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정가제에 관해 요즘 말들이 많은데, 솔직히 예전처럼 관심도 많이 있지 않아서, 정확히 어떤 의미로 쓰이는 지는 몇몇 분들의 글을 읽어봐도 여전히 잘 모르겠다. 개념정의가 되야 찬성이든,반대든 할텐데....

그만둔지 4년 정도 되었지만, 출판사 6년, 출판 에이전시 1년반 정도 했다. 출판계가 그 사이에 상전벽해를 이루지 않았다면, 내가 출판사에 있던 6년여 동안 책을 제일 싸게 사간곳은 항상 교보문고였다.인터넷 서점이 아니라....물론 다른 도매상들보다는 인터넷 서점에서 싸게 사갔지만, 그래도 교보보다 더 싸게 준 적은 없다. 책마다 여러가지 조건이 다르고 부수도 다르기 때문에 여러 케이스가 있지만 교보의 매입률이 가장 낮았다. 그러므로 인터넷 서점이 출판사 부실의 절대적 원인은 아닐것이다.

출판사 입장에서 보면 1년 반이 넘은 책들을 팔 수 있는 곳은 인터넷 서점 밖에는 별로 없다. 교보나 영풍같은 곳에서는 6개월만 넘으면 팔리지 않고 있는 대부분의 책들을 반품시켜 버린다. 하루에 수십권씩 새책들이 나오는 세상에 6개월 넘은 책들을 보관해놓을 공간이 없기 때문이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작은 출판사들을 살려서 좋은 책을 만들 수 있게 할 수 있는 일은 공공도서관의 확충이라고 생각한다. 어떤 사람은 도서관이 많이 생기면 책이 더 안 팔리게 되는거 아니냐고 생각할 수 도 있는데, 인문계 서적의 초판이 1000-3000부 정도일 때 도서관에서 2000부정도 구입해서 초판을 소화할 수 있게 해 주면 그 힘을 바탕으로 다음 책이 나올 수 있게 된다고 생각한다.

여전히 도서정가제에 관한 찬반은 모르겠지만, 예전 직장일이라서 오지랖 넓게 한마디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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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phistopheles 2013-01-22 10: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꺄악 이게 얼마만의 페이퍼인가!! 라고 환호성을 지를까 하다가도 내용은 무지 무겁기에 볼륨 다운.

paviana 2013-01-22 10:14   좋아요 0 | URL
그쵸, 이런 글은 역시 저하고는 안 맞아요. ㅋㅋ

카스피 2013-01-22 21: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공공도서관 확충이 정답인것 같아요^^

paviana 2013-01-23 10:57   좋아요 0 | URL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그게 정답인데, 참 멀고도 험한 길이지요.

세실 2013-04-03 06: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이 글을 왜 지금 봤을까? 하는 의문을 ㅎ
맞아요. 공공도서관 확충 그리고 도서관 도서구입비 증액이 절실하죠^^ 교보문고 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