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10분 100일의 명화
이윤서 지음 / 더블:엔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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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10100일의명화 #이윤서 #더블엔 #미술 #인문학 #추천도서 #신간




모나리자의 모나는 부인을 칭하는 말이에요피렌체의 상인 조콘다’ 부인의 이름이 리자였다고 전해집니다신비로운 미소를 지닌 모나리자에는 어떤 비밀이 있을까요입 가장자리와 눈 가장자리가 부드러운 그림자 속으로 사라지게 그림으로써 인물의 표정에서 감정을 읽어내기가 쉽지 않아요미소를 짓는 것 같기도 하고 슬퍼 보이기도 하지요당시 미의 기준인 넓은 이마를 위해 일부러 눈썹을 뽑았다는 가설도 있습니다.

-33 p / <하루 10분 100일의 명화>

 




 

마음의 여유가 없다는 이유로 미술 전시회를 멀리하며 살아왔습니다. 그렇게 미술과는 전혀 무관한 삶을 살아가던 중, 친구가 선물로 준 <한국 현대미술 거장전> 티켓을 받아 도슨트의 설명을 들으며 미술 작품들을 감상하는 일이 있었는데요. 그때의 그 감동이 저를 미술에 대해 더 배우고 공부하도록 만들었습니다. 미술에는 사람도, 철학도 있다는 것을 그때서야 깨닫게 되었거든요. 그래서 저는 오히려 마음과 시간의 여유가 없을수록 미술을 찾는 사람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제 전공이 미술도 아니고, 관심을 갖게 된 지도 얼마 되지 않아서 어떤 책으로 천천히 미술 공부를 시작해야 할지 전혀 감을 잡지 못하던 차에 <하루 10100일의 명화>라는 책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 책은 더블엔 출판사에서 펴낸 신간도서입니다. 이 책을 쓴 이윤서 작가님은 이윤서더아트연구소에서 예술프로그램을 기획, 운영하고 있는 미술 전문가입니다. 미술을 전공한 분이 쓴 미술교양 입문서여서 저에게 꼭 필요한 책이라 생각되어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읽기 시작했습니다.




 

이 책은 100일동안 한 편씩 읽어나갈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기 때문에 늘 시간이 부족한 직장인도 부담없이 읽을 수 있는 책입니다. 글이 딱 한 쪽이어서 아무리 느리게 읽어도 5분 안에 읽을 수 있는 분량입니다. 그리고 다른 한 쪽에는 해당 작가의 작품이 컬러로 실려 있어서 마치 미술관에서 도슨트의 해설을 듣고 있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하루 한 편씩 유명한 명화들에 대한 흥미로운 이야기들을 읽다보면, 자기도 모르게 미술 작품을 보는 눈도 생기고 지식도 쌓이게 될 것입니다. 저는 앉은 자리에서 약 2시간 동안 푹 빠져 이 책을 다 읽었는데요. 일단 어려운 미술 이론 없이 왜 이런 작품이 탄생했는지를 재미있게 작가님께서 풀어놓고 있기 때문에 마치 소설을 읽는 것 같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미술 작품이 그려지던 당대 시대 분위기, 문화 등도 알 수 있어서 무척 좋았습니다. 현대와는 다른 시대상도 흥미로웠고, 화가가 단순히 그림을 그리는 사람이 아니라 재료를 발명한 사람(유화를 발명한 얀 반 에이크의 경우)이었다는 것도 제가 몰랐던 사실이어서 더욱 이 책에 빠져들었던 것 같습니다.



 

저는 이 책에서 소개된 많은 명화들 중 특히 장 바티스트 카미유 코로의 <모르트퐁텐의 추억>이 가장 인상깊었습니다. 물론 다른 명화들도 보고 또 봐도 신기하고, 아름다웠지만 이 작품을 보면서 몽환적이고 몽롱한 분위기에 저도 모르게 깊이 빠져드는 기분이었습니다. 1864년에 이토록 놀라운 작품이 탄생했다니, 화가에게 존경심이 생길 정도였습니다. 이 작품은 실제로 모르트퐁텐에 생활한 후 나중에 만년이 되어서야 그 곳에서의 생활을 기억하면서 완성한 작품이라고 합니다. 이렇게 작품의 비하인드까지 읽고나니 이 작품이 더욱 생생하게 다가왔습니다. <하루 10100일의 명화>는 예술과 미술을 사랑하는 모든 분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알차고 재미있는 책입니다. 앞으로도 이윤서 작가님의 미술교양 입문서들을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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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지켜야 할 한국사 - 서경덕과 전문가들이 들려주는 살아있는 역사 이야기
서경덕과 분야별 전문가 지음 / 허들링북스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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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우리가지켜야할한국사 #서경덕 #역사 #인문학 #추천도서 #신간 #허들링북스





해방 후 대한민국 건국을 위한 준비 또하 충칭 시기에 이루어졌다. 5년간의 충칭 시기 임시정부 활동은 일본의 공습과 열악한 환경 등 여러 어려움 속에서도 굴하지 않고 독립을 준비했던 민족의 위대한 여정이었다. 1945년 8월 일본이 패망하자, 대한민국임시정부는 중국에 남아있는 한인들의 귀환을 돕기 위해 대한민국임시정부 주화대표단을 조직했다.

-91 p / <우리가 지켜야 할 한국사>



저는 대학에서 국문학을 전공했음에도 외국인 친구들이 꽤 있는 편입니다. 생각해보면 한국인 친구보다 외국인 친구가 더 많은 듯합니다. 참으로 이상하지요. 국문학 전공자인데, 외국인 친구가 많다니. 대학 시절 우리나라 문학과 말에 관심이 많은 외국인 동기들이 국문학과에 몇몇 있었고, 이 친구들과 친해지다보니 자연스레 외국인 친구들이 늘어나게 된 것입니다. 그런데 이제는 굳이 유명한 관광지가 아니어도 어딜가나 외국인들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고, 모임 등의 여러 경로를 통해 저처럼 외국인 친구들을 사귀는 사람들도 늘어나는 추세입니다. 외국인 친구들은 우리나라에 살고 있는 만큼, 대체로 우리나라의 문화와 역사에 관심이 많은 편인데요. 외국인 친구들이 경복궁, 역사 박물관 등에 저보다 더 자주 가는 모습을 보고 반성을 했습니다. 저는 우리나라 역사, 문화에 그동안 크게 관심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그저 너무나 당연한 것으로 치부하며 살았지요. 그래서 이제부터라도 우리나라 문화, 역사에 대해 조금씩 공부를 하고 그 지식들을 외국인 친구들과 나누고 싶은 마음이 있었는데 마침 <우리가 지켜야 할 한국사>라는 책이 출간되어 기쁜 마음으로 읽게 되었습니다.








이 책은 지난 30년간 전 세계에 대한민국의 문화와 역사를 널리 알려온 서경덕 작가님과 홍성근, 김주용, 정혜경, 조윤수 작가님이 함께 쓴 책입니다. 서경덕 작가님은 K-팝, K-드라마 등 한류 열풍에만 만족하지 말고 우리 역사를 왜곡하려는 세력으로부터 우리의 역사와 문화를 굳건히 지켜내는 일에 힘을 써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이러한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쓴 책이 바로 <우리가 지켜야 할 한국사>입니다. 그래서 이 책은 수많은 인문교양 한국사 책과는 다른 결에 놓여 있습니다. 보통은 우리나라 역사를 차분히 정리하여 소개하는 내용을 담고 있는데, 이 책에서는 '논쟁거리'가 될만한 주제들로 책을 엮어냈기 때문입니다. 의도가 명백하고, 당당해보여서 책임에도 멋진 사람을 보는 느낌이었습니다. 이 책에서 이야기하고 있는 주제는 크게 10가지입니다. 바로 독도, 임시정부, 강제동원, 일본군 '위안부', 동해, 동북공정, 김치, 한복, 한글과 한국어, 한류입니다. 우리나라 사람이라면 주제만 보아도 피가 끓는 이야기, 자랑스러운 이야기임을 직감할 수 있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모든 주제가 다 흥미로웠지만, 일본군 '위안부', '동북공정'에 대한 내용을 제일 눈여겨 읽어보았습니다. 먼저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단순히 일본의 범죄로만 여기고 그에 대해 조사를 하는 것으로 챕터를 마무리한 것이 아니라 '전시 성폭력 범죄'에 대해서도 언급하고 있다는 게 저의 시선을 끌었습니다. 국제법은 전시 성폭력을 포함한 반인도적 범죄를 엄격히 금지하고 있지만, 가해자 처벌과 책임 규명은 여전히 어려운 과제로 남아있다고 합니다. 2025년에도 여전히 일본군 '위안부'와 같은 끔찍한 범죄가 일어나고 있다니, 참으로 분노가 생기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작가님은 이 책에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노력은 과거사 청산을 넘어, 현재 진행 중인 무력 분쟁하의 성폭력 문제 해결과 재발 방지를 위한 국제적 연대와 노력으로 이어져야 한다'라고 하는데요. 작가님의 생각에 저도 크게 동감해서 이 리뷰에 언급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동북공정'에 대한 챕터에서도 그동안 알지 못했던 사실들을 많이 알 수 있었습니다. 저는 역사학 전공자가 아니어서 중국 역사학계의 입장과 한국 역사학계의 최근 연구 경향에 대해 잘 알지 못했는데요. 이 책에서는 그러한 학계의 입장이 깔끔하게 정리되어 있고, 왜 서로 그러한 입장을 갖게 되었는지도 잘 나타나 있어서 동북공정의 원인, 앞으로의 연구 방향 등에 대해 예측할 수 있었습니다. 작가님은 '민족사를 내세우면서 실제로는 수많은 민족의 고유한 역사를 폭력적으로 지워버리는 중국의 중화민족 담론에 맞서, 우리는 역사적 다양성과 포용성이라는 가치로 대응해야 한다'라고 주장하는데요. 저도 크게 동감했습니다.







<우리가 지켜야 할 한국사>는 잘 만든 책입니다. 가벼운 흥미위주의 역사책도 아니고, 그렇다고 해서 학술도서처럼 어렵고 딱딱한 책도 아닙니다. 전문가 집단이 만든 책이라 내용의 깊이가 있지만, 그렇다고 학자들끼리만 읽는 논문같지도 않아서 책장도 잘 넘어갑니다. 역사에 관심이 많아서 어느 정도 지식이 있는 분들도 흥미롭게 읽을 수 있고, 우리나라 역사는 잘 모르지만 이제 막 공부를 시작해보고 싶다는 분들에게도 훌륭한 입문서가 될 수 있습니다. 어느 정도 독해력이 있는 고등학생도 충분히 읽을 수 있는 책입니다. 우리나라 역사를 사랑하고 자랑스러워하는 분들은 꼭 이 책을 일독하시기를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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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석산의 서양 철학사 - 더 크고 온전한 지혜를 향한 철학의 모든 길
탁석산 지음 / 열린책들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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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처블룸 #컬처블룸리뷰단 #탁석산의서양철학사 #열린책들 #철학 #인문학


아리스토텔레스는 홉스를 몹시 싫어했나 봅니다. 아리스토텔레스의 주요 주장을 매섭게 반박하니까요.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라는 아리스토텔레스의 주장을 부인합니다. 오히려 그 반대라는 거지요. 즉 인간은 사회적으로 만들어져야만 한다는 겁니다. 인간의 사회성이 타고난 본능에 가깝다는 옛날의 주장을 전면 부인하면서, 홉스는 정치 체제가 자연산이 아니라 인위라고 주장합니다.

287 p / <탁석산의 서양 철학사>






'철학'에 대한 대중의 이미지는 조금 극단적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먼저 첫째는 '철학'을 일상 생활에서는 전혀 쓸모없는 학문, 학자들이나 연구하는 지나치게 형이상학 학문이라는 이미지인데요. 아마도 대부분의 철학책이 공부를 하지 않고 읽으면 너무나 난해하고 어렵기 때문에 그런 이미지가 생긴 것 같습니다. 게다가 강단 철학에서 나오는 논문들은 학자 외에는 거의 읽지 않지요. 하지만 철학이 우리 일상에서 반드시 필요다고 보는 입장도 있습니다. 그래서 한때 출판계에 '인문학 열풍'이 불기도 했고, 그 중심에 철학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대중 철학은 '일상'이라는 키워드에 너무 집중한 나머지, 철학을 '생활 철학' 쯤으로 치부해버린 문제점이 있었습니다. 너무 가벼운 내용이 위주였던 것이지요. 이론에 치중한 철학은 너무 어려워서 문제였고, 대중의 눈높이에 맞춘 철학은 너무 가볍고 본연의 철학이 가진 학문적인 깊이를 드러내지 못한다는 게 한계였습니다. 그런데 최근 열린책들에서 펴낸 <탁석산의 서양 철학사>는 매우 독특합니다. 바로 대중의 눈높이에 맞추어 풀어낸 철학책이면서 동시에 서양 철학사라는 맥을 짚어주고 있기 때문입니다. 철학에 대한 지식도 빠르게 쌓을 수 있다는 점에서, 이론과 대중의 눈높이를 모두 충족시키는 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사실 '서양 철학사'라는 제목을 가진 책이 그동안 발행되지 않은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철학 전공자가 읽기에도 너무 어렵고 지루했기 때문에, 저 역시 서양철학사 책을 사놓고 읽지 않은지가 벌써 10년은 훨씬 넘어갑니다. 다행히도 <탁석산의 서양 철학사>라는 책은 엄청나게 방대한 책임에도 마치 인문교양 강좌를 듣는 것처럼 책장이 술술 넘어갑니다. 그러면서도 깊이는 놓치지 않습니다. 탁석산 작가님은 철학 박사 학위 소지자 이기도 하고, 그동안 꾸준히 책을 쓰고 강연하며 대중과 함께해온 내공이 있기 때문입니다. 작가님은 이 책의 머리말에서 '이 책에서 창의성을 찾을 수 없다'라고 직진고백을 합니다. '철학사의 내용을 충실하게 전달하는 바가 목적이기에, 창의적인 해석이나 분석은 당연히 기대할 수 없다'라는 것이지요. 그런데 저는 오히려 이 점이 이 책의 강력한 장점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동안 이렇게 방대한 서양 철학을 단 한 권으로 쉽게 설명한 책은 단언컨대 없었습니다. 있다고 해도 내용이 너무 어렵거나 전공자가 쓴 책이 아니어서 전문성도 떨어지는 경우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 책은 기본에 충실합니다. 철학 주제가 아니라 철학자 위주로 소개하고 있기 때문에 이해도 쉽습니다. 그리고 철학을 모르는 사람도 쉽게 이해할 수 있을만큼, 술술 풀어서 써준 책이어서 읽을 때 무척 편했습니다.





작가님은 철학사를 읽으면 자기 생각이 어디쯤 있는지를 확인할 수 있다고 이야기하는데요. 이 책에서 정리된 철학은 고대, 중세, 근대, 근대 계몽주의 이후, 현대로 이어지고 있어서 철학사의 맥락을 잡기도 좋고, 자신의 생각이 어디쯤에 머물고 있는지 확인하는 데도 안성맞춤입니다. 특히 한창 유행했던 '페미니즘'도 제6부에 잘 소개되어 있어서 공부하는 게 수월했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근대 계몽주의 이후의 프랑스 계몽주의, 칸트, 헤겔 쪽을 집중적으로 읽었습니다. 사실 예전에 철학을 공부할 때 헤겔 원전 독해를 읽다가 포기한 적이 있었는데, <탁석산의 서양 철학사>를 읽고 나니, 그때 제가 포기했던 내용들이 다시 조금씩 이해되는 기분이었습니다. 이 책은 그만큼 철학 입문서로 매우 훌륭합니다. 철학을 공부하고 싶은 분들께는 꼭 추천하고 싶은 책입니다.





서양 철학의 역사는 굉장히 오래되었고, 철학의 내용 또한 단일하지 않기에 책 한권으로 정리하는 게 쉽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탁석산 작가님은 그 작업을 이 책 한권으로 해냈습니다. 인문학의 기초, 철학 공부에 관심이 있는 분들은 이 책을 소장하고 읽어보시기를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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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로 읽는 미중 패권전쟁 미중관계 이해 1
문대근 지음 / 생각나눔(기획실크)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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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처블룸 #컬처블룸리뷰단 #역사로읽는미중패권전쟁 #문대근 #생각나눔 #추천도서



 


조공국들은 중화질서에 참여하지 않으면 생존이 어려운 실정에서 중국과의 관계에 만족하거나 당연시하는 경향이 있었다유교적인 명분에서든정치 군사적 또는 경제 문화적인 이유에서든중국과 조공관계를 수립하고 유지하는 데 자발적이었다때로는 적극적이기도 했다.

-145 p / <역사로 읽는 미중 패권전쟁>


 




저의 전공은 인문학이지만, 대학 시절부터 늘 외교학이나 정치학에도 관심이 많았습니다. 그래서인지 문대근 작가님의 <역사로 읽는 미중 패권전쟁>가 출간되었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저도 모르게 희열을 느꼈습니다. ‘진짜 읽을만한 책이 나왔구나!’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이 책을 쓴 문대근 작가님은 오랫동안 남북통일과 한반도 정세의 핵심 변수인 중국과 미중관계를 공부해 온 분입니다. 북한대학원대학교를 졸업하고 북한학 박사(정치통일 전공) 학위를 받은 전문가셔서 더욱 책 내용에 신뢰가 갔습니다. 이 책을 읽어보면 동서양 역사, 역사와 관련된 고전(예를 들어 투퀴디데스의 <펠로폰네소스 전쟁사>, 그레이엄 엘리슨의 <예정된 전쟁> )을 작가님께서 얼마나 열심히 탐독하셨는지 알 수 있습니다. 그래서 책 내용에 깊이가 있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지나치게 학술적인 내용도 없기 때문에 조금이라도 미국과 중국의 역사와 외교에 대해 관심이 있는 분이라면 술술 읽을 수 있습니다.




 

이 책의 가장 큰 특징으로 작가님은 미중 패권전쟁을 잘 이해하는 데 필요한 과거와 현재, 미래의 모든 것을 담고 있다는 것을 이 책의 서문에 밝혔습니다. 이 책에는 패권과 관련한 역사, 강대국의 흥망, 패권전쟁의 원인뿐만 아니라 한반도 문제와 국제질서 및 정세도 정리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겉으로는 미국과 중국의 이야기를 하는 것 같지만, 사실 한국의 현재 위치와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지에 대한 인사이트를 이 책에서 얻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작가님은 중국이 미국을 추월한다라는 주장을 과감하게 펼칩니다. 하지만 허무맹랑한 주장이 아닌, 작가님의 치밀한 정보력에 의해 도출된 결론이라는 것을 이 책을 통해 확인할 수 있습니다. 저는 미국이 언제나 세계 속에서 유일무이한 패자로 군림할 줄 알았는데, 작가님의 글을 읽으면서 조만간 중국이 더욱 크게 부상하겠다는 근거있는 예측을 했습니다.

 

이 책에는 국가 안보 전략가인 키신저,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디턴, <대전환>의 저자 맥코히, 국가 안보 전략가 앨리슨 등과 같은 미국 내 저명한 전문가들이 미국이 쇠망하고 있는 다양한 원인을 분석하고 국가재건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는 것을 표로 정리해 두었습니다. 저도 이 부분을 읽으면서 앞으로 세계 정세가 어떻게 펼쳐질지 상상을 해보았습니다. 작가님은 그리고 미국과 중국의 역사와 문화 및 문명은 양국의 정체성과 사고 및 행동 양식을 결정하는 원형이라고 이야기합니다. 하지만 두 문명은 서로 다른 풍토와 역사 속에서 형성되었으므로 절충이나 조화가 될 수 없는 상극관계라고 결론을 짓는데요. 저는 작가님의 이러한 관점에 납득이 되었고, 앞으로 어떤 역사가 펼쳐지게 될지 무척 흥미로운 생각을 할 수 있었습니다.




 

아주대 미중정책연구소 김흥규 소장님은 이 책을 저자의 40년 통일 학습, 30년 중국 학습, 10년 미중관계 학습의 완결판이라고 추천한 바 있습니다. 저 역시 작가님의 오랜 노력이 담긴 책을 읽고 이전보다 훨씬 더 미중관계, 역사에 대해 깊이 공부할 수 있었습니다. 앞으로도 작가님이 저술활동을 활발히 해서 계속 속편이 나왔으면 좋겠습니다. 세계 정치, 외교 등에 관심이 있는 분들은 꼭 이 책을 정독하시길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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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게무의 여름 - 제73회 소학관 아동출판문화상 수상작, 제71회 산케이 아동출판문화상 수상작 다산어린이문학
모가미 잇페이 지음, 마메 이케다 그림, 고향옥 옮김 / 다산어린이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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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동화 #아동문학 #주게무의여름 다산어린이 #모가미잇페이 #고향옥 #컬처블룸 #컬처블룸리뷰단





할아버지는 물속에 손을 넣어 휘젓더니 뭔가를 꺼냈다. 바로 파인애플 맛 사이다였다. 할아버지가 돌 위에 있던 병따개로 뚜껑을 따서 우리에게 한 병씩 건네주었다.

"자, 마셔라!"

사이다는 손이 얼얼할 정도로 차가웠다. 목이 말랐던 나는 병째로 재빨리 한 모금 들이켰다.

51 p / <주게무의 여름>





어린 시절의 추억이 떠오르는 감성 동화, <주게무의 여름>을 읽었습니다. 다산어린이 출판사에서 펴낸 이 동화는 모가미 잇페이 작가님의 글입니다. 저는 성인임에도 일본 아동문학을 즐겨 읽는 편인데, 일본 아동문학만의 특유한 감성을 사랑하기 때문입니다. 판타지적인 요소가 없어도 지브리 스타일의 따뜻한 느낌을 주는 동화가 많아서인지, 일단 일본 아동문학이라면 믿고 읽는 편인데요. 이번에 읽은 <주게무의 여름> 역시 기대 이상으로 아름답고 따뜻한 내용이었습니다. 이 동화에는 네 명의 어린이들이 등장합니다. 가쓰, 야마, 슈, 아킨이 바로 그들인데요. 모두 초등학교 4학년으로, 작은 시골 마을에 같이 살면서 같은 학교를 다니고 끈끈한 우정을 보여줍니다. 이 아이들이 다니는 학교의 4학년은 전부 아홉 명 뿐입니다. 그 중 네 명이 천신 마을에 몰려있는데 바로 이 아이들이지요. <주게무의 여름>은 바로 이 아이들이 여름방학을 맞는 시점부터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저는 어린 시절, 좋은 기억이 유독 많았는데 특히 방학 전에는 늘 묘한 설렘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이 동화에서는 이렇게 잊고 지냈던 어린 시절의 추억, 설렘이 잘 드러나 있어서 읽는 내내 독자의 입가에 계속 웃음을 만들어줍니다.





이 동화가 다른 동화와 달리 조금 더 특별하게 다가왔던 이유는 이렇게 따뜻하고 감성적인 내용이 들어있기도 했지만, 등장 인물 중 한 명이 특이했기 때문입니다. 바로 '가쓰'라는 아이입니다. 가쓰는 '근위축증'이라는 병을 앓고 있는 아이입니다. 이 병은 근육이 점점 약해지는 병으로, 유치원 시절에는 뛰어다닐 수 있었지만, 지금은 몸을 양옆으로 흔들거리면서 천천히 걷는 것으로 나옵니다. 보통 이런 아이들은 또래 집단에서 소외되기 마련인데, 이 동화에서는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야마, 슈, 아킨은 가쓰를 소외시키고 놀리거나 무안을 주기는 커녕, 무심하게 잘 챙겨주는 속깊은 아이들입니다. 가쓰가 괜히 자신들이 신경쓰는 것을 눈치챌까봐 뒤에 늦게 따라오면 장난을 치면서 속도를 늦춰주고, 다이빙이나 언덕을 오르는 일처럼 불가능한 일에 도전을 할 때에도 묵묵히 도와줍니다. <주게무의 여름>이 감동으로 다가오는 건 바로 이러한 내용이 들어있기 때문입니다. 초등학교 4학년임에도 참으로 속이 깊고 따뜻한 아이들이 나와서 어른 독자 역시 참으로 배울 점이 많다고 느끼게 됩니다.





이 동화에는 <병아리와 파인애플 맛 사이다>, <주게무의 여름>, <요괴 칠엽수> 세 편의 이야기가 실려 있습니다. 장편 동화가 아니여서 각각 이야기의 독립성은 있지만, 연작 소설처럼 이야기가 조금은 연결되는 듯한 느낌이 있으니 첫 작품부터 천천히 읽어나가는 편을 추천드립니다. 아이들 스스로 모험을 하고 고정관념을 깨며 용기와 지혜를 터득하는 내용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읽으면서 잔잔한 애니메이션을 보는 듯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초등학생 독자가 읽으면 성숙하고 멋진 시선과 내면의 성장을 가져올 수 있는 이야기이고, 어른이 읽는다면 초등학교 4학년 때의 감성으로 돌아가게 만드는 책입니다. 어른과 아이 모두 즐겁게 볼 수 있는 <주게무의 여름>을 올 여름 추천도서로 강력하게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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