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다란 초록 천막 2 은행나무세계문학 에세 11
류드밀라 울리츠카야 지음 / 은행나무 / 2023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러시아 문학이 어렵고 지겹다는 편견을 1권에서 뛰어넘고 2권으로 만나게 되었다.
2권은 1권에 비해 재미보다는 감동과 가슴 아픈 사연들이 많았던 것은 주인공들이 성인이 되었기 때문일까?
1권의 3인방 일리야, 사냐, 미하는 그 팍팍한 시절을 각기 자신의 개성에 맞게 살아내지만 또한 그로 인해 어려움을 격게 된다. 그들 3인방이 추구하는 삶은 무엇이었나?
"그녀 역시 양심이 생존과 대치된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p190) 성인이 되어 자유롭지 않은 국가에서 양심에 맞게 산다는 것은 또 다른 시련을 선택한다는 것을 의미하는 일이었다.
암울하고 여렵고 끝이 보이지 않는 깜깜한 시절에 그들은 힘이 없어 보이는 개인으로 사회구성원으로 그래도 이상향을 찾아 헤메고 친구와 우정을 쌓고 가족을 만들어 사랑의 탑을 만들고 최고의 선택이라 했던 행동에 최악의 결과를 불러오기도 하게 되는 인생이란 커다란 여정의 파노라마를 보여준다.
이 소설에 나오는 인물들은 각기 짧은 에피소드가 씨실과 날실로 엮이며 살아 숨쉬는 인물들로 생생하게 변환 되는 것만 같다. 그것이 작가의 힘인듯 하다.
"맞아, 나도 이 생각을 오래전부터 했거든. 모든 것이 쉽게 변하고 에측 불가능해, 한편으로는 온정도 선의도 넘치는데 결과적으로는 아무 의미가 없는 거야"(p401)
이 소설을 읽으며 내가 왜 이다지도 끌렸을까? 나에게 되물어보았다. 그것은 시대는 다르지만, 지금의 나에게도 해당되는 전체적으로 보면 사람사는 냄새가 물씬 풍겨서일것이다. 우정, 배신, 눈물, 후회, 걱정, 시기, 질투, 사고, 미련, 탄생, 죽음 그 모든것이 잘 녹여져 있는 소설이었기 때문이다.
사람은 사는 환경과 시대가 달라도 그 안에 인간의 행보는 비슷하지 않을까? 우리는 언젠가는 서로가 커다란 초록 천막에서 다 같이 볼지도 모르겠다.
- 엔데 구트 -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에밀리 디킨슨 시 선집 을유세계문학전집 126
에밀리 디킨슨 지음, 조애리 옮김 / 을유문화사 / 2023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에밀리디킨슨시선집 #에밀리디킨슨 #조애리번역 #여성작가 #시인 #시집 #도서협찬 #도서제공 #을유출판사 #을유세계문학전집126 #소장각

"미국 역사상 가장 위대한 여성 시인이다" - 버지니아 울프 -

🍀 에밀리 디킨슨의 시선집을 받고 기쁜 마음에 책장을 펼쳤다. 시 하나 하나 마음속으로 따라 읽어보기도 하고 어떤 시는 필사도 해 보며 디킨슨의 시 세계에 머물러 보았다.

🍀 그녀는 정원을 사랑했던만큼 시어로 자주 등장하는 "꿀벌" "하늘" "장미" "정원"등을 그녀의 시처럼 <그녀는 예쁜 말들을 칼날처럼 능슥하게 다루었다>

🍀나는 어리석게도 그녀의 시선집을 읽어나가며 나에게 가장 감동을 주는 시를 찾으려 노력했다. 하지만 소용없었다. 날마다 그녀의 시는 다른 각도로 나에게 위안을 주었고 또 시선집을 펼쳐 아무곳이나 읽어내려가도 다 좋았기 때문이다.

📖
내게는 증오할 시간이 없었다. 왜냐하면
곧 죽음이 방해할 것이라서 -
남은 생이
그다지 길지 않아서
증오를 -멈출 수 있었다-

🍀 그녀의 세계에서 길러올려진 시상들은 어떤 것들은 잠언처럼 나에게 삶의 길을 보여주고 어떤 시들은 나에게 감정의 다독임을 주었다.

📖
사랑이 나타나지 않는다면 -
한 시간의 기다림도 - 긴 시간이다 -
결국 사랑이 찾아온다면 -
영원한 기다림도 - 짧은 시간이다 -

🍀 그녀의 시를 사랑했지만 이번 시선집을 읽으며 그녀를 더욱더 사랑하게 된것 같다. 이 시집은 한번 손에 들면 계속 읽게 되고 그 시간은 찰나처럼 짧게 느껴지기 때문이다. 그리고 나도 언젠가 숲으로 여행을 해서 하루 묵게 된다면 그녀의 시처럼 행동해 보고 싶다.

📖
새벽이 언제 올지 몰라.
문을 모조리 연다.
새벽은 새처럼 깃털을 가졌을까,
아니면 해변처럼 파도가 칠까 -

🍀 그리고 그녀가 말한 새벽을 위해 문을 열고 진한 커피 한잔을 내려 새벽이 나에게 오는 그 순간을 느껴보고 싶다. 어떤날은 디킨슨이 말한 새처럼 가볍게 오는 날도 있겠고 파도처럼 다양한 변주로 새벽이 나를 찾아 올것이다. 그 어떤 모양의 새벽이라도 나는 나에게 새벽이 찾아와 준것만으로 황홀해 하며 새벽을 맞아 주고 싶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아주 오랜만에 행복하다는 느낌 에세이&
백수린 지음 / 창비 / 2022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
#아주오랜만에행복하다는느낌
#백수린에세이
#창비

🌈
백수린님의 #아주오랜만에행복하다는느낌 의 책을 받아들었을때 그 느낌은 무얼까? 그 감정은 어디에서 기인되어 진걸까? 궁금했다. 작가님의 다른 책들과 번역하신 뒤라스의 <여름비>를 읽었을 때 난 작가님이 가진 습자지처럼 완전 투명하지도 않고 불투명하지도 않은 그 느낌을 좋아했다. 그리고 습자지처럼 물을 스르륵 빨아들이는 그녀만의 감성이 좋았다. 요란하지 않지만 같이 커피 앞에 앉아 많은 말을 하지 않아도 그냥 따뜻한 온기가 유지되는 사이같은 그런 느낌이었다. 내게 백수린작가님은...

🌈
작가님의 책을 읽다보니 행복하다는 느낌은 작가님이 강아지를 처음 집에 들이고 낑낑 대며 우는 강아지를 달래기 위해 자신의 침대 옆을 조금 내주었을때 그 강아지에게 전해지는 작지만 따뜻한 온기를 느끼며 아주 오래간만에 행복하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서술되어 있다. 울집 루피를 무진장 애정하는 나는 그 느낌을 완전히 공감할 수 있다. 강아지만이 주는 온전한 사랑의 형태... 더워도 자신의 엉덩이 조금은 내 살에 가까이 하면서 서로의 온기를 느껴야만 하는 강아지의 사랑방법은 내가 진정 사랑받고 있다고 느끼게 한다.

🌈
어제 산책후 읽은 챕터는 나이가 많은 강아지가 무지개 다리를 건넌후 슬픔이 가르쳐 준 부분을 읽으면서 울었더랬다. 내 강아지 생각이 나기도 하고 인간으로 살아간다는 것은 나 뿐만이 아니라 누구든 맞게되는 주위의 죽음을 외면할 수는 없으니까 더 슬펐다.

📜 사랑하는 이를 잃은 모든 존재는 단 하나의 부재로 하루아침에 낯설어진 세상의 변화를 온 몸에 아로새긴다.(p130)

🌈
그러다가 밤에 이태원사고 뉴스를 보게 되었다. 가슴이 콩닥콩닥해 졌다. 나도 모르게 가슴이 답답해졌다. 그리고 나도 모르게 백수린작가님의 <슬픔이 가르쳐준 것> 챕터부분을 몇번 속으로 읽어나갔다.

📜 슬픔 앞에서 사람들은 자신이 겪고 있는 감정과 타인의 감정이 끝내 포개지지 않는다는 사실에 더 없이 예민해지고, 슬픔이 단 한 사람씩만 통과할 수 있는 좁고 긴 터널이라는 걸 깨닫게 된다. 그럼에도 사람들은 슬픔에서 빠져나온 이후엔 그 사실을 잊은 채 자신이 겪은 슬픔의 경험을 참조하여 타인의 슬픔을 재단하고, 슬픔 간의 경중을 따지며, 자신이 이해할 수 없는 이유와 크기로 슬픔에 빠져 있는 사람에게 이제 그만할 때가 되었다고 말한다.(p132)

🌈
슬픔의 한가운데를 지나고 있는 지금은 조용히 기도하며 그들을 위로하고 싶다. 그들의 마음이 슬픔으로 싸늘해 지지 않기를 바라며 기도해야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도시인의 월든 - 부족하고 아름답게 살아가는 태도에 대하여
박혜윤 지음 / 다산초당(다산북스) / 2022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받았다그램
#도시인의월든
#월든
#TheWaldenWithin
#박혜윤
#숲속의자본주의자
#다산초당
#부족하고아름답게살아가는태도에대하여
#북스타그램

🌈
- 내가 읽은 <월든>과 같나? 하지만 그 책에서 길러올린 사색의 깊이가 좋다 -

🌈 박혜윤님의 <숲속의 자본주의자>도 재미나게 읽었었다. 그 이후에 나오게 된 <도시인의 월든>은 안 읽어 볼수 없는 책!!! 이번책은 영어로는 <The Walden within>이다. 그만큼 박혜윤작가님이 살아가면서 마주치는 일상의 단상 혹은 문제점에 가장 최우선으로 <월든>을 펼치고 소로의 조언을 구했다.

🌈<월든>을 읽어본 사람은 안다. 소로가 약간의 꼰대 같은 느낌과 앞뒤 안 맞는 말을 하시는 분이라는 것을... 그런데 박혜윤작가님은 그래서 더 좋았다고 말한다.

📜 일관적이지도 효율적이지도 않은 채, 모순 가득한 그대로 살아가는 삶의 묘미를 탁월하게 포착한 작가가 바로 헨리 데이비드 소로다.(중략)소로는 독자들에게 인생의 정답을 보여주려고 한 것이 아니라 모순이 가득한 그대로 자신을 보여주었던 것이다."(p5~6)

🌈 힘들고 지칠때마다 펼친 <월든>에서 작가는 삶은 그냥 모든 것이 삶이라는 것을 다시 한번 느끼고 위로를 받았다. 사회가 주는 잣대로 인생을 성공과, 실패로 보지 않을 용기를 얻었으며 사회의 기준이 아닌 자신의 기준에 의해 선택하고 또한 그 결과를 묵묵히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배짱을 늘렸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자신의 삶의 유일한 저자가 되어 자신의 인생을 써 내려갔다.

🌈 박혜윤작가님은 인생, 독서, 사회적안의 관계망 등 모든 일상을 객관화 하여 자신만의 관점을 키우며 자신만의 삶의 색을 찾고 싶어했다. 거기에 소로의 조언을 얹었다.

소로가 택한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이다.

📜 어떤 일에도 지금 이 순간의 풍요를 절대로 희생할 수 없었던 시간들이 있었다. 나는 내 삶에 넓은 여백이 있는 것을 사랑한다. (월든 중)

📜 숫자 0은 무가 아니라는 이야기를 좋아한다. 없음을 상상하는 것은 인간이 사고할 수 있는 엄청난 일이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 일을 '하고' 없는 것을 '있다'고 생각할 수 있는것. 그 공간에서는 나만의 바라봄이 쉬워진다. 소로의 말처럼 이것이야말로 '내 인생의 넓은 여백'이다.(도시인의 월든 중 p26)"

🌈 이 책의 묘미중에 하나는 소로의 <월든>을 읽으며 사유하지 못한 감성을 작가님을 통해 전달받는 기쁨이었다.

🌈 또한 책의 후반부로 갈수록 소로처럼 자신만의 언어로 살아가면서 부딪치는 일상에 대해 또 작가님만의 언어로 이야기해서 울림이 강했다.

📜"진실된 겸손함이 동반된 이기심이란 과연 무엇일까?"(p137)

📜 나쁜 것은 우리를 두렵게 하지만, 고정되어 있다. 하지만 좋은 것은 고정된 무엇이 아니다. 언제나 변화하여 다시 발견해야 하는 움직임에 가깝다. 그래서 흥미롭다. 하지만 우리가 수행하듯 지속해서 실천하지 못하면 그것은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만다. 좋은 것은 연약한 것이 아니다. 다른 방식으로 강력할 뿐이다. 인생에서, 타인에게서, 나 자신에게서 좋은 것은 그렇게 복잡하게 찾아내야 한다.(p140)

🌈 이 책의 마지막을 덮을 때는 책의 제목이 왜 <도시인의 월든>인지 더 이해가 된다. 그녀가 도시를 벗어나 숲에서 살지만 그곳에서 삶의 여유를 가지기 위해 할 수 있지만 하지 않았던 것들도 떠오른다. 텃밭, 반려동물키우기, 주위의 관계망 넓히기 등등

🌈 도시에 사는 것도 마찬가지일것이다. 내가 선택할 수 있다. 삶의 여백을 늘리기 위해 나는 선택하고 즐길것이다.

🌈 이 책의 중간부분에 박혜윤작가님이 만든 빵을 사가던 사람의 이야기가 나온다. 당신의 빵이 맛있었는데 살수 없어 아쉽다고... 그러니 박혜윤작가님이 만드는 레시피를 알려드리겠다고 한다. 그러자 나는 맛나게 만든 빵을 사먹는 사람으로 만족한다고...

🌈 삶은 각자의 선택이다. 그리고 자신이 내린 선택을 자신이 먼저 존중해 주어야 할 것 같다. 나만의 시선으로 왜 그런 선택을 했는지, 그리고 그 결과가 무엇일지 그 모든것에 겸허이 수용하는 태도를 가져야 겠다는 생각들을 다시 해본다.

🌈 아마 나도 나의 시선으로 살다가 힘들면 나는 소로의 <월든>을 찾기보다는 박혜윤작가님의 <도시인의 월든>을 찾아 위로 받고 용기를 얻을것 같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작은 땅의 야수들
김주혜 지음, 박소현 옮김 / 다산책방 / 2022년 9월
평점 :
품절


🌈
#받았다그램
#작은땅의야수들_가제본
#김주혜
#다산책방
#북스타그램

📜 나이를 조금 더 먹고 나니, 인생이란 무엇이 나를 지켜주느냐가 아니라 내가 무엇을 지켜내느냐의 문제이며 그게 결국 가장 중요한 것임을 알겠다. (p250)

🌈 한국의 근대사는 일본식민지라는 역사아래 치욕적이고 수치스러움을 기저로 깔고 있어 그 배경이 되는 작품을 읽을 때마다 아프다. 하지만 아프다고 사라지는 과거의 일이 아니므로 더 생생히 기억하려면 소설만큼 좋은 텍스트는 없을 것이다.

🌈 하지만 한국에 살고 있는 우리는 쉽게 잊고 고리타분하게 생각하는 면이 있다면 외국에 살고 있는 재외동포는 그 안에서 한국인들만의 끈끈한 근성과 나라를 사랑하는 마음, 이타적인 희생의 정신을 잘 포착하고 기술하는 것 같다. 어쩌면 한국에 내리 살고 있는 우리는 다 그런 상황에서 그러겠지 하지만 외국에 살다보면 우리의 근대사에서 우리 민족만큼 나라를 위해 불사른 사람들도 없다는것을 더 크게 느끼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 작은 땅의 야수들은 1918년부터 1964년까지의 긴 세월을 잔잔히 또는 요동치게 그려내고 있다.

📜 1917년
하늘은 하얗고 땅은 검었다.(첫문장)

🌈 작가는 천지의 시작을 알리는 것 처럼 첫문장을 기술하며 호랑이 사냥으로 넘어간다. 조선의 호랑이, 영적이며 강인한 동물, 조선도 그렇게 강했지만 신문물인 총에 의해 조금씩 사라진 호랑이처럼 조선도 신문물에 늦음으로 인해 일본에 의해 조금씩 매몰되어져 간다.

🌈 나라가 약해지면 약한 사람들의 고통부터 시작이 된다. 가난해서 기생집에 팔릴수 밖에 없었던 옥희에게 어머니에 대한 기억은 화난 어머니뿐이다.

📜 이 세상 어디에 어머니가 화난 얼굴로 딸을 맞이하지 않는 곳이 과연 있을까?(P59)

🌈 일본인에 의해 유린당한 월향이 임신을 하게 되자 월향과 연화, 옥희는 서울에 단이 운영하는 기생집으로 수학하러 상경하게 된다. 그리고 서울에 사는 여러 사람들의 일상이 그려지고 그들의 삶이 나라의 위기에 어떻게 바뀌게 되었는지를 기술한다.

🌈 소설의 마지막에서는 야생상태에서 포획된 호랑이가 창경궁 동물원에서 숨을 거두었고 공식적으로 시베리아호랑이가 멸종되었다고 한다. 하지만 전문가 한 사람만은 시베리아 호랑이가 가장 깊은 산속에 지금도 여전히 살고 있을수도 있다고 전했다.

🌈 아무것도 없는 허허벌판에서 우리는 호랑이의 기백으로 지금을 일구어 내지 않았을까...

🌈 611페이지에 달하는 두꺼운 책이지만 페이지터너처럼 한번 읽으면 술술 읽힌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