쉼 숨 섬 - 마음을 찾는 사람들
김한수 지음 / 생각정원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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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리뷰는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쉼 숨 섬>을 읽으면서 가장 먼저 든 생각은, 나는 생각보다 ‘쉬는 법’보다 ‘계속 생각하는 법’에 훨씬 익숙한 사람이구나 하는 것이었습니다. 가만히 있어도 다음에 해야 할 일이 머릿속에서 계속 돌아갑니다. 하고 싶은 일이 많다는 것은 좋은 일이지만, 가끔은 내가 나를 너무 오래 붙잡고 흔들고 있다는 느낌도 듭니다.





그래서 이 책의 제목인 ‘쉼, 숨, 섬’이 마음에 오래 남았습니다. 잠시 멈추는 쉼, 지금 이 순간으로 돌아오는 숨, 그리고 흔들릴 때 다시 돌아올 수 있는 자기 삶의 중심인 섬. 처음에는 예쁜 제목이라고만 생각했는데 읽다 보니 이 세 글자가 책 전체의 내용을 꽤 정확하게 담고 있었습니다.





저자 김한수 작가님은 23년간 종교 분야를 취재해 온 종교전문기자입니다. 불교, 천주교, 개신교, 원불교 등 여러 종교 현장을 오랫동안 취재했지만 특정 종교의 교리를 설명하기보다 결국 사람의 마음이 어디로 향하는지를 바라봅니다. 이 책에는 안셀름 그륀 신부, 진우 스님 같은 종교인뿐 아니라 만화가 이현세, 래퍼 김하온,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명상 연구자 존 카밧진, 전 구글 엔지니어 차드 멩 탄 등 서로 전혀 다른 삶을 살아온 27명의 인터뷰가 담겨 있습니다.


이 구성이 특히 좋았습니다. 한 사람이 “인생의 답은 이것입니다”라고 말하는 책이었다면 조금 부담스러웠을 것 같습니다. 그런데 여기서는 각자의 답이 다릅니다. 누구는 기도를 하고, 누구는 좌선을 하고, 누구는 호흡을 관찰하고, 누구는 그림을 그리고, 누구는 자신의 몸을 가만히 느껴봅니다. 방법은 제각각인데 이상하게 도착하는 곳은 비슷합니다. 자기 안의 소음을 조금 줄이고 지금의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는 일입니다.





책을 읽으면서 특히 눈에 들어왔던 것은 사람이 반복해서 눈물을 흘리는 이유를 묻는 대목이었습니다. 우리는 괴로운 감정이 생기면 보통 빨리 없애고 싶어 합니다. 왜 아직도 이것 때문에 힘들지, 왜 나는 이렇게 예민하지 하면서 자기 자신에게 또 한 번 화를 냅니다. 그런데 책은 그 감정을 없애려고 서두르기보다 왜 그런 반응이 계속 나타나는지 바라보라고 합니다. 그 태도가 마음에 들었습니다. 감정은 제거해야 하는 오류가 아니라 때로는 아직 끝나지 않은 이야기가 보내는 신호일 수도 있으니까요.


저는 생각하는 것을 좋아하지만, 생각이 많다는 것이 언제나 장점인 것은 아니라는 것도 압니다. 생각은 세상을 이해하게 해주지만 어느 순간부터는 나를 괴롭히는 이야기를 끝없이 만들어내기도 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생각이 만들어낸 스토리를 곧 나라고 동일시하지만 그것은 실제의 자신이 아니다”라는 내용이 특히 인상적이었습니다. 이건 꽤 중요한 차이라고 느꼈습니다. 내가 어떤 생각을 하고 있다는 것과, 그 생각이 곧 나라는 것은 전혀 다른 이야기이기 때문입니다.


<쉼 숨 섬>은 종교가 있는 사람에게만 추천하고 싶은 책은 아닙니다. 오히려 종교와 상관없이 생각이 너무 많아 쉽게 지치는 사람, 번아웃을 자주 겪는 사람, 마음이 흔들릴 때 돌아갈 곳이 필요하다고 느끼는 사람에게 권하고 싶습니다. 명상이나 마음챙김이 궁금하지만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모르겠는 사람에게도 좋은 입문서가 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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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속의 힘 - 결국 꾸준한 사람이 이긴다
이노우에 히로유키 지음, 신찬 옮김 / 지니의서재 / 202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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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리뷰는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지속의 힘>을 읽으며 가장 먼저 든 생각은, 결국 내가 요즘 붙잡고 있는 여러 일도 한 번의 큰 결심보다 ‘끊지 않는 것’이 더 중요하겠다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원래 관심 분야가 많고, 하고 싶은 일도 많은 편입니다. 문제는 시작할 때는 마음이 뜨겁다가도 결과가 바로 보이지 않으면 괜히 조급해진다는 데 있습니다. 그래서 이 책에서 말하는 “흐름만은 절대 끊지 않는다”는 문장이 유독 현실적으로 다가왔습니다.





저자 이노우에 히로유키 작가님은 치과의사이자 병원 경영자이면서 30년 넘게 강연과 집필을 이어왔고, 90권이 넘는 책을 써 누적 140만 부를 기록한 사람입니다. 이 정도 이력이면 솔직히 “꾸준함이 중요합니다”라고 말할 자격은 충분해 보입니다. 책상 앞에서 이론만 만든 것이 아니라 실제로 오랜 시간을 버틴 사람의 이야기라 설득력이 있었습니다.





특히 좋았던 점은 무조건 이를 악물고 버티라고 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저자는 하기 싫은 날에는 100을 하려 하지 말고 10이라도 하라고 말합니다. 매일 방 전체를 청소하던 사람이 힘든 날에는 책상 위만 정리해도 괜찮다는 식입니다. 저는 이 방식이 꽤 마음에 들었습니다. 지속을 실패하게 만드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가 완벽주의이기 때문입니다. 하루를 거르면 “이미 망했네” 하고 전체를 포기해버리기 쉽습니다. 그런데 이 책은 그 흐름을 끊지 않는 것 자체를 성과로 봅니다.





이 부분은 제가 앞으로 해나가려는 일들과도 많이 연결됐습니다. 무슨 일이든 초반에는 눈에 띄는 결과가 거의 없습니다. 특히 자기 일을 만들려 하면 더 그렇습니다. 오늘 한 일이 당장 돈이 되지도 않고, 조회수나 매출로 곧바로 돌아오지도 않습니다. 그래서 꾸준함은 단순한 성실함이 아니라 ‘결과가 보이지 않는 기간을 견디는 기술’인 것 같습니다.


책에서 “그만둘 생각을 하지 않는 삶을 선택한다”는 대목도 인상적이었습니다. 물론 이것이 아무 일이나 붙들고 살라는 뜻은 아닙니다. 저자는 오히려 왜 이 일을 계속하는지 목적을 분명히 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방향이 틀렸다면 오래 버틴 시간이 자동으로 가치가 되는 것도 아닙니다. 이 점이 좋았습니다. 지속을 미화하지 않고, 목적과 방향을 함께 보라는 이야기이기 때문입니다.


저는 예전보다 지금 ‘시간이 쌓이는 힘’을 더 믿게 되었습니다. 하루의 변화는 거의 보이지 않지만, 몇 달 뒤 돌아보면 분명 다른 사람이 되어 있는 경험을 여러 번 했기 때문입니다. <지속의 힘>은 바로 그 평범한 과정을 다시 믿게 해주는 책이었습니다.


특별한 재능이 없다고 느끼는 사람, 시작은 잘하지만 오래 이어가지 못하는 사람, 노력하는데 성과가 늦어 불안한 사람에게 추천하고 싶습니다. 저도 일단 100일은 해보자는 마음으로, 너무 세게 달리기보다 오래 가는 쪽을 택해보려 합니다.


#지속의힘 #지니의서재 #이노우에히로유키 #리뷰의숲 #리뷰의숲서평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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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시대의 마케팅 브레인 - 마케팅의 본질에 관한 브랜드 심리학자의 질문과 통찰
김지헌 지음 / 갈매나무 / 202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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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리뷰는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요즘 저는 AI를 꽤 자주 사용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AI 시대의 마케팅 브레인>이라는 제목을 봤을 때 단순히 “AI로 마케팅하는 법”을 알려주는 실용서일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읽어보니 오히려 반대였습니다. 이 책은 AI 활용법보다 AI 시대에도 결국 사람이 해야 하는 일이 무엇인가를 이야기하는 책이었습니다.


저자 김지헌 교수는 세종대학교 경영학과 교수이자 브랜드 심리학자로, KAIST 경영대학에서 마케팅 박사학위를 받았습니다. KT 마케팅연구소와 CJ제일제당 브랜드 애널리스트를 거쳤고 여러 기업을 대상으로 강연과 컨설팅도 해왔다고 합니다. 그래서인지 이 책은 단순한 이론서라기보다 소비자 심리와 실제 브랜드 사례를 함께 연결하는 방식이 강점이었습니다.





특히 인상적이었던 것은 프롤로그에서 “AI 시대에는 마케터가 필요 없을까?”라는 질문을 던지고, 오히려 AI가 발전할수록 마케터의 역할이 더 중요해질 수 있다고 말하는 부분입니다. 저도 AI를 사용하면서 비슷한 생각을 한 적이 있습니다. AI는 무엇인가를 굉장히 빠르게 만들어줍니다. 카피도 쓰고, 아이디어도 내고, 이미지를 만들고, 자료도 정리합니다. 그런데 문제는 그다음입니다. 그래서 무엇을 만들어야 하는가, 누구에게 필요한가, 왜 이걸 해야 하는가는 AI가 대신 결정해주지 못합니다.





이 책에서는 “기술은 변했지만 중요한 것은 여전히 사람”이라는 취지의 이야기가 나오는데, 이 부분이 책 전체를 가장 잘 설명한다고 느꼈습니다. 킷캣의 “Have a break” 캠페인 사례도 흥미로웠습니다. AI 관련 유행을 단순히 따라간 것이 아니라, 사람들이 AI를 사용하면서 느끼는 피로와 관심을 기존 브랜드 메시지와 자연스럽게 연결했습니다. 결국 성공한 이유는 AI를 잘 알아서라기보다 사람을 잘 이해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제가 사업을 준비하면서도 가장 많이 고민하는 부분이 바로 이것입니다. 제품이나 서비스를 만드는 사람은 자기가 만든 것에 너무 익숙해져서, 고객이 어디에서 망설이고 무엇을 불편해하는지 놓치기 쉽습니다. 이 책에서 설명하는 탐색 비용, 거래 비용, 사용 비용, 처분 비용, 공유 비용, 통제 비용이라는 개념은 그래서 실용적으로 다가왔습니다. 


특히 ‘탐색 비용’ 부분은 요즘 환경과 정말 잘 맞았습니다. 정보가 부족했던 시대와 달리 지금은 오히려 정보가 너무 많습니다. 소비자는 선택지가 적어서 힘든 것이 아니라, 너무 많아서 지칩니다. 저 역시 무언가를 구매하거나 서비스를 고를 때 검색하다가 피곤해져 그냥 익숙한 것을 선택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마케팅이 “더 많은 정보를 주는 것”이 아니라 “선택을 쉽게 만들어주는 것”일 수 있다는 점은 사업을 준비하는 입장에서 꽤 중요한 힌트였습니다.


책의 또 다른 장점은 AI의 가능성만 이야기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자동화와 추천 기술이 편리함을 주는 동시에 소비자가 자신의 선택권을 잃었다고 느끼는 ‘통제 비용’도 함께 설명합니다. 저는 이 부분이 특히 좋았습니다. 기술적으로 가능하다고 해서 무조건 좋은 서비스가 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고객 입장에서는 완벽하게 자동화된 시스템보다 내가 마지막에 선택하거나 수정할 수 있다는 감각이 더 중요할 수도 있습니다.


결국 이 책을 읽고 가장 크게 남은 생각은 AI 시대의 경쟁력은 AI를 얼마나 빨리 쓰느냐가 아니라, 어떤 질문을 던지느냐에 달려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AI는 평균 이상의 결과를 쉽게 만들어주지만, 그만큼 비슷한 결과도 쏟아냅니다. 결국 브랜드다운 선택, 고객에게 실제로 필요한 선택, 오래 기억되는 경험을 만드는 일은 사람이 해야 합니다.


<AI 시대의 마케팅 브레인>은 마케팅 분야로 나갈 분들께 추천하고 싶은 책입니다. AI 사용법을 하나 더 배우기보다, 고객이 무엇을 가치 있게 느끼는지부터 제대로 생각해보고 싶은 분이라면 무척 즐거운 독서가 되실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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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말 잘하는 사람이 이긴다
신현종 지음 / 모티브 / 202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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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를 무료로 협찬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예전에는 ‘말을 잘한다’고 하면 발표를 잘하거나 사람들 앞에서 유창하게 이야기하는 능력을 먼저 떠올렸습니다. 그런데 사회생활을 오래 할수록 생각이 달라졌습니다. 말은 발표할 때보다 오히려 일상에서 더 자주 필요합니다. 직장에서 업무를 설명할 때, 누군가의 부탁을 거절할 때, 부당한 상황에서 내 입장을 밝힐 때, 처음 만난 사람과 관계를 만들 때도 결국 필요한 것은 말입니다. 그래서 <결국 말 잘하는 사람이 이긴다>라는 다소 직설적인 제목에 자연스럽게 눈길이 갔습니다.





저자 신현종 작가님은 롯데홈쇼핑을 거쳐 현재 신세계쇼핑에서 활동하는 현직 쇼호스트이자 스피치 교육 브랜드 ‘더나은스피치’ 대표입니다. SNS에서 30만 명의 팔로워와 소통하며 스피치와 설득, 대화법 콘텐츠를 만들어왔고, 실제 홈쇼핑과 강연 현장에서 수많은 사람을 직접 상대해온 사람입니다. 그래서인지 이 책은 말을 그럴듯하게 잘하는 방법보다 상대가 실제로 어떻게 받아들이고 움직이는가에 초점을 맞춥니다.





가장 공감했던 부분은 ‘설명의 늪에서 벗어나라’, ‘핵심부터 말하라’, ‘간결해야 전달된다’ 같은 내용이었습니다. 저는 원래 설명을 충분히 하면 상대도 당연히 이해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편이었습니다. 하지만 직장생활을 하면서 깨달은 것은, 내가 정확히 설명했다는 사실과 상대가 정확히 이해했다는 사실은 전혀 다르다는 점입니다. 업무의 과정과 이유를 모두 이야기한다고 해서 반드시 좋은 설명이 되는 것도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상대가 지금 가장 궁금해하는 것이 무엇인지 파악하고 결론부터 전달하는 것이 훨씬 효과적인 경우가 많았습니다.





이 책에서 ‘상대를 바꾸고 싶다면 칭찬부터’라는 이야기를 하면서 심리학의 라벨링 효과를 설명하는 부분도 흥미로웠습니다. 사람에게 “당신은 참 친절한 사람이에요”라고 말하면 그 사람이 자신에게 부여된 이미지를 의식하면서 행동할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것입니다. 명령이나 비난으로 상대를 움직이려는 것보다 상대가 스스로 그런 사람이 되고 싶게 만드는 방식입니다. 결국 설득은 상대를 힘으로 밀어붙이는 기술이 아니라 상대의 심리를 이해하는 기술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특히 저는 “묻지 않은 조언은 참견이다”라는 말에도 공감했습니다. 살아보니 좋은 의도로 한 말이라고 해서 반드시 좋은 말이 되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상대가 원하지 않는 충고를 계속하는 사람보다 말을 들어주고 필요한 순간에 한마디를 건네는 사람이 훨씬 편합니다. 책에 나온 “말을 유창하게 잘하는 사람은 많지만 함께 있으면 편안한 사람은 더 좋아합니다”라는 취지의 내용도 그래서 기억에 남았습니다. 말을 잘한다는 것은 결국 많이 말하는 능력이 아니라 상대가 어떻게 느끼는지를 고려할 줄 아는 능력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또 하나 인상적이었던 것은 ‘구체적으로 칭찬하라’는 조언입니다. “잘했어요”, “멋져요”처럼 두루뭉술한 말보다 무엇이 좋았는지 정확하게 이야기해야 상대에게 진심이 전달됩니다. 생각해보면 비판도 마찬가지입니다. 사람 자체를 평가하는 말보다 특정 행동과 상황을 정확하게 이야기하는 편이 관계를 덜 상하게 합니다. 결국 말의 힘은 화려한 어휘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정확성에서 나온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직장생활을 하면서 자신의 의견을 좀 더 정확하게 전달하고 싶은 사람, 부탁과 거절을 어려워하는 사람, 사람들과 불필요한 갈등을 줄이고 싶은 사람에게 특히 추천하고 싶습니다. 앞으로 사업을 하거나 협상과 고객 응대가 필요한 사람에게도 유용합니다. 아무리 좋은 능력과 상품을 가지고 있어도 그것을 상대에게 제대로 전달하지 못하면 가치가 충분히 드러나지 않기 때문입니다.


#결국말잘하는사람이이긴다 #신현종 #모티브 #리뷰의숲 #리뷰의숲서평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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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수정주의란 무엇인가 - 히틀러 찬미, 홀로코스트 부정론에서 법적 규제까지
다케이 아야카 지음, 권용철 옮김 / AK(에이케이)커뮤니케이션즈 / 202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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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를 무료로 협찬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저는 원래 역사책을 읽을 때 사건의 연도나 인물만 보는 편은 아닙니다. 오히려 그 사건이 이후에 어떻게 해석되고, 어떤 정치적 목적에 따라 다시 불려 나오는지를 흥미롭게 보는 편입니다. 특히 나치즘, 인종차별, 홀로코스트 같은 주제는 단순히 과거의 비극으로 끝난 문제가 아니라 지금도 여러 사회에서 기억과 책임을 둘러싼 논쟁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에 더 관심이 갔습니다. 그래서 <역사수정주의란 무엇인가>는 제목부터 궁금했습니다. 역사란 본래 새 자료가 발견되면 계속 수정되는 학문인데, 그렇다면 학문적 수정과 ‘역사수정주의’는 어디서 갈라지는 것일까 싶었습니다.





이 책을 읽으며 가장 먼저 정리된 것은 바로 그 구분입니다. 역사학은 새로운 사료와 연구를 통해 기존 해석을 비판하고 수정합니다. 반면 역사수정주의는 단순한 재해석이 아니라 정치적·이념적 목적 아래 이미 충분한 증거가 존재하는 사실을 부정하거나 축소하고, 때로는 의도적으로 과장합니다. 비슷해 보이지만 전혀 다른 문제입니다. 특히 이 구분이 중요한 이유는 역사수정주의자들이 종종 자신들을 ‘기존 정설에 도전하는 사람’처럼 포장하기 때문입니다. 얼핏 보면 비판적 사고처럼 들리지만, 실제로는 사료를 선택적으로 취급하거나 불편한 증거를 제거하는 경우가 있다는 점이 인상적이었습니다.





홀로코스트 부정론을 다룬 부분은 제가 기존에 알고 있던 나치와 반유대주의의 역사와 연결되어 특히 흥미로웠습니다. 홀로코스트는 기록이 부족한 사건이 아닙니다. 오히려 가해자 측의 행정 문서, 수용소 자료, 생존자의 증언, 전후 재판 기록까지 방대한 자료가 남아 있습니다. 그런데도 이를 부정하거나 규모를 축소하려는 주장이 지속된다는 사실은 꽤 섬뜩합니다. 저는 여기서 역사수정주의가 무지 때문에 생기는 현상만은 아니라는 점을 다시 느꼈습니다. 증거를 충분히 보여주면 자연스럽게 사라질 잘못된 상식이 아니라, 때로는 반유대주의나 극우 이념, 국가적 자존심, 정치적 이해관계와 결합해 살아남는 하나의 사회현상입니다.





책에서 다루는 어빙 재판 역시 흥미로웠습니다. 역사학자 데이비드 어빙의 서술을 검증하는 과정에서는 역사 왜곡이 반드시 거대한 거짓말의 형태로만 등장하지 않는다는 사실이 드러납니다. 사료 하나를 통째로 위조하지 않아도 됩니다. 자신에게 유리한 자료만 골라내고, 문장의 일부만 떼어내고, 특정 표현을 더 강하게 번역하고, 불리한 맥락을 생략하는 것만으로도 독자는 전혀 다른 역사상을 받아들일 수 있습니다. 저는 이 부분을 읽으면서 역사책을 읽을 때도 저자의 결론만 보는 것이 아니라 그 결론이 어떤 자료 처리 과정을 통해 만들어졌는지를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책이 역사수정주의를 비판하는 데서 끝나지 않는다는 점은 꽤 좋았습니다. 후반부에서는 홀로코스트 부정과 같은 주장을 법으로 금지할 수 있는지를 묻습니다. 독일의 민중선동죄나 프랑스의 게소법 같은 사례를 보면 역사적 범죄에 대한 부정이 단순한 의견이 아니라 혐오 선동과 민주주의 질서를 위협하는 행위가 될 수 있다는 논리가 이해됩니다. 특히 나치즘을 실제로 경험한 유럽 사회가 왜 이런 문제에 민감한지도 납득이 갔습니다.


하지만 동시에 국가가 법을 통해 ‘올바른 역사’를 정하는 문제 역시 간단하지 않다고 느꼈습니다. 역사 부정을 방치하면 피해자의 존엄을 훼손하고 혐오가 다시 확산될 수 있지만, 국가가 특정 역사 해석을 법으로 고정하기 시작하면 표현의 자유와 학문적 검토의 가능성이 위축될 위험도 있습니다. 결국 문제는 생각보다 훨씬 복잡합니다. 어느 쪽이 무조건 정답이라기보다 사회가 무엇을 보호하기 위해 어디까지 개입할 것인지를 끊임없이 고민해야 합니다.


저는 이 책을 읽으며 역사수정주의가 과거의 문제가 아니라는 생각을 많이 했습니다. 역사 논쟁은 결국 현재를 둘러싼 논쟁입니다. 어느 집단의 책임을 줄이고 싶은지, 누구를 피해자로 기억하고 싶은지, 어떤 국가 정체성을 만들고 싶은지에 따라 과거는 계속 호출됩니다. 그래서 역사적 사실을 많이 아는 것만큼이나 그 사실이 지금 어떤 목적으로 사용되고 있는지를 판단하는 감각이 중요합니다.


<역사수정주의란 무엇인가>는 홀로코스트와 나치즘, 반유대주의에 어느 정도 관심이 있는 독자라면 특히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책입니다. 역사학 전공자가 아니어도 읽을 수 있지만, 단순한 역사 교양서보다는 한 단계 더 생각하게 만드는 책입니다. ‘역사 왜곡은 나쁘다’는 당연한 결론 대신 역사수정주의가 어떻게 생겨나고, 왜 쉽게 사라지지 않으며, 민주사회가 그것을 어떻게 다뤄야 하는지까지 질문하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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