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독맨션 2집 - Salon De Musica
불독맨션 (Bulldog Mansion) 노래 / Kakao Entertainment / 2004년 8월
평점 :
품절


여름이 지나서 나왔다는 것이 아쉬울 따름이다.  이 앨범에는 많은 리뷰들이 다루듯이 라틴계열의 흥겨움도 있고, 진한 페이소스, 혹은 비장함까지도 있다. 세상의 축소판이라고 할 만하다. 그러나 이들은 슬픔이나 비장함까지도 그들만의 색깔로 그리 어둡지 않게 빚어내고 있다. 여기에 이 앨범을 걸작이라고 평가하기에 충분한 근거가 있는 것이다. 


참, 오래 걸렸다. 뽕끼를 걷어낸 진짜 괜찮은 팝음반을 이제야 한국에서 심심찮게 만나게 된 것이다. 언니네가 그렇고, 클래지콰이가 그렇고, 롤러코스터가 그렇다. 그리고 이 앨범은 그 중에서도 단연 뛰어나다. 불행하게도 롤러코스터가 이번 앨범에서 라틴음악의 느낌을 접목시키려다 롤러코스터도 아니고 제대로 된 라틴음악 느낌도 주지 못하며 실패한 반면, (참 실망스러웠다)  이들은 앨범 전체의 기조를 예전과 전혀 다르게 가면서도 자신들의 색깔을 잃지도 않았다. 이유는 뭘까?

롤러코스터는 애시당초 쿨한, 말 그대로 차가운 음악을 하는 이들이다. 이들의 음악은 정제됨과 간결함, 기계가 찍어내듯이 정확한 연주와 건조한 보컬로 규정된다. 열정과 즉흥성, 과잉의 정서가 지배적인 라틴음악과 애시당초 맞지 않았던 것이다.

반면, 불독맨션, 그리고 이한철의 음악은 라틴음악과 코드가 맞는다. 열정과 과잉, 라이브에서 진가를 발하는 오버와 애드립. 이는 라틴음악에 대한 정통적인 이해와 아주 좋은 화학작용을 일으키며 이번 앨범을 최고의 수준까지 끌어올린다.

아래 어느분이 좋은 리뷰를 해 놓으셨지만, 이 앨범의 백미는 뭐니뭐니해도 SOUL DRIVE 다. 이 곡은...정말 기적같은 곡이다.  세련된 편곡과 아련한 코러스, 복고적인 곡진행, 이한철의 열정적인 보컬이 너무나 멋진 조합을 이루며 뭐라 말할 수 없는 감동을 준다.

공짜 정신에 충만하여 MP3 이외에는 도저히 들을 수 없고, 목을 넘기는 맥주 한 잔은 돈주고 마셔도 문화생활에는 돈 한 푼도 못내겠다는 골수 문화치가 아니라면 기꺼이 돈을 지불해야 마땅한 앨범이다. 아마 이 앨범은 맥주 피쳐를 들이켜도 주지 못할 정신적 해방감을 듣고 있는 1시간동안 제공할 것이다.

*공신력을 의심할까봐 한마디. 필자는 예전에 모 음악잡지가 했던 한국 대중음악 명반 100선 선정위원 중 한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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