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룡소 창작 그림책 44 - 네 등에 집 지어도 되니?
장선환 글, 그림

공룡 좋아하는 아드님이라 공룡책이 무지 반가운가봐요.
절로 싱글벙글~ 시작이 좋으면 더할나위 없이 더 좋겠죠?!
그런데 제목이 무척 흥미로워요~
" 네 등에 집 지어도 되니 ? "
알로사우루스가 뒤돌아 보며 뭐라고?! 크앙~!! 하네요~ ㅋ
이런 발칙하고 당돌한 질문을 하는 주인공은 누구일까요?!

표지의 작은 새 같은 작은 익룡 아누로그나투스 부부가 그 주인공이에요.
아누로그나투스(Anurognathus)
쥐라기 후기(약 1억 6,000만년 전 ~ 1억 4,500만년 전), 유럽에서 서식한 익룡이다.
날개를 폈을 때의 총 길이는 약 30cm~50cm이다. 체중은 3g~7g정도 나갔을 것으로 추정된다.
주로 곤충 등을 잡아 먹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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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나무 꼭대기에 멋진 집을 지은 아누로그나투스 부부.
그런데 바로 시련이 닥쳐옵니다.
브라키오사우루스가 삼나무와 함께 아누로그나투스 부부의 집까지 먹어버렸어요.


작은 익룡 부부는 다시 집 지을 곳을 찾아야 했어요.
새로운 보금자리를 찾아 떠나는 이 장면!
<한반도 공룡 점박이>의 한 장면을 떠오르게 하는 멋진 풍경이에요.
이 장면을 시작으로 영화같은 멋진 구도가 펼쳐집니다.

절벽에 집을 지으려고 하는 작은 익룡 부부에게 프테로닥틸루스가 시끄럽게 울어대며 쫓아냅니다.
프테로닥틸루스의 날개부분과 무리들의 다양한 동작들이 인상적이에요.

작은 익룡 부부는 결국 집 지을 곳을 찾지 못했어요.
" 공룡들도 곤충들 때문에 잠을 잘 못자는 것 같아. "
" 정말이네 ! 그럼, 우리 큰 공룡 등에 집을 지을까?
우리가 저 귀찮은 곤충을 잡아 먹어 주면 더 좋아할걸! 그리고 우린 작고 가벼워서 신경도 안 쓸 거야. "
곤충들과 작은 익룡의 크기가 조금은 짐작이 됩니다.
기생공룡이 되기로한 순간인데 참 로맨틱한 달밤이네요. :)

다음날, 작은 익룡 부부는 드리오사우루스를 찾아갔어요.
예쁜 등에는 집을 지을 수 없다고 해서 패쓰~
디플로도쿠스도 찾아갔어요.
디플로도쿠스는 성가신 듯 쫓아내서 패쓰~
떨어진 삼나무 열매를 먹고 있는 캄프토사우루스도 찾아갔어요.
먹느라 대꾸도 않해서 패쓰~
먼저 등에 집을 지으라는 엘라프로사우루스도 만났어요.
알고보니 작은 익룡 부부를 먹고 싶어서였어요.
점점 지쳐 갈 때쯤 스테고사우루스를 만났어요.
스테고사우루스에게 허락을 받고 드디어 집을 지어요.
그런데!
케라토사우루스가 나타났어요.!
남자아이들이 열광하는 장면이 아닐까? 싶네요.
아드님도 가장 눈을 반짝이며 보았던 부분이에요~
효과음 넣어주시면서 읽어주세요~ ㅋ
스테고사우루스의 등에 위험을 느낀 작은 익룡부부는 모두가 가장 무서워하는 알로사우루스를 찾아갔어요.
하지만 바로 잡아먹으려고 하는 알로사우루스를 피해 도망가기 바빴죠.
더 날아다닐 힘조차 없는 작은 익룡 부부.
" 내가 틀렸어. 공룡 등에 집을 짓는 건 멍청한 생각이었어. "
그 때, 둘이 앉아 있던 커다란 바위가 스르르륵 움직였어요.

알고보니 바위가 아니라 신혼집을 삼나무와 함께 먹어버린 그 브라키오사우루스 였어요.
" 내 등에 집 지을래 ? "
얼마후 브라키오사우루스 등에 아주 작은 집이 생겼어요.
그리고 사랑스러운 아누로그나투스 새끼들도 태어납니다.
작은 익룡가족과 브라키오사우루스는 늘 함께하는 좋은 친구가 되었답니다.
영화같은 구도, 역동적인 컷으로 생동감을, 남성적인 힘이 느껴지는
직선적인 표현이 무척이나 인상적인,
그러면서도 파스텔과 색연필로 섬세하고 꼼꼼하게 채색된 정성가득한 작품집이에요~
비룡소의 책들을 보면 종이와 인쇄의 질이 대단히 뛰어난 단행본들이 있어요.
몇권 만난 전래동화 시리즈가 그랬구요. 이 책 또한 종이와 인쇄질이 예술이에요. !

글과 그림을 그린 장선환 작가님이 궁금해 졌어요.
비룡소 전래의 오정희 작가님과 나무꾼과 선녀를 그리셨네요.
이 책을 위해서 공룡 연구를 참 많이 하신 것 같아요.
보통 단조로운 공룡의 옆모습 그림을 많이 보게 되는데, 캄프토사우루스, 디플로도쿠스 등
공룡들의 동작들을 보면 다양한 각도에서 보는 모습이라 보는내내 더 집중하게 되요.
드리오사우루스의 무늬나 배경의 고생물과 곤충들의 묘사까지
한장 한장~ 자세히 들여다 보는 책이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