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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들판 ㅣ 도토리숲 시그림책 5
이상교 지음, 지경애 그림 / 도토리숲 / 2025년 2월
평점 :
*도토리숲으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왠지 쓸쓸해 보이는 겨울의 눈덮힌 들판에 홀로 서서 어딘가를 바라보고 있는 여자의 모습이 눈길을 끈다.
‘겨울들판’은 이상교님의 ‘겨울들판’이라는 시에 지경애님의 멋진 삽화를 곁들인 그림책이다. 한마디로 시그림책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표지에 ‘이상교 시’라는 부분을 보고 아! 시집이구나! 생각하게 된다. 페이지가 제법되기에 시가 길거라 생각하고 책장을 넘겼는데 한동안 풍경그림이 펼쳐진다.
나는 사계절 중 겨울을 가장 좋아한다. 추위를 안타기도 하고 쌀쌀한 날씨를 즐기기도 하기 때문이다. 남들은 겨울이 쓸쓸한 계절이라고 생각하는데, 나에게 겨울은 좋기만 하다.
첫 장을 넘기면 목련꽃이 흐드러진 거리를 걸어가는 무표정한 얼굴의 소녀의 모습이 그려져있다. 소녀의 표정에 집중하다가도 꽃봉오리가 만개한 목련꽃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봄, 여름, 가을, 겨울의 풍경이 차례로 나타나지만 소녀의 표정엔 별 변화가 없다. 아니, 겨울풍경, 눈 내리는 장면에선 표정이 달라진다. 나처럼 겨울을 무척 좋아하나보다.
사계절의 풍경이 지나고 드디어 시의 제목이 등장한다.
그리고 다시 멋진 삽화가 등장한다. 기차여행을 떠난 소녀의 모습을 따라 창밖으로 고즈넉한 겨울의 풍경이 펼쳐진다.
전체의 반 정도가 삽화만 나온 뒤 시가 조금씩 고개를 드러낸다. 다시 풍경이 펼쳐지고 전체 시를 다시 소개되는 구조다. 전체 시라고 해봤자 3연 6행으로 생각보다 엄청 짧은 편이다.
이 책은 삽화가 예술이다. 한마디로 판타스틱하다. 작가님도 아마 삽화를 보고 감탄했을 것이다. 시의 분위기를 어쩜 이렇게 환상적으로 살려놓았는지....
색연필로 채색한 듯한 느낌의 삽화라 그런지 겨울 풍경이지만 비교적 따뜻한 색감을 써서 참 따뜻해보인다.
누군가에겐 텅빈 겨울 들판이 쓸쓸해 보이겠지만 들판에겐, 풀들에겐, 그리고 나무들에겐 쉼이다. 휴식 바로 그 자체다.
특히 함박눈이 다음날 해가 비치면 차갑고 쓸쓿간 풍경에 따스함이 스며든다. 마치 환상의 나라에 온 듯한 느낌이 든다. 삽화가님이 그 모습을 너무나 잘 살려 표현해놓았다.
이상교님의 멋진 시와 지경애님의 환상적인 삽화의 콜라보!
시 그림책의 매력에 푹 빠져보고 싶다면 이 책을 강추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