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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 화학 사전 - 개념, 용어, 이론을 쉽게 정리한, 개정 증보판 ㅣ 그린북 과학 사전 시리즈
다케다 준이치로 지음, 조민정 옮김, 김경숙 감수 / 그린북 / 2025년 10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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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1914년 7월 28일에 제1차 세계 대전이 시작되었지만 처음에만 해도 대부분 '크리스마스 전까지는 끝나겠지.'하고 낙관적으로 예측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는 5년에 걸친 장기전이 되고 말았다. 그 원인 중 하나로 대전 직전에 독일이 화학의 원료 합성에 성공한 것을 들곤 하는데, 이 화학 제조에 촉매가 깊은 관련이 있다.
-131 p/<개념, 용어, 이론을 쉽게 정리한 기초 화학 사전>/그린북

학창시절에 화학 공부에 힘겨움을 느꼈던 분들이 꽤 많았을 것입니다. 주기율표 암기부터 시작해서 화학 반응식, 보일의 법칙과 샤를의 법칙 등 어려운 이론들이 쉼없이 등장하기 때문이지요. 화학 공부를 초반에 질리게 만드는 주기율표 암기는 가장 기초였을 뿐, 뒤로 갈수록 난도가 급격히 올라갑니다. 따라서 기초가 없다면 수업 시간에 ‘이게 무슨 외계어들인가’하는 느낌을 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어른이 되고 나서 화학이 세상에 대한 해석 능력을 확장하는 도구임을 깨달았습니다. 현대 사회의 거의 모든 현상—식품 보존기술, 배터리와 반도체, 의약품, 미세먼지와 기후 문제, 심지어 화장품과 커피 향까지—는 화학적 원리 위에 서 있기 때문이지요. 이런 이유로 저는 순수한 호기심으로 화학에 대해 더 알고 싶은 마음이 생겼는데, 마침 <개념, 용어, 이론을 쉽게 정리한 기초 화학 사전>이라는 책이 출간되어 기쁜 마음으로 읽게 되었습니다.

이 책은 게이오기주쿠대학교 이공학부 응용화학과를 졸업한 일본의 화학 강사가 쓴 책입니다. 일본 아마존 화학 분야에서 화제작으로 인기를 모은 책이고, 5년 연속 자연과학 부문 베스트셀러를 차지하기도 했습니다. 일단 이 책의 저자가 초등학생부터 성인까지 20년 가까이 화학을 가르친 경험이 있다는 게 이 책의 큰 장점입니다. 고등학생, 어쩌면 과학에 흥미가 있는 중학생도 이해가 가능하도록 기초 개념부터 차근차근 알려주고 있고 저처럼 비전공자이자 이미 기초적인 화학 지식조차 많이 잊어버린 문과생도 접근할 수 있는 책입니다. 제목은 ‘사전’이지만 사전처럼 건조하지 않고, 여러 가지 개념들이 마치 1:1 화학 과외 선생님의 설명처럼 차근차근 꼼꼼하게 설명되어 있습니다. 즉, 이 책은 화학을 외워야 할 과목이 아니라 세상을 이해하는 사고 체계로 보여줍니다. 물질의 기본입자에서 결합, 물과 상태 변화, 기체·액체의 성질, 열과 반응 등으로 이어지는 목차는 기초 화학에서 이론 화학으로 자연스럽게 이어지며 화학 특유의 어려운 수식들을 앞세우지 않고 화학 현상을 읽는 눈을 키워줍니다.

그리고 저는 화학 비전공자들이 어떤 점을 어려워하는지 정확히 짚어주고 있다는 점도 무척 좋았습니다. 가령 평범한 화학책이라면 ‘몰과 화학 반응식’을 그저 설명만 할 것입니다. 저자는 ‘여러분은 몰에 대해 잘 아는가? 분명 음, 대충은 알 것 같은데하는 사람이 대부분 아닐까?’라며 독자들의 허를 찌르는 이야기를 합니다. 그만큼 독자들의 마음을 잘 알고 있다는 뜻이지요. 그리고 원자량, 화학식량, 분자량을 구하는 방법을 일목요연하게 알려줍니다. 그리고 저는 제13장 지방족 화합물(유기 화학)과 관련된 내용도 굉장히 흥미롭게 읽었습니다. 화학 비전공자라면 유기 화학 쪽을 읽는다는 건 전혀 엄두도 내지 못할 영역일텐데, 이 책은 앞에서부터 차근히 화학의 기초를 쌓도록 도와주고 있어서 유기 화학까지 자연스럽게 독자를 이끌어줍니다. 무수한 유기화합물을 분류하고 이성질체를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하는 부분이 특히 좋았습니다. 그리고 애주가는 사실 알코올이 아니라 에탄올을 좋아하는 것이라는 화학적인 근거도 재미있었어요.

그린북에서 출간한 <개념, 용어, 이론을 쉽게 정리한 기초 화학 사전>은 저 혼자만 알고 싶은 책입니다. 제가 학창 시절에 만약 이 책을 읽었더라면 화학을 전공했거나, 화학에 두려움을 갖지 않고 공부했을 거라는 생각이 들어요. 화학에 관심있는 일반인들, 이공계생들, 화학 공부를 해야하는 학생들에게 이 책을 강력추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