리 같은 일반인 입문자들이나 학생들이 읽기 수월한 느낌이었지만, 오히려 그렇기 때문에 쓰여진 지식들이 피상적인 느낌도 없지 않아 있었다.


그렇지만 책의 중후반부는 흥미로웠고 두렵다는 느낌이 많이 들었다. 시대가 변하고 기술의 발전은 우리에게 득이 될지 실이 될지 알 수 없다. 그러한 과도기 지점에 있는 우리들은 변동하는 세계에 발빠르게 맞춰가지 않는다면 도태되어 버리고 만다는 것이다. 가치로 판단이 되어지는 자본 사회에서 기계에게 나의 가치마저 빼앗겨 버린다면 마르크스가 표현한 대로 아무런 능력이 없는 잉여인간이 되는 것이다. 그렇기에 더욱 준비해야 한다. 인간만이 할 수 있는 마지막 방편을 향해..


각종 기업에서 다양한 시뮬레이션을 해보았던 결과는 하나같이 인류멸망이라는 종착역에 도달한다고 한다.... 미래가 그런 방향을 제시한다면 지금까지의 인류가 그랬듯이 새로운 종을 인정하고 열등하지만 또 하나의 종으로서 그러한 종의 변화를 받아들여야 하지 않을까... 불쾌한 느낌이 들긴 하겠지만...


그래서 특히 마지막 결론 부분이 무척 맘에 들었다. 기계에게 인간이 왜 필요한지 납득이 가도록 인간은 해로운 생명체가 되어선 안된다는 말. 거시적으로 본다면 그것이 지구를 위한 것이고 모두를 위한 것이다. 인류의 보존을 위해서라도 인간이 올바른 행동을 하게 된다면 그때는 정말 밝은 유토피아적 세계에 살 수 있게 되지 않을까?

아무렴 지금의 나는 기계와는 차별화된 인간만이 할 수 있는 일을 하도록 노력해야겠다.


p 103
생각과 언어를 봤을 때 상당히 다양한 생각들이 동일한 단어로 맵핑될 수가 없겠죠. 왜냐하면 생각의 숫자가 언어의 숫자보다 훨씬 더 많으니까요. 따라서 단어만 보고 역으로 ‘어떤 생각을 했었는가?‘라는 재구현 역시 불가능합니다.

p 177
당연히 뇌는 무엇인가를 계산을 하고 그 일부만을 언어로 표현하는데, 언어로 표현할 수 없는 모든 걸 우리가 적분해서 합쳐서 직감이라고 이름을 붙여준거라고 생각합니다.

p 272
인공지는 기반의 기술이 분명 특이점을 만들 것인데, 이 시점이 언제인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확실한 것은 200년 후가 아니라 10~30년 남짓 남았다는 거죠. 하지만 우리는 여전히 일상을 즐기던 칠면조들처럼 ‘지금까지 일어나지 않았으니 앞으로도 일어나지 않을 일‘이라고 착각하며 살고 있지는 않나요?

p 308
하나 알 수 있는 것은, 언제든지 상황을 냉철하게 분석하고 세상을 정확하게 파악해서 무엇이 필요하다고 최대한 빨리 결론을 내서 거기에 빠르게 적응할 수 잇는 능력을 키워야 한다는 것입니다. 즉, 세상을 항상 현실적으로 냉철하게 분석할 수 있는 능력과 자신의 능력을 분석할 수 있는 솔직함, 결론이 났을 때 실천할 수 있는 노력정신 말입니다.

p 313
튜링이 걱정했었던 점은 이것입니다. 기계에게 특별한 지능이 있어도 인간은 믿어주지 않을 거란 거죠. 다르게 생겼으니까. 아무리 기계에게 인공지능이 생겨서 ‘나는 생각한다. 고로 나는 존재한다‘라고 말해도 ‘네 조상이 전자레인지인데 무슨 지능이 있을까‘라며 무시할 거예요. 그건 새로운 인종차별이라 볼 수도 있습니다. 확인할 수도 없고 검증할 수도 없지만 인간은 서로 믿어주는 것처럼, 아무리 질문을 해도 인간과 기계를 구별할 수 없다면 기게도 지능과 자아를 가지고 있다고 믿어줘야 한다는 거죠. 그렇지 않으면 그건 차별이라는 겁니다. 그냥 기계이기 때문에 지능이 없다. 이렇게 우리가 인공지능을 만든다는 건 사실 튜링테스트를 통과하기 위해서 기계는 사람을 속일 수 있는 방법을 배워야 한다는 거에요.

p 322
그러다가 어느 한순간 인간을 놓고 질문을 하게 됩니다. ‘인간은 지구에 왜 있어야 되나?‘ 이때 인간이 만든 ‘인간의 존엄은 절대적이다‘는 설득력을 잃을 것입니다. 강한 인공지능은 좀 더 객관적인 근거를 찾겠죠. 그때 인류는 딱히 할 말이 별로 없습니다.

p 344
유일하게 좋은 시나리오는 강한 인공지능이 그나마 ‘지구에 인간이 있는 것이 좋다‘라는 결론을 내게 하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지금부터라도 우리가 해야 하는 일은 우리가 미래 기계의 평가 수준에 맞도록 행동하는 것입니다.

p 350
앞으로 닥칠 미래가 있는데 인간이 이미 기계 같은 삶을 살고 있다면, 기계한테 100퍼센트 집니다. 결국 우리가 기계에게 이기기 위해서는 인간다운 삶을 살아야겠죠. 다시 말해, 내가 하는 일이 이미 기계 같다면 살아남을 수 없습니다. 따라서 인간이 가진 유일한 희망은 ‘우리는 기계와 다르다‘입니다. 그 차별화된 인간다움을 가지고 살아가면 되지 않을까 하는 희망을 가져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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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과 6펜스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38
서머셋 몸 지음, 송무 옮김 / 민음사 / 200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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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가의 영혼을 특별히 지니고 태어난 사람이 존재할까? 그렇다면 그 특별한 영혼은 평범한 사람이 보았을 때 어떻게 받아들여질 수 있을까? 또 그들은 무엇을 위해 그런 감각을 갖춘 채 태어났을까?


나는 해설을 보기 전 까지는 제목이 의미하는 바를 이해하지 못했다. 책의 해설부에서 달은 신비롭고 찬란한 영혼의 세계를 은유하고 6펜스는 세속적이고 현실적인 세계를 표현한다고 말해준다. 그리고 이 책은 그 두 세계 사이에서 갈망하게 만드는 어느 예술가의 예술혼에 관한 이야기이다. 어쩌면 우리들은 모두 찰스 스트릭랜드처럼 각자의 예술혼을 갈망하는 영혼을 가지고 있을지도 모른다. 표현하는 방식이 다를 뿐, 저마다의 영혼이 존재하고 그것과 얼마나 친밀해지는가에 대해 사회는 예술가로 그들을 규정지을 수 있는지도 모른다. 책의 주인공인 찰스 스트릭랜드는 안정적인 직장과 단란한 가정, 남부러울 것 없는 환경 속에서 돌연 자취를 감추고 만다. 수소문해서 찾아낸 끝에 그는 주변 인물들의 예상과 달리 여자와 함께 있지도, 속세의 쾌락에 찌들어 있지도 않았다. 그가 허용한 쾌락은 그저 내면으로부터 끌어져 나오는 영감의 표출이 전부인 것 같았다. 오로지 그 하나만을 가지고 그 남자는 문명의 흐름을 벗어나 유유히 살아간다. 그리고 스트릭랜드는 돈도 없고 몸도 쇠약해지며 정상적인 생활을 할 수 없는 지경에까지 이르게 된다. 그러나 그의 내면은 결코 나약하지 않았다. 내면에서 우러나오는 영혼에 충실하고자 하였으며 그 외의 것들은 그에게 모두 무가치한 것으로 받아들여졌으리라. 그렇기에 죽어가는 그를 블란치와 스트로브가 살려주었을 때도, 그를 사랑했던 블란치가 자살했을 때에도 무덤덤한 태도에 그친다. 그의 가치관은 질병과 죽음은 삶을 살아가는 것에 있어서 당연한 것이라 느꼈기에 조금의 미동도 있지 않았다. 그렇기에 자신의 죽음을 목전에 두고서도 의연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자신의 삶의 가치를 내면의 예술 표현에 전부 바쳤기 때문에.


나는 아직까지도 혼란스럽다. 예술과 윤리정신에 관한 문제를 다룬 이 소설은 여러 물음들을 이끌어 주었다. 스트릭랜드가 그러한 결과물을 남겨 놓지 않았더라면, 세간의 인정을 받지 못했더라면. 세상은 그를 괴짜취급하며 무시하고 그의 아내도 그를 계속 증오했을 것이다. 그렇기에 인간은 세속적인 욕망으로 치우쳐지는 것이 아닌가 싶다. 요즘 시대에서는 특히 더욱... 어떻게 보면 이 작품에서 묘사된 배경의 시대였기 때문에 가능한 예술성이라 인정받아진 것이 아닐까. 지금에서야 드는 생각도 시대착오적인 행동이라고 밖에 느껴지지 않는다. 하지만 그를 왠지 모르게 이해할 수 있었다. 

p 191
사람들은 아름다움이라는 말을 너무 가볍게 사용한다. 말에 대한 감각이 없어 말을 너무 쉽게 사용함으로써 그 말의 힘을 잃어버리고 있다. 별것 아닌 것들을 기술하면서 온갖 것에 그 말을 갖다 쓰기 때문에 그 이름에 값하는 진정한 대상은 위엄을 상실하고 만다.

p 197
습관이 오래되면 감각도 무뎌지게 마련이지만 그러기 전까지 작가는 자신의 작가적 본능이 인간성의 기이한 특성들에 너무 몰두하는 나머지 때로 도덕의식까지 마비됨을 깨닫고 당혹스런 기분을 느끼는 때가 있다. 악을 관조하면서 예술적 만족감을 느끼는 자신을 발견하고 약간 놀라기도 한다. 하지만 정직한 작가라면, 특정한 행위들에 대해서는 반감을 느끼기보다 그 행위의 동기를 알고 싶은 마음이 더욱 강렬하다는 것을 고백할 것이다. 작가는 논리를 갖춘 철저한 악한을 창조해 놓고 그 악한에게 매혹당한다. 비록 그것이 법과 질서를 능멸하는 일이 될지라도 그렇다.

p 198
작가는 악당을 만들어 내면서 자기 안에 깊이 뿌리박고 있는 본능을 만족시키고 있는 것이 아닐까. 자기가 창조해 낸 인물에 살과 뼈를 부여함으로써 작가는 다른 식으로는 방출될 수 없는 자신의 본능에 생명을 부여하고 있는 셈이다. 작가의 만족이란 하나의 해방감인 것이다.

p 206
우리는 무의식적으로, 상대방에 대한 나의 의견을 상대방이 얼마나 존중해 주느냐에 따라 상대방에게 미치는 나의 힘을 측정하는 경향이 있다. 자신의 힘이 미치지 못하는 사람들은 싫어한다. 그처럼 사람의 자존심에 아픈 상처를 주는 것은 없을 테니까.

p 211
사람은 누구나 세상에서 홀로이다. ...
우리는 마음 속에 품은 소중한 생각을 다른 이들에게 전하려고 안타까이 애쓰지만 다른 이들은 그것을 받아들일 힘이 없다. 그래서 우리는 나란히 사고 있으면서도, 나는 남을 이해하지 못하고 남도 나를 이해하지 못한 채로 함께 어울리지 못하고 외롭게 살아갈 수밖에 없다. 우리는 마치 이국 땅에 사는 사람들처럼 그 나라 말을 잘 모르기 때문에 온갖 아름답고 심오한 생각을 말하고 싶어도 기초 회화책의 진부한 문장으로밖에는 표현할 길이 없는 사람들과 똑같다. 머릿속에는 전하고 싶은 생각들이 들끓고 있음에도 기껏 할 수 있는 말이라고는 <정원사 아주머니 우산은 집 안에 있습니다> 따위인 것이다.

p 259
인격이 없었다? 다른 길의 삶에서 더욱 강렬한 의미를 발견하고, 반 시간의 숙고 끝에 출세가 보장된 길을 내동댕이치자면 아무래도 적지않은 인격이 필요했을 것이다. 게다가 그 갑작스러운 결정을 후회하지 않으려면 더더욱 큰 인격이 필요할 것이다. 하지만 나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정말 아브라함이 인생을 망쳐놓고 말았을까? 자기가 바라는 일을 한다는 것, 자기가 좋아하는 조건에서 마음 편히 산다는 것, 그것이 인생을 망치는 일일까? 그리고 연수입 일만 파운드에 예쁜 아내를 얻은 저명한 외과의가 되는 것이 성공인 것일까? 그것은 인생에 부여하는 의미, 사회로부터 받아들이는 요구, 그리고 개인의 권리를 어떻게 생각하느냐에 따라 저마다 다를 것이다.

p 304
부인은 유행을 따랐을 뿐이겠지만 이 다양한 빛깔들이야말로 실은 남태평양의 한 섬에서 어느 가난한 화가가 가졌던 꿈에서 비롯한 색깔들이라는 것을 알고나 있을까?

p 314
그는 기본적으로 자기가 거부하는 세계의 기준을 인정하지 않는다. 그가 자신의 행동에 대해 양심의 가책을 느끼지 않는 것은 파렴치하기 때문이 아니라 그것이 자신의 양심의 기준에 어긋나지 않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그는 세상 윤리를 부인한다기보다 그보다 더 근본적인 윤리를 따르고 있다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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