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걸작동화로 배우는 동화창작법
니시모토 게이스케 지음, 최현숙 옮김 / 미래인(미래M&B,미래엠앤비) / 2001년 2월
평점 :
품절


니시모토 게이스케가 쓴 <세계 걸작 동화로 배우는 동화창작법>은 어떻게 하면 동화를 잘 쓸 수 있는지 구체적인 작품을 예로 들어 가면서 1:1로 직접 독자에게 말하는 것처럼 쉽게 해설해 놓은 책입니다.

아무래도 저자가 일본인이다보니 정말 유명한 서양동화를 제외하고 모범답안으로 든 동화책들이 일본의 것이라는 단점이 있기는 하지만 그래도 좋은 책이라는 점은 변함이 없습니다. 동화라는 환상의 우물 안에서 끌어올리는 상상력이라는 이름의 두레박은 국적과 상관없이 우리에게 꿈과 감동을 선물하기 마련입니다. 그 꿈과 감동의 비법을 이 책은 친절히 가르쳐주고 있습니다. 또한 이 책은 세계 걸작 동화의 세계로 우리를 안내해주는 길라잡이의 역할 역시 하고 있습니다. 동화를 읽는 것은 좋아하지만 쓸 생각이 없는 사람이 읽더라도 충분히 만족할만큼 우리가 그동안 잊고 있었던 수많은 동화들을 구비구비 펼쳐 놓고 있습니다.

얼마전 <은하철도의 밤>으로 우리에게 널리 읽혀지고 있는 미야자와 겐지의 동화책 <첼로를 켜는 고슈>를 비롯하여 A. A. 밀른의 <곰돌이 푸우는 아무도 못말려> P. L. 트래버스의 <우산타고 날아온 메리 포핀스> 아스트리드 린드그렌의 <내 이름은 삐삐 롱 스타킹> 모리스 센닥의 <괴물들이 사는 나라> 같은 환상적인 책들이 좋은 문장의 한 예로 줄거리까지 실려있는 이 동화창작법을 읽으면 아이들 뿐만 아니라 나 또한 한번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에 가슴이 두근 반 세근 반 거릴지도 모릅니다.

그렇다면 과연 누구나 매혹당할 불후의 명작 아니 불후의 동화책을 쓸 수 있는 비법은 무엇일까요? 작가는 '무엇을 어떻게 그릴 것인가' '주제를 어떻게 잡을 것인가' '어떤 방법으로 그릴 것인가' '판타지 동화 어떻게 쓸 것인가' '인상에 남을 수 있는 마무리방법' 등에 관해서 말하고 있기는 하지만 사실 그 비법이라는 것이 차근차근 읽어 내려가다 보면 누구나 다 알고 있었던 사실을 다시 설명해 놓은 것에 불과하다는 것을 발견하게 될 것입니다.

그렇지만 과연 그럴까요? 우리보다 어린 사람들을 대상으로 동화책을 쓴다는 것이 과연 어른들을 대상으로 소설책을 쓴다는 것보다 정말 쉬운 것일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눈높이를 맞추어 어린이들이 좋아할만한 책을 쓴다는 것은 역시 너무너무 어려운 일입니다. 이미 우리는 다 큰 어른이 되어버렸기 때문이죠. 그렇기 때문에 '자신의 동화는 마음의 스케치라며 마음이 가는대로 작품을 썼던 미야자와 겐지도 더 많은 천진난만함과 유머를 지녀야 한다 단순화시켜라. 순박함을 가져라… 인과율을 드러내지 말아라' 라고 말했었다고 이 책에는 나와 있습니다. 무엇보다 동심을 잃지 않은 것이 중요합니다.

사실 무슨무슨 창작법이라는 제목이 붙은 책을 별로 신용하지 않는 편이지만 소설이나 시와 달리 정보가 부족한 동화의 세계를 그나마 자세히 소개해주는 이 책이 전 98%정도 마음에 들었습니다. 2% 부족한 것은 우리의 동화책이 한 편도 없기 때문이죠. 그렇기 때문에 이 책을 사서 읽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우리나라 말도 된 동화책들을 사서 읽는 것이라고 감히 말할 수 있습니다. 이런저런 동화책을 읽다보면 자연스럽게 잘 쓴 동화책을 구별할 수 있는 혜안을 가지게 되고 또한 잘 쓸 수도 있게 되는 법이니까요. 해마다 나오는 <우수창작동화 20>을 읽어보는 것도 동화책을 잘 쓸 수 있는 방법 중의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끝까지 다 읽고나면 창작에는 왕도가 따로 없는 것처럼 초보 동화작가 역시 쓰고 쓰고 또 쓰는 일만이 이제 남아있을 뿐입니다. 이 글을 읽는 당신 역시 부디 건필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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