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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이 별거냐 - 힘들고 지쳐도 웃어요
한창기 글.그림, 김동열 기획 / 강이북스 / 2015년 5월
평점 :
좀 오래되었지만 이 책의 표지그림과 작가인 한창기님을 TV에서 본 적이 있다.
'세상이 이런 일이'라는 프로그램이었는데, 낚시가게 주인인 한창기님의 여러 만화 작품과 그의 인생에 대한 이야기가 주를 이루었다. 손님을 대하거나 가게일을 돌보면서 떠오르는 생각들을 그리곤 했다. 스케치도 없이 슥슥 그리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특히 그의 그림에서 상의없이 바지만 입은 주인공의 모습은 인상적이었다. 그런 캐릭터들이 왠지 자유로워보이며 내츄럴한 자신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는 것 같았다. 방송국 PD도 왜 윗옷을 입지 않은 모습을 그리냐고 물었던 기억이 난다.
'행복이 별거냐-힘들고 지쳐도 웃어요!!'는 세월낚시 주인장의 인생을 만화와 글로 표현한 작품이다.
한바탕 웃음으로, 사랑타령, 삶의 향내, 낚시터 한씨네 가족 등 네가지의 주제로 이루어져 있으며 총 232개의 소주제로 구성되어 있다. 내용은 일상생활에서 느끼는 감정이나 생각들을 만화와 함께 자연스럽게 담았다.
그림이 세련된 건 아니다. 어찌보면 옛날 그림 같기도 하고, 주모나 머슴같은 캐릭터가 잘 어울리는 그림체이다.
개인적으로 첫번째 주제와 마지막 주제가 마음에 들었다. 한바탕 웃음으로..요며칠 많은 업무탓에 피곤하고 기분도 살짝 가라앉았는데, 말그대로 웃음이 났다. 작가는 술을 정말 좋아하는 것 같다. 술에 관한 이야기가 주를 이룬다.
술이 곧 인생이고, 인생이 곧 술인 것처럼..
특히 "내가 봄 옷 사입나 술 사먹지."에선 정말 빵 터졌다.
어떻게 이렇게 재미난 표현을 하지...유머러스한 표현들이 많아 재미있다.
마지막 주제 낚시터 한씨네 가족편에선 그의 가족들의 일상 모습들이 나오는데, 그냥 평범한 일상을 그려놓은 모습인데도 어찌나 다양한 일을 하고 여러가지 생각을 하게 만드는지. 참 신기하다. 별로 재밌지 않은 일상인데도 그의 가족들이 행복해하는 모습이 보이는 것 같다. 평범한 일상을 평범하지 않게 만드는 듯한 느낌이 든다.
늘 다람쥐 챗바퀴 돌듯 매일매일 똑같은 것 같은데, 그에겐 이런 똑같은 일상들이 365일 다른 모습으로 다가오는 것 같다.
작가의 글이나 만화를 보면 그의 삶에 대한 철학이 보이는 것 같다. 근심 걱정이 별로 없는..
걱정 없는 사람은 없겠지만 그의 작품을 보고 있으면 나의 고민이나 걱정도 저멀리 사라지는 듯한 기분이 든다.
보통 사람들은 고민이나 걱정을 너무 깊이해서 걱정이 걱정을 낳는다는 말처럼 거기에서 헤어나오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에게선 그런 모습들이 보이지 않는다.
그냥 그의 유유자적한 삶의 모습만 보일 뿐이다. 실제로 그가 그런 삶을 살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이 책을 읽으면 고등학교때 배웠던 시가 생각난다. 김상용의 '남으로 창을 내겠소'가 떠오른다.
특히 마지막 구절 "왜 사냐건 웃지요."라는 표현과 그의 삶이 잘 맞아 떨어지는 것 같다.
힘들고 지칠때, 걱정거리나 고민을 내려놓고 싶을 때 이 책을 읽어보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