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쟈의 러시아 문학 강의 19세기 - 푸슈킨에서 체호프까지 로쟈의 러시아 문학 강의
이현우 지음, 조성민 그림 / 현암사 / 201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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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전공자의 기품을 잊지 않으면서도 친절한 길잡이. 생소해 겁먹었던 러시아 문학인데, 옛이야기처럼 펼쳐지는 강의에 푹 빠져, 앉은 자리에서 다 읽어 버렸어요. 로쟈님 글만큼 말도 유려하시다던 소문대로, 굉장한 달변이신 듯! :) 감사한 마음에 평을 남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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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속사회 - 쉴 새 없이 접속하고 끊임없이 차단한다
엄기호 지음 / 창비 / 201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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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통의 원인은 관계의 단절이 아닌 '관계가 짐'이라는 데서 기인한다. 자유의 최고봉은 무엇을 할 자유가 아니라 '함'으로부터 물러설 수 있는 자유다. 이 쉼을 통해서만 인간은 자신의 내면을 만들 수 있다. 그래서 아무것도 하지 않을 자유는 귀족들만이 누릴 수 있는 특권이라고 하지 않던가? 정수 씨에게서 무엇보다 박탈된 것은 함으로부터 물러설 자유, 즉 쉼-고독의 시공간이다.

소년소녀 가장들, 가족을 위해 이주노동을 떠나는 사람들에게 근대는 아직 도래하지 않은 현실이다. 개인화라는 말은 '관계'를 달팽이처럼 지고 살아가는 이들의 삶과 경험을 배제하고 있다. (p.18)

말은 그것이 이행되었을 때엔 점검이 뒤따라야 하고 혹은 이행되지 않았을 때엔 사과가 '이행'되어야 한다. 지금의 냉소와 절망은 아무것도 이행되지 않는 사회가 됨으로써 필연적으로 맞닥뜨리게 되는 결과일 수 있다. (p.25)

'사냥꾼의 사회 (지그문트 바우만)' . 사냥감이 되지 않기 위해 동일성에만 숨어들게 되면서 우리의 경험은 축소되고 성장의 기회는 봉쇄된다. 이것이 사냥꾼의 사회에서 우리가 추구한 안전의 댓가다. (p.61)

아파트 - 가족은 밀쳐지고, 이웃은 당겨졌다. (p.124)

자유는 시장자본주의자들이 말하는 것처럼 내가 하고 싶은 것을 '선택'하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 내가 하고 싶은 것을 할 때 그는 자율적 주체가 아니라 욕망의 노예일 뿐이다. 그 욕망이 자신에 의해 점검된 것이 아니라 사회적으로 만들어진 것이라면 더욱 그렇다. (p.138)

우리는 '자기가 되기' 위해 늘 무엇인가를 해야한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우리는 '함'의 과잉상태에 빠져 있다. 우리는 늘 뭔가 하는 것을 통해 자기 존재 가치를 증명해야 한다. 뭐라도 해야 한다. 이것이 '함'의 과잉상태이며 사람들은 이런 '함'에 소진해 있다.
'함'이 지나칠수록 인간에겐 생각할 틈이 줄어든다. 생각할 공간, 즉 내면 따위는 사라진 지 오래이기 때문이다. (p.140)

'함' 에서도 특히 우리를 소진하게 하는 것은 하는 척하느라 분주한 '함'이다. 우리의 일상은 이러한 '하는 척의 함' 으로 가득 차 있다.(p.144)

'점검하는 삶'은 멈추는 것을 통해서만 가능하다. 자신의 확신을 괄호로 묶고 타인의 말을 경청하는 삶이다. 초조함은 이런 점검하는 삶을 불가능하게 한다. (...) 삶의 목표와 방향에 대한 총체적 점검에서 초조함을 대체한 것이 '관리'다. 내 삶 그 자체에 대해서는 돌아보지 않는 대신 이미 설정된 목표와 방향 내에서 제대로 과업이 수행되는지 아닌지를 감시, 관리하는 일만이 남게 된다. (p.236)

통치는 개인이 이 초조함을 개인적인 감정상태로 받아들이게 함으로써 초조함의 원인으로 자신의 부족을 탓하게끔 조장한다. (p.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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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송 선생님이 다시 찾은 우리 문화 유산 이야기 샘터 솔방울 인물 2
한상남 지음, 김동성 그림, 최완수 감수 / 샘터사 / 200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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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송 선생의 생애도 감동인데, 김동성 작가의 그림과 간송 소장품들이 사진으로 들어가 있어 적절하다. 다만 글은 좀더 풀어 쓰였으면 어린 독자들이 읽기에 더 좋았을 것 같긴 하지만, 현명한 어린 독자들은 간송에 대해 충분히 느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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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전
김규항 지음 / 돌베개 / 200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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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에 관한 가장 흔한 오해 가운데 하나는 예수가 무조건적인 용서를 설파했다는 것이다. '오른뺨을 때리면 왼뺨도 갖다 대라'는 그의 말 (마태 5:39)은 불의와 폭력에 대한 무기력한 순응을 강요하는 데 활용되어 온 가장 유명한 경구다. 그러나 오늘 좀더 섬세한 시각을 가진 사람들은 예수의 이 경구가 오히려 저항의 의미를 담고 있음을 알아챈다. 사람은 대개 오른손잡이다. 오른손은 '바른손'이며 고대사회에선 더욱 그랬다. 그래서 일반적으로 뺨을 때린다는 건 오른손으로 상대의 왼뺨을 때리는 것이다.
그런데 예수는 "오른뺨을 때리면" 이라고 했다. 손바닥이 아니라 손등으로 때렸다는 말이다. 손등으로 뺨을 때리는 행위는 당시 유다 사회에서 하찮은 상대를 모욕할 때 사용되곤 했다. 그렇게 모욕당한 사람에게 예수는 '왼뺨도 갖다 대라' 고 말한다.
'나는 너와 다름없는 존엄한 인간이다. 자, 다시 제대로 때려라' 하고 조용히 외치라는 것이다.
무조건적으로 용서하고 순응하라는 말이 아니라 오히려 단호하게 저항하라, 불복종을 선언하라는 것이다. (P.1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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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물정의 사회학 - 세속을 산다는 것에 대하여
노명우 지음 / 사계절 / 201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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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랄하면서도 따듯하다. 착한 삶과 착한 책을 강요하는 시대, `좋은 삶`을 궁구하는 `좋은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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