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편에 나무에 매달린 3마리의 원숭이가 각기 다른 표정을 짓는 표지가 눈길을 끈다.
친구들 때문에 화가난 것 같은데 왜 제목은 '아빠 때문이야'인지 궁금증도 더해진다.
이 책의 표지를 보자마자 너무나 반가웠다.
내가 좋아하는 작가 이갑규님이 삽화를 그렸다고 되어 있어서 이 책이 더 기대가 되었다.
'아빠 때문이야'는 꼬리가 없어서 술래잡기할 때마다 술래가 되서 심하게(?) 삐친 긴팔원숭이의 이야기이다.
거미원숭이, 안경원숭이, 양털원숭이가 술래잡기를 하고 있는데, 처음 보는 긴팔원숭이가 나타났다.
아마 이 동네에 이사왔나보다.
넷은 날마다 술래잡기를 하는데, 긴팔원숭이는 꼬리가 없어 자꾸 미끄러져 계속 술래가 된다.
거기다 친구들이 놀리니 기분이 나빠져 삐쳐서 집에 간다.
집에 온 긴팔 원숭이는 아빠가 물어도 '아빠 때문이야'라는 말을 남기고 화난 이유를 말하지 않는다.
친구들이 차례대로 찾아와 사과하고 달래주려고 해도 긴팔원숭이는 화를 풀지 않는다.
뒷끝 한번 길다. 아빠와 친구 모두를 불편하게 할 정도로..
긴팔원숭이의 아빠는 짜증한번 내지 않고 아들이 화난 이유를 말할 수 있도록 기다려준다.
아빠는 자신의 속마음을 이야기하지 않으면 모른다고, 그리고 오해할 수도 있다고 말해준다.
사실 사람들이 세상에서도 이런 일 비일비제하다.
자신의 속마을 이야기하지 않으면서 자신의 마음을 알아주길 바라는 경우가 많다.
마음을 이야기하지 않으면 오해가 쌓일수도, 그 오해가 깊어져 생각지도 못한 일이 발생할 수도 있다.
다행히 지혜로운 아빠덕분에 긴팔원숭이는 친구들과 화해하고 다시 즐겁게 놀이에 빠진다.
'아빠 때문에' 삐쳤는데, '아빠 덕분에' 이야기는 해피엔딩으로 마무리된다.
이 작가님의 책은 처음 읽는데, 이야기가 너무 좋다.
친한 친구에게도 자신의 속마음을 제대로 표현하지 않는 아이들이 의외로 많다.
그래서 의도치 않게 오해가 생겨 트러블이 종종 발생하곤 하는데 그럴 때 이 책을 읽어주면 참 좋을 것 같다.
긴팔원숭이의 주변엔 참 좋은 친구들이 많은 것 같다.
보통 저렇게 행동하면 핀잔을 주거나 손절하는 경우도 있는데, 세마리다 긴팔원숭이에게 찾아와 걱정도 하고, 사과도 하니까.
이번 일을 계기로 원숭이 네마리의 우정은 더욱더 돈독해질 것 같다.
뭐 며칠안가 또 투닥거리기도 할테지만.
자신의 속마음을 잘 표현하지 못하는 아이들에게 '아빠 때문이야'를 강추한다.
이 책을 통해 자신이 마음을 솔직하게 표현하는 일이 왜 중요한지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