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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도 본 적 없는 우주 생명체를 찾아서 ㅣ 베스트 세계 걸작 그림책 77
클로이 새비지 지음, 이현아 옮김 / 주니어RHK(주니어랜덤) / 2026년 6월
평점 :
#미자모 #우주탐험 #그림책 #우주생명체 #추천도서 #아동도서 #협찬

<아무도 본 적 없는 우주 생명체를 찾아서>는 외계 생명체의 존재를 확인하기 위해 오랫동안 우주를 떠도는 탐사대의 이야기입니다. 줄리아 사령관과 대원들은 수많은 행성을 조사하지만 성과를 얻지 못하고, 결국 마지막 한 곳만 더 살펴본 뒤 지구로 돌아가기로 합니다. 얼핏 보면 전형적인 우주 탐험담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오래된 목표를 붙잡고 살아가는 사람들의 열정과 피로, 포기하고 싶은 마음까지 함께 다룬 책입니다. 중학교 1학년과 3학년 아이들을 키우는 학부모 입장에서 읽어 보니, 우주 지식을 직접 설명하는 책이라기보다 과학자의 호기심과 끈기가 어떻게 유지되는지를 보여 주는 작품이라는 점이 특히 좋았습니다.

이 책을 쓴 클로이 새비지 작가님은 무대 디자인과 어린이책 일러스트레이션을 공부하고, 오페라·영화·방송 분야에서 활동한 경험을 바탕으로 그림책을 만들고 있습니다. 전작 <아무도 본 적 없는 자이언트 젤리피시를 찾아서>에서도 보이지 않는 대상을 찾아가는 과정을 자세히 그려 호평을 받았습니다. 이번 작품에서도 한 장면을 무대처럼 설계하는 작가님의 장점이 잘 드러납니다. 그리고 이현아 번역가님은 초등학교 교사이자 상담심리를 공부하는 연구자로, 어린이의 마음과 언어를 꾸준히 다뤄 왔습니다. 번역이 어색하지 않아서 잘 읽혔습니다.

저는 이 책을 읽으며 좁은 우주선에서 장기간 함께 생활하는 탐사대의 모습에 특히 눈이 많이 갔습니다. 대원들은 처음에는 사명감으로 출발했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코 고는 소리, 손톱 깎는 소리, 중얼거림과 재채기 같은 사소한 생활 소음에도 지쳐 갑니다. 우주 탐사라는 거대한 목표도 실제 생활에서는 피로와 반복, 인간관계의 마찰을 견디는 일이라는 사실이 재미있고도 현실적으로 표현됩니다. 아이들은 우주선과 우주복에 먼저 눈길이 가겠지만, 어른 독자에게는 목표가 아무리 훌륭해도 구성원들의 마음과 관계를 돌보지 않으면 오래 지속하기 어렵다는 이야기가 보입니다. 그림책이 슬쩍 직장생활까지 찌릅니다. 우주선에서도 단체생활은 단체생활입니다.
대원들은 생명체가 없다고 판단하고 낙담하지만, 그림 속 노란 우주 생명체들은 바위와 식탁, 행성 곳곳에 숨어 탐사대를 바라보고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독자는 등장인물보다 먼저 진실을 발견하는 즐거움을 느끼고, 자연스럽게 그림을 자세히 관찰하게 됩니다. 분홍빛 행성과 수정 동굴, 푸른 우주복과 노란 생명체도 꽤 아름답습니다. 과학에서 관찰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설명으로 가르치지 않고, “없다”와 “아직 발견하지 못했다”는 전혀 다른 판단임을 그림으로 체험하게 해 준다는 점이 훌륭했습니다.

중학교 1학년인 아이는 처음에는 “그림책이라 금방 읽겠다”고 가볍게 펼쳤지만, 곧 숨어 있는 우주 생명체를 찾느라 앞장을 다시 넘겨 보았습니다. 특히 탐사대가 아무것도 발견하지 못했다고 실망하는 장면에서는 “바로 옆에 있는데 왜 못 봐?”라며 답답해하다가, 생명체들이 지구인을 위해 음식을 준비하고 환영하는 장면에서는 “외계인이 인간보다 사교성이 좋다”고 웃었습니다. 읽고 난 뒤에는 우주 생명체가 꼭 인간과 비슷한 몸을 지녀야 하는지, 지구와 환경이 완전히 다른 행성이라면 생명의 기준도 달라져야 하지 않는지를 이야기했습니다. 분량은 짧은 책이지만 아이가 생각할거리가 많은 책이어서 저와 독서 후 여러가지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아무도 본 적 없는 우주 생명체를 찾아서>는 우주와 외계 생명체에 관심 있는 어린이는 물론, 그림 속 단서를 찾는 활동을 좋아하는 초등 고학년과 중학생에게 추천하고 싶습니다. 또한 노력해도 결과가 보이지 않아 지쳐 있는 아이에게 “한 번만 더 살펴보는 태도”의 의미를 자연스럽게 전하고 싶은 학부모에게도 좋은 책입니다. 작품은 미지의 존재를 정복하거나 두려워해야 할 대상으로 그리지 않고, 서로 음식을 나누고 이야기를 들으며 친구가 될 수 있는 이웃으로 표현합니다. 따뜻하면서도 우주와 외계 생명체에 대한 상상력을 풍부하게 만들어주는 책이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