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그콘서트를 매주 찾아서 보지는 못하지만 가능한한 꼭 보려고 노력하는데 늘 앞부분은 놓친다. 가끔 한가한 토요일 오전쯤에 채널서핑 하면서 보게되는 개콘은 여전히 내가 사랑하는 프로들로 가득하지만, 그중에서도 좋아하는 건 영원한 꽃미남오빠 김준호와(호구와 울봉이의 안습을 비롯하야 늘상망가지는게 요새 일관된 김준호의 캐릭터지만 그래도 멋있다구) 안일권(얘는 봉숭아학당에 아줌마로는 얼굴을 자주 비치는데 편집에서 자주 잘린다), 최근 마빡이로 그간의 무명생활 청산한(ㅋㅋ 무명생활 청산한 프로가 하필...ㅋㅋ) 김대범이 함께 나오는 <고교천왕>이다.
고교천왕의 매력은 비장미도 골계미도 아닌 비굴미이다-_-;; 그럴듯한 발차기를 선보이는 안일권과, 정말 동네양아치의 폼과 어투를 그대로 계승한 김준호("안일궈이~"결코 "안일권이"가 아니라 가래를 80% 쯤 끓게 만든 후 뱃속에서부터 일구어내는듯한 그 호명이라니, 정말 존재 자체를 호명하는 보이스가 아니라할수 없다 안일궈이~)가 선도부장 김대범을 만났을때 하염없이 비굴해지는 그 모습은 진짜 우리네 삶의 애환을 그대로 담아내고 있는 것 같아서 정말 배를 잡고 고통스럽게 웃지 않을수 없다. 예를 들면 이런것이다.
"(김대범) 이런 뭐 바보같은 놈이 다 있어?"
"(안일권 약간의 기세 돋우며) 뭐? 바보? 바보라고?"
"(김대범 확 때릴듯이) 그래 바보라고 했다 어쩔래!!!"
"(안일권 주춤하며) 흥, 나만 바보 아니면 되지(돌아서고)
"(김대범) 야! 너가 어제 돌던지고 도망갔지 김준호 너 쌍까풀 없는놈!!"
"(김준호, 눈을 부릅떠 쌍까풀을 만들며 목소리는 여전 걸걸) 있는데요~"
"(김준호, 안일권이 당하는것을 보고) 야!! 주먹을 써 안일궈이~~"
(김대범이 째려보자 김준호는 주먹으로 엎드려뻗쳐를 한다)
거의 그 옛날 순풍산부인과에서 표인봉이 오지명한테 반항한답시고 한손을 팔꿈치에 살짝 대고 술잔받기(그러면서 한손으로 받았다고) 발목부분에서 살짝만 다리꼬고 훈시듣기 등등을 계승하고 있는데, 정말이지 그대 앞에만 서면 왜 나는 작아지는가~ 라는 가사를 온몸으로 구현하는 우리의 비굴남들, 고.교.천.왕!!
그렇지만 비굴해서 좋아해.
너무나 솔직한 귀여운 거울들인 그대를 비굴해서 좋아해.
그냥 그렇게 우리 사는게 비굴하고 남루하고, 우스울 때가 많다는 걸 온몸으로 보여주는
고교천왕 두 오빠. 개콘에서 잘리지 말고 오래오래 천수를 누리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