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허의 1/4 - 2004 제28회 오늘의 작가상 수상작
한수영 지음 / 민음사 / 2004년 6월
평점 :
품절


 

 

룹알할리, 룹알할리 …

나는 룹알할리에 갈 것이다.

 

라는 꿈을 꾸는 여자가 있다.

그녀는 류머티즘 관절염 환자이다.

통증보다 천근만근 무거운 몸이 견디기 힘든 그녀는 아파트 관리사무소 여직원이다.

 

80%는 불치라고 봐야 합니다. 하지만 꾸준히 치료하면 더 나빠지는 건 막을 수 있죠.

 

20% 더 나빠지지 않기 위하여 그녀는 통원치료와 민간요법이란 요법은 모두 써보았지만,

남은 것은 부작용으로 엄청나게 불어난 몸 뿐이다.

그러던 중 사우디아라비아, 그중에서도 룹알할리 사막의 쨍쨍한 햇볕이 류마티즘 관절염에 최고라는 말을

보일러실에서 일하는 장씨 아저씨에게서 듣게된다. 그 때부터 그녀는 룹알할리라는 꿈을 꾸게 된 것이다.

 

과도한 노동으로 그악스럽고 사나워진 엄마와 월급의 1/3을 보내야하는 요양원에 있는 언니를 가진 그녀에게

룹알할리 사막으로 떠나는 꿈과

룹알할리, 룹알할리 …

나는 룹알할리에 갈 것이다. 라는 그녀의 주문은 구원일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아라비아 반도를 20% 차지하고, 세계에서 2번째로 큰 최대의 사막인 룹알할리,

그 사막의 또 다른 이름은 ''공허의 1/4.'' 이라고 한다.

이렇게 책 제목에 대한 궁금증이 조금 풀린다.

 

" 고마워요, 아줌마, 이제 조금만 있으면 우주선이 완성될 거예요. 그럼 나를 안드로메다로 날아가게 해 주세요. "

" 정말 내가 마법사라는 걸 알고 있었니? "

 

여주인공과 또 다른 꿈을 꾸는 아이와 남자.

죽은 엄마가 단지 안드로메다로 되돌아갔다고 믿는 아이가 있다.

죽은 아버지를 찾아 아버지의 꿈인 세탁소를 함께 하고 싶다는 남자가 있다.

남자는 아파트내 음식물쓰레기며 잡일을 담당하는 바아보 남자이다.

 

나는 한참동안 남자의 눈을 들여다본다.

낙타의 속눈썹처럼 남자의 그것도 길고 빽빽하다.

내가 이 남자를 좋아하고 있는 건가? 갈피를 잡을 수가 없다.

분명한 것은 이제 나의 낙타가 되어줄 사람은 이 남자밖에 없다는 사실이다.

 

바아보 남자에게 결국 마음을 열 수 밖에 없는 여자와 아이.

아무도 그들에게 주목하지 않기 때문이다.

세 사람은 제각각 꿈을 꾼다. 어쩌면 우리와 닮아 있는 그들을 응원한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세상은 그리 녹록치 않타.

남들에게는 보잘 것 없는 그들이기에 더욱 더 그렇다.

그녀는 결국 해방과 자유를 선택한다.

 

 

2004년 오늘의 작가상 수상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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