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풍요의 시대 - AI와 인류의 미래
피터 디아만디스.스티븐 코틀러 지음, 김태훈 옮김 / 비즈니스북스 / 202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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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를 무료로 협찬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초풍요의 시대>를 읽으면서 가장 흥미로웠던 점은 이 책이 AI를 단순한 신기술이나 생산성 도구로 바라보지 않는다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평소에도 AI 관련 해외 기사나 기술 동향을 자주 읽는 편이라 새로운 모델이 등장하거나 로봇, 에너지, 바이오 기술이 AI와 결합한다는 소식 자체는 낯설지 않습니다. 오히려 이제는 새로운 AI 서비스가 나왔다는 사실만으로는 크게 놀라지 않을 정도입니다. 그래서 이 책에서 더 눈길이 갔던 것은 “AI가 얼마나 똑똑해질 것인가”보다 그 기술들이 동시에 발전하고 서로 연결될 때 인간 사회가 어떤 방향으로 움직일 것인가라는 질문이었습니다. 피터 디아만디스와 스티븐 코틀러는 AI를 하나의 독립된 기술로 보지 않고 로봇공학, 생명공학, 에너지, 우주산업 등이 서로 가속하는 거대한 변화의 중심에 놓습니다.






책에서 말하는 ‘초풍요’ 역시 처음에는 다소 과감한 미래학적 표현처럼 들렸습니다. 하지만 본문을 읽다 보면 그 개념을 단순히 “미래에는 모든 것이 넘쳐날 것이다”라는 낙관론으로만 설명하지 않는다는 점이 좋았습니다. 특히 태양광과 배터리 비용의 하락, 위성 데이터와 AI의 결합, 바이오프린팅을 이용한 장기 생산, 로봇을 통한 노동 자동화처럼 이미 진행되고 있는 변화를 하나씩 연결해 보여줍니다. 제가 첨부한 본문에서도 에너지 부족을 해결하기 위해 저장과 전송 비용을 낮추는 문제, 자동화가 노동 구조를 바꾸는 과정 등이 구체적인 숫자와 사례를 통해 설명됩니다. 미래 전망서 중에는 근거 없이 거대한 그림부터 그리는 책도 많은데, 이 책은 상당한 분량의 자료와 주석, 데이터를 바탕으로 논리를 쌓아가기 때문에 적어도 저자들이 왜 이런 전망에 도달했는지는 따라가 볼 수 있었습니다.





그렇다고 책 전체가 기술 낙관론으로만 흐르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저는 ‘풍요의 디스토피아’를 다룬 부분이 이 책의 균형을 잡아준다고 느꼈습니다. 기술이 더 싸고 편리한 것을 무한히 공급한다고 해서 인간이 자동으로 행복해지는 것은 아닙니다. 우리는 이미 콘텐츠, 음식, 쇼핑, SNS처럼 과거보다 훨씬 풍부한 환경 속에서 살지만 중독이나 과잉 소비, 고립 같은 새로운 문제를 경험하고 있습니다. 본문에서도 인간의 뇌가 보상과 자극에 얼마나 쉽게 끌리는지를 설명하며, 기술이 인간의 오래된 신경 체계와 결합할 때 오히려 문제가 커질 수 있다고 지적합니다. AI 관련 해외 기사를 읽다 보면 기술 발전 속도와 기업 경쟁에 초점이 맞춰진 경우가 많은데, 이 책은 그 다음 질문, 즉 “그렇게 강력한 기술을 가진 인간은 과연 무엇을 해야 하는가”까지 끌고 갑니다.


그래서 개인적으로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은 후반부의 ‘마인드 2.0’이었습니다. 저자들은 AI 시대 인간의 경쟁력을 창의성, 목적의식, 몰입에서 찾습니다. 이것은 흔한 자기계발식 구호처럼 보일 수도 있지만 책 전체의 흐름과 연결하면 의미가 조금 달라집니다. 반복적인 정보 처리와 계산, 일정 수준의 창작까지 AI가 대신할 수 있게 된다면 인간이 모든 분야에서 AI보다 더 잘하려고 경쟁하는 것은 별 의미가 없습니다. 오히려 무엇을 문제로 볼 것인지, 무엇을 만들 것인지, 어떤 목표를 선택할 것인지가 중요해집니다. 이 책에서도 인간의 뇌는 익숙한 패턴을 반복하는 방향으로 쉽게 움직인다고 설명하는데, AI에 판단과 사고를 전부 맡기기 시작하면 그 경향은 더 강해질 수 있습니다. 결국 AI를 많이 사용하는 것과 AI를 잘 활용하는 것은 다른 문제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책은 미래를 정확하게 예언하는 책이라기보다, 미래를 바라보는 하나의 강력한 시나리오를 제시하는 책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AGI나 ASI가 저자들의 예상 속도로 등장할지, 생산 비용이 정말 극단적으로 낮아질지, 초풍요 사회가 실제로 실현될지는 아직 알 수 없습니다. 하지만 현재의 AI 발전을 단순한 챗봇 경쟁이 아니라 인간의 노동, 교육, 의료, 에너지와 가치 체계 전체를 바꾸는 장기적인 변화로 바라보게 한다는 점에서 읽을 가치가 있었습니다. 특히 평소 AI 뉴스를 자주 접하는 사람이라면 개별 기술 뉴스를 한 단계 높은 시야에서 연결해서 볼 수 있다는 점이 장점입니다. 결국 제가 이 책에서 가장 오래 기억하고 싶은 문장은 초풍요에 관한 장밋빛 전망이 아니라, 풍요가 커질수록 인간에게는 무엇을 선택할 것인지에 대한 책임도 커진다는 메시지입니다. 기술이 무엇을 가능하게 하는지는 점점 AI가 결정하겠지만, 그 가능성 가운데 무엇을 원하는 미래로 만들 것인지는 여전히 인간이 정해야 할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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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은 그대에게 잘해줄 의무가 없다
페마 초드론 지음, 신동숙 옮김 / 윌마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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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를 무료로 협찬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삶은 그대에게 잘해줄 의무가 없다>라는 제목을 처음 보았을 때부터 조금 서늘했습니다. 요즘 자기계발서가 대개 “당신은 잘될 것이다”, “원하면 결국 이룰 수 있다”고 말하는 것과 정반대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책을 읽어보니 이 제목은 체념을 권하는 말이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삶이 내 뜻대로 흘러가야 한다는 전제를 내려놓을 때 비로소 삶을 제대로 볼 수 있다는 뜻이었습니다. 





저는 불교 사상에서 말하는 무상이나 집착의 문제를 흥미롭게 생각해왔는데, 페마 초드론은 이런 개념을 어려운 철학 용어보다 우리가 실제로 겪는 불안, 관계, 두려움의 언어로 풀어냅니다. 그래서 불교에 익숙한 사람에게는 알고 있던 개념을 삶의 문제와 다시 연결하게 하고, 처음 접하는 사람에게도 생각보다 어렵지 않게 다가가는 책입니다.





특히 인상 깊었던 것은 고통을 대하는 태도였습니다. 우리는 대개 괴로운 일이 생기면 원인을 제거하고 빨리 정상 상태로 돌아가려고 합니다. 저 역시 힘든 일이 있을 때 ‘이 문제가 해결되면 괜찮아질 텐데’라는 식으로 생각했던 적이 많습니다. 하지만 이 책은 그 전제를 뒤집습니다. 고통을 없애야 할 오류처럼 보지 않고, 고통 속에서 내가 무엇을 붙들고 있는지를 살펴보라고 합니다. 그래서인지 이 책에는 ‘도망치지 않는 지혜’, ‘불확실함에 그대로 머물기’, ‘두려움을 제대로 알아가기’, ‘불편함이 느껴진다면’ 같은 제목이 반복해서 등장합니다. 행복한 상태를 유지하는 기술보다 불편한 상태에서도 무너지지 않고 자신을 바라보는 힘을 가르치는 셈입니다. 그래서 읽다 보면 위로를 받는다기보다 마음의 자세를 교정받고 있다는 느낌이 듭니다.







‘명상 자세의 여섯 가지 기준’과 ‘조건 없는 사랑의 네 가지 특성’도 기억에 남습니다. 명상을 신비한 수행처럼 설명하지 않고 몸의 자세와 호흡, 시선처럼 아주 구체적인 방법으로 풀어내는 점이 좋았습니다. 한편 조건 없는 사랑을 다루는 부분에서는 명상을 현실에서 도피하기 위한 평온의 기술로 사용하지 말라고 이야기합니다. 마음 수행 역시 나에게 유리한 감정만 골라 가지는 방식이 아니라, 지금 일어나는 마음을 그대로 관찰하는 과정이라는 것입니다. 사진 속 제가 따로 메모하며 읽었던 것처럼, 이 책은 한 번에 많은 내용을 읽기보다 한 문장을 멈춰 생각해보기 좋은 책입니다. 108개의 글이 각각 두세 페이지 정도라서 하루에 한 꼭지씩 읽어도 부담이 없습니다.





그리고 ‘더 나아지려고 애쓰지 말라’는 역설도 좋았습니다. 우리는 늘 더 좋은 사람이 되어야 하고, 더 성숙해야 하고, 더 성공해야 한다는 압박 속에 삽니다. 심지어 마음 수련마저도 ‘완벽한 인간이 되는 프로젝트’로 바꾸기 쉽습니다. 그러나 페마 초드론은 화를 내고, 두려워하고, 질투하는 지금의 자신부터 보라고 합니다. 이것은 자기합리화와는 다릅니다. 오히려 자신의 감정을 미화하지 않고 정확히 바라보는 태도입니다. 불교에서 집착을 내려놓는다는 것도 결국 아무것도 원하지 않는 사람이 되는 것이 아니라, 내가 무엇에 매달리고 있는지를 알아차리는 데서 시작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이 책은 힘든 사람에게 “곧 좋아질 거예요”라고 말하는 책은 아닙니다. 삶이 언제나 공정하지도 않고, 노력한 만큼 보상하지도 않으며, 관계와 감정 역시 우리의 뜻대로 움직이지 않는다는 사실을 먼저 인정합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그 냉정한 출발점이 오히려 편안했습니다. 모든 문제를 해결해야만 행복할 수 있다고 생각하면 삶은 끝없는 숙제가 되지만, 흔들리는 순간 역시 삶의 일부라고 받아들이면 지금 이 순간부터 살아갈 수 있기 때문입니다. 고통을 없애는 법보다 고통과 함께 살아가는 법, 삶을 통제하는 법보다 삶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는 법을 배우고 싶다면 오래 곁에 두고 한 장씩 펼쳐볼 만한 책입니다.  


#삶은그대에게잘해줄의무가없다 #월마 #페마초트론 #리뷰의숲 #리뷰의숲서평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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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지능 시대 생존을 위한 AI 교양 수업
바오쿤 지음, 하은지 옮김 / 지니의서재 / 202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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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지능 시대 생존을 위한 AI 교양 수업>은 요즘처럼 AI 관련 정보가 하루가 다르게 쏟아지는 시기에 한 번쯤 전체 지도를 펼쳐 보고 싶을 때 읽기 좋은 책이었습니다. 저는 평소에도 AI를 회사에서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이제는 단순히 ‘AI를 써보는 단계를 넘어, 이 기술이 어디에서 왔고 어떤 원리로 작동하며 앞으로 어디까지 갈 수 있는지를 알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특정 프로그램의 사용법만 알려주는 실용서라기보다 AI의 역사와 기술, 창작, 교육, 미래 사회까지 한 권 안에서 연결해 보여준다는 점이 흥미로웠습니다. 저자 바오쿤은 물리학 박사이자 과학 콘텐츠 크리에이터, 에듀테크 분야의 창업가로 활동해 온 사람답게 기술적인 내용을 대중적인 언어로 풀어냅니다. 복잡한 기술을 너무 전문적인 수식으로 밀어붙이지 않는 것도 교양서로서는 장점이었습니다.




 

목차를 보면 책의 범위가 상당히 넓습니다. 딥블루와 GPT로 이어지는 AI의 진화에서 시작해 머신러닝과 신경망, 멀티모달 AI, 생성형 이미지와 음악, 프롬프트 엔지니어링을 거쳐 AGIASI, -컴퓨터 인터페이스와 양자 AI까지 나아갑니다. 개인적으로 좋았던 것은 이 내용들이 서로 별개의 유행어처럼 나열되지 않는다는 점이었습니다. 예를 들어 지금의 생성형 AI를 이해하기 위해 먼저 알고리즘·연산력·데이터라는 발전 조건을 설명하고, AI가 언어뿐 아니라 이미지·음성·영상까지 인식하게 된 과정을 거친 뒤 멀티모달 AI로 연결합니다. 최근에는 새로운 AI 서비스가 등장할 때마다 기능부터 접하게 되는 경우가 많은데, 이렇게 발전의 흐름을 먼저 알고 나니 왜 지금 이런 기능이 가능해졌는가를 생각하게 됩니다. AI를 오래 사용한 사람에게도 이런 역사적 맥락 정리는 꽤 유용했습니다.




 

책을 읽으며 특히 재미있었던 부분은 이미지 인식과 음악 생성에 관한 설명이었습니다. 고양이를 인식하는 과정을 예로 들어 확대 형태, 윤곽, 전체 형태처럼 이미지의 특징을 단계적으로 추출하는 과정을 설명하는데, 막연하게 ‘AI가 사진을 본다고 생각했던 것을 기계가 무엇을 특징으로 삼아 구분하는지까지 한 단계 더 들어가 생각하게 합니다. 음악 부분에서는 바흐의 평균율을 통해 수학적 규칙과 음악의 관계를 이야기한 뒤 AI 작곡으로 연결합니다. 저는 원래 언어와 문학처럼 인간의 해석과 감각이 중요한 분야에 관심이 많아서, AI가 창작을 한다는 말을 들을 때마다 결국 인간의 창작과 무엇이 다른지 궁금했습니다. 이 책은 AI가 기존의 패턴을 어떻게 학습하고 새로운 조합을 만들어내는지를 설명하면서, 창작을 단순히 ‘AI가 인간을 대체한다는 문제로만 보지 않게 해줍니다.




 

실용적인 부분도 꽤 비중 있게 들어 있습니다. CO-STAR, ROSES 같은 프롬프트 프레임워크를 소개하고, 이미지와 음악을 직접 생성하는 방법까지 다룹니다. 저는 이미 AI를 사용할 때 역할과 목적, 원하는 결과 형식, 배경 정보를 구체적으로 줄수록 답의 질이 달라진다는 것을 여러 번 경험했습니다. 그래서 프롬프트를 단순히 질문을 잘 쓰는 기술이라기보다 내가 원하는 결과를 구조화해 전달하는 능력으로 보는 편입니다. 책에서 AI외장 대뇌처럼 활용한다는 관점도 이런 경험과 맞닿아 있었습니다. 다만 AI가 무엇이든 대신 생각해 주는 도구라기보다는, 사용자가 판단 기준과 방향을 가지고 있을 때 훨씬 강력해진다는 점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결국 AI 활용 능력에는 질문하는 힘과 함께 결과를 검토하고 걸러내는 인간의 문해력도 필요합니다.

 

그래서 이 책에서 제가 가장 흥미롭게 읽은 부분은 오히려 마지막의 질문이었습니다. AI가 점점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게 된다면 인간은 무엇을 해야 하는가. 교육에서는 암기보다 질문과 판단이 중요해지고, 창작에서는 기술적 숙련만큼 무엇을 만들 것인지 결정하는 감각이 중요해질 것입니다. 저 역시 앞으로 여러 영역에서 AI를 적극적으로 활용할 생각이지만, 그럴수록 오히려 제가 무엇을 좋아하고 어떤 기준으로 판단하는지가 더 중요해진다고 느낍니다. <초지능 시대 생존을 위한 AI 교양 수업>AI를 무조건 찬양하거나 공포의 대상으로만 다루기보다, 먼저 이 거대한 기술의 흐름을 이해해 보자고 권하는 책입니다. AI를 처음 접하는 사람에게는 전체 지도를 보여주는 입문서로, 이미 매일 AI를 사용하는 사람에게는 자신이 쓰고 있는 기술을 조금 더 넓은 역사와 미래의 맥락 속에서 바라보게 하는 교양서로 읽을 만했습니다.

 

#초지능시대생존을위한AI교양수업 #지니의서재 #바오쿤 #리뷰의숲 #리뷰의숲서평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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잇쇼니 일본어 기초 마스터
모니 지음 / 혜지원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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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잇쇼니 일본어 기초 마스터>를 처음 펼쳤을 때 가장 먼저 든 생각은 제목에 기초라고 적혀 있지만 내용은 생각보다 훨씬 탄탄하다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이미 JLPT N4를 취득했지만, 시험에서 본 문법을 실제 문장 안에서 자유자재로 활용하는 데에는 아직 부족함을 느끼고 있습니다. 문법 문제를 보면 정답을 고를 수 있어도 막상 직접 일본어 문장을 만들려고 하면 활용형이 순간적으로 떠오르지 않는 경우가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새로운 고급 문법을 계속 추가하기보다 한 번쯤 기초 문법 전체를 제대로 정리하고 싶었는데, 이 책의 구성이 제 상황과 잘 맞았습니다. 저자 모니는 일본어통번역을 전공하고 일본계 기업 통번역, 번역가, 일본어 강사로 활동한 경험이 있어 문법 지식을 단순 암기보다 실제 사용으로 연결해 설명한다는 점도 신뢰가 갔습니다.




 

목차를 살펴보면 왜 이 책이 단순한 왕초보 교재에 머물지 않는지 알 수 있습니다. 명사와 형용사의 기본 활용에서 출발하지만 11강부터는 동사의 1·2·3그룹을 나누어 ます, , ない, 형을 차례대로 배우고, 이후 수수동사, 가능형, 의지형, 네 종류의 가정 표현, 수동형·사역형·사역수동형을 거쳐 존경어와 겸양어까지 이어집니다. 특히 JLPT를 공부하면서 각각 따로 외웠던 문법들이 50강이라는 하나의 흐름 안에 정리되어 있다는 점이 좋았습니다. N4를 취득한 학습자에게도 아는 내용이니까 건너뛰자가 아니라, 여기저기 흩어져 있던 지식을 다시 연결해 보는 복습서로 상당히 유용해 보였습니다. 두께도 지나치게 부담스럽지 않고 한 강의 분량도 적당해서 매일 조금씩 진도를 나가기 좋습니다.






 

실제 이 책을 공부해보면서 특히 마음에 들었던 것은 활용 규칙을 표로 정리한 뒤 곧바로 작문으로 넘어가는 구성이었습니다. 예를 들어 형용사의 과거·부정 활용은 じゃない, だった, じゃなかった가 한눈에 비교되며, 수수동사 あげる·くれる·もらう에서는 단순히 주다·받다라고 번역하지 않고 누가 누구에게 행동하는지 관계를 나누어 설명합니다. 가능형도 1·2·3그룹에 따라 어떻게 형태가 바뀌는지 보여주고, 금지형에서는 동사 원형에 가 붙는 규칙과 실제로는 일상회화에서 강하게 들릴 수 있다는 뉘앙스까지 짚어줍니다. 이런 설명은 시험을 위한 문법표를 넘어 실제 일본어를 사용할 때 필요한 감각까지 함께 익히게 해준다는 점에서 좋았습니다. 일본어 독학 교재로도 매우 훌륭하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일본어 작문 연습역시 이 책의 큰 장점입니다. ‘아내는 중학교 선생님이었다’, ‘여기는 옛날에 은행이었다처럼 배운 과거형을 바로 일본어로 바꾸거나, 수수동사 단원에서는 언니가 설거지를 도와줬어’, ‘고민 들어줘서 고마워처럼 실제 회화에서 사용할 법한 문장을 만들어보게 합니다. 제가 일본어를 공부하면서 느낀 것은 문법 설명을 여러 번 읽는 것과 직접 한 문장을 만들어내는 것은 전혀 다른 훈련이라는 점입니다. 특히 제가 직접 답을 써 넣을 수 있는 공간이 충분해서, 단순히 눈으로 정답을 확인하는 공부보다 훨씬 능동적으로 활용형을 익힐 수 있습니다. ‘いえうち의 차이처럼 교과서 문법만으로는 알기 어려운 표현상의 뉘앙스를 별도 코너에서 설명해주는 부분도 실제 일본어 감각을 기르는 데 도움이 됩니다.

 





결국 <잇쇼니 일본어 기초 마스터>는 일본어를 전혀 모르는 사람에게는 첫 문법책으로, 저처럼 N4 정도의 기본기는 있지만 활용이 아직 자동화되지 않은 일본어 첫걸음 학습자에게는 기초 문법을 다시 조립하는 책으로 활용하기 좋다고 생각합니다. 문법을 읽고 끝내는 것이 아니라 작문·회화·독해로 반복하게 만들고, 초급 문법에서 시작해 수동·사역·경어 같은 다소 복잡한 영역까지 한 권에서 이어준다는 점이 가장 큰 강점입니다. 저에게는 새로운 내용을 많이 배우는 책이라기보다 이미 배웠지만 아직 내 일본어가 되지 않은 문법을 다시 꺼내 직접 써보는 훈련서로 아주 좋았습니다. JLPT N4 합격 이후 다음 단계로 넘어가기 전에 기본기를 한 번 단단하게 다지고 싶은 사람이라면 꽤 실용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교재라고 느꼈습니다.

 

#잇쇼니일본어기초마스터 #모니 #혜지원 #리뷰의숲 #리뷰의숲서평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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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의 AI 문해력
김진형 지음 / 메이트북스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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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의 AI 문해력>을 읽으며 가장 먼저 든 생각은, 이제 AI를 잘 쓰는 능력보다 AI의 답을 어디까지 믿어야 하는지 판단하는 능력이 더 중요해졌다는 점입니다. 저 역시 평소 ChatGPT를 비롯한 생성형 AI를 자주 활용하면서 도움을 받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오히려 AI가 얼마나 그럴듯하게 틀릴 수 있는지도 자주 체감합니다. 문장이 자연스럽고 설명이 길다고 해서 반드시 정확한 것은 아니고, 특히 제가 잘 모르는 분야에서는 틀린 정보도 쉽게 믿게 될 수 있습니다. 이 책은 바로 그 지점을 ‘AI 문해력이라는 말로 정리하고, 단순한 프롬프트 기술이 아니라 읽기·질문하기·검증하기·수정하기의 네 단계로 설명합니다. 김진형 작가는 국어국문학을 전공하고 출판기획자로 오래 일해 온 경험을 바탕으로 복잡한 정보를 구조화하는 방식에 익숙한 사람이라서인지, AI 활용법을 기술의 문제가 아니라 결국 읽고 판단하는 사람의 문제로 접근한다는 점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이 책에서 특히 공감했던 부분은 AI의 답이 틀렸을 때 바로 행동으로 옮기지 않도록 멈추는 힘을 강조한 대목입니다. 사진 속 사례처럼 회사에서 잘못 정리된 매출 수치를 AI가 그대로 받아 계산하고, 그 결과를 회의 자료나 예산 계획에 사용한다면 처음의 작은 오류가 조직 전체의 의사결정 문제로 커질 수 있습니다. 실제로 AI를 사용하다 보면 답을 받는 속도가 워낙 빠르다 보니 사람이 검토하는 과정까지 생략하기 쉽습니다. 저도 자료를 조사하거나 글을 정리할 때 AI가 자신 있게 내놓은 답을 보고 순간적으로 이 정도면 맞겠지하고 넘어가고 싶은 유혹을 느낀 적이 많습니다. 그런데 제 전공이나 업무처럼 제가 어느 정도 배경지식을 가진 분야에서는 금방 이상한 부분을 발견하지만, 낯선 분야에서는 무엇이 잘못되었는지조차 알아차리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이 책에서 말하는 AI 문해력은 단순히 AI를 능숙하게 다루는 기술이 아니라, 모르는 것을 모른다고 인식하고 검증 절차를 만드는 능력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또 하나 실용적이라고 느낀 부분은 추상적인 조언을 행동과 기준으로 바꾸라는 설명입니다. 본문에서는 AI고객과의 소통을 강화하세요”, “꾸준히 운동하세요같은 말을 쉽게 내놓지만, 정작 무엇을 언제까지 어떻게 해야 하는지는 모호하다고 지적합니다. 그래서 고객 관리라면 최근 불만 사례를 정리하고 개선할 항목을 정하거나, 운동이라면 요일·시간·횟수처럼 실제로 실행 가능한 형태까지 질문을 구체화해야 한다고 설명합니다. 이 대목은 AI뿐 아니라 제가 일을 해오면서 느낀 문제와도 맞닿아 있었습니다. ‘잘해라’, ‘꼼꼼히 해라’, ‘소통을 강화하라같은 말은 방향처럼 보이지만 사실 업무 지시로는 거의 쓸모가 없습니다. 무엇을 완료로 볼 것인지 기준이 있어야 실제 행동으로 이어집니다. AI에게 질문할 때도 결국 같은 원리가 적용된다는 점이 흥미로웠습니다.





 

‘AI 문해력은 AI의 답을 이해하고 판단하는 능력이라는 설명도 제가 AI를 사용하며 느껴온 점을 정확하게 짚어줬습니다. AI는 문장을 매끄럽게 만들고 정보를 정돈하는 데에는 탁월하지만, 무엇이 중요한지 결정하는 최종 판단까지 맡길 수는 없습니다. 따라서 이 책에서는 AI가 만든 문장이 다소 서툴더라도 필요한 정보가 제대로 담겼다면 충분히 사용할 수 있고, 반대로 표현이 아무리 그럴듯해도 핵심 정보가 빠져 있다면 좋은 답이 아니라고 설명합니다. 저도 AI가 만든 자료를 검토할 때 AI가 만들어준 초안을 그대로 사용하기보다, 사실관계를 다시 확인하고 제 경험과 판단을 넣어 최종 문장으로 만드는 편이 훨씬 낫다고 느껴왔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의 수정하기단계는 단순한 퇴고가 아니라 AI 시대의 중요한 인간 능력이라고 생각합니다.

 

<어른의 AI 문해력>의 장점은 AI를 무조건 경계하라고 말하지도 않고, 반대로 AI를 만능 도구처럼 떠받들지도 않는다는 점입니다. AI는 빠르고 유용한 조력자이지만 최종 책임자는 결국 사람이라는 아주 현실적인 태도를 유지합니다. 결국 AI 시대의 문해력은 AI가 대신 생각해주는 능력이 아니라, AI를 활용하고도 끝까지 자기 판단을 포기하지 않는 능력이라는 생각이 남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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