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년대를 빛낸 명반 50
신승렬 외 지음 / 한울(한울아카데미) / 2006년 8월
평점 :
품절


안녕하세요? 책의 공동저자 중 한 사람인 신승렬입니다.

예전에는 알라딘에 '저는 이 책의 저자입니다'라는 메뉴가 있었는데 이제는 사라져서 저자와 직접 교류할 수 있는 공간이 없어진 듯 싶습니다. (혹시 아직 있다면 알려주세요. 옮기겠습니다)

위에서 아실 수 있듯이 저는 알라딘의 꽤 오래된 단골 고객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다른 곳에는 올리지 않고 이 곳에서 저희 책에 관심있는 분들께 몇 가지 말씀드리려고 합니다.

우선, 무슨 자격으로 이 책을 썼느냐고 물으신다면 말씀드릴 수 있는 것은, 이른바 문화비평가들보다는 그래도 저희가 자격이 있다고 생각한다는 답변을 드릴 수 있습니다. 책의 서문에서 국내에서 몇 안되는 '순수 한국 대중음악 비평가' 자격을 갖추신 가슴 운영자 박준흠님이 저희 대신 말씀해주시고 있듯이 한국에서 이른바 가요비평을 한다는 사람들의 대다수가 이른바 문화비평가 출신입니다.

이들은 대부분 청소년기에 한국 대중음악을 듣지 않고 자란 세대입니다. 그리고 민주화 시기의 문화담론 과잉시기에 문화담론을 쓰면서 음악평론에 접근한 세대이죠. 이들에게는 뿌리깊은 '팝음악 사대주의'가 깔려 있습니다. 즉, 한국의 대중가요는 서구 팝의 저급 모사물 이상이 될 수 없다는. 그래서 이들은 가요를 평할 만한 가요에 대한 애정이 없습니다.  이들 중 일부는 정치적 변혁기에 문화를 투쟁으로 바라봤던 그 시각 그대로 한국 대중음악을 평하면서 매우 왜곡된 담론들을 생산해 냈습니다. (그 가장 큰 피해자를 서태지라고 볼 수 있겠죠)

저희는 그래도 이 책에서 다루고 있는 90년대를 10대 후반부터 20대 중반 사이에 보냈던 이들입니다. 저희에게 가요는 이론서의 실습대상이나 서구 팝과의 비교대상, 혹은 정치나 문화비평 이론의 적용 대상이 아닌,

그냥 "한국 대중음악"이상도 이하도 아니었습니다. 우리가 너무나 사랑하는...이것이 첫 질문에 대한 저희의 대답입니다.

지금까지 한 이야기는 또 다른 예상되는 질문에의 답변이기도 합니다. "대체 너희의 기준은 뭐냐?" 간단합니다. 저희는 저희가 좋아하는 음악을 골랐습니다. 무책임하다구요? 책을 사서 뒷편의 색인을 찾아보시기 바랍니다. 감히 단언컨데 90년대에 활동했던 대중음악인 (가수 뿐만이 아닌 연주자와 작사,작곡자, 프로듀서를 총괄해서) 중 언급되지 않은 사람을 찾기 힘들 겁니다. 앞에서 이야기한 '가요평론가'연 하고 있는 문화비평가들보다 저희는 90년대에 훨씬 더 많은 한국 대중음악을 듣고 그에 대해 통신망을 통해 의견을 나눠 왔습니다. 이번 작업은 그 시절 저희가 나누었던 수많은 '내공대결'의 복기일 따름입니다.

보도자료에서 썼습니다만, 이제까지 90년대 대중음악을 다룬 대부분의 책들은 둘 중 하나였습니다. "서태지와 그 나머지들, 혹은 유사품"으로 극단적인 문화담론을 생산해 왔던 책이 있었고, 그 반대로 주류 가요시장을 철저하게 무시하고 인디, 혹은 저항가요만을 다뤄 온 정치과잉, 의식과잉의 책들이 있었죠.

저희는 그 어느쪽도 90년대에 대한 잘못된 복기이며, 그들이 무시해왔던 90년대의 주류 아티스트들, 이를테면 이승환이나 015B, 신해철, 윤상, 듀스 등이 제대로 된 평가를 받아야 마땅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이들은 물론 인기 가수였지만 그들의 응당 받아야 했던 음악적 평가는 언제나 위의 두 가지 담론들 속에 철저하게 무시되어 왔습니다. 저희는 그들에게 그들의 자리를 돌려주고자 했습니다. (이들 위주로 인터뷰를 한 것도 그러한 의도입니다)

책 값이 비싸게 책정된 것은 아쉽습니다. 저희 의도는 아니지만요. 하지만 감히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저희들 책이 대중음악을 진지하게 한 번이라도 생각해보신 분들, 혹은 90년대의 한국 대중음악이 지금보다 좋았다고 생각하는 그 시절 팬들에게 적어도 책값 이상의 만족은 드릴 수 있을거라는 겁니다.

감사합니다.

2006.8.23 저자대표 신승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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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세기소년 2006-09-27 16: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내 생각하고 참 비슷하네.. 하면서 쫒아와보니 90년대 명반 쓰신 분이시군요.. 전 네이버 블로그 당첨자거든요(10명 뽑아서 책 주셨죠.이건 아내 아이디). 그냥 반가워서 댓글 남깁니다. 건필하시길!

DJ뽀스 2007-01-08 14: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도서관에서 발견한 책인데 꼭 읽어보고 싶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