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한 권으로 끝내는 JLPT 기출단어장 N2·N1 - 원어민 MP3 음원 + 나만의 JLPT 단어 시험지 + 필수 관용 표현 진짜 한 권으로 끝내는 JLPT
나루미.시원스쿨어학연구소 지음 / 시원스쿨닷컴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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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북유럽 #JLPT #JLPT시험 #JLPT25 #JLPTN1 #JLPT단어장 #일본어공부





JLPT는 현재 가장 공신력있는 일본어능력시험(日本語能力試験)으로, 총 5개 등급으로 나뉘어져 있으며 연2회 실시하고 있습니다. 저는 올해 N3 또는 N2를 보기 위해 공부중인데요. 적어도 내년 상반기까지는 N1까지는 취득하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어서 자연스레 최근 JLPT 수험서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모든 어학시험이 마찬가지이겠지만, 탄탄한 어휘력이 없이 고득점을 할 수 없습니다. 문법, 듣기, 독해의 기본이 되는 게 바로 어휘이기 때문입니다. 시중에 출간된 여러 JLPT 수험서들을 살펴본 결과, 시원스쿨닷컴에서 출간한 <진짜 한 권으로 끝내는 JLPT 기출단어장 N2・N1>이 저의 마음에 쏙 들었습니다. 일단 이 책은 포켓용입니다. 그래서 일본어를 전업으로 공부할 수 없는 학생, 직장인 등도 부담없이 가지고 다니면서 틈틈이 공부할 수 있는 사이즈입니다. 공부하고자 하는 레벨의 책만 분리하면 언제, 어디서든 공부할 수 있다는 게 이 책의 커다란 장점입니다.





그러나 책의 크기가 작다고 해서 내용이 부실한 것은 아닙니다. 2010년부터 2024년 12월까지 기출 어휘를 꼼꼼하게 분석하여 정리했기 때문에 수많은 일본어 어휘 중에서 JLPT 고득점을 위한 어휘가 무엇인지 빠르게 훑어볼 수 있습니다. 합격을 위한 단어는 약 1,440개이고 이 단어를 암기하는 데 한 달이면 충분하다고 합니다. 책 속에 한 달 동안 암기할 수 있는 플래너가 있어서 저도 자신감을 가지고 매일 암기할 계획입니다. 






특별부록으로 무료 mp3 음원, 단어 시험지, 필수 관용 표현이 있어서 어휘 학습을 더 체계적으로 할 수 있다는 점도 이 책의 두드러진 장점입니다. 귀여운 강아지 캐릭터도 책 속에 종종 등장하는데, 같이 JLPT를 공부하는 기분이 들어서 좋습니다. 아무래도 외울 내용만 빡빡하게 들어있는 수험서보다는 귀여운 캐릭터가 있는 게 더 좋더라구요.





일본어를 열심히 공부해서 원서를 자유롭게 읽고 싶습니다. 언젠가는 저도 그런 경지에 오를 수 있겠지요. 일단 눈 앞에 닥친 JLPT부터 한 단계씩 취득해 나간 후 차차 공부 계획을 세워보도록 하겠습니다. JLPT N1, N2 수험생이라면 최신 기출 어휘가 100% 반영된 <진짜 한 권으로 끝내는 JLPT 기출단어장 N2・N1>을 꼭 한 번 공부하시는 편을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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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곱 보석과 침묵의 대저택 - 집사TV 오리지널 스토리북 특별판
김지균 지음, 권수영 그림, 집사TV 원작 / 서울문화사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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낡은 2층 건물의 입구에는 '아스트로 점성술'이라는 간판이 걸려 있었다. 입구를 지나면 2층으로 올라가는 나무 계단이 나타났다. 나무 계단은 너무 낡아서 한 발 딛을 때마다 삐걱거리는 소리가 났고, 군데군데 나무가 깨어져서 움푹 들어간 곳이 있었다.


-<일곱 보석과 침묵의 대저택> / 서울문화사 / 집사TV





요즘 어린이들은 '텔레비전'보다는 '유튜브'를 더 많이 봅니다. 그래서인지 요즘은 연예인보다 더 인기가 많은 유튜버들도 심심찮게 등장하고, 그 인기에 힘입어 '책'도 출간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일곱 보석과 침묵의 대저택>도 이러한 콘텐츠 시장의 흐름에 따라 출간된 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책의 원작은 '집사TV'인데 어마어마한 구독자수를 자랑하는 유튜브 채널입니다. 집사TV에는 크리에이터 집사를 비롯하여 도이, 멜로우, 료미, 푸딩제리, 로희, 현이머 일곱 명의 크루들이 참여하고 있습니다. 게임 속에서 펼쳐지는 집사와 크루들의 좌충우돌 모험담은 어린이 시청자들에게 인기가 많다고 합니다. 집사TV 오리지널 스토리북 특별판인 <일곱 보석과 침묵의 대저택>도 집사TV의 영상만큼이나 흥미진진하고 재미있습니다. 약간 으스스한 스타일의 판타지를 좋아하는 독자라면, 사실 집사TV를 전혀 몰라도 시간가는 줄 모르고 읽을 수 있습니다.




이 책의 주인공인 집사는 지옥에서 추방당하며 대저택을 관리하는 임무를 맡게 된 악마입니다. 식구들과 함께 살고 있었는데 어느 순간 대저택이 몰락하고 외톨이가 되어버렸는데요. 그제서야 집사는 남은 자의 슬픔을 이해하게 됩니다. 그리고 집사는 식구들을 찾아다니게 되고, 이러한 여정이 담긴 이야기가 바로 <일곱 보석과 침묵의 대저택>입니다. 이 책은 올컬러 삽화가 많이 들어 있어서 마치 영상을 보는 느낌을 줍니다. 그리고 인물들의 대화 옆에도 얼굴이 그려져 있어 마치 만화 말풍선, 채팅창을 연상케 하는데요. 이러한 점이 이 책의 장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 책은 순하고 착한 뻔한 동화같은 이야기가 아니라, '선과 악'에 대한 이야기를 합니다. 어른들이 읽어도 흥미롭지 않을 수 없어요. 지옥에서 일어난 쿠데타에 맞서 집사와 함께 싸웠던 동료 악마들의 이야기를 읽어나가다보면 과연 선과 악이 절대적으로 나누어질 수 있는지를 생각하게 합니다. 그리고 어린이용 동화처럼 심심하지 않고 다음 이야기를 예측할 수 없을 정도로 신선하고 상상을 초월한 이야기들이 가득 들어있습니다. 집사의 동료 악마들의 능력치가 뛰어나서 악마임에도 저 역시 친구가 되고 싶다는 마음이 들 정도였습니다.




<일곱 보석과 침묵의 대저택>은 심심하고 뻔한 동화에 질린 어린이 독자들을 확실히 사로잡을 수 있는 멋진 이야기입니다. 그리고 판타지를 좋아하는 어른 독자들도 재미있게 읽을 수 있을 정도로 잘 만든 책입니다. 많은 콘텐츠들이 쏟아져 나오는 시대에, 사실 좋은 작품을 가려내는 것도 필요합니다. 광고는 그럴싸하지만 막상 읽어보면 시시한 책들도 많고, 인기가 많다고 해서 반드시 좋은 책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저의 까다로운 눈높이를 충족시킨 몇 되지 않은 책입니다.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추천해 주고 싶을 정도로 두루두루 장점이 많습니다. 곁에 두고 계속 읽고 싶은 책은 오랜만입니다. 강렬한 판타지 세계에 빠져들고 싶은 독자라면 바로 <일곱 보석과 침묵의 대저택>을 읽어보셨으면 합니다.



 

#컬처블룸 #컬처블룸리뷰단 #집사TV #스토리북 #서울문화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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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 - 치유할 수 없는 질병
슬라보예 지젝 지음, 노윤기 옮김 / 현암사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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칸트에게 자유는 고통스러운 것이었다. 의무를 위해 자신의 자발적 본능을 고통스럽게 포기해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와 동시에 가장 깊은 자유는 내면의 필연성으로 경험된다. ('나는 이것을 해야 하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셸링은 이처럼 상반된 것들의 일치를 자신의 예술 철학을 통해 발전시켰다. 창작 과정에 있는 예술가들은 가장 깊은 의미에서 자유롭지만, 동시에 오로지 자신의 내면 충동에 의해서만 나아갈 바를 알게 된다.

205 p / <자유> / 현암사 / 슬라보예 지젝 /





저는 '현암사'에서 출간한 책들을 좋아합니다. 출판사들은 대체로 독서 시장의 '유행'을 무시할 수 없고, 어떤 책이 베스트셀러가 되었다면 그와 비슷한 책들을 출간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하지만 현암사는 뚝심있는 자세로 꾸준히 해외 양서들을 번역, 출간해오고 있다는 점에서 저에게는 늘 '멋진' 출판사라고 각인이 되어 있습니다. 이번에 출간된 슬라보예 지젝의 <자유>도 제가 현암사에 늘 갖고 있던 기대에 충분히 미치는 책이었습니다. 아니, 그 이상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소위 '철학'으로 분류되는 책들은 자본주의 사회에서 크게 히트를 칠만한 내용이 들어 있는 경우가 거의 없기 때문에 출판사에서 출간을 망설이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현암사에서는 당당하게 슬라보예 지젝의 <자유>를, 철학을 전공한 노윤기 번역가의 뛰어난 번역을 거쳐 세상에 내놓았습니다. 저는 설레는 마음으로 이 책을 읽기 시작했고, 역시 '슬라보예 지젝!'이라는 감탄을 내뱉으며 마지막 페이지를 넘겼습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유'를 꿈꿀 것입니다. 하지만 '자유'란 무엇일까요. 그리고 정말 '자유'로운 사람은 누구일까요. 이러한 의문을 가지고 이 책을 읽어나가기 시작했습니다. 슬라보예 지젝은 이 책에서 사회적 공간 안에서 우리는 언제나 추상적 자유와 구체적 자유의 긴장 속에 있다고 씁니다. 우리는 우리의 자유를 매개하는 소외된 기관들인 시장, 국가, 대의민주주의 등과 함께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슬라보예 지젝은 독자들에게 묻습니다. 이들은 우리의 자유를 매개하는 불가피한 조건인지, 아니면 자유를 억압하는 장애물로 작용할 뿐인지 말입니다. 우리는 자유의 경계를 어떻게 재설정할 것이며, 혹은 어떻게 제한해야 할 것인지도 묻습니다. 역시 세계적인 철학자이자 지성인다운 질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책은 전반부에서 자유 그 자체를 논합니다. 후반부에서는 우리가 다양한 방식으로 느끼는 자유와 부자유 그리고 그것이 초래하는 사회적 혼란들에 대해 이야기를 합니다. 솔직히 지젝의 글이 쉽지는 않습니다. 라캉의 철학을 모른다면 이해되지 않는 부분들도 있고, 많은 영화와 소설 그리고 심리학 이론(프로이트 등)에 대해서도 쓰고 있기 때문에 인문학적인 베이스가 없다면 조금은 읽는 게 버거울 수 있습니다. 하지만 어느 정도 인문학 지식을 갖춘 독자라면 이토록 자유에 대해 대담하고 멋진 사고를 펼쳐나가는 책이 전무후무할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만듭니다. 저도 이 책을 읽으면서 슬라보예 지젝의 천재적인 생각에 매료될 수밖에 없었습니다.


슬라보예 지젝을 잘 모르는 사람들은 '왜 그렇게 어려운 책을 읽을까?'라는 의문을 가질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단순히 먹고, 자고, 일하기 위해 태어난 존재가 아닙니다. 인간은 생각할 줄 알고, 자유를 꿈꾸는 존재입니다. 그렇다면 진정한 자유가 무엇인지, 자신이 앞으로 어떤 방식으로 자유를 추구해 나갈 것인지는 한 번쯤 진지하게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그런 점에서 슬라보예 지젝의 <자유>는 인문학 공부를 하는 지성인 뿐만 아니라, 일반 독자들까지도 읽어볼만한 가치가 있는 훌륭한 책입니다. 저는 이 책을 읽으며 오랜만에 오랜만에 머릿속이 상쾌한 기분이 들었고, 저의 나태한 일상을 뛰어넘고 싶다는 열정을 불태울 수 있었습니다. '자유'에 대한 심도있는 책을 찾으신다면 슬라보예 지젝의 <자유>를 꼭 읽어보실 것을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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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처블룸 #컬처블룸리뷰단 #자유 #현암사 #철학 #슬라보예지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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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지충의 만화로 보는 동양철학 4 : 장자 - 자연의 피리 소리 채지충의 만화로 보는 동양철학 4
채지충 지음, 이신지 옮김 / 들녘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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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장자 #채지충 #들녘 #만화 #동양철학




사람의 머리가 지식으로 가득 차면 온통 거기에 속박되어 자유로움을 잊는다. 지식을 넘어서야만 진정한 자유에 이른다.


-77 p / 채지충의 만화로 보는 동양철학 4 장자






인생을 살아가면서 꼭 자신의 전공 분야가 아니더라도 한 번쯤 공부해야 할 분야가 있습니다. 바로 인문학 중에서도 '동양철학'입니다. 동양철학은 인생의 의미를 다시 깨우쳐 주고, 삶의 방향성을 제시해주는 역할을 해주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동양철학을 공부한다는 게 말처럼 쉽지 않습니다. 아무리 입문서라고 해도 동양철학을 전혀 모르는 사람들에게는 어느 정도의 진입 장벽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 점에서 채지충의 만화로 보는 동양철학 시리즈는 그야말로 최고의 동양철학 입문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아무래도 글로 읽는 것보다 만화로 읽으면 재미가 있고, 책장도 술술 넘어가기 때문입니다. 채지충은 세계적인 만화가로 제자백가를 비롯한 다양한 동양 사상, 중국 설화와 기담을 재창작한 작품을 발표하여 4천만 권 이상을 판매하는 쾌거를 이루어낸 대단한 작가입니다. 저는 채지충의 만화로 보는 동양철학 시리즈 중 4번째 책인 '장자'를 읽었는데, 조금은 난해하고 알 듯, 모를 듯 애매한 장자철학의 갈피가 확실히 잡힌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소요유, 제물론, 양생론 등 장자철학의 중요한 지점들을 단 하나도 놓치지 않은 채지충의 <장자>는 장자를 평생 공부한 사람보다 훨씬 더 명료하게 장자철학을 알기 쉽게 만화로 표현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장자' 번역본은 적지 않게 나와 있으나 사실 전공자가 아니라면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들도 다소 섞여 있고, 주로 '대학 교수'를 업으로 삼고 있는 학자들이 쓴 책이어서 솔직히 재미가 없는 게 사실입니다. 무언가 그들만의 리그에서 쓴 책이라고 해야 할까요. 그렇지만 채지충의 <장자>는 다릅니다. 대중들이 알고 싶어하는 이야기가 무엇인지, 장자의 핵심사상은 무엇인지를 콕콕 찝어내서 '아! 이게 바로 장자철학이구나!'라는 깨달음을 얻게 해줍니다.




<장자>에 나와 있는 일화, 주요 철학들을 길고 너저분하게 쓴 것이 아니라 한 페이지 내지는 두 페이지에서 하나씩 마무리를 지음으로써 책 읽기를 싫어하는 사람들도 가벼운 마음으로 읽기 쉽도록 구성되어 있다는 것도 이 책의 큰 장점입니다. 마치 재미있는 소설책 읽듯, 한 페이지 한 페이지를 넘기다보면 어느새 장자철학이 머릿속에 자동으로 새겨져 있는 놀라운 경험을 하게 될 것입니다. 장자철학을 알고 싶지만 막상 번역서를 읽기에는 부담이 되는 분들, 윤리학을 공부하는 청소년들에게 채지충의 <장자>를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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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문 너머로 - 곰베 침팬지들과 함께한 30년 사이언스 클래식 40
제인 모리스 구달.제인 구달 연구소 지음, 이민아 옮김 / 사이언스북스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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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문너머로 #제인구달 #신간 #베스트셀러 #침팬지 #추천도서 #사이언스북스





하지만 나는 몇 년에 걸쳐 서서히 받아들이는 법을 배웠다. 침팬지들의 기본적인 공격 패턴이 인간과 놀라울 정도로 비슷한 면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자신의 공격 행위가 상대방에게 야기하는 고통에 대한 이해는 우리와 판이하다. 침팬지에게는 동료의 욕구와 호오를 적어도 어느 정도까지는 공감하고 이해할 능력이 있다. 하지만 고의로, 즉 상대방에게 신체적, 정신적 고통을 가하겠다는 의도를 가지고 학대를 행할 수 있는 것은 인간뿐이다.


-185 p / <창문 너머로> / 제인 구달 /





어릴 적, 제인 구달의 일생에 대한 이야기가 담긴 짤막한 책을 읽고 크게 감동을 받았던 적이 있습니다. 그 책을 읽기 전까지만 해도 저는 침팬지에 대해 별로 관심도 없었고, 동물은 사람보다 더 열등한 생명체라고 막연히 생각했기에 평생 침팬지를 연구했다는 제인 구달이 잘 이해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마지막 페이지를 덮을 때 즈음엔 벅차 오르는 감동 때문에 눈물이 흘렀습니다. 평생 침팬지를 연구하고 그들의 생태계를 보존하기 위해 필사적으로 노력한 멋진 여성 과학자의 일생이 마음에 깊이 남았기 때문입니다. 제인 구달이 아니었다면, 침팬지의 세계에 대해서 전혀 알지 못한 채 인간 중심주의 사고방식에 빠져 살았을 것입니다. 그래서인지 침팬지 최근 사이언스북스에서 제인 구달의 <창문 너머로>를 출간했다는 소식을 듣고 가슴이 벅차올랐습니다. 그리고 아무리 일에 치이고 바쁘더라도 이 책만큼은 반드시 완독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제인 구달의 <창문 너머로>는 침팬지에 관심이 없는 사람도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흥미로운 책입니다. 어려운 학술서 스타일이 아니기 때문에 마치 수필처럼 부담없이 읽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내용은 결코 가볍지 않습니다. 지금까지 인류가 해온 침팬지에 대한 연구가 이 책에 집약되어 있다고 할 수 있을 만큼, 이 책에는 침팬지에 대한 모든 것이 들어있다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제인 구달은 이 책에서 침팬지는 다른 어떤 생물보다 우리와 닮았다고 씁니다. 뇌 구조와 신경계, 사회적 행동과 인지 능력, 감정 능력에서도 사람과 침팬지는 놀라울 정도로 닮았다는 것입니다. 제인 구달은 30년 넘는 기간 동안 침팬지를 연구하면서 침팬지도 인간처럼 애착 관계를 형성하고 기쁨과 재미를 느낄 줄 안다는 사실을 밝혀냈습니다. 침팬지는 두려움과 슬픔, 고통을 느낄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제인 구달은 침팬지에 대한 이해가 다른 비인간 동물 종에 대한 더 깊은 이해로 이어지기를 바란다고 씁니다. 제인 구달은 과학자이지만 인문학을 전공자 그 이상으로 세계, 인간, 동물과 비동물을 고찰해 낸 엄청난 재능의 연구자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 책에는 제인 구달이 직접 침팬지를 찍은 사진 자료들이 들어 있습니다. 정말 귀한 자료들이지요. 가령 침팬지 패티가 장난으로 지지의 귀를 무는 사진, 침팬지 허프리와 아테나가 입 벌린 입맞춤으로 인사하는 사진, 침팬지 비비가 털을 고르는 사진, 어미를 떠나 성체 수컷들과 여행을 시작하는 침팬지 고블린의 사진 등 마치 '인간'처럼 행동하며 감정을 느끼는 침팬지들의 모습이 책 속에 실감나게 들어 있습니다. 저는 그동안 제가 얼마나 인간 중심주의적인 사고 방식에 빠져 삶을 살아왔는지를 깊이 반성했습니다. 침팬지를 비롯한, 아무리 지능이 뛰어난 동물이어도 동물은 인간보다 열등할 수 밖에 없다는 생각이 있었는데 참으로 오만했다는 깨달음을 얻었습니다. 이런 사고방식에서 벗어날 때 비로소 침팬지 뿐 아니라 다른 동물들의 삶도 이해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창문 너머로>는 저에게 많은 생각거리를 남겨준 책입니다. 제인 구달이 순수한 마음으로 일생을 바쳐 침팬지에 대한 많은 연구를 하고 인류에게 훌륭한 자산을 남긴 것을, 헛되이 흘려보내지 않고 오래도록 기억할 생각입니다. 최재천 생명 다양성 재단 이사장님의 추천사처럼 플로와 피피, 길카와 지지, 엘리사와 그렘린, 골리앗과 마이크, 피건과 고블린, 호메오와 에버레드, 그리고 데이비드 그레이비어드는 저의 마음속에 영원히 남아있을 것입니다. 동물을 사랑하는 분들, 환경과 생태에 관심이 있는 분들께 제인 구달의 <창문 너머로>를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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