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이 처음인 당신에게 - 외계냥의 저승 불시착 49일 대소동
이삼 지음 / 대원앤북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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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완독 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죽음이 처음인 당신에게>는 제목만 보면 꽤 무거운 책처럼 느껴집니다. ‘죽음’이라는 단어부터 정면에 놓여 있으니까요. 그런데 책장을 펼치자마자 예상은 조금 엉뚱하게 빗나갑니다. 외계행성에서 지구로 놀러 왔다가 UFO가 불시착하는 바람에 저승사자들과 일을 하게 되어버린 외계냥이라니요. 사실 심각한 상황임에도 “자, 일단 인턴부터 하세요”라는 식이라 웃음이 났습니다. 저승에도 감정 노동이 있고 신입 교육이 있다니, 사후세계마저 직장생활이라니 조금 억울한데 웃깁니다.




그런데 이 유머가 단순히 분위기를 가볍게 만들기 위한 것만은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귀엽고 엉뚱한 외계냥을 앞세워 하나씩 꽤 깊은 이야기를 꺼냅니다. 저승을 배경으로 한 만화라고 해서 계속 울적하지도 않고, 그렇다고 죽음을 가볍게 소비하지도 않습니다. 저는 이 균형이 이 책에서 가장 좋았습니다.





특히 외계냥은 처음에 막연히 영혼을 달래주는 일이 어렵지 않을것이라 생각하며 저승사자들을 따라다닙니다. 그런데 이들이 해야 하는 일은 구천을 떠도는 영혼들을 만나고, 그들의 이야기를 듣고, 마지막 길을 함께하는 것입니다. “영혼을 만나면 위로해 주면 된다”는 설명에 처음에는 단순한 임무처럼 보이지만 곧 “위로는 꽤 어려운 일이야. 감정 노동!”이라는 말이 붙습니다. 생각해보면 맞는 말입니다. 누군가에게 ‘괜찮아’라고 말하는 것은 쉽지만, 정말로 그 사람이 떠날 수 있도록 마음을 받아주는 일은 전혀 다른 문제니까요.





제가 가장 마음에 남았던 것은 결국 이 책이 죽음보다 사랑을 더 오래 이야기한다는 점이었습니다. 강아지 에피소드를 읽는동안 눈물이 펑펑 쏟아졌습니다. 떠나야 하는 존재가 자신의 죽음을 두려워하기보다 남겨질 존재를 걱정하고, 서로를 향한 마음이 마지막까지 이어지는 장면은 귀여운 그림체 때문에 오히려 더 먹먹하게 다가왔습니다. 먼저 가는 존재와 남는 존재 가운데 누가 더 슬픈지는 사실 정할 수 없는 일 같습니다. 다만 충분히 사랑했다면 그 시간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람은 이상하게도 곁에 있을 때에는 익숙함 때문에 사랑을 쉽게 지나칩니다. 가족의 전화도 나중에 하면 될 것 같고, 친구에게 고맙다는 말도 굳이 오늘 하지 않아도 될 것 같고, 좋아한다는 말도 어쩐지 쑥스러워 미룹니다. 하지만 이 책은 계속해서 같은 질문을 던집니다. 정말 다음이 있다는 보장이 있을까라는.





그래서 “사랑을 전할 때 망설이지 말라”는 메시지가 이 책에서는 흔한 자기계발 문구처럼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이미 몇 번의 이별과 죽음을 보고 난 뒤 등장하는 말이기 때문입니다. 이 책에서는 사랑이 반려동물과 보호자, 오랜 친구, 기억을 간직하고 싶은 존재, 한 생을 건너 이어지는 인연처럼 아주 여러 형태로 나타납니다. 저는 이 부분이 좋았습니다.

 

언제까지나 함께할 것 같던 사람이 사실은 그렇지 않을 수도 있고, 매일 반복되는 평범한 하루도 횟수로 따지면 유한합니다. 그래서 이 책은 죽음을 이야기하면서 자꾸 지금 살아 있는 시간을 잘 쓰라고 말하는 것 같았습니다. 


그리고 책 자체의 구성에서도 귀여운 장난이 숨어 있습니다. 표지 커버 안쪽에는 ‘저승에서의 사랑이 처음인 당신에게’를 찾는 미로 찾기가 들어 있습니다. 외계냥의 저승 체험을 책 바깥까지 이어놓은 느낌이라 재미있었습니다. 보통 책 커버 안쪽은 그냥 지나치기 쉬운데, 사실 이 미로를 잘 보면 외계냥이 저승에서 만났던 캐릭터들이 모두 있어서 마음이 찡해집니다.


함께 받은 부적 2종도 상당히 마음에 들었습니다. 하나는 외계냥이 크게 그려진 노란색 ‘운수대통’ 부적, 다른 하나는 외계냥의 친구들이 그려진 분홍색 ‘사랑해! 영원히! 대박 사랑해!’ 부적입니다. 외계냥과 친구들은 '비상숲숲' 캐릭터들인데요. 여우인 유부, 토끼 구루, 고양이 애옹입니다. 운수대통 부적에는 외계냥 특유의 초록 눈과 해맑은 표정이 들어가 있어서 일단 귀여움으로 액운 정도는 당황시킬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분홍 부적은 사랑과 응원이 가득해서 책의 핵심 메시지와도 잘 어울렸습니다. 


<죽음이 처음인 당신에게>는 귀여운 외계냥 때문에 웃었다가, 친구들의 엉뚱함에 피식했다가, 어느 순간 떠나보낸 존재와 아직 곁에 있는 사람들을 생각하게 만드는 꽤 멋진 책입니다. 한 편의 잘 만들어진 애니메이션을 본듯한 기분이 들어서, 앞으로 소중한 사람들에게 선물용으로 주고 싶은 책이기도 합니다.


#외계냥 #비상숲숲 #대원앤북 #죽음이처음인당신에게 #리뷰의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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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력을 키우는 수학의 힘 - 원리를 꿰뚫고 직관으로 끝내는 수학의 모든 것
장허 지음, 김지혜 옮김, 신재호 감수 / 미디어숲 / 202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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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를 무료로 협찬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사고력을 키우는 수학의 힘>은 수학 문제를 많이 풀게 만드는 책이라기보다, 수학 문제를 볼 때 머리를 어떻게 써야 하는지를 다시 가르쳐주는 책입니다. 저는 문과 계열 공부를 오래 해왔기 때문에 수학을 접하면 먼저 공식과 풀이법부터 떠올리는 편입니다. 앞으로 변리사 시험에도 도전해보고 싶어 수학 공부를 천천히 다시 시작하려는 입장에서, 단순 문제집보다 이런 책을 먼저 읽어보는 것이 꽤 도움이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수학을 오래 놓았던 사람이 다시 시작할 때 가장 부담스러운 것은 계산 자체보다도 ‘이걸 왜 이렇게 풀어야 하지?’라는 막막함인데, 이 책은 바로 그 부분부터 건드립니다.



 



본문을 읽으면서 특히 눈에 들어온 것은 하나의 문제를 대수와 기하라는 서로 다른 방식으로 바라보는 과정이었습니다. 예를 들어 이 책에서는 여러 직선으로 둘러싸인 영역을 좌표평면 위에서 분석하면서, 점과 직선의 위치 관계를 식으로 바꾸어 생각합니다. 처음에는 복잡한 그림처럼 보이지만 조건을 하나씩 직선의 방정식으로 옮기고, 특정 점이 어느 영역에 속하는지 확인하면서 문제를 정리해 나갑니다. 이런 설명을 따라가다 보니 수학에서 식은 단순한 계산 기호가 아니라 눈앞의 상황을 다른 언어로 번역하는 도구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문장을 읽고 구조를 파악하는 데 익숙한 문과 출신인 저에게는 오히려 이런 방식이 잘 맞았습니다. 





함수의 대칭을 설명하는 부분도 인상적이었습니다. 함수의 식을 무작정 계산하기보다 서로 대응하는 두 값이 무엇인지 찾아내고, 그 대응 관계를 통해 그래프의 대칭축을 추론합니다. 예전에는 이런 문제를 만나면 ‘대칭축 공식이 뭐였지?’부터 생각했을 것 같습니다. 그런데 책은 결과를 외우게 하기보다 왜 이 두 값이 짝을 이루는지, 그 짝의 가운데가 왜 대칭축이 되는지를 먼저 생각하게 합니다. 이렇게 원리를 이해하고 나면 공식을 잊어버리더라도 다시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수학을 다시 공부하려는 입장에서는 바로 이 점이 중요하게 느껴졌습니다. 오랫동안 공부를 쉬었다면 공식을 전부 기억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지만, 사고 구조를 이해하면 잊었던 지식을 다시 복원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기하 부분에서는 더욱 그런 특징이 분명했습니다. 이 책에는 “점은 선을 만들고, 선은 면을 만든다”라는 설명과 함께 정육면체, 직선과 평면의 관계가 등장합니다. 입체도형은 학창 시절에도 유독 어렵게 느껴졌던 분야인데, 책에서는 복잡한 공간 문제를 곧바로 계산하려 하지 않고 먼저 점·직선·평면이 서로 어떤 관계를 맺어있는가를 따집니다. 결국 공간도형도 거창한 그림 전체를 한꺼번에 이해하려 하면 어렵지만, 구성 요소와 위치 관계를 차례로 분해하면 생각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저는 이 대목에서 수학 실력이란 계산 속도가 빠른 능력이 아니라 복잡한 대상을 작은 관계들로 나누어 보는 능력이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이 책이 앞으로 제 수학 공부에 가장 도움이 될 것 같은 부분도 여기에 있습니다. 저는 변리사 시험을 목표로 수학을 아주 기초부터 다시 공부할 생각인데, 처음부터 고난도 문제를 많이 푸는 방식으로 접근하면 금방 지칠 가능성이 큽니다. 대신 이 책처럼 ‘왜?’를 먼저 묻는 방식으로 개념을 다시 세우고, 그다음 문제풀이 양을 늘리는 편이 장기적으로 훨씬 효율적일 것 같습니다. 예를 들어 함수를 공부할 때도 그래프의 모양을 외우는 데 그치지 않고 식의 변화가 그래프에서 어떤 움직임으로 나타나는지 확인하고, 기하에서는 공식을 외우기보다 도형의 관계를 직접 그림으로 생각해보는 식입니다. 이렇게 공부하면 새로운 형태의 문제를 만나도 최소한 어디서부터 접근해야 할지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무엇보다 이 책을 읽으며 수학에 대한 부담이 조금 바뀌었습니다. 예전에는 수학을 ‘정답을 빨리 찾아내야 하는 과목’이라고 생각했다면, 이제는 하나의 문제를 여러 각도에서 오래 바라보는 훈련이라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당장 계산이 빠르지 않아도 괜찮고, 풀이를 바로 떠올리지 못해도 괜찮습니다. 중요한 것은 왜 이런 조건이 주어졌는지, 다른 방식으로 표현하면 어떻게 보이는지 끈질기게 생각해보는 것입니다. 그런 사고 습관이 쌓이면 시험을 위한 수학 실력뿐 아니라 복잡한 문제를 구조적으로 바라보는 힘까지 함께 길러질 것 같습니다.


그래서 <사고력을 키우는 수학의 힘>은 이미 수학을 잘하는 사람보다, 오히려 수학을 한동안 놓았거나 다시 제대로 시작해보고 싶은 성인에게 더 의미 있는 책이라고 느꼈습니다. 저처럼 문과 공부에 익숙하지만 앞으로 필요에 의해 수학을 다시 공부해야 하는 사람에게는 “일단 공식을 외워라”가 아니라 “먼저 생각하는 법부터 되찾아보자”고 말해주는 책입니다. 변리사 공부를 시작하기 전에 수학 머리를 다시 천천히 깨우는 준비운동으로 곁에 두고, 한 장씩 문제의 사고 과정을 따라가 보고 싶습니다. 


#사고력을키우는수학의힘 #장허 #미디어숲 #리뷰의숲 #리뷰의숲서평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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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야모토 시게루의 게임론 - 오늘의 닌텐도를 만든 전설적인 게임 디자이너
제니퍼 드윈터 지음, 이석호 옮김 / AK(에이케이)커뮤니케이션즈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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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완독 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미야모토 시게루의 게임론>은 단순히 <슈퍼 마리오 브라더스>와 <젤다의 전설>의 탄생 과정을 정리한 게임사가 아니라, ‘게임이라는 매체는 무엇을 가장 잘할 수 있는가’를 한 개발자의 작품 세계를 통해 탐구하는 책이었습니다. 저자인 제니퍼 드윈터 작가님은 일리노이공과대학에서 미디어와 디지털 기술을 연구하는 교수로, 미야모토 시게루의 인터뷰와 작품, 닌텐도의 역사와 이용자 반응까지 폭넓게 검토해 그의 디자인 철학을 분석합니다. 번역을 맡은 이석호 번역가님은 게임전문지 <월간 게이머즈>에서 활동하는 게임 전문 기자입니다. 실제 게임 문화와 용어에 익숙한 번역가님이 옮긴 책이라는 점도 이처럼 게임사와 디자인 이론이 뒤섞인 책에서는 꽤 중요한 장점이라고 느꼈습니다.





게임을 좋아해온 독자로서 가장 흥미로웠던 것은 우리가 너무 익숙해서 당연하게 받아들이던 마리오와 젤다가 사실은 수많은 제약과 선택의 결과라는 점이었습니다. 




이 책에 의하면 초기 마리오의 탄생에는 당시 하드웨어의 한계와 캐릭터 디자인의 현실적인 문제가 깊이 개입되어 있습니다. 오늘날에는 마리오가 하나의 완성된 캐릭터처럼 느껴지지만, 처음부터 지금의 모습과 세계관이 모두 계획되어 있었던 것은 아닙니다. <동키 콩>을 거치며 캐릭터의 역할과 외형이 만들어지고, 이후 작품을 거치면서 우리가 알고 있는 ‘마리오다움’이 축적되었습니다. 저는 이 부분이 특히 재미있었습니다. 혁신이라고 하면 흔히 완전히 새로운 것을 무에서 만들어내는 천재적인 발상을 생각하지만, 미야모토의 혁신은 오히려 주어진 조건에서 무엇을 재미로 바꿀 수 있는지를 끊임없이 고민하는 방식에 가까웠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이 책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개념은 ‘이야기보다 체험’이었습니다. 제니퍼 드윈터 작가님은 미야모토가 전통적인 서사를 게임의 중심에 놓기보다 플레이어가 직접 움직이며 이야기를 만들어가는 공간을 설계했다고 해석합니다. <젤다의 전설>을 생각하면 이 말이 꽤 정확하게 와닿습니다. 소설에서는 작가가 정해놓은 순서대로 사건을 읽지만, 게임에서는 어느 길로 갈지, 무엇을 먼저 발견할지, 어디에서 헤맬지까지 플레이어의 행동에 따라 달라집니다. 미야모토가 플레이어가 자신의 행동을 통해 이야기를 만들도록 만든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특히 <슈퍼 마리오 브라더스>에 대한 분석은 어린 시절 아무 생각 없이 즐겼던 게임을 전혀 다른 눈으로 보게 만들었습니다. 점프하고, 장애물을 피하고, 새로운 공간으로 이동하는 단순한 행동 자체가 사실은 치밀하게 설계된 경험이었습니다. 미야모토는 자신의 아이디어를 일방적으로 보여주는 사람이 아니라 플레이어가 직접 만지고 시험하면서 재미를 발견하게 만드는 놀이터 설계자입니다. 그래서 <마리오 카트>에서는 완벽한 레이싱 실력보다 여러 사람이 함께 즐기는 재미가 중요해지고, Wii에서는 복잡한 조작법을 익히지 않아도 몸의 움직임만으로 게임에 참여할 수 있게 됩니다. 저는 여기에서 닌텐도가 오랫동안 사양 경쟁만으로 설명되지 않는 회사였던 이유도 찾을 수 있었습니다. 기술은 목적이 아니라 사람이 놀게 만들기 위한 수단이라는 태도가 일관되게 이어지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미야모토 시게루의 게임론>은 닌텐도 팬만을 위한 책이라기보다 게임이라는 매체 자체에 관심 있는 사람에게 권하고 싶습니다. 무엇보다 저는 이 책을 읽은 뒤 잘 만든 게임을 볼 때 그래픽이나 스토리만 평가하기보다, 게임의 철학을 먼저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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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위키의 마인크래프트 미스터리 괴담
블루위키 지음 / 제제의숲 / 202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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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위키의 마인크래프트 미스터리 괴담>은 제목만 보면 마인크래프트를 소재로 한 가벼운 공포 이야기 모음처럼 보이지만, 실제로 읽어보니 게임이 오랜 시간 쌓아온 ‘유저 문화’를 기록한 책이라는 인상이 더 강했습니다. 






마인크래프트는 애초에 정해진 줄거리를 따라가는 게임이 아니라 플레이어가 블록을 쌓고, 탐험하고, 생존하며 자기만의 이야기를 만들어가는 샌드박스 게임입니다. 그래서 저는 이 게임에서 괴담이 유난히 많이 생겨난 것도 자연스럽다고 생각합니다. 어두운 동굴을 혼자 탐험하다 정체를 알 수 없는 소리를 듣거나, 익숙한 세계에서 평소와 다른 무언가를 발견하면 “혹시 게임에 숨겨진 존재가 있는 것은 아닐까?”라는 상상이 따라붙기 쉽기 때문입니다. 히로빈처럼 실체보다 소문이 더 거대해진 존재가 오랫동안 마인크래프트 문화의 일부로 살아남은 것도 바로 이런 게임 구조 때문일 것입니다.





저자인 블루위키 작가님은 55만 구독자를 보유한 마인크래프트 전문 크리에이터로, 오랫동안 마인크래프트의 괴담과 정보, 재미있는 이야기를 소개해 왔습니다. 책에는 그동안 수집하거나 직접 창작한 괴담 50가지가 몹·블록·아이템·장소·현상으로 나뉘어 담겨 있습니다. 특히 마음에 들었던 것은 단순히 “무서운 몬스터가 나타났다”는 식으로 끝내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빌더’ 편에서는 과거 베타 버전에 존재했던 특수한 몹과 건축 기능의 흔적을 설명하고, ‘초스피드 좀비’ 같은 괴담에서는 특정 버전이나 희귀한 생성 조건을 추적합니다. 즉 버그, 삭제된 기능, 초기 개발 흔적과 유저의 상상이 섞이면서 하나의 괴담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보여줍니다. 공포도와 희귀도까지 게임의 능력치처럼 표시해 둔 편집도 재미있어서, 실제 게임 속 비공식 도감을 읽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개인적으로 가장 흥미로웠던 부분은 ‘유령 늑대’처럼 게임 시스템과 감정이 묘하게 결합된 이야기였습니다. 마인크래프트의 늑대는 길들여 함께 다닐 수 있기 때문에 단순한 몹이라기보다 플레이어가 애착을 갖게 되는 동료에 가깝습니다. 그런데 오래 함께한 늑대가 사라진 뒤 정체불명의 늑대가 나타난다는 식의 이야기가 붙는 순간, 평범한 게임 시스템이 하나의 도시전설로 변합니다. 반대로 몹터뷰 페이지는 괴담 사이의 긴장을 풀어주는 장치였습니다. 주민에게 왜 침대를 사용하는지 묻고, 주민 특유의 논리(?)로 답하게 만드는 형식인데 진지한 괴담만 연속해서 배치하지 않아 책 전체의 리듬이 좋았습니다. 그래서 어린 독자에게는 재미있는 마인크래프트 책으로, 성인 독자에게는 인터넷 괴담이 어떻게 생성되고 퍼지는지 들여다보는 작은 문화 기록으로도 읽힐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제가 이 책을 읽으며 새삼 재미있다고 느낀 것은 게임에도 일종의 ‘민속학’이 생긴다는 점입니다. 예전에는 귀신 이야기나 지역 전설이 입에서 입으로 전해졌다면, 지금은 게임 커뮤니티와 영상, 게시판을 통해 “내 월드에서 이상한 것을 봤다”는 이야기가 퍼집니다.


누군가가 캡처 화면을 올리고, 다른 플레이어가 비슷한 경험을 덧붙이고, 시간이 지나면서 최초의 버그가 하나의 전설이 되기도 합니다. 특히 마인크래프트처럼 업데이트 역사가 길고 과거 버전의 흔적이 많은 게임은 이런 상상력을 자극하기에 좋은 환경입니다. 그래서 <블루위키의 마인크래프트 미스터리 괴담>은 사실과 거짓을 단순히 판별하는 책이라기보다, ‘왜 사람들은 이런 이야기를 만들어내고 즐기는가’를 생각하게 만드는 책이기도 했습니다.





초판 한정으로 제공되는 스탠드 북마크도 이 책의 소장 재미를 높여줍니다. 제가 받은 굿즈는 블루위키 아크릴 형태로, 책갈피로 사용할 수도 있고 받침대에 세워 작은 스탠드처럼 장식할 수도 있었습니다. 책 옆에 함께 두니 마인크래프트 특유의 게임 세계관과 잘 어울려서 단순한 부록보다는 작은 캐릭터 굿즈를 하나 받은 느낌이었습니다. 무엇보다 초판에만 동봉되는 혜택이라 마인크래프트나 블루위키 작가님의 콘텐츠를 좋아하는 독자라면 책과 함께 소장할 만합니다. 마인크래프트를 플레이하며 히로빈이나 이상한 버그 이야기에 한 번이라도 귀를 기울여본 사람, 게임 설정집이나 미스터리 콘텐츠를 좋아하는 사람에게 특히 추천하고 싶습니다. 


#블루위키의_마인크래프트_미스터리 _괴담 #블루위키 #제제의숲 #컬처블룸 #컬처블룸리뷰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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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와 똑똑하게 대화하는 질문 사전
김지훈 지음, 소윤 그림 / 크래커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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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교 1학년 아이를 키우다 보니 요즘 AI가 아이들의 일상에 얼마나 깊숙이 들어왔는지 실감하게 됩니다. 제가 처음 인터넷을 접했을 때와는 비교도 되지 않을 정도입니다. 모르는 것이 생기면 검색창부터 열던 시대를 지나, 이제 아이들은 AI에게 바로 질문합니다. 숙제를 하다가 막혀도 물어보고, 글을 쓸 때도 도움을 받고, 심심하면 이것저것 질문하며 놀기도 합니다.





처음에는 걱정이 되었습니다. '이렇게 편한 도구에 익숙해지면 스스로 생각하지 않게 되는 것은 아닐까?'하구요. 특히 숙제까지 AI에게 맡겨 버린다면 공부하는 의미가 없어지는 것 아닌가 싶었습니다. 그렇다고 무조건 사용하지 말라고 할 수도 없습니다. 앞으로 아이들이 살아갈 세상에서는 오히려 AI를 제대로 활용하는 능력이 중요해질 테니까요. 부모 입장에서는 ‘쓰지 마’와 ‘잘 써’ 사이에서 어떤 기준을 알려줘야 할지가 가장 어려웠습니다.





<AI와 똑똑하게 대화하는 질문 사전>은 바로 그 지점을 다루는 책입니다. 이 책에서 가장 마음에 들었던 것은 AI 사용법만 가르치는 책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핵심은 AI를 사용하더라도 생각의 주인은 내가 되어야 한다는 것에 있습니다.





책의 내용도 아이들이 실제로 겪을 법한 상황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숙제를 빨리 끝내고 싶을 때, AI가 고쳐준 글이 훨씬 멋져 보일 때, AI가 알려준 정보가 사실인지 의심스러울 때, 그림을 만들어 달라고 할 때 등입니다. 부모가 “AI에 너무 의존하면 안 돼”라고 백 번 이야기하는 것보다 훨씬 구체적입니다.


특히 아이와 함께 읽으며 인상적이었던 부분은 AI가 고쳐준 글을 그대로 사용하지 말라는 내용이었습니다. 책에서는 AI가 고쳐준 글을 참고하되 자신의 색깔은 자신이 지켜야 한다고 설명합니다. AI에게 글 전체를 고쳐달라고 맡기는 대신 고치고 싶은 부분을 구체적으로 질문하고, 수정된 문장을 자신의 말투로 다시 읽어보라고 합니다. 저도 이 부분에는 상당히 공감했습니다. 문장은 그럴듯해졌는데 정작 ‘내 글’ 같지 않다면 좋은 글이라고 하기는 어렵기 때문입니다.


AI 이미지에 관한 부분도 재미있었습니다. AI에게 의사 그림을 요청했더니 비슷비슷한 모습만 등장하는 사례를 통해 AI에도 편향이 존재할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줍니다. 게임 규칙을 만들 때 AI가 앞뒤가 맞지 않는 규칙을 내놓는 사례도 나옵니다. AI가 말하면 무조건 맞을 것이라는 생각부터 깨뜨려주는 셈입니다.


중1 아이의 반응은 의외로 현실적이었습니다. AI를 이미 자연스럽게 사용하는 세대라 그런지 AI 자체를 신기해하기보다는 “이렇게 물어보면 더 잘 대답해?”라는 식으로 질문 방법에 관심을 보였습니다. 특히 각 장에 있는 ‘바로 써먹는 질문’은 실제로 따라 해볼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부모가 읽으라고 던져주는 이론서였다면 아마 몇 장 읽고 덮었을 텐데, 만화가 먼저 나오고 그 상황을 설명한 뒤 바로 사용할 수 있는 질문을 보여주고 있어서 부담이 적었습니다.


저 역시 이 책을 읽으며 생각이 조금 달라졌습니다. 아이가 AI를 사용하는 것 자체를 걱정할 필요는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중요한 것은 AI를 사용했느냐가 아니라 어떻게 사용했느냐였습니다. 답을 통째로 받아 적는 아이와, AI의 답을 확인하고 다시 질문하며 자기 생각을 발전시키는 아이는 같은 AI를 사용해도 전혀 다른 결과를 얻게 될 것입니다.


그래서 이 책은 아이에게만 읽히기보다 부모가 먼저 읽고 함께 이야기해보기를 권하고 싶습니다. AI를 무조건 금지하기에도, 아무 제한 없이 맡겨두기에도 불안한 부모에게 꽤 현실적인 기준을 제시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AI와_똑똑하게_대화하는_질문_사전 #김지훈 #크래커 #컬처블룸 #컬처블룸리뷰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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