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의 AI 문해력
김진형 지음 / 메이트북스 / 2026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도서를 무료로 협찬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어른의 AI 문해력>을 읽으며 가장 먼저 든 생각은, 이제 AI를 잘 쓰는 능력보다 AI의 답을 어디까지 믿어야 하는지 판단하는 능력이 더 중요해졌다는 점입니다. 저 역시 평소 ChatGPT를 비롯한 생성형 AI를 자주 활용하면서 도움을 받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오히려 AI가 얼마나 그럴듯하게 틀릴 수 있는지도 자주 체감합니다. 문장이 자연스럽고 설명이 길다고 해서 반드시 정확한 것은 아니고, 특히 제가 잘 모르는 분야에서는 틀린 정보도 쉽게 믿게 될 수 있습니다. 이 책은 바로 그 지점을 ‘AI 문해력이라는 말로 정리하고, 단순한 프롬프트 기술이 아니라 읽기·질문하기·검증하기·수정하기의 네 단계로 설명합니다. 김진형 작가는 국어국문학을 전공하고 출판기획자로 오래 일해 온 경험을 바탕으로 복잡한 정보를 구조화하는 방식에 익숙한 사람이라서인지, AI 활용법을 기술의 문제가 아니라 결국 읽고 판단하는 사람의 문제로 접근한다는 점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이 책에서 특히 공감했던 부분은 AI의 답이 틀렸을 때 바로 행동으로 옮기지 않도록 멈추는 힘을 강조한 대목입니다. 사진 속 사례처럼 회사에서 잘못 정리된 매출 수치를 AI가 그대로 받아 계산하고, 그 결과를 회의 자료나 예산 계획에 사용한다면 처음의 작은 오류가 조직 전체의 의사결정 문제로 커질 수 있습니다. 실제로 AI를 사용하다 보면 답을 받는 속도가 워낙 빠르다 보니 사람이 검토하는 과정까지 생략하기 쉽습니다. 저도 자료를 조사하거나 글을 정리할 때 AI가 자신 있게 내놓은 답을 보고 순간적으로 이 정도면 맞겠지하고 넘어가고 싶은 유혹을 느낀 적이 많습니다. 그런데 제 전공이나 업무처럼 제가 어느 정도 배경지식을 가진 분야에서는 금방 이상한 부분을 발견하지만, 낯선 분야에서는 무엇이 잘못되었는지조차 알아차리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이 책에서 말하는 AI 문해력은 단순히 AI를 능숙하게 다루는 기술이 아니라, 모르는 것을 모른다고 인식하고 검증 절차를 만드는 능력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또 하나 실용적이라고 느낀 부분은 추상적인 조언을 행동과 기준으로 바꾸라는 설명입니다. 본문에서는 AI고객과의 소통을 강화하세요”, “꾸준히 운동하세요같은 말을 쉽게 내놓지만, 정작 무엇을 언제까지 어떻게 해야 하는지는 모호하다고 지적합니다. 그래서 고객 관리라면 최근 불만 사례를 정리하고 개선할 항목을 정하거나, 운동이라면 요일·시간·횟수처럼 실제로 실행 가능한 형태까지 질문을 구체화해야 한다고 설명합니다. 이 대목은 AI뿐 아니라 제가 일을 해오면서 느낀 문제와도 맞닿아 있었습니다. ‘잘해라’, ‘꼼꼼히 해라’, ‘소통을 강화하라같은 말은 방향처럼 보이지만 사실 업무 지시로는 거의 쓸모가 없습니다. 무엇을 완료로 볼 것인지 기준이 있어야 실제 행동으로 이어집니다. AI에게 질문할 때도 결국 같은 원리가 적용된다는 점이 흥미로웠습니다.





 

‘AI 문해력은 AI의 답을 이해하고 판단하는 능력이라는 설명도 제가 AI를 사용하며 느껴온 점을 정확하게 짚어줬습니다. AI는 문장을 매끄럽게 만들고 정보를 정돈하는 데에는 탁월하지만, 무엇이 중요한지 결정하는 최종 판단까지 맡길 수는 없습니다. 따라서 이 책에서는 AI가 만든 문장이 다소 서툴더라도 필요한 정보가 제대로 담겼다면 충분히 사용할 수 있고, 반대로 표현이 아무리 그럴듯해도 핵심 정보가 빠져 있다면 좋은 답이 아니라고 설명합니다. 저도 AI가 만든 자료를 검토할 때 AI가 만들어준 초안을 그대로 사용하기보다, 사실관계를 다시 확인하고 제 경험과 판단을 넣어 최종 문장으로 만드는 편이 훨씬 낫다고 느껴왔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의 수정하기단계는 단순한 퇴고가 아니라 AI 시대의 중요한 인간 능력이라고 생각합니다.

 

<어른의 AI 문해력>의 장점은 AI를 무조건 경계하라고 말하지도 않고, 반대로 AI를 만능 도구처럼 떠받들지도 않는다는 점입니다. AI는 빠르고 유용한 조력자이지만 최종 책임자는 결국 사람이라는 아주 현실적인 태도를 유지합니다. 결국 AI 시대의 문해력은 AI가 대신 생각해주는 능력이 아니라, AI를 활용하고도 끝까지 자기 판단을 포기하지 않는 능력이라는 생각이 남았습니다.

 

#어른의AI문해력 #메이트북스 #김진형 #리뷰의숲 #리뷰의숲서평단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스토리 - 공유되는 순간 완성되는 브랜드 스토리텔링의 원칙
로빈 랜다.그레그 브라운 지음, 최은아 옮김 / 알레 / 2026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도서를 무료로 협찬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스토리>는 제목 그대로 사람은 왜 어떤 이야기에 마음을 내어주는가를 브랜드의 관점에서 파고드는 책이었습니다. 이 책을 쓴 로빈 랜다는 디자인·광고 교육과 크리에이티브 전략 분야에서 오랫동안 활동해 온 연구자이고, 그레그 브라운은 글로벌 광고 현장에서 현대자동차, 도요타, 스타벅스 등 여러 브랜드 캠페인을 이끌어온 실무자입니다. 그래서 책을 읽다 보면 이론과 현장이 따로 놀지 않는다는 점이 좋았습니다. 여기에 번역가 최은아가 광고와 마케팅 전문 용어를 비교적 자연스럽게 우리말로 옮겨서 내용 자체도 어렵게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특히 단순히 광고 사례를 나열하기보다 각 캠페인이 왜 만들어졌고, 사람들은 왜 그것을 기억하고 공유했는지를 짚어간다는 점에서 일반적인 마케팅 책과는 조금 다른 인상을 받았습니다.




 

저는 앞으로 제 사업과 브랜드를 직접 만들어가야 하기 때문에 요즘 특히 스토리텔링, 브랜딩, 마케팅 관련 책을 관심 있게 읽고 있습니다. 제품이나 콘텐츠가 좋아도 그것을 사람들에게 제대로 설명하지 못하면 존재하지 않는 것과 비슷하다는 생각을 점점 하게 됩니다. 반대로 비슷한 제품이라도 자신만의 서사와 관점을 가진 브랜드는 오래 기억됩니다. 그래서 이 책에서 계속 강조되는 브랜드보다 먼저 수용자를 보라는 관점이 인상 깊었습니다. 제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일방적으로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이 무엇을 고민하고 무엇에 공감하며 무엇을 다른 사람에게 이야기하고 싶어 하는지를 먼저 이해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결국 좋은 브랜드스토리는 브랜드가 자기 자랑을 늘어놓는 이야기가 아니라 소비자가 자기 경험을 투영할 수 있는 이야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책에서 소개되는 하인즈의 게임 관련 캠페인이나 여성의 문제를 공론화한 여러 캠페인 사례를 보면서도 비슷한 생각을 했습니다. 사람의 관심을 끄는 광고는 단순히 제품 사진을 예쁘게 찍고 장점을 반복해서 말하는 방식과는 달랐습니다. 사람들이 이미 살아가고 있는 문화와 문제 속으로 브랜드가 자연스럽게 들어갑니다. 이 과정에서 중요한 것은 자극적인 아이디어 한 방보다 브랜드가 실제로 무엇을 믿는지, 말과 행동이 일치하는지였습니다. 특히 책 뒤쪽의 브랜드 친밀도 체크리스트와 사회적 입장에 대한 내용은 앞으로 제가 브랜드를 운영할 때도 참고할 만했습니다. 사람들은 생각보다 기업이나 브랜드의 태도를 세밀하게 보고 있고, 자신의 가치와 맞는 브랜드에는 단순 구매 이상의 애착을 형성하기 때문입니다.




 

또한 이 책은 창의성이나 크리에이티브를 타고난 감각의 문제로만 다루지 않습니다. 좋은 아이디어는 갑자기 하늘에서 떨어지는 것이 아니라 수용자를 관찰하고, 데이터를 읽고, 기존 관습을 의심하고, 브랜드가 해결할 수 있는 문제를 찾아가는 과정에서 나온다고 설명합니다. 이 부분이 특히 실용적이었습니다. 개인 브랜드나 작은 사업은 대기업처럼 막대한 광고비를 쓸 수 없기 때문에 오히려 아이디어와 메시지의 정확도가 중요합니다. 돈을 많이 쓰는 것보다 사람들이 이건 누구에게 말해주고 싶다고 느끼게 하는 콘텐츠 하나를 만드는 편이 훨씬 강력할 수 있습니다. 결국 작은 브랜드일수록 제품, 콘텐츠, SNS, 디자인을 따로 생각하지 않고 하나의 이야기 안에서 연결하는 브랜딩전략이 필요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읽고 난 뒤 가장 크게 남은 것은 결국 사람은 상품보다 의미를 기억한다는 점이었습니다. 좋은 스토리텔링은 없는 이야기를 그럴듯하게 꾸며내는 기술이 아니라, 브랜드 안에 이미 존재하는 가치 가운데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는 것을 발견해 제대로 보여주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저도 제 사업을 키우면서 무엇을 팔 것인가만큼 왜 이것을 만드는가’, ‘이 브랜드와 만난 사람에게 어떤 기억을 남길 것인가를 계속 고민하게 될 것 같습니다. 그런 점에서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스토리>는 광고업계 종사자만을 위한 책이라기보다, 자신의 브랜드와 콘텐츠를 만들어야 하는 사람에게 꽤 유용한 책이었습니다. 마케팅 기법 몇 가지보다 사람의 마음에서 출발해야 브랜드가 오래간다는 기본을 다시 생각하게 해준 책이었습니다.

 

#스토리텔링, #브랜딩, #마케팅, #브랜드스토리, #광고, #창의성, #크리에이티브, #브랜딩전략 #사람의마음을움직이는스토리 #알레 #로빈랜다 #그래그브라운 #리뷰의숲 #리뷰의숲서평단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결국 해내는 사람의 일의 공식 - 대체 불가능한 나로 성장하는 일잘러 사수의 인사이트
김영진(모두의 사수) 지음 / 코리아닷컴(Korea.com) / 2026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도서를 무료로 협찬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결국 해내는 사람의 일의 공식>은 처음부터 끝까지 일을 잘한다는 것은 결국 무엇인가를 꽤 현실적으로 묻는 책이었습니다. 저자 김영진은 디자이너로 일을 시작해 마케팅, 기획, 영업, 조직 운영으로 영역을 넓혔고, 사원에서 팀장·본부장·임원·CEO까지 경험한 뒤 직장인의 성장과 자립을 돕는 모두의 사수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 책에는 이론적인 직장생활 조언보다 실제 조직에서 일을 맡고, 실수하고, 보고하고, 사람을 설득하고, 성과를 증명해온 사람의 경험이 많이 녹아 있습니다. 책을 읽으며 특히 좋았던 점은 일잘러를 단순히 눈치 빠르고 센스 있는 사람으로 정의하지 않는다는 것이었습니다. 마음가짐과 태도에서 시작해 사회성, 실무 능력, 협업 능력, 자기 확신까지 다섯 단계로 나누고 있어, 내 업무 방식 가운데 어느 부분이 강하고 어느 부분을 보완해야 할지 돌아보면서 일센스를 키우기에 좋았습니다.




 

저도 직장생활을 하면서 일을 잘한다는 것이 단순히 주어진 업무를 빠르고 정확하게 처리하는 것만은 아니라는 사실을 많이 느꼈습니다. 실제 조직에서는 업무 내용 자체보다 왜 이 일을 하는가를 이해하고 스스로 리더십을 발휘하는 게 훨씬 중요할 때가 많습니다. 저자가 문제를 가진 사람문제를 해결하는 사람을 구분하는 부분도 그래서 인상적이었습니다. 상사나 고객이 요청한 일을 그대로 받아 적는 것과, 그 요청 뒤에 있는 진짜 문제를 파악하는 것은 전혀 다른 능력입니다. 예를 들어 이 자료를 만들어 달라는 요청이 들어왔을 때 자료 자체를 만드는 데서 끝내는 것이 아니라, 이 자료가 누구에게 전달되고 무엇을 결정하기 위해 필요한지까지 생각해야 결과물의 방향이 달라집니다. 저 역시 일하면서 애매한 지시를 받았을 때 단순히 지시된 작업만 수행하면 오히려 나중에 수정이 늘어나거나 책임 소재가 불분명해지는 경우를 경험했습니다. 그래서 이 책에서 강조하는 질문문제 정의가 단순한 직장생활 팁이 아니라 실제 업무 효율을 높이는 핵심이라는 데 공감했습니다.




 

또 하나 기억에 남은 부분은 협업과 보고를 개인의 성격 문제가 아니라 기술의 영역으로 다룬다는 점이었습니다. 직장에서 일을 오래 하다 보면 혼자 잘하는 사람과 함께 일하기 좋은 사람은 반드시 같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실력이 뛰어나도 진행 상황을 공유하지 않거나, 자신의 기준만으로 판단하거나, 동료가 사용할 수 없는 형태로 결과물을 넘기면 결국 조직 전체의 생산성은 떨어집니다. 반대로 아주 화려한 능력을 가진 사람은 아니더라도 요청의 맥락을 정확히 이해하고, 중간 상황을 적절히 공유하고, 일정과 약속을 지키는 사람은 신뢰를 얻게 됩니다. 책에서는 이런 능력을 신뢰 자산으로 설명하는데, 이 표현이 꽤 현실적이라고 느꼈습니다. 저 역시 여러 업무를 맡으며 결국 함께 일하고 싶은 사람은 모든 것을 혼자 처리하는 사람이 아니라 문제가 생겼을 때 숨기지 않고 공유하고, 자신이 맡은 부분을 예측 가능한 방식으로 완수하는 사람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다만 이 책을 읽으며 모든 내용을 무조건 그대로 받아들이기보다는 직장과 개인의 관계에 대해서는 조금 거리를 두고 생각했습니다. ‘월급 받은 만큼만 일한다는 태도로는 성장하기 어렵다는 주장에는 일정 부분 동의하지만, 그렇다고 조직을 위해 무한정 개인의 시간과 에너지를 제공해야 한다는 뜻으로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회사는 개인의 커리어를 대신 책임져주지 않기 때문입니다. 오히려 제가 이 책에서 더 중요하게 읽은 것은 회사를 위해 더 일하라가 아니라 회사에서 얻을 수 있는 경험을 자신의 자산으로 전환하라는 메시지였습니다. 문제를 정의하는 능력, 일을 구조화하는 능력, 기록으로 성과를 남기는 습관, 사람과 협업하는 기술은 회사를 옮기거나 독립한 뒤에도 그대로 남습니다. 특히 저처럼 앞으로 새로운 조직으로의 이동뿐 아니라 장기적으로 제 일을 만들어가는 방향까지 생각하고 있다면, 직장을 단순히 월급을 받는 장소가 아니라 실무 능력을 축적하는 훈련장으로 바라보는 관점은 충분히 참고할 만했습니다.

 

결국 <결국 해내는 사람의 일의 공식>에서 제가 가장 크게 얻은 것은 일머리는 타고나는 센스가 아니라 축적되는 시스템이라는 생각이었습니다. 처음부터 모든 일을 잘하는 사람은 거의 없습니다. 대신 일을 받은 뒤 목적을 확인하고, 필요한 질문을 하고, 결과를 기록하고, 피드백을 받은 뒤 다음 작업에 반영하는 과정을 반복하는 사람은 분명히 달라집니다. 특히 책 후반부의 셀프 피드백 루프라는 개념은 앞으로 제게도 중요한 기준이 될 것 같습니다. 좋은 사수가 있으면 훨씬 빠르게 성장할 수 있지만 현실에서는 늘 좋은 사수를 만날 수 없습니다. 결국 어느 시점부터는 내가 스스로 내 업무를 평가하고 다음 방법을 수정할 수 있어야 합니다. 직장생활을 오래 했거나 곧 새로운 환경으로 이동하려는 사람이라면, 이 책에서 프로가 일하는 법을 참고하여 자신의 업무 방식을 한번 점검하는 용도로 읽어보기 좋은 책이었습니다.

 

#프로가일하는법 #일잘러 #일센스 #사수 #리더십 #성공학 #리뷰의숲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부처의 감정 수업 - 세상이란 파도를 거침없이 타기 위한 자현 스님의 가르침
자현 지음 / 오아시스 / 2026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도서를 무료로 협찬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부처의 감정 수업>은 제목만 보면 마음을 차분히 다스리는 명상서처럼 느껴지지만, 실제로 읽어보면 꽤 다릅니다. 저자인 자현 스님은 불교학과 동양철학을 비롯해 여러 분야를 공부한 학승이지만, 책에서는 어려운 용어나 근엄한 설법보다 지금 우리가 회사와 인간관계, 비교와 불안 속에서 실제로 겪는 감정을 아주 현실적인 언어로 풀어냅니다. 특히 감정을 없애는 것보다 감정을 어떻게 사용할 것인가에 초점을 맞춘다는 점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저 역시 그동안 힘든 감정이 생기면 어떻게든 빨리 정리하고, 이성적으로 이해하고, 아무렇지 않은 상태로 돌아가야 한다고 생각했던 편입니다. 그래서 이 책의 첫인상은 꽤 낯설었습니다. 화나면 화나는 대로, 속상하면 속상한 대로 일단 인정하라는 이야기가 너무 단순한 것 같으면서도, 오히려 제가 잘 하지 못했던 방식이기도 했습니다.




 

책을 읽으며 가장 오래 생각하게 된 부분은 감정을 억누르는 것과 감정에 휘둘리는 것이 전혀 다른 문제라는 점이었습니다. 저는 감정을 드러내지 않는 것이 곧 감정을 잘 다루는 것이라고 생각했던 적이 많았습니다. 실제로 불쾌한 일을 겪거나 누군가에게 상처를 받아도 별일 아니다라고 넘기려 했고,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사라질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그런 감정은 의외로 잘 사라지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뒤늦게 다른 상황에서 튀어나오거나, 이미 끝난 일을 계속 곱씹게 만들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감정을 판단하지 말고 그대로 바라보라는 대목을 읽으면서 이 부분이 특히 와닿았습니다. 감정을 무조건 정당화하라는 뜻이 아니라, 화가 난 나와 화내면 안 된다고 생각하는 나를 따로 만들어 스스로를 이중으로 괴롭히지 말라는 의미에 가까웠습니다. 생각해 보면 감정 자체보다 내가 왜 이런 감정을 느끼지?”라고 자신을 비난할 때 훨씬 더 지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이 책의 불교 해석이 꽤 현실적이라 좋았습니다. 불교라고 하면 흔히 욕심을 버리고, 마음을 비우고, 평온한 상태를 유지해야 한다는 이미지를 먼저 떠올리기 쉽습니다. 그런데 <부처의 감정 수업>은 오히려 그런 이미지와 거리를 둡니다. 인간에게 욕망과 질투, 화와 불안이 생기는 것을 이상한 오류처럼 취급하지 않고 인간이라는 존재가 살아가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발생하는 에너지로 봅니다. 물론 그 감정대로 아무렇게나 행동하라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핵심은 감정에 끌려다니지 않으면서도 그것을 없애려고 애쓰지 않는 데 있습니다. 저는 이 부분에서 최근 몇 년간의 제 경험을 많이 떠올렸습니다. 사람이나 조직 때문에 불쾌했을 때 그것을 무조건 참는 것이 성숙이라고 생각했지만, 실제로는 자신에게 필요한 경계까지 무너뜨리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때로는 나는 이 상황이 싫다”, “이건 나에게 부당하다고 정확하게 인정하는 것이 오히려 다음 선택을 가능하게 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또 하나 흥미로웠던 것은 책이 행복을 지나치게 평온한 상태로 정의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감정이 없는 삶이 무슨 재미가 있겠느냐는 식의 이야기가 나오는데, 이 대목이 꽤 유쾌했습니다. 기쁨만 있고 슬픔이 없는 삶은 현실적으로 존재하지 않습니다. 그런데 우리는 이상하게도 행복한 사람이라면 늘 안정되어 있고, 상처받지 않고, 불안하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저 역시 삶이 조금 흔들리면 내가 뭔가 잘못 살고 있나?”라고 생각했던 적이 있습니다. 하지만 이 책을 읽고 나니 감정의 파도가 생기는 것 자체가 문제가 아니라 그 파도 하나를 인생 전체라고 착각하는 순간이 문제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오늘 화가 났다고 해서 내 삶 전체가 실패한 것도 아니고, 지금 불안하다고 해서 앞으로도 계속 불행한 것도 아닙니다. 감정은 지나가지만, 그 순간의 감정을 이유로 자기 자신까지 깎아내리면 상처는 훨씬 오래 남습니다.

 

그래서 <부처의 감정 수업>은 저에게 감정을 잘 통제하는 방법을 알려준 책이라기보다, 감정을 조금 덜 무서워하게 해준 책입니다. 감정을 없애야 내가 강해지는 것이 아니라, 어떤 감정이 올라와도 , 지금 나는 이렇게 느끼는구나라고 인정한 뒤 그다음 행동을 선택할 수 있는 사람이 더 강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특히 비교, 질투, 분노, 불안처럼 흔히 부정적으로 분류되는 감정까지 삶의 일부로 받아들이라는 메시지가 기억에 남습니다. 모든 감정을 아름답게 포장할 필요도 없고, 항상 착하고 평온한 사람이 될 필요도 없습니다. 중요한 것은 감정이 생겼을 때 나 자신까지 적으로 돌리지 않는 것 같습니다. 요즘처럼 삶의 방향을 다시 정하고 여러 선택 앞에서 마음이 흔들릴 때 이 책을 읽어서인지, 마지막에는 내가 내 편을 들어주는 것도 수행일 수 있겠구나라는 생각이 남았습니다. 꽤 세속적이고, 그래서 오히려 지금의 저에게 잘 맞는 책이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세트] 비교하고 검토하는 교열부의 쿠쥬 씨 1~2 세트 - 전2권
고이시 유카 지음, 현승희 옮김, 신쵸사 협력 / 서교책방 / 2026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출판사 일이 더 낭만적으로 보였다기보다 오히려 훨씬 현실적으로 보이게 되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