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다녀오겠습니다.'
예쁜 여자아이가 활짝 웃으며 학교 다녀오겠다고 말하는 모습이 그려진 표지가 인상적이다.
저렇게 해맑은 모습을 볼 수 있는 건 아마 초등학교 저학년때이겠지?
드라마나 일상에서 아이가 부모님께 학교 다녀오겠다고 말하는 장면을 볼 때마다 느끼는 거지만
저 말은 학창시절이 떠오르는 참 정겨운 말인 것 같다.
아이러니하게도 이 말을 곧잘하던 동생들과는 달리 부끄럼을 많이 타는 성격 탓에 나는 거의 해 본적 없다.
'엄마, 학교 다녀오겠습니다.'
이 책은 초등학교 교사가 1학년 1학기 95일 동안 아이들과 있었던 일을 담고 있다.
일상의 내용을 쭈욱 써놓기도 하고, 선생님의 생각이 담긴 부분도 있고, 무엇보다 아이들과의 대화를 적어놓은 부분도 있다. 1학년 아이들이다보니 어른들의 상상을 뛰어넘는 이야기들이 종종 있어 웃음이 나온다.
아이들은 어른을 보고 배운다는 말이 있지만 이 책을 읽다보면 어른들도 아이들이 모습을 보고 배운다는 말이 떠오르기도 한다. 엉뚱함이나 순수함, 그리고 1학년만의 특징이 드러나있어 글을 읽는 재미도 있다.
특히 아이들이 대화는 너무 귀염뽀짝하다.
말도 탈도 많은 1학년.
솔직히 소위 외계인이라 불리는 1학년 아이들과 어떤 생활을 했는지 책을 보지 않아도 눈에 선하게 그려진다.
1학년 아이들과의 생활을 늘 일정한 패턴이 있으면서도 다이나믹하다.
손이 많이 가는 아이들이라 힘들기도 하지만 그 때마다 아이들의 엉뚱발랄함에 힘을 얻기도 한다.
이 책에는 1학년담임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내용들이 참 많았다.
특히 손에 피가 난다고 약 발라달라고 하는 모습.
자세히 보지 않으면 보이지 않는 핏방울을 찾을 때의 난감함이란...
'패턴', '현질' 등의 어른이 쓰는 말을 아무렇지 않게 쓰는 모습에 놀라기도 하고,
밥먹기 전 손씻고 와서 화장실가고 싶다고 해서 어이없기도 하고...
교과서 23쪽 펴라고 하면 못 알아들어서 아예 교과서 그림을 보여주며 펴라고 하기도 한다.
그리고 1학년의 특징인 수도꼭지 틀 듯 아무것도 아닌 일로 우는 것.
재미있는 에피소드였던 립밤얘기.
이런 상황은 의외로 많다.
아이들이 단어를 잘 모르기에 스무고개하듯한 설명에 못 알아들을 때가 많다.
1학년을 가르쳐보지 않았다면 이 책을 읽고 "꺅! 너무 사랑스럽잖아! 1학년 담임해보고 싶다"라고 느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옛날 영화 '사랑의 블랙홀'처럼 저 위의 상황이 매시간, 매일 계속되고 반복된다는 점..
그게 바로 1학년 담임의 아이러니다. 무척 귀엽지만, 또 무척 힘들다.
그래도 이 책을 쓴 선생님은 아이들과 무척 책에는 아이들과의 생활이 무척 재미있고 따뜻하게 그려져 있다.
아이들의 순수함과 사랑스러움이 물씬 느껴진다.
아마 이 책을 쓴 선생님이 아이들을 그런 눈으로 바라봐서일 것이다.
귀염뽀짝 외계인 1학년 아이들과 그런 아이들을 따뜻하게 바라보는 담임선생님의 슬기로운 학교생활이 궁금하다면 이 책을 추천한다.

* 생능출판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