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딜리아니, 열정의 보엠 다빈치 art 2
앙드레 살몽 지음, 강경 옮김 / 다빈치 / 2001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한번에 hook, 끌리는 그림들이 있다. 마리 로랑생, 조지아 오키프, 샤갈, 그리고 아메데오 모딜리아니의 그림들. 미술을 전공하지 않았기 때문에 왜 모딜리아니가 뛰어난 지 잘 설명할 수 없지만 적어도 그가 피카소와 달리 여인을 아름답게 그릴 줄 아는 화가중의 한 사람이었다는 것은 말할 수 있다. 그리고 그 나른한 느낌. 그 블루스(blues)한 색깔. 그 황홀한 엑스터시.

다빈치에서 나온 art002 <모딜리아니, 열정의 보엠>은 친구의 한 사람이었던 시인ㆍ소설가 앙드레 살몽이 쓴 지극히 개인적인 모딜리아니의 전기이다. 읽는 사람에 따라 충분히 만족할 수도 있고 불만족할 수도 있는 전기라는 생각이 우선 든다.

이탈리아의 중산층 가정에서 태어나 그림을 그리기 위해 파리에 왔다 술과 마약, 여인에 중독되어 고독하고 비참한 삶을 살아가다 결핵성 뇌막염으로 36세에 죽은 모딜리아니의 삶은 예술가의 삶은 분명 그러그러할 것이다, 라고 짐작하는 일반 독자를 충분히 만족시킬 만큼 극적이다. 게다가 잘생긴 남편이 죽은 지 이틀 후 임신한 몸으로 투신자살한 잔느 에뷔테른느라는 여인까지 있었으니 말이다.

그러나 이미 알고 있었던 그 아름다운 전설을 버리고 치열하게 그림을 그렸던 한 화가의 현실로, 그 거품 아래로 깊이 파고 들어 그림 만큼의 감동 또한 글이 주기에는 이 책이 조금 부족하지 않았나…싶다.

내가 허투루 잘 못 읽은건지도 모르겠지만 글의 흐름이 물 흐르는 것처럼 자연스럽지 않아 읽기가 불편했다. 원래 그런걸까, 아니면 우리말로 고치면서 그렇게 된 걸까. 그리고 교정하면서 충분히 고칠 수 있었을 사소한 오자도 군데군데 보여서 눈에 거슬렸다. 별 거 아니지만 꽤 널리 알려진 그림 '아이를 안은 집시여인'이 빠진 이유는 뭘까.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모딜리아니의 그림 중의 하나인데.

뭐 하여튼 비싼 화집을 사지 않는다면 전체적인 그의 그림 세계는 절대 살펴볼 수 없었을 나 같은 평범한 그림 애호가(?)에게 이 책은 어느 정도는 만족스러운 선택이 될 것 같다. 무슨 말인지 짐작하지도 못할 어려운 해설서를 읽는 것보다는 그래도 전기가 훨, 나으니까.

참. 모딜리아니가 왜 돌을 훔쳤는 지는 책을 읽다보면 자연스럽게 알게 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