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한 사랑 이야기
도나쵸 지음 / 모티브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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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를 무료로 협찬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망한 사랑 이야기>는 제목부터 솔직합니다. 사랑이 아름다웠다는 말도, 이별 덕분에 성숙해졌다는 그럴듯한 결론도 먼저 내세우지 않습니다. 그냥 망했다고 말합니다. 그런데 막상 책장을 펼치면 이 책이 들려주는 것은 망가진 사랑만이 아닙니다. 누군가를 좋아하며 웃었던 순간, 답장을 기다리던 마음, 끝난 뒤에도 쉽게 사라지지 않는 미련, 그리고 다시 자기 삶으로 돌아오는 과정까지 사랑의 이야기가 담겨 있습니다.




 

도나쵸 작가님의 그림은 단순하고 귀엽지만, 그 안의 감정은 의외로 정확합니다. 특히 콩깍지에서 상대의 이상한 표정과 엉뚱한 행동까지 모두 귀엽게 보이는 장면을 보며 웃음이 났습니다. 사랑에 빠졌을 때는 상대가 객관적으로 어떤 사람인지보다 내가 그 사람을 어떤 빛으로 보고 있는지가 더 중요해집니다. 세상이 모두 말려도 혼자 나의 미친 매력이라며 좋아하는 모습은 우스우면서도 누구나 한 번쯤 경험해 본 감정이라 뜨끔했습니다.

 




특별한 날에만 케이크를 먹지 말고 케이크를 먹어서 특별한 날로 만들어라는 문장도 오래 남았습니다. 사랑할 때는 상대와 함께하는 날에만 의미가 있다고 믿기 쉽습니다. 기념일과 약속, 연락 하나에 하루의 기분이 좌우됩니다. 그러나 사랑이 끝난 뒤에는 내가 나를 위해 케이크를 사는 법도 배워야 합니다. 누군가가 특별하게 만들어주기를 기다리지 않고 평범한 하루를 스스로 기념하는 것, 그것이 상처 이후의 삶을 다시 세우는 방법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저 역시 한 관계가 끝난 뒤 오랫동안 이해되지 않는 말과 장면들을 마음속에서 반복한 적이 있습니다. 상대는 이미 떠났는데, 제 생각은 계속 그 자리에 남아 있었습니다. 이별보다 더 오래 지속된 것은 왜 그런 말을 했을까’, ‘내가 조금 달랐다면 결과가 바뀌었을까라는 질문이었습니다. 책 속의 생각이 나를 먹었다”, “알면서 연연하는 것”, “잊으려 할수록같은 제목들이 유난히 현실적으로 느껴진 이유입니다.

 

본문의 너가 비를 막아주는 줄 알았는데 너가 비였어라는 표현도 인상 깊었습니다. 사랑하는 동안에는 상대가 나를 지켜주는 사람이라고 믿지만, 돌이켜보면 그 사람이 오히려 불안과 상처의 원인이었던 경우도 있습니다. 저 역시 한동안 그 관계를 좋은 기억으로 보존하려 애썼지만, 시간이 지나고 나서야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참았던 불편함과 무례함이 보였습니다. 사랑이 망한 이유가 내가 부족해서가 아니라, 애초에 한쪽만 비를 맞고 있던 관계였기 때문일 수도 있다는 사실을 뒤늦게 받아들였습니다.

 

그렇다고 이 책은 지나간 사랑을 전부 부정하지 않습니다. “스쳐가는 인연이라도 페이지에 담기면 자국이 남을 수밖에 없다는 문장처럼, 망한 사랑 역시 분명 내 삶의 일부입니다. 그 사람을 만난 일이 잘못이었다기보다, 끝난 페이지를 계속 붙잡고 다음 장을 넘기지 못하는 일이 나를 더 아프게 합니다.

 

<망한 사랑 이야기>는 깊고 무거운 이별 상담서가 아닙니다. 귀여운 그림과 짧은 문장으로 웃다가도 어느 순간 마음 한구석을 정확히 찌르는 책입니다. 사랑이 끝난 뒤 마음을 정리하지 못하는 사람, 지나간 사랑을 괜히 다시 검색해 보는 사람, 이제는 자신을 더 사랑하는 법을 배우고 싶은 사람에게 권하고 싶습니다.

 

#망한사랑이야기 #모티브 #리뷰의숲 #에세이 #도나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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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피로사회 - 몸과 싸우지 않기로 했다
해준 지음 / 힘찬북스(HCbooks)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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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완독 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직장생활을 하다 보면 건강을 챙겨야 한다는 생각은 늘 하지만, 실제 생활은 그 반대로 흘러갈 때가 많습니다. 하루 대부분을 의자에 앉아 보내고, 일에 집중하다 보면 몸을 움직이는 시간은 점점 줄어듭니다. 목과 어깨가 뻐근해도 조금만 더 일하자며 버티고, 피곤하면 운동 부족을 탓하면서도 퇴근 후에는 아무것도 하기 싫어집니다. 저 역시 건강을 위해 무언가를 해야 한다는 생각과, 이미 충분히 지쳤다는 몸의 신호 사이에서 자주 갈등해 왔습니다.




 

해준 작가님의 <건강피로사회>는 바로 이 모순을 다루는 책입니다. 작가님은 25년 넘게 트레이너로 일하며, 그중 20년 동안 재벌 총수와 가족들의 건강을 관리해 왔다고 합니다. 누구보다 완벽한 건강 관리가 가능한 사람들을 가까이에서 지켜본 끝에, 가장 철저하게 관리하는 사람이 오히려 가장 자주 무너질 수 있다는 역설을 발견합니다. 건강을 위해 애쓰는데 그 애씀 때문에 삶이 피로해지는 상태를 작가님은 건강피로사회라고 부릅니다.




 

책에서 특히 인상적이었던 부분은 웰니스 산업이 건강보다 불안을 먼저 자극한다는 지적이었습니다. SNS에서 건강 관련 게시물을 한 번 보면 비타민, 식단, 운동법, 노화 방지 콘텐츠가 끊임없이 따라옵니다. 몸에 무엇이 부족하고 무엇을 하지 않으면 문제가 생긴다는 말이 반복될수록, 건강은 편안함이 아니라 숙제처럼 느껴집니다. 잘 먹고 잘 쉬는 일보다 숫자를 확인하고 기준을 충족하는 일이 앞서게 되는 것입니다.




 

루틴이 강박이 되는 순간도 현실적으로 다가왔습니다. 규칙적으로 운동하고 식사를 조절하는 습관은 분명 필요합니다. 그러나 하루 운동을 쉬었다는 이유로 죄책감을 느끼고, 계획에서 조금 벗어났다고 모든 것이 무너진 듯 불안해진다면 그 루틴은 더 이상 삶을 위한 것이 아닙니다. 운동이 삶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삶이 운동 루틴을 유지하기 위해 존재하게 될 수도 있습니다. 잠을 잘 자기 위해 수면을 기록하다가 오히려 점수에 집착해 잠을 잃는 오르소솜니아에 관한 설명 역시, 관리가 감각을 밀어내는 모습을 잘 보여주었습니다.

 

하루 종일 앉아서 일하는 저에게도 운동은 필요합니다. 그렇다고 매일 정해진 분량을 완벽하게 해내야만 건강해지는 것은 아닐 것입니다. 한 시간마다 잠깐 일어나 걷고, 굳은 어깨를 풀어주며, 피곤한 날에는 무리하지 않고 쉬는 것 역시 건강을 지키는 행동입니다. 중요한 것은 몸을 명령에 따라 움직여야 하는 부하 직원처럼 대하지 않고, 지금 어떤 상태인지 묻는 태도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몸은 말을 안 듣는 적이 아니라 제가 평생 거주해야 하는 유일한 집이기 때문입니다.

 

이 책은 운동을 하지 말거나 식단을 포기하라고 주장하지 않습니다. 더 완벽해지려는 방향에서 더 오래 지속할 수 있는 방향으로 기준을 옮기자고 말합니다. 건강한 몸이란 숫자가 아름다운 몸이 아니라, 식사 후 죄책감에 시달리지 않고 필요할 때 움직이며 피곤할 때 쉴 수 있는 몸일지도 모릅니다. ‘적당히는 나태함이 아니라 오래가기 위한 기술이라는 말에도 공감했습니다.

 

<건강피로사회>를 읽으며 건강을 위해 나를 끊임없이 감시하는 것보다, 몸이 보내는 신호를 알아듣는 일이 먼저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앞으로는 운동을 못 한 하루를 실패로 계산하기보다, 오래 앉아 있던 몸을 잠깐이라도 일으켜 세우는 작은 선택부터 해보려 합니다.

 

#건강피로사회 #힘찬북스 #해준 #리뷰의숲 #리뷰의숲서평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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뾰롱이 이야기 - 아직 그리고 있습니다, 그 병아리
김진솔 지음 / 모티브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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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를 무료로 협찬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뾰롱이 이야기>는 귀여운 캐릭터의 성공담을 기대하고 펼쳤다가, 한 사람이 무너지지 않기 위해 무엇을 붙잡고 살아왔는지를 만나게 되는 책입니다. 김진솔 작가님은 노란 병아리 캐릭터 뾰롱이13년 동안 그려온 인스타툰 작가입니다. 지금은 많은 독자에게 사랑받고 있지만, 이 책은 그 결과만 반짝이게 보여주지 않습니다. 입시 미술의 좌절, 대학 생활의 무기력, 계정 해킹으로 10만 팔로워를 잃은 사건, 오랜 우울증과 약물치료까지 꽤 깊고 어두운 시간을 숨기지 않고 꺼내놓습니다. 표지 속 뾰롱이는 여전히 동그랗고 무해한 얼굴을 하고 있지만, 그 귀여움 뒤에 한 사람의 긴 생존기가 놓여 있다는 점이 이 책을 단순한 캐릭터 에세이와 다르게 만듭니다.




 

가장 기억에 남은 장면은 뾰롱이의 탄생을 보여주는 초기 스케치였습니다. 회색 캐릭터를 노란 뾰롱이가 힘껏 껴안는 네 컷은 형태만 보면 아주 단순합니다. 그러나 그 단순한 포옹 안에 작가님의 창작 방식이 압축되어 있는 듯했습니다. 능숙한 드로잉이나 화려한 연출보다, 지금 누군가에게 필요한 감정을 정확히 건네는 쪽을 선택한 것입니다. 사람을 잘 그리지 못해서 택한 마우스 그림, 볼펜으로 벅벅 그렸던 둥근 캐릭터가 결국 가장 오래 살아남았다는 사실도 흥미로웠습니다.




 

저는 불 없는 밤하늘을 친구와 함께 바라보며 별똥별을 기다리는 뾰롱이가 인상적이었습니다. 입시학원 옥상에서 친구와 재료를 준비하고, 유성우를 기다리다가 결국 제대로 보지 못했던 기억이 이어집니다. 그럼에도 그 밤이 좋았다고 말하는 대목이 오래 남았습니다. 결과만 보면 실패한 밤이지만, 함께 추위를 견디고 하늘을 올려다본 시간이 기억 속에서는 오히려 빛나는 장면이 됩니다. 저 역시 지나고 나서야 의미를 알게 된 시간이 많았습니다. 당시에는 별것 없다고 생각했던 일, 실패로 분류했던 경험, 쓸모없어 보였던 관심이 훗날 선택의 근거가 되기도 했습니다.




 

이 책이 좋은 이유는 자신의 과거를 멋있게 재구성하지 않는 데 있습니다. 게임에 몰두했던 시간도, 방 안에 틀어박혀 있던 날도, 약봉투를 숨겨두었던 순간도 그대로 보여줍니다. 그러면서도 그 시간을 전부 낭비라고 단정하지 않습니다. 결국 뾰롱이를 다시 그리게 한 힘도 그 어두운 방 안에서 조금씩 쌓였기 때문입니다. 저 역시 혼자 일하고 쓰는 삶을 꿈꾸면서도, 자유가 곧바로 생산성과 행복을 보장하지는 않는다는 사실을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 책은 좋아하는 일을 하면 행복하다는 낭만보다, 좋아하는 일을 오래 지속하려면 생활과 마음을 함께 돌봐야 한다는 현실적인 이야기로 읽혔습니다.

 

<뾰롱이 이야기>는 귀여운 캐릭터를 좋아하는 독자뿐 아니라, 결과가 더디게 나타나는 일을 오래 붙잡고 있는 사람에게 권하고 싶습니다. 창작자, 프리랜서, 이모티콘이나 인스타툰 작업을 꿈꾸는 사람은 물론이고, 남들보다 늦었다는 생각 때문에 자신의 시간을 의심하는 사람에게도 잘 맞는 책입니다. 이 책은 끝까지 버티면 반드시 성공한다고 쉽게 말하지 않습니다. 대신 오늘의 작은 작업과 평범한 루틴이 언젠가 자신을 지켜주는 성벽이 될 수 있다고 말합니다.

 

#예술 #모티브 #리뷰의숲 #뾰롱이이야기 #리뷰의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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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역 - 21세기 시선으로 읽는 동양고전
박찬근 지음 / 청년정신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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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를 무료로 협찬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주역>은 오래전부터 가까이하고 싶으면서도 쉽게 손이 가지 않는 동양고전이었습니다. 건곤감리 정도는 익숙하지만, 64괘와 효사까지 들어가면 갑자기 암호문처럼 느껴지기 때문입니다. 한문 원문을 어느 정도 읽을 수 있어도 글자의 뜻을 해석하는 것과 그 문장이 가리키는 삶의 상황을 이해하는 일은 전혀 다른 문제입니다. <21세기 시선으로 읽는 동양고전 주역>은 바로 그 간격을 역사적 인물과 이야기로 메워주는 책이었습니다.

 




저자 박찬근 선생님은 40여 년 동안 사서삼경과 한학을 연구하고 강의해 온 분입니다. 오랜 공부에서 나온 해설답게 <주역>을 단순한 점술서나 미래 예언서로 다루지 않습니다. 이 책에서 64괘는 길흉을 맞히는 도구가 아니라, 인간이 살아가며 마주하는 64가지 상황을 읽는 지도입니다. 일이 시작되지 않을 때, 관계가 막힐 때, 나아갈지 물러설지 판단하기 어려울 때 각 괘가 하나의 관점과 태도를 제시합니다.




 

본문은 원문과 풀이, 역사적 사례, 현대적 해석이 자연스럽게 이어져서 읽기도 좋았습니다. 예를 들어 수뢰둔(水雷屯) 해설에서는 하늘과 땅 사이에 처음 생명이 움트는 상황을 시작의 어려움으로 읽습니다. 시작이 막히고 혼란스러운 것은 실패의 징조가 아니라, 새로운 질서가 태어나기 전 겪는 필연적인 진통이라는 설명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무언가를 시작할 때 곧바로 결과가 나오지 않으면 방향부터 의심하곤 했는데, 이 대목을 읽으며 혼란도 과정의 일부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지산겸(地山謙)을 설명하는 부분도 기억에 남았습니다. 높은 산이 땅 아래로 들어가는 형상을 통해 겸손의 의미를 보여주는데, 여기서 겸손은 자신을 무조건 낮추거나 능력을 숨기는 태도가 아닙니다. 자기 역량을 정확히 알되 과시하지 않고, 필요한 때에 조용히 실력을 사용하는 힘에 가깝습니다. 요즘은 자신을 크게 포장해야 살아남는다는 말이 흔하지만, 이 책은 오래 버티는 사람에게 필요한 것은 요란한 자기 홍보보다 중심을 지키는 태도라고 말합니다. 낮아질수록 오히려 단단해진다는 해석이 현실적인 인간관계에도 잘 맞았습니다.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은 춘추전국시대 인물들의 삶을 통해 괘의 의미를 알려준다는 점입니다. 진목공의 기다림, 범려의 물러날 때를 아는 지혜, 초장왕의 절제와 결단 같은 이야기가 이어지므로 어려운 개념을 외우지 않아도 상황과 함께 기억됩니다. 역사 이야기를 읽다가 자연스럽게 자강불식(自强不息)의 의미를 생각하게 되고, 어느 순간 고전 속 인물의 선택을 현재의 직장생활이나 인간관계에 대입하게 됩니다. 고전이 박물관 유리장 안에서 나와 현실의 회의실과 퇴근길로 걸어 들어오는 셈입니다.

 

특히 40대 추천도서로 이 책이 잘 어울린다고 느꼈습니다. 마흔은 불혹이라지만 현실에서는 오히려 선택지가 많아지고 책임도 무거워져 더 자주 흔들립니다. 이미 지나온 길을 버리기에는 아깝고, 그대로 가기에는 답답한 시기이기도 합니다. 이때 <주역>은 무조건 전진하라고 재촉하지 않습니다. 때로는 기다리고, 멈추고, 덜어내고, 관계를 회복하며, 충분히 축적한 뒤 움직이라고 말합니다. 그것이 이 책이 주는 마음치유의 방식입니다. 달콤한 위로 대신 지금의 상황을 다른 각도에서 바라보게 합니다.

 

<21세기 시선으로 읽는 동양고전 주역><주역>을 처음 읽는 사람에게는 친절한 입문서이고, 이미 동양고전과 인문학을 공부해 온 사람에게는 익숙한 문장을 새로운 현실에 연결해보게 하는 책입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순서대로 읽어도 좋지만, 지금 자신의 상황과 닮은 괘를 골라 읽어도 좋습니다. 읽기 편하면서 알찬, 흔하지 않은 <주역>책입니다.

 

#주역 #박찬근 #청년정신 #동양고전 #인문학 #40대추천도서 #춘추전국시대 #마음치유 #리뷰의숲 #리뷰의숲서평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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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호스트
박희종 지음 / 팩토리나인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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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유 숙박 서비스를 이용할 때 가장 먼저 확인하는 것은 대개 평점과 후기다. 사진이 깔끔하고 이용자들의 평가가 좋으면, 한 번도 본 적 없는 사람의 집인데도 이상하리만큼 안심하게 된다. 나 역시 숙소를 예약할 때 호스트가 누구인지보다 후기 숫자와 별점부터 살펴본다. <슈퍼호스트>는 우리가 그렇게 별 의심 없이 맡겨온 신뢰를 뒤집어, 익숙한 휴식 공간을 빠져나갈 수 없는 함정으로 바꾸는 소설이다.




 

박희종 작가님은 중고 거래 플랫폼이나 익명 커뮤니티처럼 현대인의 일상에 가까운 소재를 범죄와 인간 심리의 문제로 확장해온 분이다. 이번 작품에서도 공유 숙박 플랫폼 에어스테이의 인기 숙소 스테이 나른을 무대로 삼는다. 이름만 보면 조용히 쉬어가기 좋은 공간이지만, 이도윤이 숙소에서 핏자국처럼 보이는 흔적을 발견하는 순간부터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진다. 호스트가 친절하게 보낸 메시지조차 배려인지 감시인지 판단하기 어려워지고, 문 하나와 작은 소리에도 불안해진다.




 

스포일러가 되지 않는 선에서만 인물들을 소개하면, 도윤과 은재는 대학 시절부터 줄곧 장기연애를 해온 사이이다. 하지만 작은 오해로 헤어지게 되는데, 그럼에도 도윤과 은재는 서로를 잊지 못한 채 지내게 된다. 그러다가 도윤은 살인 현장으로 의심되는 스테이 나른에 은재가 갔다는 소식을 알게 되고, 다급하게 은재의 행방을 쫓는다. 그는 오랜 시간을 함께 보낸 두 사람이 완벽한 남이 될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이 대목 덕분에 은재를 찾는 일이 단순한 스릴러의 임무가 아니라, 끝났다고 생각했던 관계에 남아 있는 책임과 미련의 문제로 읽혔다.




 

이 소설이 재미있는 가장 큰 이유는 도윤과 은재, 억울한 누명을 쓰고 사라졌던 현수, 그리고 오랫동안 무엇인가를 준비해온 준영의 관계가 조금씩 드러나면서 독자는 누가 피해자이고 누가 가해자인지 쉽게 확신할 수 없게 된다는 점이다. 제목의 호스트게스트역시 단순히 숙소를 빌려주는 사람과 머무는 사람을 뜻하지 않는다. 누가 판을 만들고, 누가 그 안에 초대되었으며, 누가 익명의 관객에게 타인의 고통을 제공하는지를 계속 뒤집어 묻는다.

 

다크웹 살인 생중계라는 설정도 자극적인 장치로만 사용되지 않는다. 화면 너머에 숨어 타인의 불행을 구경하는 사람들은 직접 손을 더럽히지 않지만, 조회하고 반응하고 소비함으로써 폭력의 일부가 된다. 우리는 현실에서도 끔찍한 사건을 기사 제목과 짧은 영상으로 소비한 뒤 곧바로 다음 화면으로 넘어간다. 그래서 소설 속 익명의 관객들이 완전히 낯선 괴물처럼 느껴지지 않았다. 가장 무서운 것은 특별히 잔혹한 한 사람이 아니라, 구경을 하고 싶은 익명의 사람들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슈퍼호스트>는 낯선 숙소에서 벌어지는 복수극이면서, 우리가 평점과 시스템을 얼마나 쉽게 신뢰하는지 보여주는 이야기다. 그리고 인간관계의 에 대한 이야기이기도 하다. 마지막 장을 덮고 나니 숙소의 숨겨진 카메라보다 더 무서운 것은 사람의 과거와 죄책감, 그리고 익명 뒤에 숨은 구경꾼의 욕망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앞으로 숙소에 들어가면 비상구보다 먼저 침대 밑을 볼 것 같다. 오랜만에 꽤 재미있는 소설을 읽었다. 계속 뒷이야기가 궁금해지는 소설이어서 이 소설을 읽는동안 드라마를 한 편도 시청하지 않았다. 반전이 많고 예측을 뒤엎는 소설이기 때문에 스릴러 마니아 독자들에게 큰 만족을 줄 것이라 생각한다.

 

#슈퍼호스트 #박희종 #팩토리나인 #컬처블룸 #컬처블룸리뷰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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