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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에서 외계인을 만나다 - 책벌레 선생님이 아이들과 함께 시를 쓰고 놀며 배운 행복의 법칙
권일한 지음, 반예림.이가진 그림 / 우리교육 / 2017년 10월
평점 :
'학교에서 외계인을 만나다.'는 초등학교 교사가 아이들을 만나면서 겪은 일들을 재미있게 표현해놓은 책이다.
1편은 아이들이 쓴 시를 바탕으로 그에 대한 교사의 생각을 더해 글로 풀어썼다.
잘 쓴 시만 뽑은 건지 몰라도 아이들이 시를 참 잘 쓰는 것 같다.
어른들과 다르게 꾸밈없이 자신의 감정이나 생각을 솔직하게 표현하는 부분이 마음에 들었다.
아이들의 시를 읽으면서 나도 어릴때 저랬는데 라는 생각이 드니 기분이 묘했다.
어릴 때 기억이 잘 나지도 않고, 추억을 더듬어볼 기회가 없었는데, 아이들이 쓴 시를 보니 옛 생각이 많이 난다.
동생이나 친구랑 싸웠던 일, 부모님에 대한 생각, 곤충을 관찰하고, 뒷산에 올라 자연을 바라봤던 일...
참 추억돋는다. 참 버라이어티하게 지냈었는데...
요즘 아이들은 내가 어렸을 때처럼 자유롭게 놀지 못해 안됐다는 생각이 많이 든다.
2편은 아이들을 만나면서 알게된 아이들의 특성이나 교사의 생각을 덧붙여 설명하고 있다.
작가는 초등학교 아이들을 외계인이라고 생각한다.
나도 가끔 초등학생들을 보면 외계인 같다고 생각할 때가 있다.
어른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것이다.
어떻게 저런 생각을 하지? 어떻게 저런 행동을 하지?
등등 지구인같지 않은 말이나 행동을 해서 진짜 외계인처럼 느껴질때가 많다.
똑같은 말 계속 물어보고, 다음날 또 물어보고,
하지말라고 하면 '네'해놓고서도 또 하고,
잠시도 가만히 있지 못하고 뭐든 직접 만지고 해봐야 직성이 풀리고,
금방 싸우놓곤 또 놀고, 다시 또 싸우고, 지겹지도 않은지 같은 행동을 계속 반복하는 걸 보면 정말 지구인은 아닌 것 같은 기분이 들 때가 많다.
작가도 그런 외계인같은 모습들을 솔직 담백하게 풀어놓았다.
방금얘기했는데도 물어보고, 또 다른 아이가 또 물어보고, 다른 아이가 또 물어보는 행동들을
"외계인들이 공격을 개시했다"로 표현한 부분을 보고 나도 모르게 빵터지고 말았다.
가끔 어린 아이들을 보면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는데 친하게 지내면 이상하게 생각하곤 했는데,
작가의 생가에서 답을 찾았다.
"전혀 어울리지 않는 두 외계인이 정말 친하게 지낸다면 이유는 단 하나다. 그들은 같은 별에서 왔다."
이 부분도 너무 웃겼다.
아이들의 나쁜 행동을 고치려고 노력하는 부분에서
"내가 반드시 지구인으로 만들겠다."고 표현한 부분도 너무너무 재미있다.
어쩜 이렇게 글을 맛나게 쓰는지 배우고 싶을 정도다.
아이들을 대할 때면 어떤 때는 너무 예쁘다가도 또 어떤 때에는 너무 화나기도 하고 여러가지 복합적인 감정때문에 스트레스도 많이 받는다.
작가처럼 아이들을 외계인으로 생각하고 지구인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한다면 아이들때문에 스트레스를 덜 받지 않을까?
같은 지구인이 아니니까 생각보다 화나지 않을 것 같다.
주문처럼 외워야겠다.
'넌 외계인이다. 난 널 지구인으로 만들거야.'라고.
오랜만에 재미있는 책을 읽은 느낌이다.
아이들의 시를 통해 순수함과 솔직함을 배울 수 있고, 또, 아이들의 행동특성에 대해 작가의 솔직한 표현이 돋보이는 책
'학교에서 외계인을 만나다'를 초등학생을 가르치는 선생님들에게 추천하고 싶다.
아마 많은 공감대가 형성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