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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파이 박물관 ㅣ 책 읽는 샤미
박현숙 지음, 김아영(쵸쵸) 그림 / 이지북 / 2021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스파이 박물관은 수상한 000시리즈에 이어 000박물관 시리즈를 열심히 더 유명해질 박현숙 작가님의 신작이다.
전작인 신비한 유령박물관도 재미있었기에 이 책도 왠지 기대가 되었다.
'스파이박물관'은 이혼을 앞둔 부모님과 함께 스파이박물관으로 이별여행을 간 13살 소년 소조호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등장인물 소개에 조호가 이혼가정의 아이라는 설명이 나왔을 때 그냥 불쌍하고 안됐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호기심 가득한 제목과 달리 조금은 슬픈 내용을 담고 있을거라 생각했다.
그런데 이게 왠걸...슬픈 내용이 있긴 하지만 조호네 이야기는 아니다.
책을 읽으면 읽을수록 조호가 딱히 부모님의 이혼에 영향을 받지 않는 것 같다.
왠지 모르게 쿨하다. 생각보다 너무 덤덤해서 신기하다.
주눅들었다기 보다는 또박또박 자기할말 다한다.
조호의 부모님은 9박10일뿐인 여행이지만 계속 싸운다.
정말 사소한 일로, 그것도 눈만 마주치면, 아니면 특정 단어만 나와도 그걸 빌미로 계속 투닥거린다.
그런 모습을 계속 봐왔기에 조호가 저렇게 반응하는 거겠지?
조호네가 방문한 스파이박물관은 단순한 박물관이 아니다.
나도 꼭 가보고 싶을 정도로 '스파이박물관'이라는 이름 자체로도 흥미를 끈다.
암호를 잊어버리면 박물관에서 나올 수 없다는 특이한 설정도 재미있다.
거기서 우연히 소호의 몸에 세계적인 스파이 후아 푸욜 가르시아의 DNA가 들어가면서 스파이가 되어 미션을 수행한다.
그것도 1950년대 강원도의 한 마을로 뚝 떨어진다. 한마디로 타임슬립을 한다.
암호 풀면서 미션을 수행해 한동네 절친이었던 서화와 가희의 문제를 해결해나간다.
미션 수행에 할 때의 암호는 스파이설정답게 모스부호를 활용한다.
책의 마지막장에 모스부호를 부록으로 실어놓았으니 이걸로 암호만들기 놀이를 해도 재밌을 것 같다.
조호가 멋지게 문제를 해결해 나도 모르게 안도의 한숨을 쉬었는데, 생각지도 못한 반전이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작가님 뒤통수 제대로 치시네!!
타임슬립이라는 설정자체도 흥미를 끌기 충분한데, 이 책은 반전에 반전을 거듭한다.
지루할 틈이 없다.
다소 무겁고 진지하고 분위기의 스토리에 가끔 눈물이 찔끔 나올 정도로 슬픈 장면도 있는데, 예상치 못한 곳에서 빵터지게 만든다.
아이들이 주인공이라 그런지 날 것 그대로의 표현과 예상치 못한 대화에 나도 모르게 피식과 빵터짐을 오갔다.
이런 무거운 스토리에 웃음을 주다니.. 작가님은 내 웃음 포인트를 너무 잘 아시는 것 같다.
책을 읽으면서 타임슬립에서 조호가 돌아오면 조호의 부모님이 다시 화해했을 거라 예상했는데, 그 예상도 무너졌다.
처음부터 끝까지 내 예상이 맞았던 것은 하나도 없다.
작가는 아무나 되는 게 아닌가보다. 조호의 부모님은 참 한결같다...ㅋㅋ
재미있고 톡특한 설정으로 책의 매력에 빠지게 만드는 책 '스파이 박물관'을 아이들에게 강추한다.
역시는 역시다!
다음엔 작가님이 또 어떤 신기한 박물관으로 초대할지 궁금해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