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훈 - 옛사랑 : The Story Of Musicians
Various Artists 노래 / Kakao Entertainment / 2006년 9월
평점 :
품절


재미있게도 이 앨범에는 '옛사랑'이 없습니다. 이문세 7집에 수록되었던, 개인적으로 생각하건데 이영훈이 만든 최고의 곡인 이 곡은...아이러니하게도 이 앨범에는 수록이 안되어 있단 말이죠.

(참고로, 저는 '90년대를 빛낸 명반 50'의 저자입니다. 이 50대 명반속에는 이문세 7집이 수록되어 있구요, 이 앨범 및 이 특별한 곡 '옛사랑'에 대해서 저희가 평해놓은 부분이 있습니다. 궁금하시면 사보세요^^)

이 앨범은 이영훈이 정말로 오랫만에 이문세라는 자신의 파트너를 떠나서 만든 앨범입니다. 80년대를 지나오며 엄청난 판매고로 발라드의 시대를 열었던 이들 파트너는 90년대 들어 만남과 결별을 반복했고,  아마도 이제는 서로의 갈 길을 가는 것으로 정리가 된 듯 싶습니다.

전제덕이 연주한 신곡 한 곡을 빼면 당연스럽게도 이 앨범의 모든 곡들은 이문세가 원래 불렀던 곡들입니다. 일종의 리메이크 앨범인 셈이죠. 그렇다면... 여기서 슬적 드는 생각. 그렇다면 여기서 '옛사랑'이란 혹시...이문세를 상징(오해는 마세요^^ 두 사람 다 가족이 있는 분들이죠. 영혼의 파트너라는 의미입니다.)하는 것일까요? 일종의 홀로서기를 위한 과거의 기억을 정리하는 앨범?

앨범의 속지를 펼치면 그런 생각이 좀 더 강해집니다. 앨범 속지에는 이영훈씨가 직접 쓴 곡에 대한 해설이나 소회가 담겨 있는데, 그는 이문세라는 이름을 거의 언급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몇몇 곡에서는 '이제야 내가 만든 의도대로 불리워졌다'는 표현을 씁니다. 물론 그것은 이제까지 나왔던  자신의 노래에 대한 질낮은 리메이크들에 대한 언급일수도, 부족한 연주에 대한 언급일수도 있지만, 제가 보기에 상당부분 그 화살은 이문세에게 향합니다. (특히 붉은노을 에서는 그 대상이 이문세임이 너무나 명확합니다)

무엇이 이들을 멀어지게 만들었는지는 모르겠습니다만, 또 제가 이문세의 오랜 팬이어선지 모르겠습니다만, 솔직하게 평하건데 이 리메이크 앨범은 그런 이별과 홀로서기의 선언이라고 말할 자격이 있는지 의심스럽습니다. 특히 몇 곡들에서는 과연 이영훈이 속지에서 비판하고 있는 '내가 관여하지 않은 질낮은 리메이크' 와 뭐가 다른가 싶은 형편없는 곡해석과 노래실력을 보여주고 있어서 그 제작의도를 무색하게 만듭니다.  (아무래도 이러한 부분들은 기획사측의 상업적인 의도가 많이 개입되었다는 의심을 지우기 힘듭니다. 그러나 스스로의 양심상 이런 의도는 배제하셨어야죠. 신인 작곡가도 아닌 한국 최고의 작곡가 중 한분이라는 분이요.)

예를 들어  '슬픈 사랑의 노래'의 해설을 보면 이영훈씨는 이소라가 처음 이 노래를 불렀던 때의 전율을 언급하는데, 그렇다면 대체 왜 이소라보다 훨씬 떨어지는 이 리메이크를 여기 넣어야 하는 걸까요?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죠.

아, 이러한 머리로부터의 불만들에도 불구하고, 어쩌겠어요. 그냥 이 노래들만 들으면 가슴이 벅차오르고,  80년대 이문세의 3집,4집, 5집, 6집과 함께 했던 사춘기가 떠오르는데... 이 앨범은 '영원한 사랑', '사랑이 지나가면', 기억의 초상' 트리오만으로도 제 세대에게는 충분한 구입의 가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 곡들은 분명 이문세가 보여주지 못했던 원곡의 놀라운 점들을 최대화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전제덕의 연주곡 '기쁨의 날들' 도 언급하지 않을 수 없겠죠.

상업적인 의도가 거슬리고, 특히 '아이돌 가수 출신이 부른'  한 곡은 도저히 용서할 수 없는 수준이긴 합니다만 (앨범을 들을 때마다 이 곡은 스킵합니다) 그럼에도 추억의 곡들을 새롭게 재해석한 몇 곡들만으로도 이 앨범은 요즘 제 필청 리스트에서 떠나지 않고 있습니다. 파트 2가 곧 나온다는데 기다려 봐야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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