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세계 탐험단 조선왕조실록 1 : 정조 - 개혁을 이끈 소통의 군주, SEL + 한능검 워크북 수록 이세계 탐험단 조선왕조실록 1
하지강 지음, 김기수 그림, 서울대학교 뿌리깊은 역사나무 감수 / 서울문화사 / 2026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세계탐험단조선왕조실록1:정조 #역사만화 #어린이책 #하지강 #역사 #한국사 #조선시대




 

역사 만화를 꾸준히 읽어 온 독자로서, <이세계 탐험단 조선왕조실록 1 : 정조 개혁을 이끈 소통의 군주>는 단순한 학습 만화를 넘어서는 시도를 보여 준 작품이라고 느꼈습니다. 하지강 작가님은 2024년 대한민국 스토리 공모대전에서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최우수상을 수상하고, 2025CJ 오펜 9기로 선정된 이력이 있는 분으로, 이미 여러 아동·청소년 만화 작업을 통해 서사 구성 능력을 검증받은 작가입니다. 그런 작가님이 이번에는 <조선왕조실록>이라는 방대한 사료를 판타지 세계관과 결합해 풀어냈다는 점에서 읽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이 책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점은, 실제 <조선왕조실록>의 기록을 이야기 속에 자연스럽게 배치해 사실성과 상상력을 균형 있게 유지했다는 점입니다. 저는 평소 정조를 탕평 정치의 완성자이자 규장각을 통해 학문과 정치를 연결하려 했던 개혁 군주로 이해해 왔습니다. 동시에 사도세자의 아들이라는 개인적 비극을 짊어진 인물이기도 하지요. 작품은 어린 시절 이산으로서의 외로움과 정치적 위협 속에서의 긴장감을 보여 주며, 단순한 위인 서술이 아니라 인간 정조의 감정을 드러냅니다. 역사적 사건을 나열하기보다, 왜 그런 선택을 했는지를 따라가게 만든다는 점이 특히 좋았습니다.




 

그리고 흥미로웠던 부분은 사회 정서 역량(SEL)’을 전면에 내세웠다는 점입니다. 정조는 실제로 신하들과의 관계를 세심하게 조율하며 국정을 운영한 군주였습니다. 홍국영과의 관계, 노론과의 긴장 속에서도 균형을 모색했던 태도는 감정 조절과 공감 능력이라는 측면에서 재해석될 수 있습니다. 이 책은 그러한 역사적 맥락을 어린이 눈높이에 맞추어 풀어내면서도, ‘나라면 어떻게 했을까라는 질문을 던지게 합니다. 이는 단순한 지식 전달을 넘어, 역사 인물을 통해 자신의 판단 기준을 점검하게 만드는 장치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판타지 세계관과 VR 설정은 자칫 무거울 수 있는 조선 후기의 정치사를 보다 친근하게 만듭니다. 리멤브리아라는 가상의 왕국과 조선왕조실록 박물관을 연결한 설정은, 기록과 기억이라는 키워드를 효과적으로 시각화합니다. 워크북 구성 역시 눈에 띄는데, 개념 정리와 문제 풀이를 통해 한국사 능력 검정 시험을 준비하는 학생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역사 만화를 좋아하는 독자라면, 재미와 학습의 균형을 동시에 체감할 수 있을 것입니다.

 

비록 어린이용 학습 만화이지만, 이 책은 초등 고학년부터 중학생, 그리고 자녀와 함께 역사를 읽고 싶은 학부모에게도 충분히 의미 있는 작품이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정조라는 인물을 단순한 성군이미지로만 알고 있던 독자라면, 그의 인간적 고민과 선택을 다시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될 것입니다. 역사 만화를 좋아하는 독자의 입장에서, <이세계 탐험단 조선왕조실록 1 : 정조 개혁을 이끈 소통의 군주>는 기록을 살아 있는 이야기로 되살리는 시도라는 점에서 충분히 괜찮았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세계인이 사랑하는 대한민국 컬러링 여행
김규슬 지음 / 트러스트북스 / 2026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세계인이사랑하는대한민국컬러링여행 #컬러링북 #색칠 #김규슬 #일러스트 #전통문화 #대한민국 #트러스트북스



 

<세계인이 사랑하는 대한민국 컬러링 여행>은 여행과 색채, 그리고 한국적 정서를 한 권에 담아낸 독특한 컬러링북입니다. 김규슬 작가님은 성균관대학교 시각디자인학과를 졸업하고 유럽과 아시아 여러 도시를 여행하며 글과 그림으로 풍경을 기록해 온 감성 여행 에세이스트이자 일러스트레이터입니다. 기존의 해외 컬러링 시리즈로 이미 탄탄한 독자층을 확보해온 작가님이 이번에는 우리나라의 공간과 사계절, 전통문화를 주제로 삼았다는 점에서 더욱 반갑게 다가왔습니다. 단순히 색을 채우는 책이 아니라, 여행지의 공기와 감정을 함께 건네는 작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책에서 특히 흥미로웠던 점은 우선 내용이 서울의 청와대부터 부여, 안동, 경주까지 시간의 층위를 따라 이동한다는 점입니다. 컬러링북을 오래 즐겨온 독자로서, 단순한 랜드마크 나열이 아니라 고전과 현대, 전통과 대중문화가 한 권 안에서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흐름은 매우 인상적이었습니다. 예컨대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관이나 월정교처럼 건축적 선이 강조된 공간은 색을 어떻게 얹느냐에 따라 분위기가 크게 달라집니다. 기와의 청색, 단청의 원색, 석조 건물의 회색 톤을 스스로 해석하는 과정은 한국 건축 미감에 대한 이해를 한층 깊게 만들어 줍니다.

 

그리고 사계절을 음식과 풍경으로 엮어낸 점이 돋보입니다. 딸기와 벚꽃, 복숭아와 팥빙수, 감과 눈 내린 경복궁까지 이어지는 구성은 한국의 계절 감각을 촘촘히 환기합니다. 컬러링북은 색을 통해 기억을 환기하는 장르라고 생각하는데, 계절 과일의 붉음이나 단풍의 주황빛을 채워 넣다 보면 자연스럽게 감각적 체험이 확장됩니다. 이는 단순한 취미 활동을 넘어, 문화적 정체성을 시각적으로 재구성하는 경험이 됩니다.

 

해당 장소의 간단한 영어 설명과 여행 팁, 그리고 작가님의 컬러링 샘플이 함께 제시되어 있습니다. 왼쪽 페이지에는 완성된 일러스트와 글이, 오른쪽에는 선화가 배치된 구조로 보이는데, 이는 초보자에게는 색채 가이드를, 숙련자에게는 변주를 위한 기준점을 제공합니다. 여백이 넉넉하고 선이 깔끔하여 색연필이나 마카 사용에 모두 적합해 보입니다. 여행 에세이와 컬러링이 병치된 구성은 읽기와 그리기를 자연스럽게 오가게 만드는 장점이 있습니다.

 

한국 문화를 시각적으로 이해하고 싶은 분들, 여행을 떠나기 어려운 상황에서 감각적 대리 체험을 원하는 분들, 그리고 전통과 현대를 함께 즐기는 컬러링 애호가에게 특히 추천하고 싶은 책입니다. 외국인에게는 한국을 소개하는 문화 입문서로, 국내 독자에게는 우리가 익숙하게 지나쳐온 풍경을 다시 바라보게 하는 매개가 될 것입니다. 색을 칠하는 행위가 곧 여행이 되는 경험을 찾고 계신다면, 충분히 의미 있는 선택이 될 책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귀신 붙게 해 주세요 미래인 청소년 걸작선 95
이로아 지음 / 미래인(미래M&B,미래엠앤비) / 2026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귀신붙게해주세요 #이로아 #청소년소설 #미래인 #추천소설 #문학 #추천도서 #신간도서




 

이로아 작가님은 <왝왝이가 그곳에 있었다>로 제15회 문학동네청소년문학상 대상을 수상하며 사회적 기억과 애도의 문제를 섬세하게 다루어 왔습니다. 이번 <귀신 붙게 해 주세요> 역시 학교라는 공간을 배경으로 하지만, 단순한 성장 서사를 넘어 제도와 기억, 반복되는 부당함을 정면으로 응시합니다. 특히 전 과목 1등급에만 허락되는 자유라는 설정은 오늘날 입시 중심 교육의 아이러니를 압축적으로 드러내며, 판타지적 장치를 통해 현실을 더 선명하게 비추는 효과를 냅니다.




 

이 작품에서 가장 흥미로웠던 지점은 귀신의 성격입니다. 보통 청소년 소설에서 귀신은 공포의 대상이거나 사건을 촉발하는 장치로 기능하지만, <귀신 붙게 해 주세요>에서의 순지는 오히려 증인에 가깝습니다. 20년 전의 전교 1등이 현재의 학교를 지켜보며 이미 한 번 겪은 일임을 말하는 순간, 독자는 시간의 단절이 아니라 구조의 반복을 보게 됩니다. 저는 학창 시절, 학교 규정이 강화될 때마다 친구들로부터 이 또한 지나가리라라는 자조섞인 말을 들었습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난 뒤 돌아보니 문제는 사라진 것이 아니라 형태를 바꾸어 남아 있었습니다. 순지의 존재는 바로 그 잔존하는 기억의 형상처럼 느껴졌습니다.




 

두 번째로 인상 깊었던 부분은 윤나의 선택입니다. 공부 대신 강령술을 택하는 장면은 다소 엉뚱해 보이지만, 실은 가장 현실적인 절박함에서 비롯된 행동입니다. 청소년이 감당해야 할 선택의 무게를 어른들은 종종 가볍게 여기지만, 이 소설은 그 선택이 얼마나 구조적 압박 속에서 이루어지는지를 보여 줍니다. 저는 고등학교 시절 야간자율학습을 강제로 했습니다. 명목은 학력 신장이었지만, 학생 개개인의 계획과 사정은 고려되지 않았습니다. 그때의 답답함이 윤나의 결단과 겹쳐 보였습니다. 판타지는 허황된 탈출이 아니라, 현실을 견디기 위한 상상력의 다른 이름일지도 모릅니다.

 

또한 작품은 이해라는 이름으로 폭력을 유예하려는 어른들의 태도를 날카롭게 비판합니다. 세대 차이를 이유로 기다림을 요구하는 장면은 오늘날에도 여전히 유효한 문제 제기입니다. 여기서 저는 한나 아렌트가 말한 악의 평범성을 떠올렸습니다. 특별히 잔혹하지 않아도, 구조에 순응하는 태도는 충분히 폭력적일 수 있습니다. 이 소설은 거창한 혁명 대신, 보이지 않던 것을 끝내 보게 된 이후의 태도를 묻습니다. 청소년을 보호의 대상이 아니라 윤리적 판단의 주체로 그린다는 점에서, 청소년문학의 성숙한 방향을 제시한다고 생각합니다. 그 외에도 청소년들에게 금기시되는 동성애 문화를 리얼하게 보여주고 있어서 좋았습니다.




 

이 책은 입시와 규율, 학교 문화에 문제의식을 가진 청소년은 물론, 교사와 학부모에게도 권하고 싶습니다. 단순히 요즘 아이들의 이야기가 아니라, 우리가 반복해 온 선택의 방식에 대한 성찰이기 때문입니다. 청소년문학을 꾸준히 읽어 온 독자라면, 이 작품을 통해 판타지와 리얼리즘이 어떻게 만나 현실을 재구성하는지 확인할 수 있을 것입니다. 무엇보다 <귀신 붙게 해 주세요>는 묻습니다. 우리는 과거의 목소리를 제대로 듣고 있는가, 아니면 또다시 모른 척 지나치고 있는가.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중국의 탄생 - 량치차오의 국민국가 건설 분투기
정지호 지음 / 경희대학교출판문화원(경희대학교출판부) / 2026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청말·민국 시기나 동아시아 근대 전환에 대한 기본적인 지식을 갖춘 독자에게 추천합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중국의 탄생 - 량치차오의 국민국가 건설 분투기
정지호 지음 / 경희대학교출판문화원(경희대학교출판부) / 2026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량치차오 #중국전문연구서 #국민국가건설 #중국의탄생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완독 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중국의 탄생>은 오늘날 우리가 당연하게 전제하는 중국이라는 국가가 어떻게 만들어졌는지를 사상사의 차원에서 집요하게 추적한 연구서입니다. 이 책의 저자인 정지호 작가님은 경희대학교 사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과 도쿄대학 대학원에서 수학한 뒤, 현재 경희대학교 사학과 교수로 재직 중인 중국 근현대사 연구자입니다. 그동안 중국 상공업사, 역사 인식, 근대 전환기에 관한 다수의 저작과 번역서를 통해 학계에서 탄탄한 연구 성과를 축적해 온 연구자답게, 이 책에서도 방대한 사료와 정교한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한 밀도 높은 분석을 보여줍니다.




 

이 책이 주목하는 핵심 인물은 청말의 사상가 량치차오입니다. 정지호 작가님은 량치차오를 단순히 보황파혹은 온건한 개량주의자로 분류해 온 기존의 통념에서 벗어나, 그를 근대 중국 국민국가 구상의 핵심 설계자로 재조명합니다. 특히 전통적 천하질서 속에서 존재하던 중국이 어떻게 국민국가라는 새로운 정치적 실체로 전환될 수 있었는지를, 량치차오의 역사관·경제관·재정 개혁론·제국론·국성론을 통해 입체적으로 분석합니다. 이 과정에서 중국이라는 국명 자체가 근대적 산물이며, 민족·영토·국민이라는 범주가 사상과 제도를 통해 구성되었음을 설득력 있게 보여줍니다.




 

이 책에서 특히 흥미로웠던 지점은 먼저 량치차오의 역사 서술을 국민 양성의 도구로 해석한 부분입니다. 그는 역사를 단순한 과거의 기록이 아니라 국민을 만들어내는 계몽의 장치로 이해했습니다. 이는 일본 메이지 시기 국가주의적 역사 교육이나, 유럽에서 민족사가 형성되던 과정과도 자연스럽게 연결됩니다. 그리고 경제·재정 개혁을 국민국가 형성의 핵심 요소로 다룬 점도 흥미로웠는데요. 량치차오는 군사나 왕조의 정통성보다 국민경제를 국가 존망의 기준으로 보았는데, 이는 도덕과 문명을 중심으로 국가를 이해하던 전통 중국 사상과 분명한 단절을 보여줍니다. 국적법과 동북지역 조선인의 법적 지위 문제를 다룬 장도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이는 중국사 내부의 문제가 아니라, 동아시아 국제질서와 민족·국적 개념의 유동성을 함께 사고하게 만드는 대목으로, 근대 동아시아를 입체적으로 이해하는 데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합니다.




 

이 책이 독자에게 주는 가장 큰 수확은 국민국가라는 개념이 얼마나 인위적이면서도 동시에 강력한 발명품인가를 체감하게 해 준다는 점일 것입니다. 량치차오가 제시한 국성론이나 중화민족론은 혈통이나 본질에 기대지 않고, 교육·제도·자각을 통해 형성되는 국민을 상정합니다. 이는 근대 유럽의 시민 개념이나, 베네딕트 앤더슨이 말한 상상된 공동체와도 조심스럽게 연결해 볼 수 있는 지점입니다. 동시에 이러한 사유가 오늘날 중국의 국가주의 담론 속에서 어떻게 재소환되고 있는지를 생각해 보게 만든다는 점에서, 이 책은 과거사 연구에 머물지 않고 현재와도 긴밀히 맞닿아 있습니다.

 

<중국의 탄생>은 중국 근대사를 처음 접하는 독자보다는, 이미 청말·민국 시기나 동아시아 근대 전환에 대한 기본적인 지식을 갖춘 독자에게 특히 잘 어울리는 책입니다. 중국의 내셔널리즘, 국민국가 형성, 제국의 해체와 재구성 문제에 관심이 있는 독자, 혹은 오늘날 중국을 이해하기 위해 사상적 뿌리를 짚어보고자 하는 교양 독자라면 이 책에서 많은 통찰을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중국은 이미 완성된 국가가 아니라, 여전히 형성 중인 프로젝트라는 문제의식을 공유하는 독자에게 이 책은 매우 설득력 있는 사유의 안내서가 되어 줄 것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