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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한 뼘 위로가 필요한 순간 - 오늘도 열심히 사느라 고생인 나를 위한 마음챙김 에세이
김이율 지음 / 레몬북스 / 2021년 2월
평점 :
나이가 들면 자기가 하던 일에 익숙해진다던데..이놈이 일은 해를 거듭해도 익숙해지지가 않는다.
해마다 왜이리 힘든건지..늘 신입인듯한 기분이 든다.
거기에 인간관계도 좁은 데다 코로나로 그 좁은 인간관계조차 만나질 못하니..
점점 동굴로 들어가는 것 같다. 학창시절 나는 늘 즐겁고 아무 걱정도 없는 아이였는데..
힘든 나날 속에
'하루 한 뼘 위로가 필요한 순간'
이 책을 만났다.
제목만으로도 왜 이리 위로가 되는 건지..
이 책은 총 5장으로 나누어져 각 장에 많은 이야기들을 담고 있다.
한편한편 무난하게 시작된 이야기들이 내 마음속에 서서히 스며든다.
그러다 만난 이 부분..
[그게 전부일지도 몰라]
인생, 그거 거창한 거 아냐.
어쩌면 편안한 의자에 앉아
커피한잔 마시는 것,
그게 인생의 전부일지도 몰라.
......
네가 사는 이 시간, 이 일상.
그게 전부인 거야.
잘 살고 있는 거야.
이 글이 왜 이리 내 마음을 때리는지. 그동안의 고민들이 사르르 녹는 기분이 들었다.
'커피 한 잔의 여유' 이 광고 문구가 내가 일상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던 건데..
바쁜 일상 속에 내가 잊고 있었던 것이 다시 떠올랐다.
'과거를 버려야 미래를 만난다' 편에서는 음식물 쓰레기에 대한 글을 읽을 땐, 나도 모르게 '저거 내 이야기인데? 작가님 내 마음속에 들어왔다갔나?' 나는 생각이 들 정도로 놀랍기도 하고, 또 작가님의 한마디에 머리를 한 대 얻어맞은 듯 정신이 번쩍 들기도 했다.
그 뒤로 이어진 라술 감자토프의 시, 김춘수의 꽃이 나오는 이야기는 내가 정말 좋아했던 시라 여기서 다시 보니 너무 반갑기도 하고, 그 시절의 추억이 떠올라 마음 한켠이 따뜻해져왔다.
그리고 한 맹인의 이야기 편은 영상으로 본 적이 있는데, 그 영상을 글로 만나니 색다른 기분이 들었다.
그 때도 글로 다시 읽게 된 지금도 참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든다. 말한마디의 영향력의 새삼 느끼게 되었던 것 같다.
사이먼 앤 가펑클의 험한 세상에 다리가 되어, 유재석의 말하는대로, 김광석의 서른즈음에 이 세 곡은 내가 정말 좋아하는 곡인데, 이 책에서 작가님의 글과 함께 만나니 더 반가웠다. 앞의 두 곡은 내가 정말 힘들었던 시기에, 서른즈음에는 정작 서른살이 아닌 서른을 훌쩍 넘겨 내 마음을 파고들었다. 작가님과 비슷한 감정을 느꼈던 곡이라 공감이 많이 갔다.
처음 읽을 땐 무덤덤했는데, 다시 읽고 곱씹다보니 가랑비에 옷 젖듯 한편한편 내마음을 적셔준다.
글일 뿐인데도 그냥 단순히 글을 읽는 것뿐인데도 내 마음을 잘 아는 친한 친구와 이야기를 나누는 것처럼 위로가 된다.
마음이 편해진다.
책을 다 읽고 난 지금은 책에 나온 '코끼리 아저씨' 노래를 흥얼거리고 있다.
어릴때 참 많이 불렀었는데, 율동도 하며 신났었는데, 이 노래를 부르는 동안 잠시 아무 걱정없이 즐거웠던 어린 시절로 돌아가는 듯한 기분이 든다.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행복해진다.
책이란 게 참 신기하다. 매일매일 힘들고 지쳤었는데, 한 순간에 내 마음을 달래준다.
오늘 하루, 아니 매일매일 수고한 나 자신에게 위로가 되어줄 책 '하루 한뼘 위로가 필요한 순간'을 사람들에게 추천한다.

* 레몬북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