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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지켜야 할 한국사 - 서경덕과 전문가들이 들려주는 살아있는 역사 이야기
서경덕과 분야별 전문가 지음 / 허들링북스 / 2025년 7월
평점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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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방 후 대한민국 건국을 위한 준비 또하 충칭 시기에 이루어졌다. 5년간의 충칭 시기 임시정부 활동은 일본의 공습과 열악한 환경 등 여러 어려움 속에서도 굴하지 않고 독립을 준비했던 민족의 위대한 여정이었다. 1945년 8월 일본이 패망하자, 대한민국임시정부는 중국에 남아있는 한인들의 귀환을 돕기 위해 대한민국임시정부 주화대표단을 조직했다.
-91 p / <우리가 지켜야 할 한국사>
저는 대학에서 국문학을 전공했음에도 외국인 친구들이 꽤 있는 편입니다. 생각해보면 한국인 친구보다 외국인 친구가 더 많은 듯합니다. 참으로 이상하지요. 국문학 전공자인데, 외국인 친구가 많다니. 대학 시절 우리나라 문학과 말에 관심이 많은 외국인 동기들이 국문학과에 몇몇 있었고, 이 친구들과 친해지다보니 자연스레 외국인 친구들이 늘어나게 된 것입니다. 그런데 이제는 굳이 유명한 관광지가 아니어도 어딜가나 외국인들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고, 모임 등의 여러 경로를 통해 저처럼 외국인 친구들을 사귀는 사람들도 늘어나는 추세입니다. 외국인 친구들은 우리나라에 살고 있는 만큼, 대체로 우리나라의 문화와 역사에 관심이 많은 편인데요. 외국인 친구들이 경복궁, 역사 박물관 등에 저보다 더 자주 가는 모습을 보고 반성을 했습니다. 저는 우리나라 역사, 문화에 그동안 크게 관심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그저 너무나 당연한 것으로 치부하며 살았지요. 그래서 이제부터라도 우리나라 문화, 역사에 대해 조금씩 공부를 하고 그 지식들을 외국인 친구들과 나누고 싶은 마음이 있었는데 마침 <우리가 지켜야 할 한국사>라는 책이 출간되어 기쁜 마음으로 읽게 되었습니다.

이 책은 지난 30년간 전 세계에 대한민국의 문화와 역사를 널리 알려온 서경덕 작가님과 홍성근, 김주용, 정혜경, 조윤수 작가님이 함께 쓴 책입니다. 서경덕 작가님은 K-팝, K-드라마 등 한류 열풍에만 만족하지 말고 우리 역사를 왜곡하려는 세력으로부터 우리의 역사와 문화를 굳건히 지켜내는 일에 힘을 써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이러한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쓴 책이 바로 <우리가 지켜야 할 한국사>입니다. 그래서 이 책은 수많은 인문교양 한국사 책과는 다른 결에 놓여 있습니다. 보통은 우리나라 역사를 차분히 정리하여 소개하는 내용을 담고 있는데, 이 책에서는 '논쟁거리'가 될만한 주제들로 책을 엮어냈기 때문입니다. 의도가 명백하고, 당당해보여서 책임에도 멋진 사람을 보는 느낌이었습니다. 이 책에서 이야기하고 있는 주제는 크게 10가지입니다. 바로 독도, 임시정부, 강제동원, 일본군 '위안부', 동해, 동북공정, 김치, 한복, 한글과 한국어, 한류입니다. 우리나라 사람이라면 주제만 보아도 피가 끓는 이야기, 자랑스러운 이야기임을 직감할 수 있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모든 주제가 다 흥미로웠지만, 일본군 '위안부', '동북공정'에 대한 내용을 제일 눈여겨 읽어보았습니다. 먼저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단순히 일본의 범죄로만 여기고 그에 대해 조사를 하는 것으로 챕터를 마무리한 것이 아니라 '전시 성폭력 범죄'에 대해서도 언급하고 있다는 게 저의 시선을 끌었습니다. 국제법은 전시 성폭력을 포함한 반인도적 범죄를 엄격히 금지하고 있지만, 가해자 처벌과 책임 규명은 여전히 어려운 과제로 남아있다고 합니다. 2025년에도 여전히 일본군 '위안부'와 같은 끔찍한 범죄가 일어나고 있다니, 참으로 분노가 생기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작가님은 이 책에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노력은 과거사 청산을 넘어, 현재 진행 중인 무력 분쟁하의 성폭력 문제 해결과 재발 방지를 위한 국제적 연대와 노력으로 이어져야 한다'라고 하는데요. 작가님의 생각에 저도 크게 동감해서 이 리뷰에 언급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동북공정'에 대한 챕터에서도 그동안 알지 못했던 사실들을 많이 알 수 있었습니다. 저는 역사학 전공자가 아니어서 중국 역사학계의 입장과 한국 역사학계의 최근 연구 경향에 대해 잘 알지 못했는데요. 이 책에서는 그러한 학계의 입장이 깔끔하게 정리되어 있고, 왜 서로 그러한 입장을 갖게 되었는지도 잘 나타나 있어서 동북공정의 원인, 앞으로의 연구 방향 등에 대해 예측할 수 있었습니다. 작가님은 '민족사를 내세우면서 실제로는 수많은 민족의 고유한 역사를 폭력적으로 지워버리는 중국의 중화민족 담론에 맞서, 우리는 역사적 다양성과 포용성이라는 가치로 대응해야 한다'라고 주장하는데요. 저도 크게 동감했습니다.

<우리가 지켜야 할 한국사>는 잘 만든 책입니다. 가벼운 흥미위주의 역사책도 아니고, 그렇다고 해서 학술도서처럼 어렵고 딱딱한 책도 아닙니다. 전문가 집단이 만든 책이라 내용의 깊이가 있지만, 그렇다고 학자들끼리만 읽는 논문같지도 않아서 책장도 잘 넘어갑니다. 역사에 관심이 많아서 어느 정도 지식이 있는 분들도 흥미롭게 읽을 수 있고, 우리나라 역사는 잘 모르지만 이제 막 공부를 시작해보고 싶다는 분들에게도 훌륭한 입문서가 될 수 있습니다. 어느 정도 독해력이 있는 고등학생도 충분히 읽을 수 있는 책입니다. 우리나라 역사를 사랑하고 자랑스러워하는 분들은 꼭 이 책을 일독하시기를 권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